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노인의 전쟁 (10)
SF 생태주의
[이 장면은 다른 세계입니다. 이 세계는 자연(나무)을 강조합니다.] SF 독자들은 '다른 세계'를 부정하지 못합니다. 비록 이 독자들이 인정하기 싫어한다고 해도, 이 독자들은 '다른 세계'를 인정해야 합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사이언스 픽션(SF)에 속합니다. 이 세계에서 궤도 승강기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와 달리, 현실에서 이 기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21세기 초반, 인류 문명은 궤도 승강기를 건설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미래 문명은 이 기계를 건설하는지 모릅니다. 아무리 궤도 승강기가 가능하다고 해도, 이 기계는 현재가 아닙니다. 이 기계는 오직 미래에만 속합니다. 궤도 승강기는 현실과 스페이스 오페라가 다르다고 보여줍니다. 존 스칼지는 을 썼습니다. 이 소설은 스페이스 오페라입..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방망이를 두드리면, 무엇이 될까. 금 나와라 와라, 뚝딱. 은 나와라 와라, 뚝딱~♬" 이 동요가 보여주는 것처럼, 도깨비 방망이는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도깨비 방망이는 먹거리를 얻고 재물을 얻습니다. 심지어 도깨비 방망이는 귀중한 황금조차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현실에서 도깨비 방망이가 존재한다면, 브레튼 우즈 협정은 성립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심지어 도깨비 방망이가 귀중한 황금조차 얻기 때문에, 고작 소설 따위는 문제가 아닐 겁니다. 많은 사람들은 황금에 집착합니다. 이건 황금 만능주의입니다. 황금 만능주의와 달리, 소설 만능주의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소설이 귀중하지 않기 때문에, 소설 만능주의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황금 만능주의가 나타나고, 소설 ..
[킴 스탠리 로빈슨의 '강연',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 아마노 코즈에의 '만화'는 다른 형식들에 기반합니다.] 다른 많은 생명체들처럼, 우리 인간에게는 몸이 있습니다. 우리는 특정한 형태를 유지해야 하고, 이것을 위해 우리는 화학적인 질서를 특정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이것을 위해 우리는 영양분을 소모해야 합니다. 영양분을 소모하기 위해 우리는 먹어야 합니다. 우리는 육체적인 존재입니다. 모든 인간은 육체적인 존재입니다. 극지 이누이트 할머니부터 아마존 열대 밀림 소녀까지, 예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포스트 모더니즘과 해체 이론이 상대성과 차이를 떠든다고 해도, 여기에는 상대성과 차이가 없습니다. 예외 없이, 인간은 육체적인 존재입니다. 우리에게는 특정한 형태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뭔가를..
존 스칼지가 쓴 은 에서 이어지는 속편입니다. 에서 백발 할아버지 존 페리는 치열한 전장에 참가합니다. 제목 그대로 은 하얀 머리카락과 늙은 몸을 휘날리는 노인들이 전쟁에 참가하는 소설입니다. 예전에 말한 것처럼 이런 설정은 곧바로 호기심으로 이어질 겁니다. 아니, 어떻게 백발 할아버지들이 전장에 참가할 수 있는가? 꼰대 장성들이 아닌 이상, 전장에서 뛰고 구르고 쏘는 병사들은 젊은이들이 아닌가? 전장에서 적어도 중년을 넘긴 남자가 격렬하게 싸우기가 어렵지 않은가? 게다가 이 소설에서 오직 할아버지들만 전장으로 달려가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들처럼 할머니들 역시 열심히 싸우죠. 할머니들이 전장으로 달려간다? 그게 가능한가? 이런 물음들로서 은 시작하고, 사건을 진행하는 동안 은 계속 이런 물음들을 놓치지 않..
인간은 시각적인 동물이고, 첫인상은 많은 것들을 좌우합니다. 첫인상이 좋을 때, 인간은 그 대상이 긍정적일 거라고 기대합니다. 첫인상이 나쁠 때, 인간은 그 대상이 부정적일 거라고 경계합니다. 이런 기대와 경계는 계속 그 대상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첫인상을 중시합니다. 겉모습은 전부가 아니고 내면은 겉모습보다 중요하나, 그렇다고 해도 첫인상을 좋게 꾸미기 위해 사람들은 노력하죠. 소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소설 제목과 표지 그림은 첫인상이 될 수 있고, 독자들은 첫인상으로 소설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들은 인상적인 제목과 표지 그림을 고민합니다. 여기에서 표지 그림은 다소 부차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작가는 표지 그림을 직접 그리지 못하죠. 어떤 소설책들은 ..
"하늘 아래에서 새로운 것은 없다." 가끔 소설 작가들이나 문학 평론가들은 이 문구를 읊조립니다. 하늘 아래에서 새로운 것이 없다면, 하늘 아래에서 새로운 소설 역시 없을 겁니다. 하늘 아래에서 새로운 소설이 없다면, 수많은 소설들은 비슷하겠죠. 옛날 소설과 현대 소설은 비슷할 테고, 이 작가가 쓴 소설과 저 작가가 쓴 소설은 비슷할 겁니다. 여자 작가가 쓴 소설과 남자 작가가 쓴 소설 역시 비슷하겠죠. 수많은 연애 소설들은 두 연인이 사랑하고 결혼에 골인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통상적인 연애 소설들은 그런 것을 이야기합니다. 두 연인은 사랑하고, 이런저런 어려움들을 겪으나 결국 두 연인은 결혼에 골인합니다. 조선의 고전 은 그런 내용이고, 블록버스터 영화 은 그런 내용이고, 19세기 유럽 소설 은 그런 내..
제목처럼 존 스칼지가 쓴 은 노인들이 전쟁에 참가하는 소설입니다. 이건 비유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백발 노인들은 정말 전장으로 달려가고, 그 전장에서는 온갖 파괴들이 벌어집니다. 총알이 날아오고, 포탄이 터지고, 폭발 파편들이 퍼지는 전장에서 노인들은 적들과 싸워야 합니다. 주인공 존 페리는 머리카락이 하얀 할아버지입니다. 모병소에서 이 할아버지는 입대를 자원하고, 이 장면은 소설의 첫머리를 장식합니다. 소설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장면은 모병소에 자원 입대하는 할아버지죠. 이건 꽤나 어처구니가 없는 장면입니다. 자고로 전쟁은 남자 젊은이들이 필요하다고 외칩니다. 기력이 딸리기 때문에 전장에서 노인들은 아무 쓸모가 없어요. 애국심에 불타는 노인들이 입대하겠다고 자원한다고 해도, 군대는 받아주지 않을 겁니다...
소설 는 여자 주인공을 내세웁니다. 게다가 주인공은 일반인이 아니라 특수 요원입니다. 위기 상황을 능수능란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정예 요원이죠. 이런 인물을 여전사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어쩌면 누군가는 그 인물이 정예 요원이라고 해도 전사가 아니라고 말할지 모르겠군요. 같은 소설은 어떨까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제인 세이건은 분명히 여전사입니다. 정예 병사일 뿐만 아니라 강력한 외계인을 멋지게 해치우는 여전사입니다. 사실 SF 소설들에서 이런 여전사를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을 겁니다. SF 소설들은 온갖 첨단 기술들을 제공하고, 여자들 역시 전장에서 화려하게 활약할 수 있습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근력이 부족하다고요? 괜찮습니다. SF 소설들은 태생적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온갖 기술들을 늘어놓을 수 있..
스페이스 오페라 소설답게 에는 수많은 외계 생명체들이 등장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대부분 외계 생명체들은 그저 유별난 인간들에 불과합니다. 파충류 인간, 절지류 인간, 아름다운 인간, 못생긴 인간, 종교적인 인간, 무뚝뚝한 인간…. 스페이스 오페라 작가들은 인간들에게 몇몇 속성과 외모를 덧붙이고 외계인으로 분류합니다. 을 쓴 존 스칼지 역시 다르지 않아요. 저는 피부색만 다른 인간이 아니라 좀 더 독특한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기 바랐습니다. 이나 처럼 우주 드래곤(!)은 어떨까요. 우주 드래곤은 황당한 설정일지 모르나, 피부색만 다른 외계인보다 우주 드래곤이 훨씬 나을 겁니다. 하지만 에는 우주 드래곤이 나오지 않고, 거대한 외계 괴수가 나오지 않습니다. 인류 개조 병사들이 거대한 괴수와 싸우는 장면은 흥미..
흔히 소설 는 SF 밀리터리 소설이라고 불립니다. 도 그렇고, 도 그렇고, 도 그렇죠. 사실 수많은 SF 전쟁 소설들은 SF 밀리터리 소설이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외딴 행성에 사는 민간인이 은하 제국 전쟁에 휘말린다고 해도 평론가들이나 독자들은 그 이야기를 SF 밀리터리라고 부르지 않을 듯합니다. 군대가 등장한다고 해도 작가가 뭔가 군사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면, 그 이야기는 SF 밀리터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는 은하 제국과 우주 전쟁과 함선 군인들이 등장합니다. 아예 소설 주인공은 함선 인공 지능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밀리터리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은 별로 없을 듯합니다. 장르를 정확히 규정하기는 어렵고, 아무도 무엇이 정확한 장르인지 정의하지 못하나, 저는 어느 정도 공통된 범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