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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자연 과학자인 나는 카트리나가 발생하기 이전까지 자연 재해와 별 상관이 없는 연구를 해왔고, 경제학이나 정치학처럼 내 분야를 벗어나는 일은 아예 없었다. 그러던 내가 지난 몇 년 동안은 자연 과학에 쏟았던 관심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들여 사회 과학 분야를 탐구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 재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필연적으로 사회 과학의 세계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이치를 깨달았다. 재난이라는 주제는 이제껏 수 많은 책을 통해 언급되었지만, 자연 과학자가 자연 과학과 사회 과학의 경계에 서서 이 이야기를 한 경우는 아마 처음일 것이다." 위 문단은 이라는 책의 서문에서 발췌했습니다. 저자는 지구 물리학자로서 재난의 피해와 사회적 불평등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저자가 저런 서문을 쓴 이유는 자연 과학만으로 각종..
다이안 듀마노스키의 을 보면, 화성 이주 계획을 이야기할 때 킴 로빈슨의 이름을 살짝 언급합니다. 몇몇 과학자들은 이상 기후 때문에 지구가 황폐해질 거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 유명한 스티븐 호킹도 그렇게 주장했었죠. 듀마노스키는 이게 상당히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하고, 과학자들보다 차라리 킴 로빈슨 같은 SF 작가가 더 낫다고 이야기합니다. 로빈슨은 당장 이상 기후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니까요. 더불어 이 양반은 자본주의가 이상 기후와 환경 오염의 범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덕분에 나오미 클라인도 의 서문에서 킴 로빈슨을 언급했어요. 사실 킴 스탠리 로빈슨은 자본주의 비판과 생태계 보존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일 겁니다. 이라는 책도 ..
소설 를 보면, 네모 선장과 노틸러스 승무원들은 해물만 먹습니다. 네모 선장은 육지에서 벌어지는 제국주의 침략을 증오하고, 그래서 일부러 육지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덕분에 노틸러스 불청객 아로낙스 일행도 해물만 먹게 되었죠. 네드 랜드는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불만이 많았고요. 하지만 어쨌든 노틸러스에 식량이 끊길 일은 없었습니다. 네모 선장은 바다를 자기 목장이라고 부르는데, 그렇다고 해서 네모 선장이 따로 바다 목장을 관리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차피 네모 선장이 관리하지 않아도 바다는 풍부한 식량을 공급하니까요. 실제로 물고기는 예전부터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고 합니다. 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생선이 인류의 동물성 단백질을 책임졌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낚시가 사냥이나 농사보다 ..
사실 할아버지는 2세대 세계 산업 노동 조합의 조합원이다. 미시시피에서 출발한 의회 공화국 '누군가의 로드리게즈'는 습지 복원과 소득 조정 작업의 진전, 유권자와의 소통 확대, 연안 철수 등의 사안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투덜이 레즈는 역시 불만을 터뜨렸다. “사회주의자들은 말만 잘할 뿐이야.” 할아버지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이 감사해야 할 대목이란다. 나는 소득 조정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던 시절을 기억한단다.” (중략) “해수면이 높아진다고 비난하지 말거라. 자본주의가 좀 더 일찍 무너졌다면, 지구 온난화를 그만큼 더 일찍 막았을 거야. 네가 하는 일의 절반은 피해를 억제하는 것 아니냐?” 할아버지가 제시를 타일렀다. (중략) 할아버지는 약간 슬픈 표정을 지었다. “나는 이미 늙었단다. 세계에..
소설 는 외계 우주선을 탐험하는 인류 탐사대를 이야기합니다. 인류 탐사대는 거대한 우주선 내부를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과연 누가 무엇 때문에 이런 우주선을 만들었는지 논의합니다. 물론 한낱 인류 탐사대는 거대 우주선을 만든 자들의 의도를 알 수 없었고, 그저 압도적인 크기와 구조, 성능에 놀랄 뿐입니다. 라마 우주선은 인류에게 그 어떤 암시나 정보도 주지 않고, 탐사대는 의문과 서글픔으로 우주선을 바라볼 뿐이죠. 비록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았으나, 독자는 탐사대와 함께 라마인들이 누구일지 끊임없이 상상합니다. 사실 이건 SF 소설의 가장 고유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인간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고, 다른 존재를 상상하는 것. 이거야말로 SF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일 겁니다. 덕분에 독자는 인식의 지평선을 한층 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