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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인간형이 아닌 좀 더 색다른 사이보그들 본문

SF & 판타지/개조 생명체들

인간형이 아닌 좀 더 색다른 사이보그들

OneTiger 2017. 5. 19. 20:00

[게임 <엔들리스 스페이스 2>의 언폴른 우주선은 살아있는 나무와 기계의 조합, 나무 사이보그 우주선입니다.]



사이보그는 생명체와 기계의 결합을 가리킵니다. 이런 사이보그는 SF 소설의 주요 소재입니다. SF 작가들은 온갖 인공지능들과 로봇들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런 기계들과 생명체의 결합은 진부한 소재가 되었습니다. 어떤 사이보그는 내부적으로 기계이고 외부적으로 생체일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기계가 생체 표피를 뒤집어쓴다면, 그 사이보그는 내부적으로 기계이고 외부적으로 생체겠죠. 만약 누군가가 뇌를 기계로 바꾼다면, 그 사람도 사이보그로 불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통상적인 사이보그는 신체 일부만 기계로 바꿉니다. 적어도 중요 부위는 여전히 생체입니다.


이런 사이보그 개념은 그저 인간에게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왜 인간만 사이보그가 되어야 하나요. 식물이 사이보그가 될 수 있을까요. 흔히 우리는 식물을 사이보그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사실 사이보그 식물은 그리 대중적이지 않습니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종자 개량을 통해 여러 작물을 길렀습니다. 지금도 유전자 조작은 종자 개량과 비슷합니다. 인류는 식물에게 기계를 덧댈 필요가 없었습니다. 기계가 없어도 유전자를 조작하면 작물들은 월등한 생산량을 보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우리는 레드 우드 같은 거대한 나무에게 기계를 덧대고, 그런 나무들을 일종의 건물이나 발전소로 써먹을 수 있습니다. 이건 식물 사이보그가 되겠군요.



식물 사이보그가 있다면, 동물 사이보그도 있겠죠. 만약 어떤 군용 탐지견이 무선 장치를 장착하고 위험 지대를 정찰한다면, 그 탐지견은 동물 사이보그일 수 있겠죠. 물론 현재 군용 탐지견들도 무선 장치를 장착하고 위험 지대를 정찰합니다. 하지만 그런 탐지견들은 그저 카메라를 매달았을 뿐입니다. 저는 그런 의복적인 개념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군용 탐지견과 무선 장치가 생리적으로 결합될지 모릅니다. 더군다나 미래 인류는 탐지견에게 (후각 수용기를 자극하기 위해) 나노 로봇을 들이붓거나 (공격성을 증대하기 위해) 합금 송곳니를 수술하고 다리를 기계 의족을 바꿀지 모릅니다.


아, 한때 네이빌 씰의 군용 탐지견이 티타늄 송곳니를 장착했느니 어쨌느니 말이 많았죠. 결국 그건 치료 목적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이런 사이보그 동물 병기가 유행한다면, 누군가는 이런 개조를 끔찍하게 생각하고 동물 학대라고 비난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동물 학대가 맞죠. 이런 동물 학대를 막고 싶다면, 어떻게 전쟁을 최소한으로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전쟁이 줄어든다면 동물 병기 또한 줄어들겠죠. 하지만 우리가 미국이나 중국 같은 강대국들에게 떡고물을 바란다면, 전쟁은 줄어들 여지가 없을 겁니다. 어쨌든 그건 여기에서 할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인간 사이보그만 사이보그라고 생각하나, 동물 사이보그 역시 등장할 수 있습니다.



소설 <레비아탄>의 레비아탄 비행선도 동물 사이보그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레비아탄 비행선이 통상적인 사이보그와 너무 다르다고 말할지 모르겠군요. 네, 맞아요. 레비아탄 비행선은 흔하고 흔한 사이보그가 아닙니다. 일단 이건 살아있는 부유 고래입니다. 300m짜리 부유 고래입니다. 소설 속에서 영국 군대는 이 부유 고래에게 함교를 달았고, 엔진을 달았습니다. 그래서 군대는 이 부유 고래를 거대한 비행선으로 써먹을 수 있죠. 부유 고래는 생명체지만, 엔진은 기계입니다. 게다가 저 엔진은 기술력 최강의 독일 엔진입니다.


소설 속에서 레비아탄이 산악 지역에 불시착했을 때, 오스트리아 군대가 레비아탄을 수리했고 자신들의 엔진을 달아줬습니다. 음, 저도 소설을 읽지 못했기 때문에 줄거리를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 어쩌면 제가 잘못 알았을 수 있죠. 그렇다고 해도 레비아탄은 생체와 기계의 결합이고, 그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레비아탄이라는 비행선은 거대한 사이보그라고 불릴 수 있을 겁니다. 소설 속의 다른 개조 동물들, 요격 매나 화살 박쥐나 전령 도마뱀이나 크라켄이나 베헤모스와 달리 레비아탄은 사이보그입니다. 소설 화보집에서도 레비아탄은 '생체와 기계의 결합'이라고 불립니다.



사람들은 사이보그를 이야기할 때, 로보캅이나 터미네이터 같은 사이보그만을 주로 이야기합니다.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형 사이보그만 이야기하겠죠. 하지만 SF 세계에는 인간 이외에도 다양한 동식물 사이보그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게임 <비욘드 어스>에는 아퀼론이라는 생체-기계 공중 항공모함이 등장합니다. 이걸 동물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군요. 이런 기이한 사이보그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생물 사이보그도 있습니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먹이>에서 기술자들은 나노 로봇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주 작은 생물과 나노 로봇을 결합합니다. 이런 작고 작은 생물들도 사이보그로 불릴 수 있죠. <비욘드 어스> 같은 비디오 게임이나 <먹이> 같은 테크노 스릴러 소설도 이런 사이보그를 이야기한다면, 훨씬 웅장한 하드 SF 소설들은 더욱 기발하고 혁신적인 사이보그를 말할지 모릅니다. 솔직히 저는 독서량이 빈약하고 아는 게 없기 때문에 그런 소설들이 뭐가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해외의 별별 소설들을 살펴보면, 아주 희한한 동물, 식물, 미생물 사이보그들도 넘쳐날 것 같습니다.



※ 이미지 출처: https://www.artstation.com/artwork/ymz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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