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SF 생태주의

<불사 판매 주식 회사>와 <자본의 축적>과 여자친구 은하 본문

사회주의/형이상학 비판

<불사 판매 주식 회사>와 <자본의 축적>과 여자친구 은하

OneTiger 2019. 4. 10. 18:58

소설 <불사 판매 주식 회사>는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소설 속에서 영혼은 그저 비유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사망한 이후, 영혼은 사후 세계로 건너갑니다. 과학자들은 이걸 물리적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어떤 영혼은 소멸하나, 어떤 영혼은 계속 존재합니다. 심지어 과학자들은 영혼을 유도하고 무사히 다른 세계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영혼은 다른 육체로 들어가거나 이른바 '천국'에서 세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육체의 죽음은 끝이 아닙니다. 육체의 죽음 이후, 인간(의 영혼)은 훨씬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엄청난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인류 문화에서 죽음은 절대적인 장벽입니다. 유한 생명체로서 인간은 언제나 죽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모든 인간은 죽습니다. 아무리 인간이 똑똑하거나 멋지거나 힘이 세거나 날렵하다고 해도, 언젠가 인간은 죽습니다. 모든 인간이 죽음을 피하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나 인간은 죽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인류 문화에서 죽음은 가장 강력한 상징들 중에서 하나입니다. 여기에서 죽음은 육체적인 죽음을 가리킵니다. 죽음은 육체적인 죽음이고, 육체적인 죽음은 종말입니다. 하지만 만약 육체적인 죽음 이후, 훨씬 넓고 좋은 세계가 기다린다면?



그래서 인류 문화는 엄청나게 바뀝니다. 사람들은 숱한 혼란들을 일으킵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비일상적인 상상력을 전개하고 이걸 이용해 엄청나게 감성적인 파장들을 묘사합니다. 이런 재미 때문에 독자들은 SF 소설들을 읽습니다. <불사 판매 주식 회사> 역시 이런 감성적인 파장들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무리 감성적인 파장들이 크고 혼란스럽다고 해도, 아무리 인류 문화가 엄청나게 바뀐다고 해도, <불사 판매 주식 회사>에서 한 가지는 바뀌지 않습니다. 주식 회사라는 제목처럼,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바뀌지 않습니다. 여전히 대기업들은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고, 심지어 이제 대기업들은 영혼들조차 휘두를 수 있습니다. 이건 비유가 아닙니다.


소설 <불사 판매 주식 회사>에서 영혼은 물리적으로 존재하고, 그래서 영리 기업은 영혼을 상품화할 수 있습니다. 영혼은 상품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영혼이 가장 개인적이고 소중한 보루라고 생각하나, 이제 영혼은 상품입니다. 경제학 서적 <자본의 축적>에서 로자 룩셈부르크는 자본이 비자본 영역으로 끊임없이 확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자본은 무조건 확장해야 합니다. 자본은 자급자족하지 못합니다. 자본은 무조건 비자본 영역에 기생해야 합니다. 숙주 없이 바이러스가 살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비자본 영역 없이 자본은 존재하지 못합니다. 사후 세계는 비자본 영역입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사후 세계를 상품화합니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SF 작가가 아닙니다. 사실 로자는 사이언스 픽션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을 겁니다. 좌파 정당 당원들이 당원 교육 강의에 참가한다고 해도, 강사는 로자 룩셈부르크가 SF 작가였다고 가르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로자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예리하게 분석했습니다. <불사 판매 주식 회사>는 자본주의라는 현실을 소설 속에 반영했습니다. 그래서 로자 룩셈부르크가 분석하는 것처럼, SF 소설 속에서 자본은 비자본 영역 사후 세계로 확장합니다. 로자 룩셈부르크가 사이언스 픽션을 안다고 해도, 로자는 사이언스 픽션을 좋아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로자 룩셈부르크가 <불사 판매 주식 회사>를 읽는다면, 로자는 자신의 분석이 옳았다고 좋아할지 모릅니다. 누가 아나요. 어쩌면 '천국'에서 로자의 영혼은 <불사 판매 주식 회사>를 읽었는지 모릅니다. 천국에서 장 조레스의 영혼과 레닌의 영혼과 로자의 영혼은 자본주의를 토론하고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의 영혼을 열심히 까대는 중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소설 <불사 판매 주식 회사>처럼, 정말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고 해도, 자본주의가 사후 세계를 상품화할 수 있을까요? 이건 확실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사후 세계 때문에 자본주의는 크게 흔들릴지 모릅니다.



비록 소설 <불사 판매 주식 회사>가 틀릴지 모르나, 이 소설은 얼마나 자본주의가 넓게 마수를 뻗치는지 보여줍니다. 죽음과 영혼조차 상품화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우리는 뭔가를 해야 합니다.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걸 의식하지 못합니다. 시종일관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침에도, 우리는 모든 것이 당연한다고 간주합니다. 우리가 뭔가를 할 때, 그건 당연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그저 그걸 따라갈 뿐인지 모릅니다.


문화와 예술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문화와 예술이 자본주의에서 자유롭다고 말합니다. 문화 마르크스주의는 토대(경제 현상)보다 상부 구조(문화)를 중시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발터 벤야민이 기술 복제 시대를 예찬하는 것처럼, 직캠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문화와 예술을 폭넓게 즐길 수 있습니다. 돈이 없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콜드플레이 공연에 가지 못합니다. 하지만 직캠 동영상들이 있기 때문에, 동영상 사이트에서 사람들은 <Viva La Vida> 공연 동영상을 시청하고 "오오오오오오~♪" 떼창을 부를 수 있습니다. 돈이 없다고 해도, 사람들은 직캠 동영상을 이용해 고가 예술품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문화와 예술이 거대 자본에서 자유로울 수 있나요? 19세기 문학 평론가 매슈 아널드는 종교와 문화와 예술을 고민했습니다. 근대성, 모더니티는 종교를 약화시킵니다. 하지만 종교가 약해진다면, 지배 계급은 통치 도구를 잃습니다. 종교는 민중들을 통합하고 통치하기 위한 좋은 도구입니다. 근대성이 종교를 약화시킨다면, 지배 계급은 좋은 도구를 잃을 겁니다. 그래서 매슈 아널드 같은 보수 우파 지식인들은 종교가 약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슈 아널드는 종교를 믿지 않았으나, 어리석은 민중들은 종교를 믿어야 했습니다. 지배 계급은 종교를 이용해 민중들을 통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종교가 위세를 잃는다면, 다른 것은 종교를 대신해야 합니다. 문화는 종교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매슈 아널드는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애국심이라는 문화 현상은 종교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애국심은 좋은 통치 도구가 됩니다. 왜 6살짜리 아기가 귀여운 발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나요? 6살짜리 아기가 건국 역사를 아나요? 6살짜리 아기가 미국이 조선 독립 투사들을 핍박했고 남한 정부가 이런 미국에게 복종했다는 사실을 아나요? 아기가 이런 사실을 아는데도, 아기가 "대~한민국!"을 외치나요? 그건 아닙니다. 아기는 그저 대한민국을 숭배할 뿐입니다. 애국심은 종교가 될 수 있어요.



프리드리히 니체는 신이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니체는 애국심이 죽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애국심은 새로운 종교가 되고 6살짜리 아기를 포섭할 수 있어요. 대한민국 정부가 가난한 여자들을 죽이고 내쫓고 괴롭히고 가둔다고 해도, 6살짜리 여자 아기는 대한민국을 외칠 테고 국가에 충성할 겁니다. 국가 정부는 지배 계급의 도구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민족 국가는 자본가 계급의 도구입니다. 이미 18세기 후반 프랑스 혁명부터 부르주아 계급은 국가 정부를 이용해 이득을 누리기 원했습니다. 로베스피에르는 이걸 규탄했으나, 로베스피에르는 부르주아 계급을 막지 못했어요.


아기가 애국심을 외칠 때, 자본가 계급은 아기를 자본주의 사회로 포섭할 수 있어요. 아기는 국가 정부에게 충성하고 자본주의 국가에게 충성하고 자본가 계급에게 충성합니다. 문화가 자본주의에게서 자유롭지 않다면, 예술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걸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미 자본주의가 종교가 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저 믿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그저 예술을 소비할 뿐이고 왜 예술이 나타나는지 이해하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우리가 만나는 대중 문화 역시 다르지 않아요. 한때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는 립싱크 가수라고 욕을 먹었습니다. 트와이스 <TT> 공연에서 여자친구 AR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사실 AR은 립싱크와 다소 다릅니다. 가수들이 배경 음악에 보컬(노래하는 목소리)을 입힌다고 해도, 가수들은 AR과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오늘날 Live AR 공연은 꽤나 널리 퍼졌습니다. 비단 여자친구만 아니라 많은 가수들은 Live AR로 공연합니다. 트와이스 공연에서 여자친구 AR이 나왔다고 해도, 트와이스 역시 Live AR로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라이브 공연으로 유명하나, 방탄소년단 역시 Live AR로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케이윌처럼 가창력이 있는 가수들 역시 Live AR로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Live AR 공연이 꽤나 널리 퍼졌기 때문에, 여자친구에게는 욕을 먹어야 할 이유가 없어요. 유주나 은하 같은 멤버는 멋진 노래 실력으로 유명합니다.


은하는 톡톡 튀는 발성으로 <자격지심>을 비롯해 여러 피처링들에 참가했습니다. 유주가 <버터플라이>를 불렀을 때, 방청객들은 유주의 시원한 고음이 공연장 지붕을 뚫을 거라고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여자친구가 립싱크했다고 욕합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왜 많은 가수들이 Live AR로 공연함에도, 오직 여자친구만 욕을 먹어야 하나요? 아니, 무엇보다 Live AR 공연이 잘못인가요? 왜 이게 잘못인가요? 아이돌 가수가 무조건 라이브 공연해야 한다는 법칙이 있나요? 누가 법칙을 정했나요? 그레이트 올드 원들이 그런 법칙을 정했나요? 위대한 원 외계인들이 그런 법칙을 정했나요? 오버로드들이 그런 법칙을 정했나요?



만약 그런 법칙이 있다면, 왜 그런 법칙이 나타났나요? Live AR 공연 역시 공연입니다. Live AR 공연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Live AR 공연을 위해 아이돌 가수들은 엄청나게 예행 연습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여자친구가 Live AR 공연한다고 해도, 평소에 여자친구 멤버들은 외모 관리해야 합니다. 무대 위에서 여자친구는 가사를 외워야 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안무를 소화해야 하고, 표정 연기해야 하고, (버디 덕후들을 위해) 팬 서비스를 선사해야 합니다. 물에 젖은 공연장에서 춤을 추는 동안 여자친구 멤버들은 넘어지거나 미끄러진 적이 있습니다. 이건 커다란 사고로 이어질지 모릅니다. 이렇게 Live AR 공연은 쉽지 않아요.


사실 아이돌 가수들이 립싱크 공연한다고 해도, 그들이 연이어 공연한다면, 체력 저하 때문에 아이돌 가수들은 녹초가 될 겁니다. Live AR 공연에는 여러 가치들(화려한 의상, 복잡하고 빠른 안무, 표정 연기, 팬 서비스)이 있습니다. 왜 이런 가치들이 있음에도, 무조건 Live AR 공연보다 라이브 공연이 우월해야 하나요? 라이브 공연이 무조건 우월하다는 법칙이 있나요? 누가 이런 법칙을 만들었나요? 만약 Live AR 공연이 정말 잘못이라면, 왜 Live AR 공연들이 널리 퍼졌나요? 누가 이걸 퍼뜨렸고, 누가 이걸 인정했나요? 왜 케이윌처럼 가창력이 있는 가수가 Live AR 공연하나요? 아니, 잠깐. 케이윌이 아이돌 가수가 아닌가요, 아니면 아이돌 가수인가요? 아이유는 아이돌 가수가 되고, 케이윌이 아이돌 가수가 되지 못하나요? 무슨 이유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 <주간 아이돌>에서 정형돈은 케이윌이 아이돌 가수가 아니라고 (장난스럽게) 깠습니다. 케이윌은 자신이 아이돌 가수라고 좋아했으나, 정형돈은 케이윌을 (장난스럽게) 깠습니다. 하지만 케이윌이 정말 아이돌 가수가 아닌가요? 왜 여자친구가 아이돌이 되고, 위너가 아이돌이고 되고, 아이유가 아이돌이 됨에도, 케이윌이 아이돌 가수가 되지 못하나요? 아이돌 가수를 규정하기 위한 어떤 특별한 법칙들이 있나요? 이런 법칙들이 있다면, 누가 이것들을 만들었나요? 왜 아이돌 가수들이 나타났나요?


남한에서 모든 사람이 아이돌 가수들을 만들자고 합의했나요? 아이돌 가수 공연에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합니다. <가요대전> 같은 공연은 무대 시설에 엄청난 비용을 쏟아붓습니다. 엄청난 무대 시설 비용 없이, 이런 공연은 존재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가요대전>이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을 수 있나요? 남한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굶어죽고, 거리에 내몰리고, 장래를 비관하고,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심지어 스스로 목숨들을 끊습니다. 가난 때문에 사람들은 비참하게 몰락하고 심지어 스스로 목숨들을 끊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죽어나감에도, 아이돌 가수 공연은 엄청난 비용을 소모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아이콘이 멋지게 폼을 잡고 <사랑을 했다>를 부르는 동안, 절망 속에서 가난한 여자들은 몸부림칩니다. 왜 가난이 존재하나요? 무엇 때문에? 한때 이른바 사나의 동그라미 안경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안경이 거의 90만 원에 육박한다고 말합니다. 만약 이 안경이 정말 90만 원짜리라면, 트와이스 사나는 90만 원짜리를 얼굴에 걸치고 다녔을 겁니다. 가난한 여자들이 몸부림치고 절망하고 아이들과 함께 목숨들을 스스로 끊음에도, 아이돌 가수는 비싼 안경을 걸칠 수 있었어요.


어떻게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절망함에도, 아이돌 가수가 비싼 안경을 걸칠 수 있나요? 왜 가난한 여자들이 존재합니까? 무엇 때문에? 왜 미혼모가 아이들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합니까? 왜 미혼모가 죽어나감에도, 아이돌 공연이 막대한 무대 설치 비용을 퍼부을 수 있나요? 사람이 죽는 게 장난입니까? 죽은 사람이 장난입니까? 누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나요? 모든 남한 사람이 여기에 동의했나요? 아니, 왜 남한이 존재하나요? 학교 교육들은 사회 계약론을 가르칩니다. 사회 계약론은 국가 구성원들이 국가 수립에 합의한다고 주장합니다. 정말? 정말 모든 남한 사람이 남한 정부에 동의하나요?



이런 물음들은 꽤나 골치가 아픕니다. 이건 아이돌 가수 덕후들이 무조건 이런 것들을 인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여자친구 버디들이 사회 계약론을 비판하지 않는다고 해도, 여자친구 버디들은 "반짝반짝 빛나던 너의 눈동자~♬"를 즐겁게 들을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여자친구 은하를 욕하고 싶다면, 사람들은 피상적인 수준을 넘어가야 할 겁니다. 사람들이 은하를 비판하고 싶다면, 사람들은 훨씬 근본적으로 은하를 비판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피상적인 범위 안에서 사람들은 은하를 욕합니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여자친구가 나타나고,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사람들이 은하를 욕하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근본적인 고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매슈 아널드가 종교와 문화를 고민한 것처럼, 보수 우파 지식인들은 민중들이 복종하고 숭배하기 바랍니다. 보수 우파 지식인들은 민중들이 근본적으로 고민하기 바라지 않습니다. 심지어 지성의 전당 대학교에서조차 학생들은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못합니다. 학생들은 학점들을 따느라 급급합니다. 대학생들 역시 임금 노예들이 되고 싶어합니다. TV 광고들이 "힘들 때는 피로 회복제~!"라고 외치고 야근들을 강조한다고 해도, 대학생들은 야근이 당연하다고 믿습니다. 무한 경쟁은 당연합니다. 대학생들은 무한 경쟁을 숭배해야 합니다. 대학생들은 의심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게시글이 너무 황당하고 엉뚱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이 게시글에서 첫째 문단은 SF 소설 <불사 판매 주식 회사>를 이야기했으나, 이제 논의는 <자본의 축적>을 거치고 문화 비평을 거치고 여자친구 은하를 거치고 사회 계약론 문제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논의와 흐름은 너무 황당하고 엉뚱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목처럼, <불사 판매 주식 회사>는 주식 회사를 말합니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주식 회사는 존재합니다. 심지어 사후 세계조차 자본주의에게서 자유롭지 못해요.


사후 세계조차 자본주의에게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아이돌 가수들이 자본주의에게서 자유로울 수 있나요? 사회 계약론은 이런 자본주의를 미화합니다. 이런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영리 기업 쏘스뮤직은 여자친구 은하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흐름이 너무 황당하고 엉뚱한 것 같다고 해도, 사람들은 이런 흐름을 연결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정말 은하를 (피상적으로 까지 않고) 제대로 까고 싶다면, 사람들은 이런 흐름을 인식해야 할 겁니다. 근본적인 덕질은 기원과 생산 조건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덕질이 이걸 파악하지 못한다면, 덕질은 근본적이지 못할 겁니다.



숱한 생물학자들은 생물 현상 덕후들입니다. 생물학자들은 수많은 생명체들을 연구할 수 있으나, 그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생물학자들은 무슨 생산 조건 속에서 생명체들이 나타났는지 알기 원합니다. 생산 조건을 연구하기 위해 생물학자들은 진흙과 기름과 몇몇 화학 성분으로 아주 원시적인 합성 생명체를 만듭니다. 솔직히 이건 별로 생명체 같지 않습니다. 이건 그저 몇몇 생명 현상 요소를 만족할 뿐입니다. 지구에 엄청난 생물 다양성이 존재함에도, 왜 구태여 생물학자들이 원시적인 합성 생명체를 만드나요? 그들이 생산 조건을 파악하기 원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생물학자들이 생산 조건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유인 우주 탐사선이 외계 행성에 도착한다고 해도, 우주선 승무원들은 외계 생명체를 파악하지 못할 겁니다. 생물 현상 덕후들로서 생물학자들은 생명체 생산 조건을 파악하기 원합니다. 이런 연구는 외계 생명체를 밝힐 수 있을 겁니다. 비단 생물 현상 덕질만 아니라 다른 덕질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근본적인 덕질은 생산 조건을 파악해야 해요. 여자친구 은하를 '제대로' 까고 싶나요? 네, 좋습니다. 은하를 '제대로' 까기 위해 우리는 생산 조건을 논의해야 할 겁니다.



[여기에는 은하가 있습니다. 아주 장대하고 아름다운 은하. 은하를 제대로 까봅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