목록코맥 매카시 (10)
SF 생태주의
[이 게임은 상부 구조입니다. 생태학 SF 장르는 토대입니다. 토대에게는 또 다른 토대가 있을 겁니다.] 아랫집 수진은 SF 만화를 그립니다. 만화 속에서 미래 과학자들은 바이오스피어 우주선, 생체선(生體船)을 건조합니다. 우주선 바이오 돔에는 여러 자연 생태계들이 있습니다. 외계 행성을 테라포밍하기 위해 우주선은 항해하기 시작합니다. 생체선은 장거리 세대 우주선입니다. 그래서 폐쇄 생태계 순환과 폐쇄적인 사회 구조는 핵심 주제입니다. 생체선 설정은 폐쇄 생태계 순환, 폐쇄적인 사회 구조를 향해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랫집 수진이 생체선 만화를 그린다고 해도, 이 만화는 유일하지 않습니다. 이 만화는 어떻게 폐쇄 생태계가 순환하는지 유일하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다른 여러 SF 소설들, 만화들, ..
[인간이 거대 괴수를 조종할 때, 인간은 거대 괴수에게서 실존을 밀어내고 용도를 부여합니다.] '탈것'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흔히 사람들은 여러 차량들, 선박들, 항공기들을 머릿속에 떠올릴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훨씬 특수한 탈것들, 우주선들이나 잠수정들을 머릿속에 떠올릴지 모릅니다. 심지어 고텐호(굉천호)처럼 어떤 사람들은 지저 굴착 차량을 머릿속에 떠올릴지 모릅니다. 이런 지저 굴착 차량은 상상 과학에 가까우나, 현실에는 아주 거대한 터널 굴착 드릴 차량이 있고, 터널 굴착 차량과 고텐호는 서로 닮았습니다. 터널 굴착 차량에게서 사람들이 고텐호를 연상한다고 해도, 그건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소형 자가용부터 고텐호 같은 지저 굴착 차량까지, 이런 여러 탈것들은 기계들입니다. 근대적인 진보는 기계 문..
[이런 풍경은 전형적인 사이언스 픽션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건 급진적인 사이언스 픽션인지 모릅니다.] "게임 는 정말 멋지고 미래적인 도시를 보여준다." 이렇게 인터넷 게임 잡지 는 게임 를 평가했습니다. 여러 게임 플레이어들은 이런 평가에 동의할 겁니다. 가 보여주는 도시 풍경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특히, 건물들이 태양열 전지들과 풍력 발전기들과 여러 나무들과 야생 동물들을 골고루 갖춘다면, 이런 풍경은 훨씬 환상적이겠죠. 생태 공동체를 강조하는 게임으로서 는 이색적인 삼림 건물을 선사합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건물에 나무들을 심을 수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어가 건물에 나무들을 심는다면, 그것들은 숲이 될 겁니다. 동물들에게 숲은 좋은 서식지가 되겠죠. 다양한 야생 동물들은 서로 다른 자연 환경들을 선호..
※ 이 게시글은 코맥 매카시가 쓴 소설 와 영화 과 비디오 게임 의 결말을 누설합니다. 소설 와 영화 과 게임 는 서로 비슷한 장르이고 비슷한 내용을 다룹니다. 세 소설과 영화와 게임은 모두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동시에 와 과 는 방랑하는 어른 남자와 아이를 강조합니다. 무너진 인류 문명 속에서 어른 남자와 아이는 사방을 방랑합니다. 사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에는 와 과 이외에 이런 방랑하는 어른 남자들과 아이들이 많습니다. 스티븐 킹이 쓴 소설 , 영화 , 비디오 게임 역시 이런 범주에 들어갈 수 있겠죠. 소설 는 광기 어린 집단 속에서 아이가 위험에 처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영화 에서 밀라 쿠니스가 연기한 솔라라는 아이보다 처녀에 가까우나, 남자 어른 일라이를 따라 방랑하죠. 에서 아빠와 딸은 서..
[게임 의 한 장면. 비현실적인 폭설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로 쉽게 이어집니다.] 소설 에서 노틸러스는 만능 잠수함입니다. 네모 선장은 자신이 노틸러스를 몰고 어디에나 갈 수 있다고 장담하죠. 네모 선장이 자랑스럽게 장담한 것처럼, 노틸러스는 남극으로 향했고, 네모 선장은 남극점에 자신의 깃발을 꼽았습니다. 문제는 귀환이었습니다. 노틸러스는 얼음들에 갇혔고,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만능 잠수함은 함부로 빙판을 뚫고 나오지 못했어요. 그 덕분에 잠수함 승무원들은 전멸할지 몰랐고, 이 사태는 노틸러스의 최대 위기가 되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이보다 더 극적인 위기 상황은 없을 것 같습니다. 노틸러스가 다른 군함과 싸우거나 커다란 오징어들과 싸웠다고 해도, 남극 상황보다 그것들은 위험하지 않았을 것 ..
흔히 사람들은 소설이나 영화, 비디오 게임이 이야기를 담는다고 말합니다. 소설과 영화, 게임에서 이야기는 핵심적인 재미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소설과 영화와 비디오 게임이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들은 서로 다릅니다. 소설 , 영화 , 비디오 게임 는 멸망한 인류 문명을 이야기합니다. 멸망한 인류 문명 속에서 어른 남자는 아이와 함께 머나먼 방랑을 떠납니다. 이런 관점에서 와 과 는 서로 비슷하죠. 사람들은 에서 남자와 소년을 이야기하고 에서 테오와 카를 이야기하고, 에서 조엘과 엘리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남자와 테오와 조엘과 소년과 카와 엘리를 서로 비교하거나 대조할 수 있죠. 사실 이런 비평들은 아주 흔합니다. 하지만 이런 비평들은 오직 내용만을 이야기할 뿐입니다. 여기에는 형식이 없죠..
SF 소설은 소설입니다. SF 소설은 비단 SF 장르일 뿐만 아니라 소설이라는 문학이죠. 소설을 읽을 때, 독자들은 내용과 함께 형식에 주목합니다. 대부분 다른 것들처럼, 소설은 그저 내용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내용과 형식이 합칠 때, 소설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설정이나 이야기나 줄거리나 등장인물이 내용이 된다면, 단어나 문단이나 글씨체나 문장 부호는 형식이 되겠죠. 소설 을 읽은 이후, 독자들은 왜 작가가 성탄절에 전염병 아포칼립스를 집어넣었는지 논의할 수 있습니다. 독자들은 등장인물들이 개성적이거나 얄밉거나 꿀밤을 때려주고 싶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전염병에 걸릴 때, 독자들은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거나 그들을 동정할 수 있겠죠. 어떤 독자들은 시간 여행으로서 과거와 현재를 교차할 수 ..
[이른바 3부작은 인간과 말과 늑대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말과 달리, 늑대는 야생이죠.] 코맥 매카시가 쓴 소설 은 미국 서부 소설입니다. 이건 카우보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서부 소설이죠. 하지만 소설 속의 주인공 존 그래디 콜은 카우보이가 아니라 호스보이라고 불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존 그래디 콜이 말들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소설 제목이 '모두 예쁜 말들'인 까닭은 존 그래디가 말들에 죽고 못 사는 성격이기 때문일 겁니다. 소설 첫머리에서 존 그래디는 말을 타고 황야를 달립니다. 존은 말에게서 육중하고 옹골차게 움직이는 근육들과 뜨겁고 벌떡거리는 심장을 느낍니다. 코맥 매카시는 존이 말을 사랑하는 이유가 인간을 사랑하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작가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저는 잘 모르..
코맥 매카시가 쓴 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왜 인류 문명이 멸망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죠. 비단 인류 문명만 아니라 자연 생태계 역시 무너졌습니다. 도시들은 폐허가 되었고, 사람들은 여기저기에서 불탔고, 하얀 눈송이들과 검은 잿가루들은 모든 것을 뒤덮습니다. 하늘은 언제나 흐리고, 해를 찾아보기 어렵고, 차가운 바람만 휘몰아칩니다. 천둥이 치고, 비가 쏟아지고, 눈은 무릎까지 찹니다. 사방은 어둠이나 희미한 날빛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눈이 내리는 밤에 깊은 숲 속을 헤맨다는 느낌을 받을 겁니다. 사방은 적막하고, 가끔 비명이나 희한한 소리가 들리나, 대부분 침묵을 지킵니다. 귀를 기울여도 천둥이나 바람 소리만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질서를 유지하는 누군가는 없습니다. 질서는..
코맥 매카시의 는 암울한 소설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 번역본 표지를 보면, 온갖 찬사와 함께 암울하고 어둡고 막막하다는 비평들이 실렸습니다. 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그 중에서 특히 핵전쟁 아포칼립스처럼 보입니다. 세상은 항상 어둠침침하고, 매일 눈이 내리고, 날씨는 혹독하고, 모든 게 시커멓게 불탔습니다. 어디에도 밝은 구석은 없습니다. 주인공은 어느 남자와 소년이고, 두 사람은 멸망한 세상을 정처없이 떠돕니다. 그들은 아주 원시적이고 단순한 것에만 집중합니다. 먹고, 자고, 싸고, 걷고, 도망치고, 기타 등등. 그게 전부입니다. 이 소설은 오직 그런 것들만 이야기합니다. 종종 남자는 고차원적인 생각을 떠올리지만, 그런 생각들은 허무에 다다르곤 합니다. 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것들만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