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생태주의
<주먹왕 랄프 2>에서 레아 오르가나와 모아나 와이알리키 본문
[디즈니 공주들은 다양합니다. 다른 공주들보다 어떤 공주는 거대하고 생태적인 영역으로 나갈지 모릅니다.]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 2>에서 바넬로피 본 슈위츠는 이른바 디즈니 공주들과 만납니다. 공주 대기실에는 여러 디즈니 공주들이 있고, 여기에서 바넬로피 본 슈위츠는 그들과 만납니다. 만약 <주먹왕 랄프 2>가 사이버펑크가 아니었다면, 바넬로피는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들에 들어가지 못했을 테고, 바넬로피와 디즈니 공주들은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이건 <주먹왕 랄프 2>가 전형적인 사이버펑크라는 뜻이 아닙니다. 솔직히 이 애니메이션은 전형적인 사이버펑크보다 메타 창작물에 가깝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온갖 다른 창작물들을 빌려오고, 오마쥬들과 패러디들을 늘어놓고, 이른바 제4의 벽을 깹니다.
아무리 이 애니메이션에 사이버 스페이스가 나온다고 해도, 애니메이션 속에서 사이버 스페이스보다 오마쥬들, 패러디들, 메타 개그들, 제4의 벽 돌파는 훨씬 강렬하고 커다란 비중을 차지합니다. <주먹왕 랄프 2>는 소설 <뉴로맨서>, 영화 <13층>, 게임 <새틀라이트 레인>과 다릅니다. 이런 전형적인 사이버펑크들은 디스토피아와 결합하나, <주먹왕 랄프>는 디스토피아와 이어지지 않습니다. 만약 이 애니메이션이 전형적인 사이버펑크 울타리에 들어간다면, 사이버펑크 울타리 속에서 <주먹왕 랄프 2>는 꽤나 이질적일 겁니다. 사이버펑크에게 사이버 스페이스는 전부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도 분명히 <주먹왕 랄프 2>는 사이버 스페이스에 온갖 상상력들을 덧붙입니다. <주먹왕 랄프 2>가 전형적인 사이버펑크가 아니라고 해도, 사이버펑크 장르와 <주먹왕 랄프 2> 사이에는 여러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관객들은 <주먹왕 랄프 2>가 근대화(정보화)에 비일상적인 요소들을 덧붙인다고 인식할 수 있습니다. 소설 <뉴로맨서>, 영화 <13층>, 게임 <새틀라이트 레인>처럼, 사이버펑크 장르가 사이버 스페이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주먹왕 랄프 2>가 사이버펑크 장르와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객들이 사이버 스페이스 설정을 좋아한다면, 관객들은 <스노우 크래시>와 <주먹왕 랄프 2>를 똑같이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주먹왕 랄프 2>가 사이버펑크 장르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해도, <주먹왕 랄프 2>와 사이버펑크 사이에는 이런 유사성들이 있습니다. 소설 <펀의 드래곤 라이더>가 중세 유럽 판타지라고 해도, 이 소설이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 들어가는 것처럼, 장르에는 여러 측면들이 있습니다. <주먹왕 랄프 2>에서 사이버 스페이스는 주된 배경 무대이고, 이런 특징은 사이버펑크(의 여러 측면들 중에서 사이버 스페이스)와 어느 정도 어울릴 수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이 정보화에 상상력들을 덧붙이기 때문에, 바넬로피 본 슈위츠는 '오 마이 디즈니'에 들어가고, 공주 대기실에 들어가고, 디즈니 공주들과 만납니다. 이게 사이버펑크가 아니라고 해도, 이건 사이버 스페이스 상상력입니다.
<주먹왕 랄프 2>에서 디즈니 공주들은 백설, 신데렐라, 오로라, 에리얼, 벨, 쟈스민, 포카혼타스, 파뮬란, 티아나, 메리다, 라푼젤, 엘사와 안나 자매, 모아나 와이알리키입니다. 어쩌면 국내 관객들은 왜 포카혼타스, 뮬란, 모아나가 '공주'인지 반문할지 모릅니다. 한국어에서 대부분 '공주'는 황족, 왕족 여자를 가리킵니다. 분명히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는 부족장 딸이고, 뮬란은 상류층입니다. 하지만 포카혼타스와 모아나와 뮬란은 전형적인 공주가 아닙니다. 특히,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는 원시 부족민입니다. 우리가 공주를 머릿속에 떠올릴 때, 우리는 부족 사회보다 왕국과 제국을 머릿속에 함께 떠올립니다.
인류 사회가 계급 분화를 어느 정도 거친 이후, 공주는 나타납니다. 그래서 공주는 엄청난 잉여 생산물들을 독차지합니다. 그래서 공주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들과 장신구들을 걸치고, 미모를 뽐내고, 선망의 대상이 됩니다. 분명히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는 잉여 생산물들을 어느 정도 독차지하는 것 같으나, 부족 사회에서 부족장 딸은 압도적인 잉여 생산물들을 독차지하지 못할 겁니다. 심지어 부족 사회에 선물 경제가 있다면, 부족 상류층으로서 포카혼타스는 잉여 생산물들을 사회 전체에 계속 퍼뜨려야 할 겁니다. 모아나 역시 각종 채집, 어업, 건설, 교육 노동들에 꾸준히 참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는 전형적인 '공주'가 되지 못합니다. 특히, 서구 근대화 이후, 서구 제국주의가 널리 퍼졌기 때문에, 동화 속의 공주는 서구 문명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우리가 공주를 머릿속에 떠올릴 때, 우리는 유럽 빅토리아 시대가 미화하는 여자를 공주에 덧씌웁니다.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는 서구보다 제3세계에 속합니다. 파뮬란 역시 서구 사람이 아니나, 적어도 파뮬란은 거대 제국에 속합니다. 반면,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는 거대 문명에 속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관객들은 어떻게 포카혼타스와 모아나가 '공주'인지 반문할 겁니다. 디즈니 공주들 이외에 다른 공주들, 가령, 젤다 공주 같은 경우는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보다 다른 디즈니 공주들(부유한 서구 문명)에 훨씬 가깝습니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서 여러 젤다들은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나, 젤다는 공주님 유형에서 멀어지지 않습니다. 웹툰 <포 더 프린세스>에서 프린세스 에클라는 아주 전형적인 공주님입니다. 젤다 및 에클라와 달리, 모아나에게 공주님 칭호는 다소 어울리지 않습니다. 물론 디즈니 공주들에게 '공주'는 그저 계급 위상에 불과하지 않을 겁니다. 젊은 여자가 고귀한 미덕을 선사한다면, 이 여자는 공주가 될 수 있습니다. 백설부터 모아나까지, 디즈니 공주들은 이런 속성에 부합합니다. 모아나가 젤다 및 에클라와 다르다고 해도, 소녀 모아나는 반신 마우이와 함께 항해했고, 랄로타이에서 바다 괴수 타마토아를 물리쳤고, 자연의 여신 테 피티를 도왔습니다. 그래서 모아나는 공주인지 모릅니다.
[이런 웅장한 야생과 '공주님'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카혼타스의 미덕은 공주에 어울릴지 모릅니다.]
만약 '공주님'으로서 모아나가 다소 부족하다면, 레아 오르가나는 어떤가요?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 2>에서 바넬로피 본 슈위츠가 디즈니 공주들과 만담을 나누는 동안, C-3PO는 행사 시간을 알립니다. 루카스아츠가 디즈니 소속이기 때문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 2>는 루카스아츠 드로이드 C-3PO를 보여줬을 겁니다. 하지만 C-3PO가 디즈니 공주들을 수행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스타 워즈> 시리즈에서 C-3PO는 공주를 수행합니다. C-3PO는 레아 오르가나 공주를 수행합니다. 레아 오르가나가 공주이고, 루카스아츠가 디즈니 소속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레아 오르가나 역시 '디즈니 공주 계열'에 속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주먹왕 랄프 2>에서 디즈니 공주들은 공주가 되기 위한 여러 조건들을 늘어놓습니다. 마법 머리카락(라푼젤), 접촉 마법(엘사), 동물 친구(신데렐라, 쟈스민, 포카혼타스), 중독(백설), 저주(오로라, 티아나), 납치와 노역(벨, 라푼젤), 기타 등등. 가장 중요한 조건은 고아(특히, 아빠보다 엄마)와 듬직한 남자인 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디즈니 극장판 애니메이션들에서 엄마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지 않습니다. 관객들은 이게 가부장적인 편견일지 모른다고 의심할 수 있습니다. 바넬로피는 이런 조건(듬직한 남자 랄프)을 만족하고, 디즈니 공주들은 바넬로피가 공주라고 인정합니다. 백설은 자신의 노래를 따고 바넬로피를 축하합니다. 레아 오르가나 역시 이런 조건들을 만족합니다.
다스 베이더는 레아를 납치한 적이 있고, 레아는 엄마(파드메 나베리 아미달라)를 잃었고, 듬직한 남자 동료(한 솔로와 루크 스카이워커)는 레아를 돕습니다. 하지만 레아 오르가나가 여러 조건들을 만족한다고 해도, 레아 오르가나는 디즈니 공주 계열에 쉽게 들어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백설부터 모아나까지, 애니메이션 속의 모든 디즈니 공주와 달리, 레아 오르가나는 실사 영화 소속입니다. 캐리 피셔는 레아 오르가나의 초상과 마찬가지입니다. 캐리 피셔는 비단 레아 오르가나의 외면만 아니라 내면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캐리 피셔 이외에 다른 레아 오르가나를 생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화 <로그 원: 스타 워즈 스토리>는 그런 장면을 보여줬을 겁니다.
게다가 레아 오르가나는 저항군 지도자입니다. 다른 공주들과 달리, 레아 오르가나는 비장미가 넘치는 분위기를 풍깁니다. 아무리 파뮬란에게 군대 복무 경험이 있다고 해도, 파뮬란은 거대 제국 정규군 소속입니다. 반면, 레아 오르가나는 저항군, 운동권 소속입니다.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가 게릴라 전술을 대표하는 것처럼, 정규 군대와 운동권 소속은 완전히 다른 느낌을 풍깁니다. 레아 오르가나가 운동권이기 때문에, 레아는 미려한 공주 분위기를 별로 풍기지 못할 겁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서 레아 오르가나는 스페이스 오페라 소속입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스페이스 오페라 <스타 워즈>는 미국 '신화'입니다. 레아는 신화적인 등장인물이거나 적어도 신화 속의 등장인물입니다.
폴 앨콘은 상상력에 새로운 관점을 부여하고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사이언스 픽션이 과학 서사를 활용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변 소설 선언문>에서 반다나 싱은 사이언스 픽션과 고대 신화를 함께 언급합니다. 로저 젤라즈니가 쓴 <신들의 사회>는 정말 유사 신화 같습니다. 영화 <아바타>에서 판도라 나비 부족들은 자연의 여신을 언급합니다. 이렇게 사이언스 픽션은 신화에 닿을 수 있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유사 신화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스타 워즈> 시리즈를 미국 신화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해도, <스타 워즈>는 신화가 되고 레아 오르가나는 신화 속의 등장인물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많은 디즈니 공주들은 신화보다 동화 속의 등장인물들입니다.
신화와 동화가 똑같이 사변 장르라고 해도, 동화보다 신화는 훨씬 거대한 스케일과 사건을 강조합니다. 동화와 달리, 신화에게는 고유한 공식들이 있습니다. 고대 신화는 우주 창조, 자연 탄생, 공동체 건설을 정당화하기 원합니다. 동화와 신화에게는 다른 목적이 있습니다. 물론 디즈니 공주들 중에서 모아나는 신화 속의 등장인물입니다. 백설부터 안나까지, 다른 디즈니 공주들과 달리, 모아나는 신화에 속합니다. 사실 공주 대기실에서 모아나는 유일하게 신화 속의 등장인물입니다. 그래서 초반에 애니메이션 <모아나>는 어머니 섬 구전을 들려줍니다. 자연의 여신 테 피티는 세상을 창조하고, 반신 마우이는 세상을 바꿉니다. 신화로서 <모아나>에는 천지 창조, 자연의 힘, 공동체 역사가 있습니다.
사실 타마토아 역시 일반적인 악당이 아닙니다. 애니메이션 속에서 타마토아가 허당끼가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타마토아는 그저 허영심이 넘치는 악당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테 피티 전승에는 타마토아가 있습니다. 어쩌면 타마토아의 나이는 수 천 살이나 심지어 수 만 살에 이를지 모릅니다. <모아나>가 고대 신화에 기반하기 때문에, 심지어 타마토아는 불멸자일지 모릅니다. 반신 마우이는 태양을 고정시키고, 엄지로 하늘을 들어올리고, 섬을 끌어올리고, 바람을 불고, 코코넛 나무에 거름을 주기 위해 장어를 잡고, 인간들을 위한 세상을 창조하나, 타마토아는 이런 창조신을 일방적으로 두들겨팰 수 있습니다. 거대 바다 괴수로서 타마토아는 신을 죽일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마우이가 반신(demigod)이라고 해도, 마우이는 자연 현상을 조절합니다. 타마토아는 이런 반신 마우이를 일방적으로 두들겨패고 죽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악당들 중에서 타마토아는 상당히 강력한 거대 괴수입니다. 심지어 랄로타이는 인간계가 아닙니다. (랄로타이에서 어떤 바다 괴수는 고지라와 닮았습니다.) 우르술라나 자파가 마법을 부린다고 해도, 감히 인간계 필멸자들은 랄로타이 거대 바다 괴수에게 까불지 못할 겁니다. 비록 이게 설정 놀음에 불과하다고 해도, 모아나는 이런 강대한 괴수 타마토아와 접촉하고, 그래서 모아나 역시 평범한 필멸자 인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디즈니 공주들보다 모아나는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 속의 모세와 비슷합니다.
[아무리 루카스아츠가 디즈니 소속이라고 해도, 이런 모습은 디즈니 공주 계열과 쉽게 어울리지 못할 겁니다.]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에서 모세는 창조신과 접촉합니다. 야훼는 자신이 스스로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야훼가 세상을 창조했기 때문에, 야훼는 스스로 존재하고 성역을 만듭니다. 성역에 들어가기 위해 모세는 신발을 벗어야 합니다. 모세는 불타는 덤불을 바라보고 신성한 음성을 듣습니다. 애니메이션 <모아나>에서 자연의 여신 테 피티 역시 스스로 존재합니다. 타마토아는 테 피티의 심장이 '창조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자연의 여신은 생명체들을 퍼뜨리고 복원할 수 있습니다. 모아나는 이런 자연의 여신과 접촉합니다. <이집트 왕자>와 <모아나>에서 모세와 모아나는 똑같이 바다를 가르고 기적을 연출합니다.
비록 작동 원리가 다르다고 해도, 모세와 모아나는 공동체를 이끌기 위한 기적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아무리 엘사가 초대박 인기 캐릭터라고 해도, 아무리 엘사가 뛰어난 빙결 마법을 시전한다고 해도, 엘사와 모아나는 다른 위상에 속합니다. 동화 속의 엘사보다 신화 속의 모아나는 훨씬 거대합니다. 심지어 어떤 관객들은 고작 엘사 따위가 감히 거대한 모아나에게 까불지 못한다고 느낄지 모릅니다. (엘사의 압도적인 인기를 고려한다면, 이런 관객들은 아주 적을 겁니다.) 엘사는 인간계를 떠나지 않으나, 모아나는 인간계를 떠납니다. 엘사는 천지 창조에 개입하지 못하나, 모아나는 자연의 여신을 영접합니다.
백설부터 엘사까지, 다른 디즈니 공주들보다 모아나는 훨씬 거대한 위상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애니메이션 <모아나>가 동화 분위기를 이용해 신화를 포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아나가 신화 속의 등장인물이라고 해도, 모아나는 다른 공주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헤라클레스>에서 메가라 역시 신화 속의 등장인물이나, 메가라는 다른 디즈니 공주들과 쉽게 어울릴 겁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신화보다 동화 분위기가 훨씬 강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장대한 스페이스 오페라로서 <스타 워즈> 시리즈는 동화보다 신화에 가깝습니다.
<스타 워즈> 시리즈가 요란하고 신나고 산만한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해도, 레아 오르가나는 신화 속의 등장인물이고, 그래서 디즈니 공주 계열에게 레아 오르가나는 다소 이질적입니다. 레아에게 이런 특징들이 있다고 해도, 어떤 사람들은 레아가 디즈니 공주 계열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레아가 이질적이라고 느끼고, 어떤 사람들은 레아가 당연하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주관적인 의견들이 다르다고 해도, 관객들은 레아와 다른 디즈니 공주들을 비교하고 대조할 수 있습니다. 레아가 디즈니 공주 계열이 되거나 되지 못한다고 해도, 결과보다 이런 비교 및 대조 과정은 중요할 겁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그들이 무엇을 훨씬 좋아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덕후들이 취향을 확인하고 싶다면, 이런 비교 및 대조 과정은 유용한 방법이 될 겁니다. 레아 오르나가는 스페이스 오페라에 속하고, 스페이스 오페라는 사이언스 픽션입니다. 어슐라 르 귄이 쓴 <세상을 가리키는 말은 숲>은 사이언스 픽션입니다. 어떤 평론가들은 이 소설이 스페이스 오페라에 속한다고 말할 겁니다. 하지만 <세상 숲>은 레아 오르가나보다 <모아나>에 훨씬 가까울 수 있습니다. 어라, 이게 가능한가요? 어떻게 SF 소설 <세상을 가리키는 말은 숲>이 스페이스 오페라 속의 레아 오르가나보다 고대 신화 판타지 <모아나>에 훨씬 가까울 수 있나요?
영화 <스타 워즈> 시리즈에서 생태적인 상상력이 핵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태학 SF 소설로서 <세상 숲>은 환경 오염, 자원 고갈, 원주민 권리, 삼림 행성을 중시합니다. <모아나> 역시 생태적인 상상력(환경 오염, 자연 복원, 바다와의 교감, 동물 변신술사, 부족 사회)을 중시합니다. <모아나>에서 자연의 여신 테 피티가 최종 목표인 것처럼, 심지어 소설 <세상 숲> 표지 그림(링크)에는 자연의 여신이 있습니다. 반면, <스타 워즈> 시리즈에서 레아 오르가나는 환경 오염을 논의하지 않습니다. 레아와 생태적인 상상력 사이에는 교차점이 없습니다. 레아가 스페이스 오페라에 속함에도, SF 소설 <세상 숲>은 고대 신화 판타지 <모아나>와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모아나>에 생태적인 상상력이 있기 때문에, 심지어 <모아나>는 킴 스탠리 로빈슨이 쓴 <붉은 화성>과 이어질지 모릅니다. <모아나>와 <붉은 화성> 3부작은 모두 자연과 문명과 복원을 이야기합니다. <붉은 화성> 3부작이 어떻게 문명과 자연이 바뀌는지 논의하는 것처럼, 관객들은 모아나-마우이-테 피티가 문명-변화-자연을 비유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모아나>에서 새로운 섬을 찾기 위해 부족 선단이 항해하는 것처럼, <붉은 화성> 3부작에서 새로운 테라포밍을 위해 미래 문명은 우주로 항해합니다. 소설 <붉은 화성> 3부작은 자연 환경 복원과 새로운 공동체와 우주 항해를 축하합니다.
<모아나> 역시 자연 환경 복원과 새로운 공동체와 기나긴 항해를 축하합니다. 아무리 모아나가 디즈니 공주 계열이라고 해도, <신데렐라>와 <인어 공주>와 <미녀와 야수>와 <겨울 왕국>이 어떻게 자연이 문명을 둘러싸는지 고민하나요? 아무리 <붉은 화성>과 <제다이의 귀환>이 똑같이 사이언스 픽션이라고 해도, <제다이의 귀환>이 웅장한 자연과 원주민 권리와 문명 건설을 논의하나요? 그건 아닙니다. 반면, <모아나>와 <붉은 화성> 3부작은 비슷한 주제들을 논의합니다. 고대 판타지 '신화' 및 미래 과학적인 '신화'로서 <모아나>와 <붉은 화성> 3부작에는 근본적인 유사성이 있습니다.
[이런 사이언스 픽션들은 과학적인 서사를 신화적인 요소들(놀라운 자연, 문명 건설, 비경 탐험)에 연결합니다.]
반다나 싱(이 쓴 <사변 소설 선언문>)은 사변 장르로서 <모아나>와 <붉은 화성> 3부작이 신화적인 영역에 똑같이 들어간다고 말할 겁니다. 비록 <모아나>가 그저 얄팍하고 1차원적인 상업 애니메이션에 불과하다고 해도, <모아나>에 천지 창조, 자연의 힘, 공동체 역사가 있는 것처럼, <붉은 화성> 3부작에는 테라포밍, 생태계 변화, 평등한 문명 발흥이 있습니다. 심지어 <에이븐 콜로니> 같은 게임들 역시 <모아나>와 이어질지 모릅니다. <붉은 화성> 3부작처럼, <에이븐 콜로니>는 경이로운 자연과 새로운 문명과 기나긴 (우주) 항해와 비경 탐험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에이븐 콜로니>와 <모아나> 사이에는 교차점(항해와 탐험, 경이로운 자연 환경, 문명 건설)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고대 신화가 낡아빠진 구닥다리 골동품이라고 해도, 소설 작가들은 신화들을 참고하기 원할 겁니다. 이런 해석과 분류가 너무 지나치다고 해도, 분명히 <에이븐 콜로니>는 레아 오르가나보다 <모아나>와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생태적인 상상력을 좋아한다면, 사람들은 '스페이스 오페라' <에이븐 콜로니>를 '고대 신화 판타지' <모아나>와 함께 묶기 원할 겁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와 고대 신화 판타지는 짝궁이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판도라 열대 행성의 네이티리(스페이스 오페라)와 모투누이 열대 섬의 모아나(고대 신화 판타지)에게는 상통하는 측면이 있을지 모릅니다. 네이티리와 모아나는 모두 부족장의 딸이고, 주변 환경(타나토어와 바다)에게 도움을 받고, 자연의 여신을 숭배하고, 환경 오염을 정화하기 원합니다. 비록 판도라 열대 행성과 모투누이 열대 섬이 다르다고 해도, 모아나가 ISV 벤처 스타를 알지 못하고, 네이티리가 지구 시점 별자리를 알지 못한다고 해도, 네이티리와 모아나에게는 상통하는 측면이 있을 겁니다. 오호, 여기에 비단 모아나만 아니라 또 다른 디즈니 공주님 포카혼타스 역시 가세할 수 있습니다.
영화 <아바타>가 개봉했을 때, 많은 관객들은 <아바타>와 <포카혼타스>가 비슷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비록 전자가 우주 탐사물이고, 후자가 비경 탐험 판타지라고 해도, 네이티리와 포카혼타스와 모아나에게는 상통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렇게 <아바타>와 <포카혼타스>와 <모아나>와 <붉은 화성>과 <에이븐 콜로니>는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인가요? 영화 <아바타>에서 네이티리는 탐욕스러운 영리 기업을 몰아냅니다. 자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네이티리는 영리 기업과 싸웁니다. 문제는 네이티리가 자본주의 그 자체를 비판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윤 극대화를 위해 자본주의는 자연 환경을 파괴합니다.
자본주의는 경제 현상입니다. 우리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싶다면, 우리는 경제학을 언급해야 합니다. 네이티리가 경제학으로 자본주의를 비판할 수 있나요? 네이티리가 부족 사회 소속이기 때문에, 네이티리는 시장 경제 및 임금 노동 제도보다 생산 수단 공유와 계획 경제를 옹호할지 모릅니다.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는 어떤가요? 포카혼타스 역시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겁니다. 모아나는 서구 근대화를 절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네이티리처럼, 포카혼타스와 모아나가 부족 사회 소속이기 때문에,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는 시장 경제보다 계획 경제에 우호적일지 모릅니다.
분명히 <아바타>와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는 시장 경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왕족, 노예 주인, 자본가를 칭송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바타>와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는 평등한 사회 구조를 깊게 파악하지 않습니다. <붉은 화성> 3부작은 <아바타>와 <포카혼타스>와 <모아나>를 보충할 수 있습니다. 아르카디 보그다노프는 화성 핵 발전기에 반대하고 사회주의 문명을 지지합니다. <붉은 화성> 3부작에는 비단 웅장하고 경이로운 자연 환경 및 환경 보호만 아니라 평등한 사회 구조 역시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비교와 대조 과정을 통해 취향과 선호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