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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행성 4X 게임과 생태계 시뮬레이션 본문

생태/문화·기술로서 자연

행성 4X 게임과 생태계 시뮬레이션

OneTiger 2017. 3. 1. 20:15

생태계 시뮬레이션은 오래 전부터 비디오 게임 세계의 터줏대감이었습니다. 혹은 약방의 감초처럼 비디오 게임 역사의 한 켠에 꼬박꼬박 끼어들었다고 표현할 수 있겠군요. 고전적인 <심라이프>나 <심파크>가 있고, <어스텅> 같은 그야말로 인디 게임도 있고, <타이토 에콜로지>처럼 아기자기하지만 풍부한 게임도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게임들은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블록버스터는 아닙니다. 천 만 장씩 팔아치우는 AAA 타이틀과 별로 인연이 없어요. 여기저기 나무를 심고, 동물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기후를 조절하고, 다양한 생명들이 상호작용하고…. 생태계 게임은 이런 내용입니다. 솔직히 화끈하고 자극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생명의 역사에 감동하는 사람은 이런 게임을 보고 장대한 생태계를 떠올릴 수 있겠으나, 당장 이목을 끌기 어려운 소재입니다. 그래서 생태계 게임은 언제나 주변부에 머무릅니다. 하지만 주변부에서 꾸준히 발전하고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가끔 저는 이런 생태계 시뮬레이션을 4X 게임과 결합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가령, <판도라: 퍼스트 콘택트> 같은 게임에는 여러 야생 동물들이 나옵니다. 이 생물들이 자연 환경에 맞추고 자기네들끼리 순환 체계를 이루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순환 체계가 플레이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겁니다. 아니면 플레이어가 이런 순환 흐름을 깨뜨리거나 간섭할 수 있겠죠. 그러면 게임 플레이가 훨씬 풍부해질 겁니다. 아, 물론 이렇게 만든다면, 제작비가 꽤나 올라가겠죠. 게다가 게임 설계가 엄청나게, 아주 엄청나게 복잡해질 겁니다. 사실 각종 세력들의 경제, 외교, 정치, 문화 등도 골치가 아플 텐데, 여기에 생태계 시뮬레이션까지 추가한다면…. 게임 제작진은 머리를 쥐어뜯고 싶어할지 모르겠어요. 생태계 시뮬레이션과 4X 게임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해야 할 테니까요.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둘 중 하나를 줄이는 게 맞겠죠. <알파 센타우리>처럼 생태계를 '일정 부분만 재현'하는 게 타협점일 듯.


<듄> 같은 소설을 읽어보면, 그 방대하고 구조적인 생태계 설정이 꽤나 인상적입니다. 그래서 4X 게임에서도 이런 설정을 집어넣을 수 없나 고민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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