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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Strange Horizons이라는 사변 소설 잡지에서 엘리너 아나슨은 Hwarhath 시리즈와 기후 변화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엘리너 아나슨은 친척들에게 자신이 기후 변화와 맞서는 미래 인류를 그린 SF 소설을 쓴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소설 속에서 미래 인류는 바다에 철분들을 뿌리고, 거대 궤도 우산을 띄우고, 자연 생태계를 대규모로 보존합니다. 하지만 친척들은 그런 소설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고, 인류가 기후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어요. 그때 엘리너 아나슨은 사람들이 너무 쉽게 포기하고 절망한다고 느꼈습니다. 기후 변화가 아주 심각한 대재난이 될 수 있음에도, 친척들은 그걸 적극적으로 막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저 절망하고 대안이 없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마치..
소설 는 탐정 소설입니다. 꽤나 독특한 탐정 소설이죠. 제목처럼 소설 속에는 두 도시 베셀과 울코마가 등장합니다. 문제는 두 도시 시민들이 서로 무시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두 도시 시민들은 서로를 안 보고 안 듣느라 애씁니다. 만약 베셀 시민이 울코마 건물을 쳐다보거나 울코마 시민을 만난다면, 당장 침범국 요원들은 베셀 시민을 잡아갈 겁니다. 울코마 시민이 베셀 건물을 만지거나 베셀 시민과 대화한다면, 침범국은 그걸 범죄라고 규정할 겁니다. 이는 꽤나 우스꽝스럽고 기괴한 규칙이죠. 하지만 어떤 사건이 두 도시에 걸친다면? 저쪽 도시에서 이쪽 시민이 죽는다면? 어떻게 담당 형사가 이 사건을 처리해야 할까요. 담당 형사는 저쪽 도시 사람이고, 사건을 원활하게 수사하기 위해 이쪽 도시로 넘어가야 합니다. 하..
구글링 이미지에서 을 검색하면, 다양한 그림들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 뉴크로부존을 묘사했으나, 풍경들은 각자 다릅니다. 어떤 그림은 19세기 런던의 전형적인 한 장면을 뻥튀기하고, 뉴크로부존에 덧붙입니다. 이런 그림 속에서 건물들이나 구조물들이나 다리들은 훨씬 웅장하나, 기본적인 분위기는 19세기 런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뉴크로부존이 이렇게 생겼다고 상상했습니다. 차이나 미에빌이 영국 작가이고 런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저는 뉴크로부존이 비틀리고 과장된 19세기라고 상상했어요. 하지만 어떤 그림은 19세기보다 20세기 초기 같은 느낌을 풍깁니다. 규모는 웅장하나, 너무 삭막하고, 사이언스 판타지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어떤 그림은 높은 탑들과 아파트들을 하늘로 쭉쭉 세우고, 좀 더..
소설 에는 여러 리메이드들이 등장합니다. 리메이드는 일종의 개조 생명체입니다. 생체 개조 기술이 워낙 다양하게 쓰이기 때문에 소설은 온갖 리메이드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다른 모든 요소처럼 그런 리메이들은 절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아요. 생체 개조 기술은 추악하고 비참한 결과물들을 낳았습니다. 윤락가에서 성욕을 채워주는 사람들, 귀족이나 권력자를 호위하는 경비병들, 축제에서 구경거리가 되는 종족들. 어디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사실 19세기부터 SF 소설들은 생체 개조 기술을 별로 긍정적으로 그리지 않았어요. 예전에 몇 번 말한 것처럼 메리 셸리, 허버트 웰즈, 로버트 스티븐슨, 오귀스트 릴라당, 심지어 아서 코난 도일조차 생체 개조 기술을 부정적으로 묘사했습니다. SF 소설은 그런 ..
[구태여 이런 디스토피아가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도시는 디스토피아적으로 확장했습니다.] 차이나 미에빌은 대도시를 여러 방법들로 묘사하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 , , 같은 소설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도시를 조명하죠. 에서 또 다른 런던은 밑바닥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입니다. 에서 온갖 희한한 사람들이 런던에 우글거리고 누군가는 거대한 두족류 신이 세상을 멸망시킬 거라고 떠듭니다. 에서 시민들은 다른 도시를 외면하기 위해 기이한 풍습을 형성해요. 저는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소설이 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 속에 뉴크로부존은 각종 부패들이 모이는 온상 같습니다. 도시는 끊임없이 산업 폐기물들을 배출하고, 시장은 폭력 조직들과 결탁하고, 자본가들은 노동자들과 빈민들을 몰아내고, 인간들은 다른 지적 종족들을 차별합니..
[양쪽은 똑같은 내용을 다루나, 두 소설 표지 그림은 서로 다른 느낌을 풍깁니다.] 소설 은 의 재편입니다. 두 판역 모두 차이나 미에빌이 쓴 '첫째 바그-라그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출판사가 각자 다르고, 그래서 제목 역시 다른 듯하군요. 퍼디도라는 발음보다 페르디도라는 발음이 뭔가 더 스팀펑크 판타지에 어울릴 것처럼 들립니다. (개인적인 취향일 뿐입니다.) 두 소설은 표지 그림 역시 다릅니다. 은 조류 인간 가루다가 높은 건물 위에서 뉴크로부존 도시를 둘러보는 장면입니다. 음울하고 추악한 소설 내용을 반영하는 듯하군요. 반면, 은 좀 더 스팀펑크에 가깝습니다. 좀 더 밝고 따스한 느낌이에요. 지저분하고 참혹한 소설 내용과 별로 안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스팀펑크 장르가 (19세기 유럽..
[모스라는 여왕 제노모프 같은 징그러운 절지류 괴물 생산 공장, 절지류 암컷 괴물들과 다르죠.] 소설 은 절지류 괴수를 때려잡는 이야기입니다. 이 풍성한 소설은 여러 이야기들, 특히 도시 경관을 묘사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으나, 근본적으로 절지류 괴수가 등장하는 이야기죠. 그 괴수들은 나방처럼 생겼고, 사실 나방이라고 불립니다. 아주 징그럽고 흉악한 나방들이죠. 작가 차이나 미에빌은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했고, 꿈에서 도저히 보고 싶지 않은 징그러운 벌레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차이나 미에빌이 무조건 절지류를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존재로 취급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은 온갖 유사 인간들을 내보내고, 그 중에 벌레 종족도 있습니다. 이 벌레 종족을 이용해 차이나 미에빌은 절지류를 혐오하는 고정 관념..
소설 은 추레하고 지저분한 디스토피아입니다. 이 소설은 뉴크로부존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배경으로 삼고, 그 도시를 통치하는 군부가 얼마나 부패하고 더럽게 굴러가는지 묘사하죠.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시장은 서슴없이 폭력 조직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 폭력 조직이 도시 안에서 위험한 괴물들을 사육한다고 해도 시장은 딱히 상관하지 않아요. 심지어 시장은 기생 생명체나 외계 존재, 악마와도 협력하곤 합니다. 은 판타지 소설인 만큼, 온갖 희한한 생명체들과 외계 존재들을 선보입니다. 그런 존재들은 인류에게 심각한 해를 미칠 수 있으나, 시장은 도시를 유지하고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그런 존재들마저 끌어당깁니다. 당연히 시장은 노동자들을 짓밟거나 유사 인간들을 무시합니다. 유사 인간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을..
차이나 미에빌이 최근에 쓴 책은 입니다. 이죠. 러시아 10월 혁명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차이나 미에빌이 새로운 책을 쓴다고 들었기 때문에 저는 으레 기괴한 판타지 소설이나 스팀펑크 소설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차이나 미에빌은 상당히 좌파적인 작가이고, 그런 관점에서 러시아 혁명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을 겁니다. 은 그런 역사책인 듯하군요. 이 책을 보는 순간, 저는 존 몰리뉴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존 몰리뉴는 사회주의 철학을 논하는 마르크스주의 전문가입니다. 이 좌파 논객은 을 읽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잘 드러내는 디스토피아라고 칭찬했어요. 아마 차이나 미에빌이 좌파적이기 때문에 존 몰리뉴가 그 스팀펑크 소설을 칭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존 몰리뉴가 좌파 논객임을 감안해도 은 (..
[게임 에서 함대와 싸우는 우주 드래곤! 이런 설정 역시 중세 판타지에서 비롯했겠죠.] 예전에 어떤 인터넷 평론을 읽었습니다. 그 평론은 판타지 소설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나열하더군요. 초기 소설부터 전성기 소설을 거치고 던전 크롤링 게임을 설명하고 21세기 판타지에 이르기까지, 기념비적인 판타지 작품들이 줄줄이 등장했습니다. 각종 신화를 제외하고, , , 등은 초기 판타지입니다. (는 초기 SF 소설로 불리기도 하죠.) 3부작이나 시리즈는 현대 서사 판타지를 구축한 장본인이고요. 3부작 역시 빼놓지 못하겠죠. 그 평론은 소설 위주로 이야기했으나, 게임도 간과하지 않았습니다. 게임 자체의 영향력도 어마어마하고, 시리즈나 시리즈 같은 걸출한 소설들도 있고요. 는 전형적인 서사 판타지가 아니지만, 21세기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