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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소설 는 노틸러스 잠수함이 어떻게 생겼다고 자세하게 묘사하지 않습니다. 독자들은 특정한 수치들과 내부 구조들을 살펴볼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도 몇몇 의문은 남습니다. 가령, 독자들은 어떻게 노틸러스가 충각을 수납하는지 잘 모를 겁니다. 독자들은 어떻게 충각이 생겼는지 모를 겁니다. 노틸러스에는 충각이 있고, 이 충각은 노틸러스가 장비한 유일무이한 무기입니다. 승무원들이 쏘는 소총들이 개인 화기이기 때문에 소총들 이외에 대함 무기는 유일무이한 충각입니다. 노틸러스에는 함포나 함재 쇠뇌가 없습니다. 쥘 베른이 를 썼을 때, 유럽 사람들은 이미 어뢰라는 개념을 고안했습니다. 노틸러스는 얼마든지 대포를 쏘거나 작살을 쏘거나 어뢰를 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물 속을 항해하는 잠수함으로서 대포나 어뢰는 노틸..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게임들은 외계 자연과 새로운 문명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소설 과 비디오 게임 가 비슷한 종류일까요. 누군가는 이게 무슨 괴악한 물음인지 반문할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어떻게 같은 고전적인 소설과 같은 비디오 게임을 비교할 수 있는지 반문할지 몰라요. 하지만 과 는 꽤나 비슷합니다. 양쪽 모두 새로운 세상에서 사람들이 살아남고 문명을 이룩하는 과정을 그리기 때문입니다. 에서 기구가 추락했기 때문에 생존자들은 무인도에 도착합니다. 에서 우주선이 추락했기 때문에 생존자들은 외계 행성에 도착합니다. 기구와 우주선, 무인도와 외계 행성은 서로 다릅니다. 하지만 서로 그저 겉모습이 다를 뿐이고, 근본적으로 과 는 똑같이 새로운 문명을 그리죠. 외계 행성을 개척하기 때문에 는 훨씬 ..
[게임 의 한 장면. 사실 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던전 탐험이죠.] 소설 은 첫머리에서 지도를 보여줍니다. 주연 등장인물들이 이동하는 거리를 묘사하는 지도입니다. 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이고, 주연 등장인물들은 혼란스러운 도시를 탈출하고 시골로 내려가기 원합니다. 이 소설은 어떻게 그들이 도시에서 시골까지 여정을 떠나는지 그립니다. 도시에서 시골로 이동하는 동안, 주연 등장인물들은 여러 장소들을 거치고, 여러 비극들을 바라봅니다. 독자는 그들과 함께 어떻게 세상이 멸망했는지 체험할 수 있죠. 은 여행 기록입니다. 이는 끔찍하고 무서운 여행 기록이죠. 다른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들은 어떨까요. 처럼 다른 포스트 아포칼립스들 역시 끔찍하거나 무서운 여행을 기록할까요. 저는 수많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들이 여행 기록과..
[유감스럽게도 19세기 비경 탐험 소설들에는 이런 여자 탐사 대원들이 없었습니다.] SF 평론가들은 메리 셸리가 사이언티픽 로망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평가합니다. 은 그런 결과물이고요. 메리 셸리가 사이언스 픽션을 쓴다는 자각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테크노 스릴러 작가처럼 메리 셸리는 인조인간 이야기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이언스 픽션이라는 장르를 쓴다는 자각이 없었을 겁니다. 나중에 쥘 베른이나 허버트 웰즈나 에드워드 벨라미 등은 자신들이 장르 작가임을 자각했으나, 메리 셸리는 그저 으스스한 소설을 썼을 뿐이죠. 그렇다고 해도 메리 셸리가 사이언티픽 로망스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장본인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메리 셸리는 여자죠. 흔히 사..
[이런 개척 사회에는 시장 경제가 없고 계획 경제가 있어요. 시장 경제는 절대 당연하지 않습니다.] 쥘 베른은 어딘가 머나먼 곳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좋아했습니다. , , , , 같은 소설들은 모두 머나먼 곳으로 떠나는 이야기들입니다. 어떤 소설은 일상적인 여행을 넘어 심해와 지저와 우주로 뻗었고, SF 소설이 되었죠. 쥘 베른은 낯선 곳에서 표류하고 생존하는 이야기 역시 여행 이야기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 같은 소설들을 썼을 겁니다. 에 비해 은 별로 유명하지 않죠. 게다가 은 너무 낭만적입니다. 생존자들은 절대 서로 반목하거나 갈등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연대합니다. 천재 지도자가 모든 것을 파악하기 때문에 생존자들은 커다란 장애를 겪지 않습니다. 생존자들은 논리와 과학, 이성, 단결된 노동..
소설 은 무인도 생존 이야기입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은 무인도에 난파했고, 여기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처음에 그들은 간신히 먹거리들을 얻고, 초라한 보금자리를 짓습니다. 하지만 점차 도구들과 무기들과 주거지를 발전시키고, 초라한 보금자리는 작은 마을로 성장합니다. 비록 몇몇 사람이 사는 마을일 뿐이나, 생존자들은 아무도 살지 않는 섬에서 작은 문명을 일구었습니다. 이렇게 문명을 일구는 소설들은 많습니다. 는 제일 대표적인 작품이겠죠. 하지만 은 그저 무인도에서 작은 마을을 만드는 상황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 소설은 이성과 과학, 논리, 진보를 향하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사람들이 서로 손을 잡고 연대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진보적이고 긍정적인 전망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감성이고, 생존자들은..
[게임 의 공룡…. 이런 공룡들은 아득하고 원시적인 측면을 상징할 수 있어요.} 쥘 베른은 소설 에서 아련한 원시 세계를 이야기했습니다. 지하 탐사대 세 사람들은 지구 속을 여행하고, 가물거리는 환상 속에서 거대한 매머드를 목격하죠. 그 뿐만 아니라 호수에서 거대한 두 수중 파충류가 싸우는 광경을 바라봅니다. 쥘 베른은 저 깊고 깊은 지하 속에 공룡 시대가 살아있다고 이야기했고, 이런 설정은 후대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왜 쥘 베른은 하필 지하 세계에 선사 동물들이 살았다고 설정했을까요. 다른 이유들도 있겠으나, 저는 공룡을 비롯한 선사 동물들이 풍기는 이미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룡(으로 대표되는 고대 동물들)은 (이름 그대로) 아주 오래 전에 멸종한 동물들입니다. 고생물학자들은 현생 조류가..
"아로낙스 박사, 내 전기는 세간에서 흔히 쓰이는 전기가 아니에요.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군요." 소설 에서 네모 선장은 아로낙스 박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로낙스는 어떻게 노틸러스가 움직이느냐고 물었고, 네모는 전기로 움직인다고 대답했죠. 하지만 그게 무슨 전기인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아로낙스 역시 더 이상 캐묻지 않아요. 게다가 노틸러스를 둘러보는 아로낙스는 계속 수수께끼들에 부딪히나, 그걸 일일이 풀려고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아로낙스는 네모에게 "성과에만 주목하고 굳이 설명하려고 애쓰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로낙스가 아예 의문을 품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로낙스는 정말 중요한 사실들을 은근슬쩍 우회한다는 느낌을 풍깁니다. 왜 그랬을까..
예전에 브라이언 싱어가 각본을 집필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싱어가 영화 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요즘에 관련 소식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가 계속 추진 중인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작이 무산되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기 때문에 영화화가 계속 추진 중인 것 같습니다. 는 상당히 유명한 소설이고, 그래서 각색물이나 리메이크 역시 상당히 많습니다. 아마 디즈니 실사 영화가 제일 널리 알려졌겠으나, 그 외에 다른 리메이크들도 많죠. 하지만 (디즈니 실사 영화는 물론이고) 이런 리메이크들이 정말 소설의 정수를 담았는지 의문입니다. 저는 의 리메이크물을 많이 보지 못했으나, 줄거리나 관련 소감을 읽어보면, 이런 리메이크들이 소설의 정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듯합니다. 저는 이 소설의 가장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