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빛의 세계 (7)
SF 생태주의
[이런 장면에서 환경보다 개체는 훨씬 두드러집니다. 친숙한 환경은 비일상적인 개체를 둘러쌌습니다.] 2014년 영화 와 영화 은 똑같은 세계 설정에 기반합니다. 2014년 와 은 똑같이 몬스터버스 설정에 속합니다. 2014년 는 전편이고, 은 속편입니다. 하지만 와 에는 여러 차이들이 있습니다. 가장 커다란 차이점들 중에서 하나는 기이한 동물상과 거대 괴수를 둘러싼 이질적이고 낯선 환경입니다. 영화 제목처럼, 2014년 에서 핵심 소재는 고지라입니다. 무토 부부가 고지라에게 적대적이기 때문에, 무토 부부 역시 핵심 소재가 됩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비일상적인 상상력은 고지라와 무토 부부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반면,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영화 에서 핵심 소재는 해골섬입니다. 킹콩이 해골섬을 통치하기 ..
※ 이 게시글에는 제프 밴더미어가 쓴 소설 의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SF 세상에서 이런 식물 재배 구역이나 바이오 돔이나 인공 생태계는 드물지 않아요. X 구역은 어떨까요?] 전작 과 처럼, 소설 는 X 구역을 보여줍니다. 소설 는 어떻게 해안 지역이 기이한 자연 생태계로 바뀌는지 이야기합니다. 등대가 있는 해안 지역은 '정상적인' 생태계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사람들은 기이한 징조들을 목격하고, 해안 지역은 기이한 자연 생태계로 바뀌고, 여기는 X 구역이 됩니다. 원인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과 과 는 확실한 것들을 말하지 않습니다. 원인들은 다양하나, 사람들은 아무것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그저 추측할 뿐입니다. 사실 제프 밴더미어 역시 정답을 알지 못할 겁니다. 이런 뉴 위어드 픽션에..
이재창 작가가 쓴 소설 에서 소설 주인공은 석아찬이라는 청년입니다. 석아찬은 일기를 씁니다. 종종 소설 은 석아찬이 쓴 일기를 보여줍니다. 은 일기를 이용해 배경 설정과 상황과 분위기를 알립니다. 일기는 솔직합니다. 인간은 일기에 솔직한 심정을 적습니다. 일기는 1인칭 시점을 이용해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합니다. 은 전지적 작가 시점입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은 등장인물들의 심리들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지적 작가 시점은 등장인물들을 내려다봅니다. 이건 다소 권위적입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은 문자 그대로 전지전능합니다. 반면, 일기는 1인칭 시점입니다. 이런 1인칭 시점에는 권위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기가 열심히 배경 설정을 설명하거나 암울한 분위기를 털어놓는다고 해도, 독자는 담담하게 이것들을..
[물에 잠긴 무너진 도시. 울창한 자연 생태계. 기이한 해양 동물들. 적막한 분위기. 쪽배를 타는 소녀.] [어떤 대학교 교정. 10월 초반. 아침. 맑은 날씨. 교정 벤치에서 어떤 남학생은 소설책을 읽는 중이다. 어떤 여학생 등장. 여학생은 남학생에게 다가간다. 여학생은 벤치에 앉고 인사한다.] "안녕, 형. 여기에서 뭐하는 중이야? 어머, 그게 무슨 소설이이야?" "이거? 이건 제프 밴더미어가 쓴 야. 저번에 너는 이게 인상적인 소설이라고 말했지. 그래서 나 역시 이걸 읽고 싶다고 생각했어. 교양 과목 수업들 중에서 문학 비평 수업이 있기 때문이야. 게다가 요즘에 다들 페미니즘 소설에 관심을 기울이지. 나는 제프 밴더미어를 잘 모르나, 나는 제프 밴더미어가 페미니즘 작가들에게 친숙하다고 들었어." "..
[거대 괴수가 정말 남성적인 로망일까요.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거대 괴수가 남자의 로망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남자의 로망'은 크고 파괴적인 것을 뜻하겠죠. 이건 꽤나 이상한 사고 방식입니다. 왜 남자가 크고 파괴적인 것을 좋아해야 하나요? 어떤 남자가 장수 거북이나 혹등고래나 자이언트 세콰이어를 좋아한다면, 그 남자는 남자가 아닐까요? 장수 거북이나 혹등고래나 자이언트 세콰이어는 분명히 거대합니다. 거대 괴수처럼 이것들은 거대한 생명체들이죠. 하지만 이것들은 파괴적이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장수 거북이 해파리들을 잡아먹는다고 해도, 장수 거북의 입 안에 무시무시한 가시들이 가득하다고 해도, 아무도 장수 거북이 파괴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장수 거북은 ..
[자, 거대 괴수는 여자의 로망이 될 수 있습니다. 왜 거대 괴수가 무조건 파괴적이어야 하죠?] 거대 괴수는 로망입니다. 거대 괴수가 좋습니까? 네, 좋습니다. 비록 현실에 거대 괴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SF 소설들이 필요하죠. 하지만 현실 속에 거대한 생명체들은 얼마든지 존재합니다. 몇 백 kg이 나가는 아무르 호랑이나 불곰은 충분히 괴수가 될 수 있습니다. 아무르 호랑이나 불곰이 별로 크지 않다고요? 몇 톤이 나가는 인도 코끼리나 아프리카 코끼리는 어떨까요. 게다가 육지 동물들만 언급할 이유는 없겠죠. 강이나 바다로 시선을 돌릴 때, 우리는 더욱 거대한 생명체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거대 괴수로서 아나콘다나 바다 악어는 손색이 없을 겁니다. 백상아리나 범고래 역시 마찬가지겠죠. 향유 고래나..
제프 밴더미어의 는 서던 리치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 에 이은 세 번째 소설이고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소설이죠. 에서 12차 탐사대는 X 구역이라는 원시적이고 기이한 야생을 떠돌아 다닙니다. 은 누가 탐사대를 조직했고 왜 탐사대를 그 기이한 야생 지역으로 보냈는지 설명합니다. 물론 아무리 이 열심히 설명한다고 해도 모든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의문은 더욱 높이 쌓입니다. 는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그 모든 것들을 망라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뭔가를 제시하는 대신 전작의 여러 인물들을 불러옵니다. 에서 주인공은 생물학자였습니다. 에서 주인공은 신임 국장이었습니다. 반면, 에서 특정한 주인공은 눈에 뜨이지 않습니다. 이전 소설들의 여러 인물들이 번갈아 등장하고,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