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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워프 레인저의 종족 정체성과 클래스 성향 본문

SF & 판타지/대지 모신

드워프 레인저의 종족 정체성과 클래스 성향

OneTiger 2019. 6. 20. 20:22

[드워프는 자연의 여신을 따르고 레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족 정체성은 이걸 가로막을 겁니다.]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비디오 게임 <던전스 앤 드래곤스: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는 <던전스 앤 드래곤스>에 기반합니다. 비디오 게임 <네버윈터 나이츠> 역시 <던전스 앤 드래곤스>에 기반합니다. 하지만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와 <네버윈터 나이츠>는 다릅니다.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에는 여섯 등장인물들이 있습니다. 자연 친화적인 엘프 루시아는 나뭇잎들을 휘날리고 해골 병사들을 처치할 수 있습니다. 드워프 딤스데일은 이런 기술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드워프 딤스데일이 자연 친화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싶다고 해도, 이건 불가능합니다.

 

드워프는 강하고 튼튼하고 황금을 밝히는 전사가 되어야 합니다. 드워프는 자연 정령과 사귀지 못하고, 나뭇잎들을 휘날리지 못하고, 날렵하게 숲 속을 달리지 못합니다. 반면, <네버윈터 나이츠>에서 이건 가능합니다. 드워프는 얼마든지 드루이드와 레인저가 되고, 동물 동료와 사귀고, 마법 덩굴을 조종하고, 숲 속을 달리거나 수풀에 은신하고, 드라이어드와 우정의 입맞춤을 나눌 수 있습니다. <네버윈터 나이츠>에서 여전히 대부분 드워프들은 강하고 튼튼하고 황금을 밝히는 전사에 가까우나, 게임 플레이어는 종족 정체성을 부정하고 클래스 성향을 따를 수 있습니다. 드워프 악셀리아는 얼마든지 삼림 레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흔히 자연은 숲을 가리키나, 지하 동굴에도 숲들이 있을 겁니다. 거대한 버섯들이 무성하게 자란다면, 이건 지하 버섯 숲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팬 아트(링크)처럼, 페이룬 지하 동굴에는 거대한 버섯들이 자라는지 모릅니다. 거대한 버섯들이 포자들을 뿌리고 포자들이 은은하게 빛난다면, 지하 버섯 숲은 정말 환상적일 겁니다. 악셀리아는 이런 울창하고 은은한 버섯 숲에 경탄하고 자연의 여신을 숭배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전형적인 온대 삼림보다 은은한 지하 버섯 숲이 훨씬 신비스럽지 않습니까.

 

지하 동굴에 숲이 없다고 해도, 지하 동굴에는 생물 다양성이 있을 겁니다. 지하 동굴에 생물 다양성이 있다면, 드워프 악셀리아는 동굴 생물 다양성에서 신성 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사악한 좀비들이 지하 야생 동물들을 괴롭힌다면, 드워프 동굴 레인저 악셀리아는 울버린 동물 동료와 함께 좀비들을 물리치고 지하 야생 동물들을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드워프 악셀리아가 레인저가 되고 자연 신성 능력들을 얻는다면, 다른 드워프들은 악셀리아가 드워프 관습과 전통을 무시한다고 투덜거릴 겁니다. 드워프는 아주 완고한 종족입니다. 드워프들은 관습과 전통과 명예를 중시합니다.

 

그래서 드워프들은 질서(law) 가치관에 가깝습니다. 반면, 레인저들은 무질서(chaotic) 가치관에 가깝습니다. 레인저들은 관습과 전통과 명예를 조롱할 겁니다. 귀족 아재가 평민들에게 거들먹거릴 때, 레인저 악셀리아는 무질서 가치관으로 귀족 아재를 비웃고 평민들을 옹호할 겁니다. 악셀리아가 비단 인간 귀족 및 엘프 귀족만 아니라 드워프 귀족을 함께 비웃는다면, 다른 드워프들은 이걸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드워프들의 질서 가치관과 레인저의 무질서 가치관은 대립합니다.

 

 

다른 드워프들은 악셀리아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볼 겁니다. 서구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르크스주의 흑인 여자가 외톨이가 되는 것처럼, 드워프 지하 왕국에서 악셀리아는 외톨이가 될지 모릅니다. 드워프들은 레인저 클래스 성향을 좋아하지 않으나, 저 유명한 드로우 드리즈트 도우덴이 드로우 정체성을 부정하고 드로우들의 숭배 대상 롤스를 싫어하는 것처럼, 악셀리아 역시 드워프 종족 정체성을 부정하고 레인저 클래스 가치관을 따를 수 있습니다. <네버윈터 나이츠>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이런 설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어가 악셀리아를 만들 때, 게임 플레이어는 배경 설정에 이것을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다른 드로우들의 눈동자들은 붉은색이나, 드리즈트 도우덴의 눈동자는 보라색입니다. 드리즈트처럼, <던전스 앤 드래곤스>에서 종족 정체성 문제는 완전히 드문 소재가 아닙니다. <네버윈터 나이츠 2>에서 드워프 켈가 아이언피스트는 드워프 정체성과 클래스 성향을 고민합니다. 켈가 아이언피스트는 몽크가 되고 싶어합니다. 드워프 몽크. 네, 이건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쥐라기 지층 속의 토끼 화석처럼, 드워프와 몽크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켈가 본인 역시 이걸 압니다. 게임 주인공이 "어라, 드워프 몽크?"라고 반응할 때, 켈가는 "이 세상에는 드워프 몽크보다 훨씬 기이한 것들이 많다."고 투덜거립니다. 하지만 아무리 페이룬 대륙에서 드워프 몽크보다 기이한 것들이 많다고 해도, 드워프 아이언피스트 부족은 켈가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부족이 드워프 몽크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켈가는 부족을 떠나고 방황합니다. 하지만 몽크가 질서 가치관이고, 드워프 사회가 질서적이기 때문에, 켈가 아이언피스트는 계속 관습과 전통과 명예를 추구합니다. 몽크와 달리, 레인저(의 무질서 가치관)는 관습과 전통과 명예를 부정하기 원하고, 드워프 몽크 켈가보다 드워프 레인저 악셀리아는 훨씬 많이 드워프 사회와 충돌할 겁니다. <네버윈터 나이츠>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드워프 레인저 악셀리아를 만들고 이런 설정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오직 드워프 딤스데일을 고를 뿐입니다.

 

드워프 딤스데일은 절대 드루이드나 레인저가 되지 못하고, 나뭇잎들을 휘날리지 못하고, 자연 정령과 사귀지 못합니다. 드워프 레인저 악셀리아와 달리, 딤스데일은 드워프라는 종족 정체성을 떠나지 못합니다. 악셀리아는 레인저라는 클래스 성향을 따를 수 있으나, 딤스데일은 그렇지 못합니다.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가 초기 판본 규칙을 따르고, <네버윈터 나이츠>가 3.0 판본 규칙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여러 차례 <던전스 앤 드래곤스>는 규칙들을 바꿨습니다. 초기 판본 규칙에는 클래스가 없습니다. 종족과 클래스는 다르지 않습니다. 종족은 클래스입니다. 초기 판본 규칙에는 오직 등장인물들만 있습니다.

 

 

2.0 판본 규칙(이른바 <어드밴스드 던전스 앤 드래곤스>)에서 종족과 클래스는 갈라섭니다. 종족과 클래스는 완전히 갈라서지 못하나, 등장인물들은 어느 정도 종족 정체성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3.0 판본 규칙에서 이제 더 이상 종족 정체성은 등장인물의 발목을 잡지 않습니다. <네버윈터 나이츠>처럼, 드워프 악셀리아는 자연 신성 능력들을 얻고, 무질서 가치관을 따르고, 자연의 여신을 숭배하고, 무분별한 벌목과 야생 동물 학살에 반대하고, 레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 중세 판타지들에게 평민들을 지지하고 귀족들을 무시하고 버섯 숲에 경탄하는 드워프 레인저 악셀리아는 이질적일 겁니다.

 

중세 판타지들은 자유분방한 드워프 레인저를 별로 구현하지 않습니다. 중세 유럽 판타지 <배틀 포 웨스노스>에는 저항군 세력이 있습니다. 저항군 세력은 자연 친화적이나, 드루이드들과 레인저들은 우드 엘프들입니다. <배틀 포 웨스노스>에는 일반적인 드워프 삼림 레인저 유닛이 없습니다. 드워프 세력과 저항군(우드 엘프) 세력은 다릅니다. 중세 유럽 판타지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VII>에는 실반 세력이 있으나, 실반 세력에는 드워프가 없습니다. 실반 세력에서 우드 엘프는 드루이드가 되고 드라이어드 및 그린 드래곤과 함께 싸울 수 있으나, 드워프는 그렇지 못합니다. 중세 유럽 판타지 <토탈 워: 워해머>에서 우드 엘프 세력에는 드워프가 없습니다. 사실 우드 엘프 세력은 드워프 세력과 싸웁니다.

 

 

중세 유럽 판타지 <에이지 오브 원더스 III> 역시 자유분방하고 자연 친화적인 드워프 레인저를 구현하지 않습니다. <네버윈터 나이츠>에서 드워프 레인저 악셀리아는 동물 동료와 사귀고, 자연 신성 주문으로 부상을 치료하고, 수풀 속에 잠복하고, 야생 다이어 울프에게 말을 건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틀 포 웨스노스>와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VII>와 <토탈 워: 워해머>와 <에이지 오브 원더스 III>에서 드워프 레인저 악셀리아는 존재하지 못합니다. 비단 이런 것들만 아니라 다른 여러 중세 판타지들은 드워프 삼림 레인저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배틀 포 웨스노스>와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VII>와 <토탈 워: 워해머>와 <에이지 오브 원더스 III>가 모두 전략 게임이기 때문에, 드워프 레인저가 존재하지 못하나요?

 

물론 <마이트 앤 매직 X>에는 드워프 야생 정찰병이 있습니다. <마이트 앤 매직 X>에서 네 모험가들은 파티를 구성하고 1인칭 시점으로 던전을 탐험합니다. <마이트 앤 매직 X>는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와 똑같은 설정을 공유하나, 이 게임은 롤플레잉 장르이고, 게임 플레이어는 드워프 정찰병을 고를 수 있습니다. 드워프 정찰병은 야생 지식들을 쌓고, 외곽 지역들을 돌아다니고, 치유 주문들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드워프 정찰병은 다른 전형적인 드워프 클래스들과 다릅니다. 하지만 이런 드워프 정찰병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우드 엘프와 달리, 사람들이 드워프를 머릿속에 떠올릴 때, 드워프는 전사나 성직자나 룬 마법사가 될 겁니다.

 

 

<마이트 앤 매직 X>이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와 설정을 공유하는 것처럼, 핵 앤 슬래시 롤플레잉 <워해머: 카오스베인>은 <워해머> 시리즈와 설정을 공유합니다. <워해머: 카오스베인>은 우드 엘프 정찰병 엘레사를 보여줍니다. <마이트 앤 매직 X>는 드워프 정찰병을 보여주나, <워해머: 카오스베인>에서 드워프는 야생 정찰병이 되지 못합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드워프 슬레이어(바바리안)를 골라야 합니다. 게임 플레이어가 나무 정령을 소환하고, 덩굴을 조종하고, 나뭇잎들로 장식하고 싶다면, 게임 플레이어는 드워프보다 우드 엘프를 골라야 합니다. <마이트 앤 매직 X>의 드워프 야생 정찰병보다 <워해머: 카오스베인>의 우드 엘프 정찰병 엘레사는 훨씬 전형적인 판타지 설정일 겁니다.

 

<네버윈터 나이츠>에서 게임 플레이어가 무질서 선 성향의 자연 친화적인 드워프 레인저 악셀리아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이런 드워프 레인저 악셀리아보다 <워해머: 카오스베인>의 우드 엘프 정찰병 엘레사는 훨씬 전형적일 겁니다. <네버윈터 나이츠>와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가 똑같이 <던전스 앤 드래곤스>에 기반한다고 해도,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를 비롯해 초기 <던전스 앤 드래곤스>는 드워프 레인저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중세 판타지 규칙은 여전히 다른 많은 중세 판타지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모릅니다. 심지어 드워프 레인저 악셀리아가 존재할 수 있는 <네버윈터 나이츠>에서조차 드워프들은 종족 정체성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여러 중세 판타지들은 종족 정체성을 중시합니다.

 

 

솔직히 현실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 역시 정체성을 중시합니다. 국가, 민족, 성별, 인종은 정체성이 되고, 사람들은 정체성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말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이웃집 영희는 남한(국가) 몽골로이드(인종) 한민족(민족) 여자(성별)가 되어야 합니다. 이웃집 영희는 이런 정체성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어쩌면 현실 속에서 우리가 정체성(국가, 민족, 성별, 인종)을 중시하기 때문에, 수두룩한 중세 판타지들 역시 정체성을 중시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 정체성이 모든 것을 결정하나요? 이웃집 영희가 한민족이기 때문에, 이웃집 영희가 반드시 남한 정부를 따라야 하나요? 그건 아닙니다. 정체성은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A 매치 경기에서 국가 대표 선수로서 손흥민이 100골을 넣는다고 해도, 남한에서 비정규직 여자 노동자들은 아무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손흥민이 "국민 여러분, 제가 100골을 넣었습니다! 기뻐하세요!"라고 말할 때, 비정규직 여자 노동자들은 국민이 되지 못합니다. 정규직 부장 아재가 극심한 취업 전쟁을 빌미로서 삼고 비정규직 주부 사원을 성 희롱한다고 해도, 비정규직 주부 사원에게 손흥민의 자랑스럽고 위대한 A 매치 100골 따위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남한 정부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 충성하고 비정규직 주부 사원들을 절대 돕지 않습니다. 주부 사원들이 비정규직을 철폐하라고 서럽게 부르짖는다고 해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정부는 절대 들어처먹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라는 정체성이 아니라 임금 노동자라는 계급입니다. 악셀리아가 드워프라는 정체성보다 레인저라는 클래스를 따르는 것처럼, 비정규직 여자 노동자는 남한 정부라는 정체성보다 임금 노동자라는 클래스(계급)를 따라야 할 겁니다. 악셀리아가 전통과 관습과 명예를 비웃고 귀족들을 욕하는 것처럼, 비정규직 여자 노동자는 혁명과 전복을 바라보고 자본가 계급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비정규직 주부 사원은 정규직 부장 아재에게 저항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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