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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지리학자 데이빗 하비는 현대 산업 문명이 어떻게 도시를 재편하는지 이야기하곤 합니다. 데이빗 하비는 상당히 좌파적인 학자이고 그래서 도시라는 공간을 빈부 격차와 환경 오염이라는 시각으로 관찰하죠. 하비에 따르면, 도시는 부자와 빈민의 터전을 가르고, 다양한 생산물을 빨아들이고, 엄청난 폐기물을 쏟아놓는 공간입니다. (당연히 그 배후에는 자본주의 체계가 존재합니다.) 도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현대 문명의 빈곤 문제와 환경 문제를 절대 제대로 관찰하지 못하죠. 그래서 삼림 도시처럼 도시의 해악을 줄이려는 시도들이 많고요. 그렇다면 이런 빈부 격차나 환경 오염과 함께 미래의 도시는 어떻게 변할까요. 사실 수많은 SF 소설들이 미래 도시라는 공간적/문화적/사회적 요소에 주목합니다. 그걸 집중적으로 살피는 작품..
[만약 이게 생체 잠수함이라면, 이건 생태계 변화, 생물 다양성, 생체 개조와 쉽게 이어질 수 있겠죠.] SF 소설은 흔히 '발상의 문학'이라고 불립니다. 파격적인 발상이 SF 소설의 밑거름이라는 뜻입니다. 사실 유명한 SF 소설들은 다른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발판으로 삼습니다. 뻔하고 뻔한 발상으로도 재미있는 SF 소설을 쓸 수 있으나, 위대한 사이언스 픽션은 혁신적인 설정을 대동하곤 합니다. 심지어 문학적인 완성도가 미흡해도 설정이 파격적이라면 그 소설은 사이언스 픽션의 본질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앤디 위어의 같은 소설은 뭐 엄청난 문학성 때문에 인기를 끌지 않았습니다. 비록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지만, 그 속에 녹아있는 엄중하고 기발한 과학 실험 덕분에 하드 SF 소설의 대..
※ 이 글은 의 두 번째 소감문입니다. ※ 첫 번째 소감문: http://sfecology.tistory.com/68 ※ 세 번째 소감문: http://sfecology.tistory.com/80 소설 은 여러 모로 아서 클라크다운 작품입니다. 은 연작 단편인데, 영국과 소련과 미국 우주 승무원들이 지구를 출발하고 달에 착륙하고 여러 실험을 거치고 마침내 귀환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유머와 재치, 반전이 돋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진중하고 경외적인 분위기를 내뿜습니다. 인류가 외계 위성으로 진출했다는 벅찬 기쁨, 우주를 바라보는 경건한 마음, 낯선 세계의 놀라움과 신비스러움이 잘 드러납니다. 지구와 달이 물리적으로, 문화적으로, 심리적으로 얼마나 먼지 강조하고, 그런 물리적·문화적·심리적 차이가 소설의 주된..
[영화 처럼, 외계 행성에서도 인공적인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은 중요합니다.] 살기 위해 먹느냐, 먹기 위해 사느냐. 흔한 우스갯소리입니다. 뭐, 당연히 살기 위해 먹겠죠. 인간은 미식을 즐기지만, 그것도 잉여 생산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겠죠. 당장 먹고 살 것이 없다면, 맛이나 식감 따위 가리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든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 먹을 것을 얻어야 하겠죠. 먹을 것을 지속적으로 얻고 싶다면, 농사가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고요. SF 소설들은 비일상적인 위기 상황을 자주 묘사하기 때문에 주인공들도 그만큼 독특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표류물이나 생존물은 꼭 SF 소설만의 소재가 아니지만, SF 소설들은 이런 것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디스토피아와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대표적인 하위 장르..
[외계 생물 다양성은 신비롭습니다. 만약 이게 정말 순환이 가능한 살아있는 체계라면….] 소설 은 스페이스 오페라지만, 한편으로 외계 행성에 정착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 아트레이드 가문과 하코넨 가문의 싸움은 의 주요 소재지만, 아라키스 행성의 혹독한 자연 환경도 중요한 소재입니다. 사실 이 여타 스페이스 오페라와 다른 이유는 아라키스의 자연 환경이 그만큼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라키스 행성이 지구처럼 그냥 평범한 행성이었다면, 아마 소설의 재미가 크게 떨어졌을 겁니다. 아니, 애초에 지구와 비슷한 행성으로 같은 소설을 쓸 수 없겠죠. 행성 대부분이 사막이고, 거대한 모래벌레가 돌아다니고, 기이한 멜란지 스파이스가 나오고, 사람들은 힘겹게 행성 환경을 바꾸려고 애쓰고…. 일반적인 스페이스 오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