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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심리학이라는 성 차별 본문

사회주의/형이상학 비판

진화 심리학이라는 성 차별

OneTiger 2018. 1. 30. 19:21

근대 이후 과학은 인류에게 새로운 이성과 계몽의 길을 열었습니다. (자연) 과학을 통해 사람들은 눈을 떴고, 과거의 구태의연하고 케케묵은 사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건 과학의 장점이나, 덕분에 사람들은 모든 것에 과학을 뒤집어 씌우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의 주장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기 위해 다들 과학으로 포장합니다. 흠, 이것 역시 과학 만능주의라고 할까요. 다들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분명히 사회 과학적인 내용에 자연 과학의 포장지를 씌우곤 하죠.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는 진화 심리학과 성 차별을 논하는 책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성 차별을 진화적이고 유전적이고 태생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나, 이 책은 거기에 반박합니다. 오히려 이 책은 "성 차별이 문화적이고 후천적이고 사회적인 요소"라고 주장해요. 가령, 사람들은 남자가 정자를 끊임없이 생산할 수 있고, 남자가 정자들을 최대한 많이 뿌려야 하고, 그래서 남자가 공격적이고 활동적이라고 말합니다. 공격적이고 활동적인 남자는 인류 문명의 중요한 지위(왕이나 장군)를 당연히 차지합니다.



게다가 남자는 정자들을 최대한 많이 뿌려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바람을 피워야 합니다. 남자의 바람기는 본능입니다. 남자의 바람은 본능이고 아무도 그걸 어쩌지 못한다는 말은 여전히 유행이죠. 하지만 과연 이 모든 것이 유전적이고 태생적이고 진화적인 요인일까요. 여러 진화 심리학자들은 그렇게 주장하나, 사실 근거는 없습니다. 남자는 분명히 계속 정자를 생산하고, 여자는 난자를 그렇게 자주 생산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태생적인 차이가 사람의 인성에 완전히 영향을 미친다고 장담하지 못합니다. 정자와 성격 사이에 아무 관련이 없다는 뜻이죠. 누가 그걸 증명했나요.


적어도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는 아무도 그런 걸 증명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난자와 성격 사이에 아주 긴밀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너무 비약적입니다. 진화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을 무조건 자손을 퍼뜨리려는 기계로 생각하곤 하나, 인간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그렇게 단순한 논리로 설명하지 못하는 인생들이 아주 많아요. 그래서 진화 심리학자들은 수시로 자신들의 주장을 뒤집곤 합니다.



요즘 뇌 과학자들은 여자와 남자의 뇌는 차이가 별로 없고, 태생적인 성이 아니라 문화가 성별을 규정한다고 말합니다. 사회 구조와 체계를 잘 살펴보면, 분명히 가부장 제도와 경제 독점이 성 차별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 구조가 평등을 지향한다면, 성 차별은 많이 사라지고 사람들도 (성별에 상관없이) 활동합니다. 게다가 진화 심리학자들조차 이런 현상을 관찰합니다. 하지만 진화 심리학자들이 대중적으로 이야기할 때, 그들은 태생적인 성별이 아주 중요하고 그것이 성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죠.


왜냐하면 그게 자극적이고 기존 관습을 옹호하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더 많이 섹스하고 더 많이 바람을 피우는 현상을 옹호하죠. 이런 엉터리 진화 심리학에 따르면, 여자는 계속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러야 하고요. 게다가 사람들이 너무 진화론(을 비롯한 자연 과학)을 숭상하기 때문에 다들 자연적인 것이 옳은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자연 생태계와 인류 문명은 서로 다릅니다. 인류 문명은 수많은 생명체들 중 인간이 주도적으로 만든 결과물입니다. 아무리 인간이 지구의 거주민에 불과하다고 해도, 우리는 인류 문명이라는 거대한 차이를 무시하고 인간과 다른 동물을 비교하지 못할 겁니다.



사실 진화론과 자연 과학을 사회 구조에 대입하려는 현상은 비단 성 차별에서만 보이지 않습니다. 광신적인 진화론은 인종 차별이나 계급 차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가령, 흑인은 백인보다 덜 진화했다는 주장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생학이 널리 퍼졌고, 여전히 우생학은 곳곳에서 편견과 차별과 혐오를 조장합니다. 게다가 진화론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오해하죠. 이는 아주 심각한 오해입니다. 자본주의는 유한 계급의 엄청난 폭력과 수탈을 통해 나타났고, 이후 꾸준히 인위적이고 계획적으로 수탈들을 반복했습니다.


자본주의는 진화론과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정치 경제학과 진화론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 설사 백 번 양보해서 자본주의가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해도 자본주의는 인류 문명에 아주 막대한 피해를 끼쳤습니다. 당연히 우리는 자본주의를 타파해야 합니다. 기후 변화와 각종 환경 오염이 널리고 널렸어요. (자본주의는 자연스럽지 않거니와) 어떻게 자연스럽다는 이유만으로 자본주의를 옹호하겠습니까. 자연스러운 것은 옳은 것과 다릅니다. 성 차별 역시 그렇습니다.



성 차별을 위해 진화론을 들먹이는 짓거리는 과학이 아닙니다. 바람이 남자의 본능이라는 표현은 과학적이지 않아요. 하지만 진화론이 너무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런 엉터리를 자연 과학이라고 생각해요. 이 세상에는 과학을 모방하는 엉터리들이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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