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나는 전설이다 (7)
SF 생태주의
[좀비들은 우르르 몰려오고 어떤 집을 습격합니다. 이건 전형적인 좀비 아포칼립스 줄거리입니다.] 아니, 세상에! 좀비들은 우르르 몰리고 어떤 집을 습격합니다. 좀비 무리는 엄청납니다. 좀비 행렬은 끝나지 않습니다. 만약 좀비들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좀비들은 생존자를 공격할 겁니다. 좀비들은 사람 뇌를 먹기 원할 겁니다. 생존자는 좀비들을 물리쳐야 합니다. 아무리 좀비들이 우르르 몰려온다고 해도, 생존자는 좀비들을 물리쳐야 합니다. 이건 절대 쉬운 과정이 아닙니다. 어쩌면 이건 너무 어려운 과정일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도 포기는 없습니다. 포기는 죽음으로 이어질 겁니다. 만약 좀비들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사람 뇌는 좀비 식사가 될 겁니다. 아아, 좀비들은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이런 줄거리는 아주 전형적인..
"인간의, 인간에 관한, 인간에 대한 SF는 없다." 예전에 이렇게 alt.SF 웹진은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2014년 8월 기사에서 alt.SF 웹진은 '결국 사이언스 픽션 역시 보편적인 인간을 이야기한다'는 주장에 크게 반박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사이언스 픽션이 자랑하는 정수를 버립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개인과 개인 수준을 넘어 인간 사회, 인류라는 종,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 수 있는 어떤 지성, 아니면 우주 그 자체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장르입니다. 만약 사이언스 픽션이 오직 보편적인 인간들만 이야기한다면, 이건 망원경으로 샬레를 들여다보는 행위와 다르지 않을 겁니다. 사이언스 픽션이 자랑하는 재미는 심지어 마지막 한 방울조차 SF 요소에 들었습니다. 이렇게 alt.SF 웹진은 주장하고 보편적인 인..
코니 윌리스가 쓴 은 시간 여행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은 신나고 떠들썩하고 즐거운 성탄절과 첨단 미래 도시와 고요한 중세 마을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꽤나 희극적입니다. 등장인물들은 매력 덩어리이고 사방에 독특한 개성들을 펼칩니다. 어떤 등장인물은 꽤나 얄밉고, 어떤 등장인물은 장난기를 한껏 발산하고, 어떤 등장인물은 농담 따먹기에 어울립니다. 온갖 좌충우돌 소동은 여기에 한 몫을 더합니다. 코니 윌리스는 연이어 농담들과 우스꽝스러운 소동들과 톡톡 튀는 등장인물들을 늘어놓습니다. 종종 은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하나, 전반적으로 이 소설은 진지함보다 쾌활함에 치우칩니다. 소설의 시간적인 배경이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에, 엉뚱하고 우스꽝스러운 소동들은 훨씬 흥겹게 휘돌 수 있습니다. 속편 가 그런..
[사이언스 픽션과 중세 유럽 판타지는 모두 삼림 도시를 말할 수 있으나, 양쪽은 서로 다릅니다.] SF 장르와 판타지 장르에서 '삼림 도시'는 서로 다른 측면을 드러냅니다. SF 장르와 판타지 장르에게 삼림 도시는 상상의 영역입니다. 현대 인류 문명에서 삼림 도시는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류 문명에서 삼림 도시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SF 장르와 판타지 장르가 그리는 삼림 도시는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삼림 도시는 자연 친화적인 문명을 나타낼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장치입니다. 흔히 우리는 도시가 자연과 대비된다고 여깁니다. 도시는 자연이 침범하지 못하는 구역입니다. 도시가 나타날 때, 도시는 자연을 훼손합니다. 자연은 쉽게 도시로 들어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온갖 포스트 아포칼립스들은 멸망 이..
다니엘 디포가 쓴 소설 와 리처드 매드슨이 쓴 와 앤디 위어가 쓴 에는 핵심적인 공통점이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은 와 이 비슷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어떤 독자는 아예 이 SF 판본 라고 간주할지 모릅니다. 양쪽 소설에서 주인공은 외딴 지역에 표류했고, 혼자 생존해야 하고, 자급자족 경제를 꾸려야 했습니다. 는 무인도를 다루고, 은 외계 화성을 다룹니다. 무인도와 화성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고, 그래서 은 어려운 SF 소설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양쪽 소설은 비슷한 감성을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외딴 지역에서 인간이 혼자 생존할 수 있는가? 그때 인간은 무엇을 느끼는가? 인간이 문명을 떠날 때, 그게 무엇을 뜻하는가? 역시 비슷한 감성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에서 소설 주인공은 외딴 지..
[인류 문명이 멸망했을 때, 동물 동료로서 탐지견은 훨씬 활약할 수 있겠죠.] "우리가 데리고 가야 해요, 아빠. 개는 먹을 걸 찾아낼 수도 있잖아요." 소설 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 소설에서 어떤 남자와 소년은 무너진 세상을 떠돕니다. 작가는 왜 세상이 무너졌는지 전혀 언급하지 않으나, 인류 문명은 처참하게 멸망한 듯 보이고, 남자와 소년은 지옥을 떠돕니다. 어느 날 그들은 어디에서 개가 짖는 소리를 듣고, 소년은 개를 데리고 가기 원합니다. 아마 누군가가 개를 죽이거나 잡아먹을 거라고 걱정했기 때문이겠죠. 소년은 개를 데리고 가자고 조르고, 개가 먹을 걸 찾을 수 있다고 핑계를 댑니다. 어쩌면 소년은 정말 개가 먹을 걸 찾을 수 있다고 믿었는지 모르죠. 사람들은 여러 특수견들을 이용하고, 전장에서 ..
치어리 프리스트가 쓴 는 스팀펑크 소설입니다. 좀비들이 우르르 등장하는 스팀펑크 소설이죠. 배경은 남북 전쟁 초기 같습니다. 북미 사람들은 추운 북부에 금광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고, 대박을 잡기 위해 다들 추운 북부로 떠납니다. 스팀펑크답게 굴착기를 이용해 사람들은 땅을 팝니다. 하지만 그때 지하에서 유독한 기체가 퍼졌습니다. 그 기체는 사람들을 죽이고 좀비들로 바꾸었죠. 저는 를 읽은 적이 없고, 그래서 자세한 내용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스팀펑크와 좀비 아포칼립스를 결합한 소설로서 는 꽤나 인기를 끄는 듯합니다. 출판 날짜는 2009년입니다. 흠, 2009년. 소설 가 2006년에 나왔죠. 그 이후 좀비 아포칼립스가 크게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나 같은 소설들 역시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