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SF 생태주의

자본주의 체계라는 지옥문 본문

사회주의/이윤 극대화 비판

자본주의 체계라는 지옥문

OneTiger 2018. 3. 21. 19:50

극단적인 수구 세력들은 급진적인 사회주의가 지옥문을 열 거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사회주의 체계가 온 세상을 무너뜨리거나 사람들을 재난에 빠뜨리거나 무질서와 혼란을 조장할 거라고 주장해요. 종종 온건한 보수 우파들도 그런 주장에 동조합니다. 그리고 이런 수구 세력은 언제나 소련의 가장 부정적인 부분이나 제3세계 공산당의 학살과 내전을 언급합니다. 진보 지식인들 역시 사회주의를 비판할 때, 소련이나 제3세계 공산당의 학살을 언급해요. 하지만 수구 세력들의 주장과 달리 그런 부정적인 측면들은 사회주의와 별로 연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사회주의 체계는 그런 비극을 막기 위해 존재합니다. 사회주의가 '사회'를 강조하는 이유는 사회적 공유와 분배를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떤 조직이나 집단이 사회주의를 주장한다고 해도, 그런 공유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조직이나 집단은 사회주의를 이야기할 자격이 없겠죠. 명칭은 중요하지 않아요. 이름 따위가 무슨 상관이겠어요. 정말 중요한 건 실천이죠. 사회주의를 전혀 이야기하지 않는 집단이 있다고 해도, 그 집단이 사회적 공유를 실천한다면, 그 집단은 사회주의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사회주의가 지옥문을 연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의문이 생깁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지옥문을 연다'는 문구는 '현재 상황은 지옥이 아니다'고 전제합니다. 수구 세력들은 현재 상황이 지옥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사회주의 체계가 나타날 때 지옥을 동반할 거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정말 작금의 상황이 멀쩡한가요? 세상이 멀쩡하게 돌아가는 중인가요? 아, 물론 수많은 재벌, 중산층, 서민들은 세상이 멀쩡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먹고 사는 데 별로 지장이 없겠죠.


하지만 세계 인구는 대략 70억이고, 그 70억은 모두 무난하게 먹고 살지 못합니다. 그들 중 대략 10억 가량은 굶주림과 전쟁과 질병과 오염에 시달립니다. 인류의 7명 중 1명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몇 억 명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고통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누군가는 재개발 지역에서 쫓겨나고, 누군가는 성과와 업적을 빼앗기고, 누군가는 자신의 몸을 팔아야 하고, 누군가는 온갖 수치와 모욕을 감당해야 합니다.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입니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멀쩡하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지옥과 다르지 않을 겁니다.



극악하고 비참한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비단 SF 소설 속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조장하는 가장 중대한 원인들 중 하나는 자본주의 체계입니다. 이미 지옥문은 열렸습니다. 이 세상은 이미 지옥이에요. 이런 문구는 너무 극단적이고 단순한 해석처럼 보이나, 유감스럽게도 그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지옥문을 연 장본인은 바로 자본주의 체계고요. 자본주의 체계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얼마나 많은 생명들을 고통에 빠뜨렸을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대 자본에게 밀려나고 비극적인 구렁텅이에 빠졌을까요. 글쎄요, 솔직히 세지 못할 겁니다.


사실 거대 자본 시장이야말로 그 어떤 집단보다 많은 사람들과 생명들을 고통에 빠뜨렸을 겁니다. 아무리 제3세계 공산당들이 양민들을 학살하고 공포 정치를 펼쳤다고 해도, 거대 자본처럼 무참하게 학살을 저지르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 공산당들이 잘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거대한 폭력은 다른 작은 폭력을 부르곤 하죠. 만약 흑인 노예가 백인 주인을 끔찍하게 죽였다면, 어떻게 흑인 노예를 탓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오직 흑인 노예가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만 탓하고, 백인 주인이 노예를 억압했다는 사실을 간과하죠. 여전히 대기업들은 수많은 빈민들을 자살이라는 끔찍한 선택으로 몰고 갑니다. 어떻게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지옥 운운할 수 있겠습니까. 날강도가 무고한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게다가 자본주의 체계는 지금까지의 학살과 수탈만으로 그치지 않을 겁니다. 기후 변화의 피해가 본격적으로 몰아닥친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비극적인 삶을 살아가야 할 겁니다. 심지어 기후 변화는 인류가 마주친 비극들 중 제일 무서울 수 있습니다. 저는 과학자들의 주장이 얼마나 정확한지 알지 못하나, 가장 암울한 예측들 중 하나가 현실이 될 수 있어요. 그거야말로 지옥문일 겁니다. 이미 자본주의 체계는 기후 변화라는 지옥문, 행성적인 지옥문을 열어 젖혔습니다. 사회주의 체계가 혼란과 무질서를 초래한다고요?


저는 지옥문이 이미 열렸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인류가 기후 변화를 초래했다고 비판했어요. 인류가 기후 변화를 초래했다고요? 무슨 인류가 기후 변화를 초래했나요? 소농과 거대 재벌이 똑같은 인류인가요? 왜 기후 변화를 일으킬 능력조차 없는 소농이나 가난한 노동자나 일반 서민이 거대 자본가와 똑같이 비난을 받아야 하나요? 물귀신 작전입니까? 수구 세력, 보수 우파, 온건 좌파, 진보 지식인들 모두 이런 물귀신 작전을 구사하죠. 그들은 인류 전체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대신 자본주의를 사면해줍니다. 그들은 신주단지처럼 자본주의 시장을 떠받들죠.



그런 사람들은 여전히 지옥문을 훨씬 더 넓게 여는 중입니다. 지옥문을 닫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급진적인 정책들 이외에 해답이 없을 겁니다. 지옥에서 악마들이 쏟아져 나오는 중이기 때문에 온건하고 느린 정책들은 해답이 되지 못합니다. 물론 그런 악마들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 역시 많을 겁니다. 하지만 수구 세력, 보수 우파, 온건 좌파, 진보 지식인들이 악마를 보든 못 보든, 악마들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