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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과학 소설은 예언의 문학이 아니라 경고의 문학임을 기억하라." 이는 SF 가이드 총서 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비단 이 책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은 SF 소설이 경고의 문학이고 SF 장르가 경고의 장르라고 말하거나 SF 작가들이 경고를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흠, 왜 SF 작가들이 경고하기를 좋아할까요? 이웃 사촌 판타지 작가들에게는 그런 측면이 없습니다. 판타지 소설이 경고의 문학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판타지 소설이 경고의 문학이 될 수 있다고 해도, SF 소설보다 비판적인 목소리는 낮을 것 같습니다. 왜 SF 소설들이 시대 비판적인 목소리를 자처할까요? SF 작가들이 다른 주류 작가들이나 다른 장르 작가들보다 잘났기 때문에? SF 소설이 다른 주류 문학들이나 다른 장르 소설들보다..
※ 이 게시글은 소설 의 치명적인 내용 누설을 포함합니다. 사실 이게 아주 유명한 설정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는 내용 누설이 아닐지 모르겠으나…. 그렇다고 해도 저는 내용 누설을 경고하고 싶습니다. 소설 은 일반적인 시간 여행 이야기들과 많이 다릅니다. 은 시간 여행 이야기보다 미래의 묵시적인 문명을 체험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에서 시간 여행자는 시간선을 꼬거나 역사를 바꾸거나 역사적인 사건에 함부로 개입하지 못합니다. 시간 여행자는 오직 미래 문명을 체험하고 어떻게 미래 생태계가 바뀌었는지 목격할 뿐입니다. 미래로 떠나기 전에, 시간 여행자는 미래 문명이 아주 찬란할 거라고 여겼습니다. 19세기 산업 자본주의가 놀라운 업적을 이룩했기 때문에 시간 여행자는 미래 문명이 19세기 산업 자본주의보다 훨씬 ..
[게임 의 카드 그림. 어떻게 이런 공중 전함이 날아다닐 수 있을까요?] 단편 소설 은 미래 전쟁을 묘사하는 스팀펑크 장르입니다. 허버트 웰즈가 공중 전함(과 비슷한 어떤 병기들)을 묘사했기 때문에 은 스팀펑크 공중 전함을 묘사한 시초적인 소설이 되었죠. 문제는 묘사가 너무 분명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소설을 읽는다고 해도, 어떻게 공중 전함이 작동하는지 독자는 알지 못할 겁니다. 허버트 웰즈는 어떻게 공중 전함이 날아다닐 수 있는지 적지 않았어요. 은 공중 전함이 위압적으로 날아다닌다고 이야기할 뿐이고, 자세한 생김새나 동력을 적지 않았습니다. 허버트 웰즈가 정말 이야기하고 싶은 바는 그런 설정이 아니라 미래 전쟁이 불러올 파멸과 암울함이었습니다. 사실 허버트 웰즈는 1차 세계 대전과 2차 세계 대전을..
[칙칙폭폭 철컹철컹 증기 기관 상상력은 멋집니다. 이런 상상력이 공중 전함을 보여줄까요?] 소설 은 표지 그림에 위풍당당한 증기 자동차를 그렸습니다. 판본마다 표지 그림들은 서로 다르나, 여러 판본들은 증기 자동차를 내세웁니다. 한국어 판본 역시 증기 자동차를 보여줍니다. 표지 그림처럼 은 어떤 남자가 증기 트럭을 몰고 가는 장면을 이야기합니다. 작가 키스 로버츠는 굳건하고 튼튼한 증기 트럭을 자세하게 묘사합니다. 마치 작가가 증기 트럭에게 무한한 애정을 뿜는 것 같습니다. 사실 스팀펑크를 읽는 독자는 이런 묘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SF 독자들이 스팀펑크를 읽는 첫째 이유는 복고적인 첨단 기술을 원하기 때문일 겁니다. 스팀펑크 소설들은 증기 기관을 이용해 상상력을 밀어붙이고, 이런 상상력은..
[표지 그림에서 보드 게임 은 정말 웅장한 공중 철갑함을 보여줍니다.] 소설 은 공중 철갑함을 보여주는 전쟁 이야기입니다. 공중 철갑함이라는 표현이 옳은지 저는 잘 모르겠군요. 허버트 웰즈는 항공 전력을 묘사했으나,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허버트 웰즈는 그저 항공기(?)들이 공중을 날아다닌다고 언급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저는 허버트 웰즈가 언급한 항공 병기가 공중 철갑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은 공중 전함을 이야기하는 스팀펑크이고, 스팀펑크 전쟁들이 나갈 수 있는 길을 닦았죠. 공중 철갑함을 묘사하는 작가들은 허버트 웰즈에게 한 번쯤 고개를 숙여야 할 겁니다. 하지만 왜 하필 공중 철갑함일까요? 왜 스팀펑크 작가들은 철갑함 그 자체가 아니라 공중 철갑함에 열광할까요? 거대한 함선은..
[소설 은 침략 외계인 이야기이고 부분적으로 행성 공학 이야기입니다.] 소설 을 이야기할 때, 많은 독자들은 촉수 괴물 같은 화성인이나 막강한 삼발이 보행 병기를 이야기합니다. 특히, 지구 군대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삼발이는 SF 세상에서 보행 병기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어요. 전투 병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조차 삼발이 같은 기계에 시선을 돌릴 수 있을 겁니다. 거대한 기계가 쿵쿵거리며 걷는다면, 그것 자체가 대단한 장관이 될지 몰라요. 하지만 화성인들은 삼발이와 함께 또 다른 뭔가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붉은 식물입니다.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략한 이후, 붉은 식물들은 점차 퍼지기 시작합니다. 아마 지구를 화성으로 바꾸기 위해 화성인들은 붉은 식물들을 퍼뜨린 것 같습니다. 이는 일종의 행성 공..
[게임 의 카드 그림. 허버트 웰즈가 이런 공중 전함을 상상했을까요.] 단편 소설 은 허버트 웰즈가 쓴 전쟁 소설입니다. 은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고 비참한 전쟁이 세계를 짓밟는 광경을 묘사해요. 전쟁 소설로서 은 기이한 전투 병기를 보여줍니다. 허버트 웰즈는 전투 함선이나 전투 항공기를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웰즈는 그것이 장갑함처럼 생겼으나, 거대한 창머리처럼 보이고 구동축 대신 프로펠러를 달았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 번역본은 샤프트를 손잡이라고 번역했죠. 오역일 겁니다.) 아마 웰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니터함, 공중 순양함을 그리기 원했을지 모르겠어요. 어린 제비처럼 공중에서 그것들은 날렵하고 쉽게 날아갔습니다. 그 광경을 본 목격자는 그런 장면들이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것들은 엄청난 전..
생명체를 주물럭거리는 행위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 겁니다. 특히, 그게 동물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훨씬 기분이 좋지 않겠죠. (인간을 비롯한) 동물을 수술하거나 해부하거나 자른 적이 있다면, 피나 내장이나 기생충이나 기타 다른 것들이 긍정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겠으나, 일반적으로 피투성이 내장이나 기생충은 절대 긍정적인 장면이 아니죠. 하지만 바이오펑크 소설들은 그런 부분에 치중하고, 그래서 수많은 바이오펑크 소설들은 징그럽습니다. 아마 그런 징그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바이오펑크를 쓰는 작가들이 있을 겁니다. 기생충이 살을 파먹거나 인간이 절지류 괴물로 변하는 모습은 지워지지 않는 충격을 남길 겁니다. 아무리 예쁘고 따스한 그림들을 봐도, 그..
[유감스럽게도 19세기 비경 탐험 소설들에는 이런 여자 탐사 대원들이 없었습니다.] SF 평론가들은 메리 셸리가 사이언티픽 로망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평가합니다. 은 그런 결과물이고요. 메리 셸리가 사이언스 픽션을 쓴다는 자각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테크노 스릴러 작가처럼 메리 셸리는 인조인간 이야기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이언스 픽션이라는 장르를 쓴다는 자각이 없었을 겁니다. 나중에 쥘 베른이나 허버트 웰즈나 에드워드 벨라미 등은 자신들이 장르 작가임을 자각했으나, 메리 셸리는 그저 으스스한 소설을 썼을 뿐이죠. 그렇다고 해도 메리 셸리가 사이언티픽 로망스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장본인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메리 셸리는 여자죠. 흔히 사..
매드 사이언티스트, 그러니까 미치광이 과학자는 SF 소설 속에서 흔한 소재입니다.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무조건 미친 과학자라고 번역한다면, 그건 오류일 겁니다. 종종 미친 과학자보다 사악한 과학가 더 어울리는 번역 같습니다. 아니면 외골수에 빠진 과학자라고 불러야 할까요. 이 방면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소설 에 등장하는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조인간의 이름이라고 오해하는, 그 이름으로 불리는 인물이죠.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미친 사람이 아닙니다. 적어도 일반적인 기준에서 '미쳤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 겁니다. 그보다 프랑켄슈타인은 너무 한 가지 길에 빠졌고, 그래서 주변을 둘러볼 수 없었죠. 그런 외골수는 결국 프랑켄슈타인을 파멸로 이끌었고요. SF 평론가들은 메리 셸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