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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 이 게시글에는 필립 딕이 쓴 의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자연이 웅장하다고 표현하나, 단순한 픽셀 그래픽과 그뤠잇 아웃도어가 어울리나요?] 만약 하나의 세계가 폭발한다면, 이건 아주 거대한 이야기가 될 겁니다. 만약 행성이 폭발한다면, 아무도 이걸 작은 사건이라고 부르지 않을 겁니다. 영화 에서 데스 스타가 행성 하나를 날려버렸을 때, 오비완 케노비는 충격을 받았고 휘청거렸습니다. 만약 행성이 폭발한다면, 이건 엄청난 사건이 될 겁니다. 그리고 만약 어떤 이야기가 이런 엄청난 사건을 묘사하기 원한다면, 이야기 형식 역시 엄청나야 할 겁니다. 만약 내용과 형식이 일치해야 한다면, 엄청난 내용은 엄청난 형식에 기반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필립 딕이 쓴 에서 형식은 별로 엄청나지 않습니다. ..
"현실. 당신이 그걸 믿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렇게 필립 딕은 현실을 정의했습니다. 동시에 이런 문구로서 비디오 게임 는 시작합니다. 왜 가 필립 딕의 문구를 첫머리에 배치했을까요? 이 게임이 현실을 인정하라고 강조하기 때문일 겁니다. 현실은 현실입니다. 아무리 사람들이 부인하기 원한다고 해도, 현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가깝습니다. 이 게임에는 사이버펑크 요소들이 많고, 기반적인 설정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사이버펑크와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모두 우울합니다. 사이버펑크에서 사람들은 가상 세계에 빠지고 정체성을 잃습니다. 사이버펑크에서 수많은 (전자) 정보들은 인간들을 대신합니다. 인간은 그저 걸어다니는 살덩이 정보에 가깝죠. 사이버펑크에서 인간은 쉽게 희..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사이버펑크 도시는 인류 문명의 전부가 아닙니다.] ※ [영화관 옆 책방] 1회 블레이드 러너 &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링크: https://youtu.be/Pe8cCub3gQE 유튜브 채널 은 소설과 영화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진행자는 김겨울님과 거의없다님입니다. 책과 영화를 소개하는 유튜버로서 두 진행자는 영화와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을 비교하고 대조하고 설명합니다. 가령, 소설 는 영화 의 원작 소설입니다. 따라서 은 와 에게 무슨 차이점들과 공통점들과 특징들이 있는지 살필 수 있겠죠. 은 그런 내용들을 다룹니다. 를 이야기할 때, 겨울님과 거의없다님이 중요하게 언급한 것들 중에서 하나는 인간의 본질입니다. 두 진행자는 이 소설이 인간의 본질을 깊게 고찰한다고 ..
[계급들은 공간을 가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두가 불행한 디스토피아는 없겠죠.] 영화 를 관람한 이후, 어떤 관객들은 '오프 월드'가 무엇인지 묻습니다. 영화 속에서 사람들은 외계 식민지 행성들을 오프 월드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월레스 사장은 이미 태양계 행성들이 식민지 행성이 되었다고 말하고, 인류에게 더 많은 행성들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아예 월레스는 '별들의 시대' 운운하죠. 어쩌면 이런 외계 식민지 행성들은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산업 발전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오프 월드에 가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프 월드로 가는 표는 꽤나 비싸고, 따라서 서민들은 함부로 오프 월드를 꿈꾸지 못할 겁니다. 만약 외계 개척지가 싸구려 노동력을 원한다면, 서민들 역시 지원할 수 ..
몇몇 단편 소설에서, 아니, 여러 소설들에서 필립 딕은 강력한 중앙 권력을 비판합니다. 필립 딕은 거대 국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필립 딕은 거대한 권력이 개인을 짓누르고 그런 개인이 방황하는 모습들을 자주 그립니다. 사실 여러 소설들에서 그런 내용은 주류를 이룹니다. 어떤 작가가 필립 딕보다 이런 압력과 이런 방황을 절실하게 그렸을까요? 이는 필립 딕이 유일무이하게 그런 내용을 이야기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필립 딕 이외에 여러 작가들은 그런 내용을 썼고, 어떤 작가들은 필립 딕보다 훨씬 절실할지 모릅니다. 필립 딕은 사이버펑크를 대변하는 작가이나, 이미 필립 딕 이전에 숱한 작가들은 사이버펑크를 실험했죠. 하지만 필립 딕은 약을 빤 것 같은 소설들을 썼고, 그것 덕분에 많은 평론가들과 동..
[이런 디스토피아는 현실을 비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출구가 있을까요.] 소설 와 는 모두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디스토피아입니다. 와 달리, 는 미래 사회가 디스토피아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사실 가 다루는 디스토피아는 꽤나 현대적입니다. 그래서 어떤 독자들은 를 SF 디스토피아 목록에서 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미래 시점을 상정하고, 다른 디스토피아 소설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래서 다들 를 SF 디스토피아 목록에 끼워넣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와 가 드러내는 차이는 비단 이것만이 아닐 겁니다. 사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디스토피아 소설들은 숱합니다. 예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는 같은 인터넷 소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은 에서 파생한 소설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
필립 딕은 엘리트를 꽤나 싫어하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여러 소설들 속에서 필립 딕은 엘리트들이 인류를 이끌고 계몽시킨다는 발상을 부정합니다. 나 같은 단편 소설들은 그런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어쩌면 SF 소설은 그런 주제를 보여주기에 아주 적합한 장르일지 모르겠습니다. SF 소설은 초인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SF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초인들이 존재합니다. 만약 기술적 특이점이 나타난다면, 아주 강력한 인공 지능이 개화할지 모릅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머리를 맞댄다고 해도, 인류는 강력한 인공 지능에 대적하지 못할지 모릅니다. 강력한 인공 지능은 모든 인류를 통치하는 초인이 될 수 있겠죠. 이런 소재는 로봇의 반란으로 이어질 수 있고요. 아니면 인류 중 누군가는 진화할지 모릅니다. 만약 몇몇 ..
필립 딕은 수작 SF 소설들을 쓴 그랜드 마스터입니다. 필립 딕이 훌륭한 SF 작가라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사람이 그랜드 마스터를 좋아할 이유 역시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필립 딕이 독특하고 기발한 작품들을 남겼다고 생각하나, 필립 딕이 쓴 장편 소설들을 쉽게 읽지 못하겠습니다. 작가가 뭐라고 말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된 갈등 관계나 극적 상황이 무엇인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 , , 같은 소설들을 읽었으나, 솔직히 제가 저런 소설들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을 읽은 후 감상평을 쓰고 싶었으나, 뭐라고 써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사실 필립 딕은 글을 잘 쓰는 작가가 아닙니다. 여러 서문들이나 비평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필..
비디오 게임 는 해저 기지를 돌아다니는 생존 공포물입니다. 2015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게임 주인공은 뇌 실험에 참가했으나, 잠시 정신을 잃은 후, 기이한 해저 기지에서 깨어납니다. 멀쩡한 대도시에서 갑자기 폐허가 된 해저 기지로 이동했죠. 게임 주인공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하고, 사방을 돌아다니고, 괴상한 로봇들과 대면합니다. 뇌 실험, 자아 분열, 괴이한 해저 기지, 괴상한 로봇들. 는 필립 딕을 떠올리게 하는 게임이고, 그런 게임답게 서두에서 필립 딕을 언급합니다. "현실은 당신이 그것을 믿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게임 는 이런 문구에 충실한 사건들을 전개하고, 그래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한 적이 없습니다. 게임 설정이 전형적으로 보였고, ..
[게임 의 컨셉 아트. 이런 스팀펑크는 냉전 분위기를 쉽게 풍기지 못하겠죠.] 만약 필립 딕이 스팀펑크 소설을 썼다면? 가령, 이나 이나 가 스팀펑크라면? 솔직히 저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별로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필립 딕이 저런 소설들을 가상의 19세기에 집어넣는다고 해도 저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는 로봇들입니다. 살상 로봇들은 사방팔방을 돌아다니고 사람들을 살해합니다. 사람들은 참호 속에 숨고 간신히 목숨을 건지죠. 달은 인류의 마지막 보루 같으나, 지구에는 이미 희망이 없는 듯합니다. 심지어 살상 로봇들은 인간과 닮은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겉보기에 이런 로봇은 인간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로봇을 부수고 부품들을 확인하기 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