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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자연으로 먹이 그물망을 체험하기 본문

생태/문화·기술로서 자연

기술적인 자연으로 먹이 그물망을 체험하기

OneTiger 2019. 6. 9. 20:11

[기술적인 자연 속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직접 자연 환경을 조성하고 훨씬 책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생태계'는 상호 작용하는 유기체들 및 이런 유기체들과 영향을 교환하는 무생물 환경을 가리킵니다. 한국어 위키 백과는 이런 정의를 내리고 같은 장소에서 서로 의존하는 유기체 집단이 완전한 독립된 체계를 이룩할 때 그게 '생태계'라고 말합니다. 종종 사람들은 이런 생태계가 생물 다양성이나 먹이 그물망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사람들이 생태계를 검색한다면, 사람들은 생물 다양성이나 먹이 그물망을 함께 구경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이건 꽤나 기초적인 생태학이나,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과 먹이 그물망은 서로 다릅니다.


생태계는 (무생물) 환경을 포함하나, 생물 다양성은 (무생물) 환경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생물 다양성은 문자 그대로 얼마나 다양한 유기체들이 있는지 가리킵니다. 어떤 생태계에는 생물량이 많다고 해도 생물 다양성은 적을지 모릅니다. 이런 생태계에 전염병이 난입한다면, 전염병은 생물 다양성을 크게 무너뜨릴지 모릅니다. 어떤 생태계에는 생물량이 적다고 해도 생물 다양성이 많을지 모릅니다. 생물량이 적기 때문에 이런 생태계에는 희귀 생물종들이 많을지 모릅니다. 희귀 생물종 역시 오래 버티지 못할지 모릅니다. 생물량과 생물 다양성이 균형을 맞출 때, 생태계는 꾸준히 순환 체계를 돌릴 수 있을 겁니다.



먹이 그물망은 다양한 유기체들이 영양분을 교환하는 체계입니다. 초식동물은 식물을 먹고,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잡아먹고, 동물들이 죽은 이후 버섯은 사체를 분해하고,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잡아먹기 때문에, 초식동물이 거기에 격렬하게 저항하기 때문에, 먹이 그물망은 치열한 삶과 죽음의 드라마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은 먹이 그물망에 열광합니다. 여기에는 피에 물든 이빨과 발톱이 있고, 날카로운 뿔과 상아와 엄니가 있습니다. 상어가 물개를 물어뜯거나, 멧돼지가 늑대를 들이받거나, 검수리가 토끼를 찢어발기거나, 스테고사우루스가 알로사우루스의 다리를 꼬리 가시들로 찍을 때, 사람들은 열광합니다.


나무들이 자라거나 버섯들이 자라는 장면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 겁니다. 장수 거북이 해파리들을 꾸역꾸역 삼키거나 트리세라톱스가 풀을 뜯어먹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는 역동적인 싸움박질과 폭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트리세라톱스를 보자마자 어떤 사람들은 조건 반사적으로 트리세라톱스가 빨리 육식공룡과 싸워야 한다고 여길지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평화로운 장수 거북보다 난폭한 악어 거북을 훨씬 좋아할 겁니다. 거대 괴수 영화가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싸움박질만 강조하는 것처럼, 커다란 야생 동물들이 싸우는 장면들은 사이언스 픽션들에게 영감을 미칩니다. 생태학자들은 이런 사태가 너무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멧돼지가 늑대를 들이받거나 스테고사우루스가 알로사우루스의 다리를 꼬리 가시들로 찍을 때, 우리는 이런 장면들에서 역동적인 생명 현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서 이건 나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 너무 치우친다면, 우리는 먹이 그물망이 그저 피에 물든 전장에 불과하다고 간주할지 모릅니다. 생태학자들은 그게 편견이라고 걱정합니다. <공룡메카드>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세요. 이런 애니메이션에는 진짜 공룡 생태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공룡들은 원형 경기장 노예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공룡메카드>에서 공룡들은 투기장 노예들입니다. <공룡메카드>는 소싸움과 마찬가지입니다.


커다란 동물들은 물어뜯고, 찌르고, 때리고, 짓밟고, 폭력을 휘두릅니다. 등장인물들과 시청자들은 폭력에 열광합니다. 하루 종일 시청자들이 <공룡메카드>를 시청한다고 해도, 시청자들은 공룡 생태를 배우지 못할 겁니다. 어쩌면 시청자들은 진짜 공룡 생태가 시시하다고 느낄지 모릅니다. 진짜 스테고사우루스는 꼬리 가시들에서 전기를 뿜지 못합니다. 사실 이런 공룡은 그저 공룡을 빙자한 전투 병기에 불과합니다. 공룡들이 고통스러워한다고 해도, 등장인물들은 얼마든지 웃을 수 있습니다. <공룡 메카드>의 등장인물들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자살한다고 해도 이윤 때문에 껄껄 웃는 자본가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노예가 고통스러워한다고 해도, 승리할 수 있다면, 나용찬은 얼마든지 기뻐할 겁니다.



생태학자들은 먹이 그물망이 그런 개념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먹이 그물망은 태양이나 기타 화학 과정에서 시작한 영양분이 복잡하게 흐르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거대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런 과정을 머릿속에 쉽게 떠올리지 못할지 모릅니다. 풀씨와 생쥐와 올빼미와 버섯은 간단한 먹이 그물망이나, 진짜 자연 생태계에는 훨씬 복잡하고 방대한 먹이 그물망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런 먹이 그물망을 이해한다면, 경이로운 시각으로 사람들은 자연 생태계를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이런 먹이 그물망이 절대 시각적이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하루 종일 사람들이 뒷산을 돌아다닌다고 해도, 사람들은 이런 먹이 그물망을 직접 관찰하지 못합니다. 사실 사람들이 생태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먹이 그물망을 직접 관찰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전문 다큐멘터리 작가가 생생하게 자연 풍경을 촬영한다고 해도, 카메라 드론이 희귀한 장면들을 촬영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전반적인 먹이 그물망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그저 몇몇 장면을 구경할 수 있을 뿐입니다. 먹이 그물망은 추상적이고 비가시적인 개념입니다. 먹이 그물망은 <공룡메카드>와 다릅니다. <공룡메카드>는 역동적이고 시각적이나, 먹이 그물망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계속 이걸 고민하고, 책들을 읽고, 계속 생각한다면, 사람들은 먹이 그물망에 훨씬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사람들이 추상적인 개념에 익숙해지고 싶다면, 사람들은 계속 책들을 읽고 계속 고민해야 할 겁니다. 이건 추상적인 개념에 가까이 다가가는 좋은 방법들 중에서 하나입니다. 대신 이건 다소 지루하고 재미없는 방법입니다. 어떤 사람은 추상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을 즐길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그런 과정이 지루하다고 느끼고 쉽게 포기할지 모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상적인 고민보다 랩터들이 스테고사우루스를 물어뜯는 장면은 훨씬 자극적일 겁니다.


만약 먹이 그물망을 이해하는 역동적이고 시각적인 도구가 있다면, 사람들은 훨씬 쉽게 먹이 그물망에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철학을 쉽게 풀어내기 위해 철학자들이 문학을 이용하는 것처럼, 먹이 그물망에 다가가기 위해 사람들에게는 시각적인 도구가 필요한지 모릅니다. 무엇이 도구가 될 수 있나요? 대답들은 여러 가지일 겁니다. 어쩌면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 역시 시각적인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모릅니다.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가상의 생태계를 직접 조성할 수 있습니다. <심라이프>나 <타이토 에콜로지>처럼, 생태계 게임을 플레이할 때, 게임 플레이어는 직접 식물상과 동물상과 분해자들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연 생태계가 번성하거나 지속 가능한 순환을 유지한다면, 게임 플레이어는 만족스럽다고 느낄 겁니다. 만약 자연 생태계가 무너지거나 게임 플레이어가 계속 깊이 개입해야 한다면, 게임 플레이어는 투덜거릴 겁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먹이 그물망을 조절할 수 있고, 그래서 게임 플레이어는 책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어가 '자신의 손으로' 나무들과 꽃들과 초식동물들과 육식동물들과 버섯들과 이끼들을 배치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어는 책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 생태계가 무너졌을 때, 게임 플레이어는 자신이 뭔가를 잘못했다고 회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태계 게임을 플레이할 때, 게임 플레이어는 추상적인 개념을 체험하고 머릿속에 넣을 수 있습니다. 이건 생태계 게임이 선사하는 장점입니다. 비록 <타이토 에콜로지>가 얕은 게임이라고 해도, 이런 게임들에는 뚜렷한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게임이 '성인용'이 아니라고 여길지 모르나, 어른들 역시 이런 게임에서 얼마든지 배울 수 있습니다. 생태 체험 프로그램이나 자연 다큐멘터리가 아쉽고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생태계 게임은 좋은 도구인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생태계 게임을 이용해 추상적이고 비가시적인 먹이 그물망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건 생생하고 시각적인 간접 경험입니다.



이건 생태 체험 프로그램이나 자연 다큐멘터리, 생태학 서적보다 생태계 게임이 반드시 낫다는 뜻이 아닙니다. 생태학적인 사고 방식을 키우기 위한 방법들은 다양할 겁니다. 이런 다양한 방법들 중에는 생태계 게임이 있을 겁니다. 만약 이렇게 사람들이 생태학적인 사고 방식을 키울 수 있다면, 뒷산이나 해변에서 사람들이 작은 버섯이나 오징어를 본다고 해도, 사람들은 방대한 먹이 그물망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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