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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환경을 망친다 본문

사회주의/이윤 극대화 비판

중국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환경을 망친다

OneTiger 2017. 6. 21. 20:00

[이런 스팀펑크처럼, 매연은 산업 자본주의가 야기한 환경 오염입니다. 물론 현실은 이것보다 훨씬 심각하죠.]



소설 <타임십>을 보면, '런던의 매연이 가득한 하늘' 운운하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타임십>은 <타임 머신>의 후속작이고, 시간 여행자는 19세기 영국 사람입니다. 당연히 시간 여행자는 매연이 가득한 런던 하늘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만화 <젠틀맨 리그>에는 가끔 영국 풍경이 나오죠. 그리 쾌적한 풍경은 아닙니다. 우악스러운 금속 공장, 뭉클거리는 매연, 추레한 산업 폐기물. 이런 것들이 런던 풍경을 싱장합니다. 노틸러스 잠수함 너머로 보이는 공장 굴뚝의 매연은 19세기 런던의 상징이에요.


소설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에서 작가는 심심할 때마다 쓰레기와 폐기물과 환경 오염을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작가 차이나 미에빌은 워낙 기괴하고 구역질이 나오는 장면을 좋아하지만, 뉴크로부존의 그 고약한 산업 폐기물들은 그저 작가의 취향이 아닐 겁니다. 사실 19세기 런던이 그랬고, 차이나 미에빌은 런던을 온갖 방법으로 묘사하는 작가입니다. 어디 이런 스팀펑크 소설뿐이겠어요. 환경 사회학의 역사를 살펴본다면, 온갖 사람들이 유럽의 환경 오염을 지적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세기 유럽의 진보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산업 발전, 값싼 공산품들, 엄청난 생산력. 그리고 지독한 매연과 하천의 쓰레기들. 즉, 산업 자본주의의 환경 오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미 산업 발전의 초기부터 환경 오염은 자본주의 체계와 떨어질 수 없었습니다. 이는 20세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본주의가 황금기를 맞은 시기에도 인종 차별적 오염과 개발 도상국의 오염과 핵 폐기물 문제는 사방에 널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 황금기가 아주 잘 돌아갔다고 생각하지만, 환경 오염을 고려한다면 그런 생각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사실 환경 오염을 제외한다고 해도 자본주의 황금기는 그리 반짝거리는 시대가 아니었어요.)


1950년대~70년대는 자연 생태계 파괴라는 문제를 깊게 품었습니다. 사람들이 그걸 외면했을 뿐이죠. 2008년에 금융 대란이 터지기 이전에 다들 자본주의 호황이라고 외쳤을 때, 저런 환경 오염은 전혀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21세기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은 환경 오염을 외면하느라 바쁩니다. 기후 변화는 정말 중차대한 문제지만, 강대국 지도자들은 그저 기후 협약을 맺을 뿐입니다.



이런 체계의 문제점을 고려한다면, 결국 자본주의 체계는 환경 오염의 단짝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말은 만약 우리가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고 싶다면 반드시 자본주의 체계를 넘어가야 함을 뜻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체계적인 원인을 살피지 않고, 그저 눈 앞의 사건만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가령,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을 욕합니다. 미세 먼지 때문이죠. 물론 중국의 작태는 나쁩니다. 하지만 중국이 미세 먼지를 뿜기 전에도 각종 환경 오염 문제들은 넘치고 넘쳤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환경 오염으로 노동자들과 빈민들을 괴롭혔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 강대국이고 그건 자랑스러운 사실이지만, 그런 막대한 부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개펄 파괴나 하굿둑 같은 환경 오염과 궤도를 함께 했습니다. 사람들은 중국만이 엄청나게 환경을 오염시켰다고 말하지만,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 역시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유럽과 미국과 그 밖에 수많은 나라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본주의 구조 아래에서 환경 오염에 자유로운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중국을 욕해도 유럽을 욕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중국을 욕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그런 단계를 거쳤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국 자본주의 체계가 문제지만, 사람들은 중국만 욕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비판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중국을 욕하는 사람들마저 여전히 숲을 밀어버리고 개펄을 망가뜨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핵 발전소 하나가 폐기되었으나 여전히 우리나라 대통령은 사회적 합의라는 명목으로 핵 발전소 폐기를 망설입니다. 핵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음에도 다들 그저 전기세만 이야기합니다.


물론 저는 대통령의 시원시원한 현재 행보를 지지하고 싶습니다. 문제는 핵 폐기물 오염이 그리 단순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자본주의와 환경 오염이야말로 진정한 적폐일 겁니다. 그걸 타파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우리나라가 중국을 욕할 수 있겠어요. 다들 자본주의 논리에서 한 발자국조차 벗어나지 못합니다. 자본주의 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환경 오염의 과정을 거치기 마련입니다. 정말 환경 오염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자본주의가 아니라 사회주의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겁니다. 인민 전체가 생산 수단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평등하게 생산 토론에 참가해야 이런 오염을 끝낼 수 있을 겁니다. 적어도 출발점은 거기겠죠.



※ 이미지 출처: https://www.behance.net/gallery/6114721/Steampunk-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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