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SF 생태주의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이라는 교집합 본문

SF & 판타지/크고 작은 괴수들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이라는 교집합

OneTiger 2019. 11. 8. 20:55

[언폴른 우주선은 거대한 생체 탈것입니다. 하지만 언폴른 우주선이 아방+아르마다와 이어질 수 있나요?]

 

 

"인간은 두 다리를 이용해 걷는, 털이 없는 동물이다." 이렇게 플라톤은 인간을 규정합니다. 인간과 달리, 다른 많은 동물들은 두 다리를 이용해 걷지 않습니다. 인간과 달리, 다른 많은 동물들에게는 털가죽과 깃털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직립 보행과 털이 적은 피부는 인간을 규정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디오게네스는 어떤 닭을 잡고 깃털들을 뽑습니다. 디오게네스는 깃털 없는 닭을 가리키고 주장합니다. "이 닭은 인간이다. 인간이 두 다리를 이용해 걷는, 털이 없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깃털 없는 닭은 인간이 됩니다. 인간과 닭은 두 다리를 이용해 걷습니다. 인간과 깃털 없는 닭에게는 털이 적습니다.

 

분명히 인간과 깃털 없는 닭 사이에는 유사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인간과 깃털 없는 닭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고 해도, 닭은 인간이 되지 못합니다. 인간이 깃털들을 붙인다고 해도, 인간은 닭이 되지 못합니다. 소설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에서 어떤 개조 인간은 깃털들을 붙입니다. 개조 인간은 조류 종족 가루다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외관이 비슷하다고 해도, 인간이 깃털들을 붙이고 신체를 개조한다고 해도, 인간은 가루다가 되지 않습니다. 인간이 깃털들을 붙이고 개조한다고 해도, 이 존재는 가루다가 아니라 그저 개조 인간에 불과합니다. 깃털 없는 닭은 개조 인간과 비슷합니다.

 

 

가루다에게 깃털들은 상당히 커다란 특징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개조 인간은 오직 깃털들만 이용해 가루다가 되지 못합니다. 가루다에게 깃털들이 커다란 특징인 것처럼, 인간에게 직립 보행과 털이 적은 피부는 상당히 커다란 특징입니다. 얼마나 많은 고등 동물들이 두 가지 조건(직립 보행과 털이 적은 피부)을 만족하나요? 일상에서 우리는 이런 동물들을 쉽게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플라톤은 직립 보행과 털이 적은 피부가 인간을 규정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 조건이 아주 커다란 특징이라고 해도, 이건 근본적인 특징이 되지 못합니다. 디오게네스는 깃털들을 뽑고 닭이 인간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 두 가지 조건이 아주 커다란 특징이고, 인간과 깃털 없는 닭 사이에서 두 가지 조건이 유사성이 되기 때문에, 디오네게스는 닭이 인간이라고 주장합니다. 깃털들을 뽑기 위해 디오게네스는 닭을 괴롭혔는지 모르나, 그렇다고 해도 이 일화는 '유사성의 함정'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뭔가를 규정할 때, 우리는 아주 커다란 특징을 선택하고 커다란 특징을 이용해 교집합을 만듭니다. 인간에게 직립 보행과 털이 적은 피부가 커다란 특징이기 때문에, 플라톤은 두 가지 조건을 이용해 교집합 '인간'을 만듭니다. 이웃집 영희는 두 다리를 이용해 걷습니다. 이웃집 영희에게는 털이 별로 없습니다. 옆동네 철수에게도 털이 별로 없습니다.

 

 

이웃집 영희처럼, 옆동네 철수는 두 다리를 이용해 직립 보행합니다. 이웃집 영희와 옆동네 철수에게는 아주 커다란 유사성이 있습니다. 플라톤은 이웃집 영희와 옆동네 철수를 함께 묶고 영희와 철수를 교집합으로 만듭니다. 교집합 속에서 이웃집 영희와 옆동네 철수는 인간이 됩니다. 뒷동네 말자 할머니 역시 교집합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뒷동네 말자 할머니가 두 다리를 이용해 직립 보행하고, 말자 할머니에게 털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아랫집 수진 역시 교집합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웃집 영희, 옆동네 철수, 뒷동네 말자 할머니, 아랫집 수진은 모두 교집합에 들어가고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이웃집 영희, 옆동네 철수, 뒷동네 말자 할머니, 아랫집 수진과 달리, 깃털 없는 닭은 교집합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아무리 영희와 철수와 말자 할머니와 수진과 닭 사이에 커다란 유사성이 있다고 해도, 닭은 교집합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플라톤은 영희와 철수와 말자 할머니와 수진과 닭이 교집합에 들어간다고 주장하나, 이건 '유사성의 함정'입니다. 어쩌면 플라톤은 영화 <쥬라기 공원>의 (깃털 없는) 갈리미무스 역시 인간이라고 주장할지 모르나, 이것 역시 '유사성의 함정'입니다. 다행히 이건 아주 쉬운 사례입니다. 플라톤은 오류를 저질렀으나, 인간과 갈리미무스는 쉬운 사례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례들은 어떤가요?

 

 

소설 <상흔>은 스팀펑크 판타지입니다. 스팀펑크 판타지로서 소설 <상흔>은 이동 도시를 이야기합니다. 소설 속에는 거대 선단 도시 아르마다가 있습니다. 수많은 배들은 도시 아르마다를 구성합니다. 아르마다는 거대한 선단, 선박입니다. 아르마다가 선단 도시이기 때문에, 아르마다는 항해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도시와 달리, 아르마다는 드넓은 바다를 누빕니다. 차가운 극지 바다부터 후덥지근한 열대 바다까지, 아르마다는 멈추지 않습니다. 아르마다는 스팀펑크 판타지 속의 이동 도시입니다. 소설 <모털 엔진> 역시 이동 도시를 이야기합니다. 소설 속에서 거대 도시 런던은 움직입니다.

 

일반적인 도시들과 달리, <모털 엔진>에서 거대 도시들은 움직입니다. <모털 엔진> 역시 스팀펑크입니다. <상흔>과 <모털 엔진> 사이에는 커다란 유사성이 있습니다. <상흔>과 <모털 엔진>은 이동 도시를 똑같이 말하고, <상흔>과 <모털 엔진>은 똑같이 스팀펑크입니다. 그래서 이웃집 영희는 아르마다와 스팀펑크 런던을 교집합에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아르마다와 스팀펑크 런던은 똑같이 스팀펑크 소설 속의 이동 도시입니다. 이웃집 영희는 아르마다와 스팀펑크 런던을 함께 묶기 원합니다. 반면, 아랫집 수진은 다르게 생각합니다. 분명히 아르마다는 스팀펑크 소설 속의 이동 도시입니다.

 

 

하지만 아르마다에게는 상당히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건 생체 동력원 아방입니다. 아방은 거대 바다 괴수입니다. 아방은 엄청나게 거대한 바다 괴수입니다. 아르마다는 아방을 길들이고, 아방은 아르마다를 이끕니다. 말들이 마차를 이끄는 것처럼, 아방은 아르마다를 이끕니다. 스팀펑크 장르에서 이런 거대 생체 동력원은 흔하지 않습니다. 비단 스팀펑크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사이언스 픽션 전체에서 거대 생체 동력원은 흔하지 않습니다. 거대 생체 탈것, 거대 생체 동력원보다 거대 기계 탈것, 거대 기계 동력원은 훨씬 흔합니다. 어떤 사이언스 픽션이 거대 생체 탈것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이건 기괴함을 강조하기 위한 소재인지 모릅니다.

 

어떤 사이언스 픽션이 거대 생체 동력원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이건 혐오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한 소재인지 모릅니다. 아방이 거대 괴수인 것처럼, 거대 괴수는 거대 생체 탈것, 거대 생체 동력원이 될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징그러운 절지류 외계인들은 거대 절지류 괴수에 탑승하고 우주를 가로지를 수 있습니다. 이런 거대 절지류 괴수는 생체 우주선입니다. 이런 생체 우주선은 기괴함, 혐오스러움을 강조할 겁니다. 징그러운 절지류 외계인들 및 거대 절지류 괴수와 달리,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인류 세력은 기계 우주선을 이용합니다. 기계 우주선은 징그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첨단 기계 우주선은 멋지고, 웅장하고, 세련되었습니다.

 

 

생체 우주선은 기괴하고 혐오스러우나, 기계 우주선은 멋지고 세련되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가 징그러운 절지류 외계인들과 멋진 인류 세력을 대조하는 것처럼, 생체 우주선과 기계 우주선은 대조적입니다. 생체 우주선은 부정적이고, 기계 우주선은 긍정적입니다. 이건 모든 사이언스 픽션에서 모든 생체 우주선이 부정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이언스 픽션에서 생체 우주선은 긍정적인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에는 여러 긍정적인 거대 생체 탈것들, 거대 생체 동력원들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거대 생체 탈것들, 거대 생체 동력원들보다 기계 탈것들, 기계 동력원들은 훨씬 많습니다.

 

거대 괴수가 거대 생체 탈것, 거대 생체 동력원이 되기 때문에, 사이언스 픽션은 거대 생체 탈것, 거대 생체 동력원이 징그럽고 기괴하고 혐오스럽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기계가 징그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계는 차갑고, 너무 딱딱하고, 고지식할지 모르나, 기계는 징그럽지 않습니다. 기계는 기괴하지 않고 혐오스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계 우주선보다 생체 우주선은 징그럽고 기괴하고 혐오스러운 묘사를 향해 흐를 수 있습니다. 세련된 기계 우주선과 대조하기 위해 사이언스 픽션은 생체 우주선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이언스 픽션에서 기계 탈것보다 거대 생체 탈것은 보조적입니다.

 

 

사이언스 픽션에서 거대 생체 탈것, 거대 생체 동력원보다 기계 탈것, 기계 동력원은 훨씬 흔합니다. 수두룩한 사이언스 픽션들은 거대 생체 탈것, 거대 생체 동력원보다 기계 탈것, 기계 동력원을 이야기합니다. 서점에서 독자들이 SF 소설들을 검색하든, 극장에서 관객들이 SF 영화들을 관람하든, 스팀에서 게임 플레이어들이 SF 게임들을 구경하든, 사람들은 사이언스 픽션에서 거대 생체 탈것, 거대 생체 동력원보다 기계 탈것, 기계 동력원이 훨씬 흔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사이언스 픽션이 거대 생체 탈것, 거대 생체 동력원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이건 기괴함을 강조하기 위한 소재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사이언스 픽션에서 기계 탈것보다 거대 생체 탈것은 보조적입니다. 기계 동력원보다 거대 생체 동력원은 보조적입니다. 현실 속에는 우리는 기계 잠수정들을 얼마든지 구경할 수 있으나, 우리는 거대 생체 잠수정을 구경하지 못합니다. 현실 속에서 우리가 생체 잠수정을 구경하지 못하는 것처럼, 사이언스 픽션들에서도 거대 생체 탈것은 보조적입니다. 하지만 소설 <상흔>에서 아르마다는 거대 생체 동력원을 이용합니다. 아방은 기이하고 의문스럽고 거대한 야수이나, 스페이스 오페라 속의 일반적인 절지류 괴수들과 달리, 아방은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묘사를 향해 흐르지 않습니다.

 

 

소설 <상흔>에서 아르마다에게는 거대 생체 동력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르마다는 독특합니다. 아방+아르마다는 아주 독특한 설정입니다. 스팀펑크 판타지에서 이런 설정은 흔하지 않습니다. 반면, 소설 <모털 엔진>에서 스팀펑크 런던에게는 거대 생체 동력원이 없습니다. 다른 많은 기계 탈것들, 기계 동력원들처럼, 스팀펑크 런던은 기계 동력원을 이용합니다. <모털 엔진>이 스팀펑크이고, 소설 속에서 런던이 이동 도시라고 해도, 아방+아르마다와 스팀펑크 런던은 다릅니다. 아르마다에게 거대 생체 동력원이 있기 때문에, 아방+아르마다가 아주 독특한 설정이기 때문에, 아랫집 수진은 아르마다와 스팀펑크 런던을 함께 묶지 않습니다.

 

아랫집 수진은 언폴른 우주선과 아방+아르마다를 함께 묶기 원합니다. 4X 전략 게임 <엔들리스 스페이스 2>는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로서 <엔들리스 스페이스 2>에는 여러 종족들이 있습니다. 나무 거인 언폴른 종족은 거대 나무 우주선을 만듭니다. 거대 나무 우주선은 생체 우주선입니다. 우주 4X 게임에서 생체 우주선은 상대적으로 드문 소재입니다. <마스터 오브 오리온>부터 <스텔라리스>까지, 많은 우주 4X 게임들은 생체 우주선보다 기계 우주선을 이야기합니다. 많은 우주 4X 게임들에서 생체 우주선들보다 기계 우주선들은 훨씬 흔합니다. 언폴른 우주선은 거대 나무 우주선이고, 그래서 언폴른 우주선은 독특합니다.

 

 

아르마다에게는 거대 생체 동력원이 있습니다. 아르마다는 거대한 배(船)입니다. 거대한 선박으로서 아르마다에게는 거대 생체 동력원이 있습니다. 언폴른 우주선은 거대한 배(船)입니다. 동시에 언폴른 우주선은 거대 생체 탈것입니다.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은 거대한 배(船)이고, 동시에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은 거대 생명 현상입니다. 그래서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은 아주 독특합니다. 상대적으로 사이언스 픽션에서 이런 설정은 흔하지 않을 겁니다. 반면, 거대 기계 동력원, 거대 기계 탈것은 훨씬 흔합니다. 그래서 아랫집 수진은 스팀펑크 런던보다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이 교집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옆동네 철수는 이동 도시로서 아르마다와 스팀펑크 런던이 교집합이라고 생각하나, 아랫집 수진은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이 교집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분류가 옳은가요? 이런 교집합이 오류가 아닌가요? 분명히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에는 커다란 유사성이 있으나,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이 교집합이 될 수 있나요? <상흔>은 스팀펑크이고, <엔들리스 스페이스 2>는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아무리 스팀펑크와 스페이스 오페라가 사이언스 픽션에 똑같이 속한다고 해도, 스팀펑크와 스페이스 오페라가 하드 사이언스 픽션보다 사이언스 판타지에 속한다고 해도, 스팀펑크와 스페이스 오페라는 다릅니다.

 

 

언폴른 우주선은 도시가 아닙니다. 반면, 아르마다와 스팀펑크 런던은 도시입니다. 언폴른 우주선이 도시가 아님에도, 어떻게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이 교집합이 될 수 있나요? 아방과 달리, 거대 나무 우주선은 거대 괴수가 아닙니다. 분명히 아방과 언폴른 우주선은 똑같은 거대 생명 현상이나, 아방은 바다 괴수이고, 언폴른 우주선은 거대한 나무입니다. 아방과 거대한 외계 나무는 다릅니다. 이웃집 영희와 옆동네 철수는 거대 바다 괴수와 거대한 외계 나무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많은 SF 팬들 역시 아랫집 수진에게 이의를 제기할지 모릅니다.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은 교집합이 되지 못합니다.

 

이웃집 영희와 옆동네 철수는 아랫집 수진에게 반대합니다. 뒷동네 말자 할머니는 어떤가요? 뒷동네 말자 할머니는 아르마다와 스팀펑크 런던이 교집합이 된다고 인정합니다. 한편으로 말자 할머니는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이 교집합이 된다고 인정합니다. 뒷동네 말자 할머니는 분류 그 자체보다 "왜 우리가 뭔가를 분류하는가?"라는 물음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방+아르마다에는 거대 생체 동력원 이외에 다른 여러 특징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왜 아랫집 수진이 여러 특징들 중에서 거대 생체 동력원에 주목하나요? 왜 아랫집 수진이 이동 도시 같은 다른 특징들에 주목하지 않나요? 왜 다른 것들보다 생체 동력원, 생체 탈것인가요?

 

 

[아랫집 수진은 비단 거대 생체 탈것, 거대 생체 동력원만 아니라 웅장하고 경이로운 생태계 번성을 사랑합니다.]

 

 

뒷동네 말자 할머니는 SF 그 자체보다 SF '배후'를 묻습니다. 언폴른 우주선에 다른 여러 특징들이 있음에도, 왜 아랫집 수진이 생체 우주선 특징에 주목하나요? 왜 수진이 기계 우주선보다 생체 우주선을 좋아하나요? 아랫집 수진은 자연 생태계가 신비롭다고 느낍니다. 아랫집 수진은 신비로운 자연 생태계를 강조하기 원합니다. 문학이 뭔가를 강조할 때, 문학은 그것을 과장합니다. 과장은 아주 흔한 문학적인 장치입니다. <엔들리스 스페이스 2>에서 언폴른 종족은 행성 전체를 울창한 삼림으로 뒤덮고 심지어 다른 행성에 '뿌리'를 뻗습니다. '뿌리'들은 다른 행성들을 향해 뻗고, '뿌리'들은 행성들을 묶습니다. 언폴른 종족은 문자 그대로 세계수(world tree), 아니, 우주수(space tree)를 이야기합니다.

 

우주수는 정말 광대한 생태적인 상상력입니다. 언폴른 우주선은 이런 광대한 생태적인 상상력에 속합니다. 그래서 아랫집 수진은 비단 언폴른 우주선만 아니라 삼림 행성 테라포밍을 좋아합니다. 아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방이 나타나기 전까지, 소설 <상흔>은 해양 생태계를 꾸준히 묘사합니다. <상흔>은 해양 생태계가 아주 웅장하고, 신비롭고, 잔인하고, 기이하다고 묘사합니다. 마침내 아방이 나타날 때, 웅장하고, 신비롭고, 잔인하고, 기이한 해양 생태계와 아방은 만납니다. 바스-라그 해양 생태계와 아방은 광대한 생태적인 상상력입니다. 그래서 아랫집 수진은 아방+아르마다를 좋아합니다. (어쩌면 수진은 생명체를 품고 먹일 수 있는 자신의 몸 역시 생태적이라고 느낄지 모릅니다.)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은 광대한 생태적인 상상력에 속합니다. 뒷동네 말자 할머니는 이것을 인정합니다. 아방+아르마다와 언폴른 우주선이 비슷한 부류가 아니라고 해도, 뒷동네 말자 할머니는 '배후'를 인정합니다. SF 그 자체보다 SF '배후'는 훨씬 근본적입니다. 플라톤이 인간을 분류했을 때, 플라톤은 배후를 파악하지 않았습니다. 플라톤은 "인간에게 철학 같은 여러 특징들이 있음에도, 왜 내가 직립 보행에 주목하는가?"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플라톤은 오직 겉모습, 외관만 파악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깃털 없는) 갈리미무스는 인간이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겉모습에 어떤 특징이 있다고 해도, 만약 우리가 배후를 파악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유사성의 함정'에 빠질지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은 나치 독일과 소비에트 연방이 비슷하다고 간주합니다. 양쪽이 똑같이 억압적인 독재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건 그저 겉모습에 불과합니다. 자본주의 지역에서 서구 제국주의는 1차 세계 대전을 일으켰습니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자본주의는 파쇼주의와 결합했고, 결국 나치 독일은 나타났습니다. 러시아 '소비에트'는 파리 '코뮌'을 추구하기 원했으나, 자본주의가 파리 코뮌을 학살한 것처럼, 자본주의는 러시아 소비에트를 고립시켰습니다. 결국 러시아 소비에트는 고립을 감당하지 못했고 탈선했습니다. 자본주의 지역에서 파쇼주의 나치 독일은 20세기 최대 비극 2차 세계 대전을 일으켰고, 자본주의 지역 전쟁은 소비에트 연방을 일방적으로 끔찍하게 침략했습니다.

 

 

이렇게 나치 독일과 소비에트 연방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들이 있습니다. 사실 나치 독일은 소비에트 연방보다 서구 제국주의와 훨씬 가깝습니다. 언뜻 나치 독일과 소비에트 연방은 비슷한 것 같으나, 이건 '유사성의 함정'입니다. 플라톤이 인간과 깃털 없는 갈리미무스를 함께 묶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나치 독일과 소비에트 연방을 함께 묶습니다. 사람들은 "사회주의가 평등과 해방을 추구함에도, 왜 소비에트 연방이 그 모양 그 꼬라지가 되었는가?"라고 근본적으로 묻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소비에트 연방에게 여러 특징들이 있음에도, 왜 우리가 오직 억압적인 독재에만 주목하는가?"라고 근본적으로 묻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체계가 사람들을 세뇌시키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는 서구 제국주의 침략을 저질렀고, 파쇼주의에 들러붙었고, 행성급 환경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이런 것들을 감추기 위해 자본주의 체계는 배후를 파악하지 않습니다. 뒷동네 말자 할머니는 자본주의 체계가 배후를 감춘다고 비판할 겁니다. 디오게네스 역시 자본주의를 비판할지 모릅니다. 어쩌면 근대 인류 문명에서 자본주의 체계는 가장 심각하고 커다란 '유사성의 함정'인지 모릅니다. 우리가 유사성을 이용해 분류할 때, 우리는 배후에 주목해야 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