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생태주의
기후 협약 탈퇴와 사회주의적 투쟁 본문
[환경 보호는 그저 싱그러운 녹색 숲이 아닙니다. 환경 보호는 급진적이고 평등한 사회 구조입니다.]
생태학자들이나 환경 사회학자들이 떠들썩한가 봅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 협약에서 탈퇴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온실 가스를 팍팍 뿜어내는 산업 강대국이지만, 기후 협약을 지키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여러 나라들은 미국의 행보를 규탄하고, 녹색당처럼 환경 보존을 중시하는 정당들 역시 미국의 행보를 비판합니다. 이런 걸 볼 때마다 저는 의문이 듭니다. 기후 깡패(?) 미국을 비판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미국의 행보는 어마어마한 비판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여러 나라들이나 정당들이 비판한다고 해도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별로 개의치 않을 겁니다. 당선 이전부터 트럼프는 기후 변화 이론이 음모론이라거나 온실 가스를 감축하지 않겠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이제 와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도 이 양반이 마음을 고칠 리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수구 꼴통 인물이 나타나기 전에 전세계는 기후 협약을 단단히 못박아야 했습니다. 수구 꼴통이 함부로 기후 협약을 탈퇴하지 못하도록 세계 정상들은 기후 협약을 단단히 고정시켜야 했습니다. 기후 협약이 너무 느슨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약을 쉽게 취소할 수 있었죠.
트럼프가 당선되기 이전에 미국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8년 동안 대통령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8년. 꽤나 긴 시간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죠. 8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었을 겁니다. 기후 변화 역시 바꿀 수 있었을 겁니다. 물론 오바마는 이것저것 처리할 것이 많았을 겁니다. 기후 변화 이외에 다른 사항들이 산더미처럼 쌓였겠죠. 전임 대통령(조지 부시)의 잘못까지 처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업무가 많다고 해도 기후 변화는 그냥 간과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기후 변화가 심각한 문제라는 이야기는 이미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도 충분히 나왔습니다. 많은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심각하고 중차대한 위기라고 경고했고, 오바마 대통령 역시 그런 이야기를 귀가 따갑도록 들었을 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후 정의를 외쳤고, 오바마가 그걸 못 봤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고작 기후 협약에 불과했습니다. 수구 꼴통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기후 협약이었죠.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그 8년 동안 그 훌륭한 오바마는 무엇을 했는가.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했을 때 수많은 찬사들이 쏟아졌습니다. 오바마는 많은 호평을 받았고, 그런 호평을 받을 인물입니다. 아마 민주적이고 온건하고 인간적인 대통령으로서 역사에 길이길이 남겠죠. 하지만 저는 그 온건함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바마는 기후 변화에 너무 온건하게 대처했습니다. 급진적인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고, 온건한 변화만을 추구했습니다. 그 결과, 수구 꼴통 대통령이 온건한 정책을 막무가내로 쉽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차후에 미국이 기후 협약을 깬다면 커다란 불이익을 받도록 오바마는 약속해야 했습니다.
비단 오바마만 아니라 다른 세계 정상들도 그렇게 약속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해 다들 그렇게 약속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뻔합니다. 자본주의 체계가 발목을 잡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들은 대기업을 육성하고 싶어합니다. 대기업의 힘이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없는 세상을 상상조차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각 나라들이 기후 협약을 지킨다면 대기업들이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체계에서 그런 일은 용납될 수 없겠죠. 덕분에 세계 정상들은 느슨하고 온건한 협약만 만들었습니다.
저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했으나, 이건 대통령 개인의 잘못이 아닐 겁니다. 그보다 인민들이 보다 급격하고 진보적인 변화를 요구해야 했습니다. 인민들이 자본주의 체계를 부수지 않는다면, 정치인들도 대기업의 눈치를 보기 마련입니다. 어쩌면 오바마도 보다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정책을 바랐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하나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 아무리 미국 대통령이 막강해도 대통령 혼자 대기업들과 맞설 수 있겠어요. 그럴 수 없겠죠.
만약 오바마가 정말 급진적인 정책을 실행했다면, 아마 전세계적으로 난리법석이 벌어졌을 겁니다. 버니 샌더스 같은 사람도 빨갱이 취급을 받잖아요. 자본주의 체계를 부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자본주의 체계는 사람들의 머리를 장악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그런 세상이 무슨 SF 소설 속에 나온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투쟁을 멈출 수 없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례는 그런 투쟁이 더욱 힘을 내야 함을 보여줍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례가 오직 급진적인 변화와 사회주의적 투쟁만이 해답임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