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생태주의
<타이토 에콜로지>의 첨단 바이오 돔 본문
[이런 첨단 바이오 돔은 환상적입니다. 하지만 도대체 누가 첨단 바이오 돔을 지었을까요? 왜?]
게임 <타이토 에콜로지>는 생태계 시뮬레이션입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다양한 기후들을 고르고 기후에 어울리는 식물상, 동물상, 분해자들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타이토 에콜로지>에는 툰드라, 열대 밀림, 사막, 온대 삼림 같은 기후들이 있고 특별히 백악기 몽골이 있습니다. 다른 기후들은 신생대 현대를 다루나, 백악기 몽골은 중생대 공룡 시대를 다룹니다. 이런 여러 기후들에서 게임 플레이어들은 생물 다양성을 배치하고 생태계 균형을 맞추어야 합니다. 생물 다양성을 늘리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특히, 툰드라의 북극곰이나 온대 삼림의 호랑이처럼, 커다란 육식동물들에게는 넓은 서식 지역과 커다란 초식동물들이 있어야 합니다. 게임 플레이어가 식물상과 초식동물들과 분해자를 제대로 배치하지 않는다면, 커다란 육식동물이 생태계에 들어갔을 때, 그 생태계는 빨리 무너질지 모릅니다. 호랑이들이 번성한다면, 그건 그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뜻일 겁니다. 이런 게임을 플레이할 때, 게임 플레이어는 왜 알파 프레데터가 생태계의 지표가 되는지 깨달을 수 있겠죠. 게다가 게임 플레이어가 직접 식물상과 동물상과 분해자들을 배치하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어는 생태적인 재난이나 붕괴, 지속 가능성을 훨씬 생생하게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게임 제작자들은 <타이토 에콜로지>가 중학교 과학 수업에 어울릴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건 그저 단순한 홍보 문구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교사들이 아이들과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생태학을 가르치고 싶다면, <타이토 에콜로지> 같은 게임은 좋은 도구가 될 겁니다. 생태 프로그램 체험이나 자연 다큐멘터리나 생태학 서적처럼, <타이토 에콜로지> 같은 게임은 생태적인 감성과 생태학 지식을 함께 키울 수 있을 겁니다. 비단 <타이토 에콜로지>만 아니라 다른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들 역시 마찬가지겠죠. <쉘터 2> 같은 게임을 플레이할 때, 아이들과 학생들은 자신이 정말 야생 동물이 되고 대자연을 누빈다고 느낄 겁니다.
<타이토 에콜로지>와 달리, <쉘터 2>를 교육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지 모릅니다. 교육 소프트웨어로서 <타이토 에콜로지>는 정말 다양한 생태학 지식들을 연이어 설명합니다. 이 게임에는 생태학 백과 사전이 있습니다. 백과 사전은 게임 플레이에 직접 도움을 주지 않으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사람들은 이런 지식들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죠. 반면, <쉘터 2>에는 그런 백과 사전이 없습니다. 이 게임에는 사전이나 설명이 없습니다. <쉘터 2>는 설명 없는 오픈 월드 게임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쉘터 2>는 야생 동물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타이토 에콜로지>가 교육 소프트웨어가 될 수 있다면, <쉘터 2> 역시 마찬가지겠죠.
안타깝게도 <쉘터 2> 같은 생태계 오픈 월드 게임들은 많지 않습니다. 숱한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오픈 월드가 아니라 샌드 박스죠. <타이토 에콜로지>처럼, 생태계 샌드 박스 게임들은 생물 다양성을 배치하고 생성하고 조성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1992년 <심라이프>나 1996년 <심파크>처럼 오래 전부터 생태계 샌드 박스 게임들은 교육 소프트웨어였습니다. 넓은 관점에서 1996년 <심파크>와 2016년 <타이토 에콜로지>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심파크>보다 <타이토 에콜로지>는 훨씬 생태학 고증을 제대로 살렸고 동물들 생태를 자세히 구현했으나, 전반적인 내용은 비슷하죠.
하지만 내용들이 서로 비슷하다고 해도, 이런 생태계 샌드 박스 게임들에서 게임 플레이어들을 다양한 역할들을 맡습니다. 어떤 게임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창조신이 되고 모든 행성 생태계를 관리해야 합니다. 어떤 게임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국지적인 자연 생태계를 조절해야 합니다. 어떤 게임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그저 생물 다양성만 배치할 수 있을 뿐입니다. 제목처럼 <심파크>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국립 공원 레인저가 됩니다. <타이토 에콜로지>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올빼미 로봇이 되고 첨단 바이오 돔을 관리해야 합니다. <타이토 에콜로지>는 바이오 돔 게임입니다.
<타이토 에콜로지>는 왜 첨단 바이오 돔이 있는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왜 게임 플레이어가 올빼미 로봇이 되어야 하는지, 바이오 돔 중앙에 있는 거대한 기계가 무엇인지, <타이토 에콜로지>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첨단 과학 기술들로 인공 생태계를 실험하기 원할까요? 여기는 지구가 아니라 외계 행성이나 외계 위성일까요? 외계 행성에서 사람들이 인공 생태계를 실험하는 중일까요? 툰드라 바이오 돔을 설치한다면, 게임 플레이어는 아름다운 오로라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기하학적인 바이오 돔 천장과 하늘거리는 눈송이들과 장대한 밤하늘과 아름다운 오로라는 정말 환상적인 조합입니다.
심지어 바이오 돔의 중앙 기계가 기후를 조절할 수 있을까요? <타이토 에콜로지>에는 아무 대답이 없습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그저 첨단 바이오 돔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물어볼지 모릅니다. 만약 이모와 어린 조카가 함께 <타이토 에콜로지>를 플레이한다면, 어린 조카는 물어볼지 모릅니다. "이모, 이모. 저기 중앙에 있는 커다란 건물이 뭐야? 왜 하늘에 둥근 지붕이 있어? 왜 투명한 벽들이 있어?" 뭐라고 이모가 대답할 수 있을까요? 만약 이모가 인공 생태계를 어느 정도 안다면, 이모는 대충 대답을 꾸밀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모가 인공 생태계나 바이오스피어 2 실험을 알지 못한다면, 이모 역시 대답하지 못하겠죠. 어쩌면 바이오스피어 2 실험처럼, <타이토 에콜로지>는 정말 거대한 인공 생태계 실험인지 모릅니다. 게임 제작자들이 그런 설정을 확실히 제시했다면, 게임 플레이어들은 훨씬 흥미롭게 게임을 접할 수 있었을 겁니다. 국립 공원이나 사파리와 달리, 거대한 바이오 돔은 상상 과학에 가까습니다. 현실 속에서 우리는 아직 이런 거대한 바이오 돔을 만나지 못합니다. 거대한 식물원들은 바이오 돔에 가깝겠으나, 우리는 식물원을 인공 생태계라고 부르지 않죠. 거대한 식물원들은 인공 생태계 바이오 돔보다 잘 꾸며진 정원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정말 바이오 돔이 인공 생태계가 되어야 한다면, 바이오 돔에는 동물들이 있어야 할 겁니다. 동물상과 식물상과 분해자들이 함께 어울릴 때, 그건 생태계가 되겠죠. 식물원들에는 이런 생물 다양성과 상호 작용이 없습니다. 식물원은 그저 여러 식물들을 전시할 뿐입니다. 바이오 돔 안에서 생물 다양성이 상호 작용하고 주변 환경과 연결될 때, 우리는 그걸 생태계라고 부를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런 바이오 돔을 만들기는 정말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심지어 <타이토 에콜로지> 같은 비디오 게임조차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정말 자연 생태계를 바이오 돔 안에 집어넣는다면, 그건 훨씬 어렵겠죠.
만약 <타이토 에콜로지>가 이런 설정을 구현했다면, 이모는 조카에게 훨씬 많은 것들을 알려줄 수 있을 겁니다. 이모는 인공 생태계를 다루는 생태학 서적들과 <타이코 에콜로지>를 연결할 수 있겠죠. 심지어 이모는 인공 생태계를 다루는 SF 소설들과 <타이토 에콜로지>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이건 아주 효과적인 교육 방법일지 모릅니다. 가끔 과학 학습 만화들과 아동 SF 소설들은 인공 생태계와 첨단 바이오 돔을 이야기합니다. 앞으로 이런 과학 학습 만화들과 SF 소설들은 훨씬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인류가 외계 행성을 개척한다면, 바이오 돔은 필수적일 테고, 따라서 바이오 돔을 이야기하는 과학 학습 만화들과 SF 소설들은 늘어날 수 있겠죠.
하지만 책을 읽는 것과 직접 체험하는 것은 다릅니다. 과학 학습 만화들과 SF 소설들은 인공 생태계가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으나, 독자들은 그걸 직접 체험하지 못합니다. <타이토 에콜로지>는 그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겁니다. 바이오 돔 온대 삼림에 호랑이를 집어넣기 위해 아이들은 끙끙거리며 애쓸 겁니다. 왜 호랑이가 상징적인지, 얼마나 거대한 바이오 돔 건설이 어려운지, 어떻게 인공 생태계를 바라봐야 하는지, 아이들은 깨달을 수 있겠죠. 이렇게 SF 소설과 <타이토 에콜로지>는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타이토 에콜로지>가 정말 첨단 바이오 돔 설정을 구현했다면, 이 게임과 SF 소설은 훨씬 쉽게 만날 수 있겠죠. 아쉽게도 <타이토 에콜로지>에는 자세한 설정이 없습니다. 이 게임에는 그저 정체 모를 중앙 기계 장치와 로봇과 바이오 돔만 있을 뿐입니다. <타이토 에콜로지>의 연장선인 <타이토 온라인>은 정말 사이언스 픽션에 속하나, 독립적인 게임으로서 <타이토 에콜로지>는 SF 울타리 안에 쉽게 들어가지 못합니다. 솔직히 <타이토 에콜로지>가 바이오 돔 설정을 구현했다면, 이 게임은 훨씬 복잡해졌을 겁니다.
바이오 돔 설정을 구현했다면, <타이토 에콜로지>는 <오시리스: 뉴 던>이나 <서브노티카> 같은 게임이 되었을지 모릅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게임은 꽤나 어렵겠죠. 게임 제작자들은 그런 복잡한 게임을 만들기 원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타이토 에콜로지>를 플레이할 때, 게임 플레이어들은 영문을 모르고 정체 모를 중앙 기계 장치를 쳐다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