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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 이 게시글은 라는 게시글(링크)을 어느 정도 보충 설명합니다. "나우트론 레스포크 로르니 비르치." 이건 소설 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아침에 노틸러스 갑판 위에서 이렇게 부관은 중얼거리죠. 소설 화자 아로낙스 박사는 이게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합니다. 어쩌면 이건 암호일지 모릅니다. 아니면 이건 새로운 언어일지 모릅니다. 네모 선장과 노틸러스 승무원들은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을지 모릅니다. 노틸러스 승무원들에게는 국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제국주의 침략에 저항하기 원했고 새로운 공동체를 꾸렸습니다. 노틸러스는 단순한 잠수함이 아닙니다. 승무원들에게 노틸러스는 새로운 공동체입니다. 새로운 공동체에게는 새로운 언어가 필요할 테고, 네모 선장과 승무원들은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겠죠. "나우트론 레스포크 로르니 비..
[게임 의 한 장면. 비현실적인 폭설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로 쉽게 이어집니다.] 소설 에서 노틸러스는 만능 잠수함입니다. 네모 선장은 자신이 노틸러스를 몰고 어디에나 갈 수 있다고 장담하죠. 네모 선장이 자랑스럽게 장담한 것처럼, 노틸러스는 남극으로 향했고, 네모 선장은 남극점에 자신의 깃발을 꼽았습니다. 문제는 귀환이었습니다. 노틸러스는 얼음들에 갇혔고,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만능 잠수함은 함부로 빙판을 뚫고 나오지 못했어요. 그 덕분에 잠수함 승무원들은 전멸할지 몰랐고, 이 사태는 노틸러스의 최대 위기가 되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이보다 더 극적인 위기 상황은 없을 것 같습니다. 노틸러스가 다른 군함과 싸우거나 커다란 오징어들과 싸웠다고 해도, 남극 상황보다 그것들은 위험하지 않았을 것 ..
[언폴른 우주 전함. 유저 설정에 따르면, 이건 나무 우주선, 식물 사이보그, 살아있는 우주선입니다.] 어슐라 르 귄은 자신이 나무를 특별히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슐라 르 귄은 몇몇 판타지 단편과 SF 단편에서 지적인 나무나 나무 마법사를 이야기했어요. 제목처럼 은 숲에게 바치는 찬가인 동시에 무분별한 벌목과 열대 우림 파괴를 비판하는 소설일 겁니다. 왜 어슐라 르 귄이 나무를 좋아할까요? 수필 에서 이양하는 나무에게 여러 미덕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솔직히 그건 너무 인간 중심적인 관점입니다. 이양하는 나무가 고독함을 알고 불만을 늘어놓지 않고 스스로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식물이 수동적이라고 간주하죠. 우리가 동물이기 때문에 우리는 식물이 아주 수동적이라고 간주합니다...
[이런 처럼, 수많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들은 지옥을 연출하고 야만을 이야기합니다.] 수많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들은 문명과 야만을 구분하기를 좋아합니다. 인류 문명이 무너질 때, 사람들은 야만적인 본성들을 드러냅니다. 그런 야만적인 본성들은 지옥을 연출하죠. 그런 지옥을 바라보는 동안 독자들은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할 겁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창작물들에서 이런 주제는 드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많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들은 이런 주제를 이야기합니다. 흔한 인터넷 소설들이나 인터넷 만화들 역시 다르지 않겠죠. 네빌 슈트나 레이 브래드버리 같은 작가들은 이런 통념을 거꾸로 적용합니다. 는 지옥을 연출하지 않죠. 묵시적인 종말이 다가옴에도, 사람들은 야만적인 본성들을 드러내지 않고 인생을 신나게 즐깁니다. 그들..
소설 은 지옥을 보여줍니다. 무인도에서 여러 소년들은 나름대로 문명을 이룩하려고 애쓰나, 그런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야만을 부릅니다. 문명은 야만이 되고, 소년들은 잔인하게 무인도를 정복합니다. 은 문명을 비관적으로 바라봅니다. 소년들은 문명에 속했으나, 무인도는 문명을 해체했고 소년들은 야만이 되었습니다. 결국 문명과 야만 사이는 별로 멀지 않습니다. 무인도처럼 뭔가가 표피를 살짝 긁는다면, 야만은 문명을 뚫고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비록 무인도에서 소년들은 먹고 사느라 바빴으나, 건실한 도시 시민들 역시 무인도 소년들과 별로 다르지 않을지 모릅니다. 도시 시민들은 자신들이 문명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하지만 몇몇 재난이 도시를 건드린다면, 재난은 표피를 벗길 테고, 야만은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영화 에 나오는 엔트들. 이런 엔트들이 정말 자연 친화적일까요? 자연이 뭘까요?] 이름처럼 은 소설이나 영화 등장인물을 만드는 내용입니다. 이 서적은 어떻게 작가들이 매력적인 등장인물을 만들 수 있는지 조언합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등장인물은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나타날 때, 독자와 관객이 등장인물에게 공감할 때, 그런 등장인물이 행복을 찾거나 위기에 부딪힐 때, 독자와 관객은 함께 환호성을 지르거나 안타까워합니다. 소설은 배경과 사건을 중시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도 매력적인 등장인물은 수많은 독자들을 소설로 끌어당기는 수단입니다. 어떤 작가들은 등장인물에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지 모릅니다. 특히, SF 소설처럼 인류 문명과 자연 환경과 우주를 돌아보는 소설은 등장인물 하..
[문자 그대로 제노 타이탄은 압도적인 로망입니다. 어떻게 우리가 이런 로망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비디오 게임 에는 이른바 거대 괴수 3종 세트가 있습니다. 3종 세트는 공성 벌레, 크라켄, 제노 타이탄입니다. 거대 괴수 3종 세트는 모두 로딩 화면을 장식합니다. 얼음 벌판에서 공성 벌레는 하늘 높이 솟구치고 거대한 위용을 자랑합니다. 신비로운 바닷속에서 크라켄은 투박하고 장엄한 자태를 드러냅니다. 뜨거운 용암 지대에서 분노한 화산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제노 타이탄은 무시무시하고 파괴적인 인상을 내비치죠. 특히, 제노 타이탄과 인간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제노 타이탄은 자신의 거대한 몸뚱이를 훨씬 강조할 수 있습니다. 게임 제작진은 거대 괴수 3종 세트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공성 ..
어슐라 르 귄이 쓴 은 비경 탐험 이야기입니다. 이 단편 소설은 극지를 탐험했음에도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은 탐험대를 이야기합니다. 재미있게도 이 탐험대는 여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이게 재미있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탐험을 남성적인 행위라고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위대하다고 숭배하는 숱한 탐험가들은 남자들입니다. 항해 왕자 엔히크, 바스코 다 가마, 크리스토퍼 콜롬버스, 제임스 쿡, 알렉산더 훔봍트, 페르난디드 마젤란, 찰스 다윈, 알프레드 윌레스, 기타 등등.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비경 탐험 소설들 역시 남자들을 이야기합니다. 19세기를 대표하는 유명한 비경 탐험 소설들을 보세요. 아서 코난 도일이 쓴 , 쥘 베른이 쓴 , 라이더 해거드가 쓴 같은 소설들은 남자 탐험대들을 이야기합니다. 여기..
소설 에서 앤 레키는 오직 여성 대명사만을 사용했습니다. 이 소설에는 남성 대명사가 나오지 않아요. 심지어 사람들이 욕할 때조차, 젖가슴 운운할 뿐이고 좆(자지)을 들먹이지 않죠. 어쩌면 비단 젖가슴만이 아니라 씹(보지) 구멍 운운하는 욕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앤 레키가 여성 대명사를 사용한 이유는 현대 문명 사회에서 여자들이 약자이기 때문일 겁니다. 여자가 약자이기 때문에 오직 여성 대명사만을 사용하는 사회는 이질적이겠죠. 독자들은 그런 사회가 이질적이라고 생각할 테고, 작가는 그런 감성을 노렸을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설정이 잘못이라고 따질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남자들 역시 숱한 고초들을 겪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는 폭행을 당하는 남자들이 많습니다. 여자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남자들 역시 많습니..
엘리너 아나슨이 쓴 는 에 실린 단편 소설입니다. 제목처럼 은 여러 SF 단편 소설들을 담았습니다. 어떤 소설은 하드 SF 장르이고, 어떤 소설은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은 꽤나 재미있군요.) 어떤 소설은 좀 더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는 미래 사회를 그리지 않습니다. 이 단편 소설에는 첨단 과학 기술이나 우주 항해나 로봇이 나오지 않습니다. 분위기는 중세 판타지와 비슷하고, 소설 주인공(주인공들)은 음유 시인과 비슷합니다. 음유 시인은 대륙을 떠돌고, 어떤 마을에 들리고, 귀족의 성채를 방문하고, 이런저런 모험을 겪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SF 소설보다 중세 판타지 소설에 가깝겠죠. 하지만 은 주저하지 않고 를 실었습니다. 이런 사례를 접할 때마다, 저는 SF 소설과 판타지 소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