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생태주의
<스프링 폴스>와 메카고지라 역설 본문
※ 이 게시글은 영화 <고지라 대 콩>의 치명적인 내용 누설을 포함합니다.
중세 유럽 판타지에서 로봇은 다소 이질적입니다. 만약 고대 유적에서 전사, 성직자, 드루이드, 도적, 마법사가 로봇 부대와 싸운다면, 이건 다소 이질적인 그림일 겁니다. 고대 유적은 던전입니다. 전사, 성직자, 드루이드, 도적, 마법사는 모험가 일행입니다. 던전과 모험가 일행은 전형적인 중세 판타지 설정입니다. 로봇들보다 좀비들과 해골 병사들, 유령들은 전형적인 중세 판타지와 훨씬 어울립니다. 전사, 성직자, 드루이드, 도적, 마법사는 로봇들보다 좀비들을 물리쳐야 합니다. 반면,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로봇은 이질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로봇은 전형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로봇은 장르 전형입니다. 만약 거대 우주선에서 해병 대원들이 로봇 부대와 싸운다면, 이건 다소 전형적인 그림일 겁니다. 소설 <아이 로봇>이 보여주는 것처럼, 영화 <터미네이터>가 보여주는 것처럼, 로봇이 친숙하든 적대적이든, 비단 스페이스 오페라만 아니라 사이언스 픽션에서 로봇은 전형적인 설정입니다. 전사와 성직자, 드루이드, 도적, 마법사는 로봇들과 싸우지 않으나, 우주 해병 대원들은 로봇 부대와 싸울 수 있습니다. 아무리 드루이드가 커다란 호랑이로 변신한다고 해도, 호랑이 변신 드루이드는 안드로이드 장갑판을 물어뜯기보다 해골 병사를 할큅니다.
이건 중세 판타지가 로봇을 절대적으로 배제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비디오 게임 <토치라이트>는 중세 판타지입니다. 이 중세 판타지 던전 탐험은 스팀펑크를 도입합니다. 스팀펑크 덕분에, <토치라이트>는 골렘을 빙자한 로봇을 묘사합니다. <토치라이트>가 골렘이 로봇이라고 묘사하는 것처럼, 중세 판타지는 (스팀펑크를 도입하고) 로봇을 묘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중세 판타지보다 스페이스 오페라와 로봇은 어울립니다. 일반적인 <던전스 앤 드래곤스>는 로봇들을 묘사하기보다 해골 병사들을 묘사합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왜 중세 판타지에서 로봇들이 이질적인 설정인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산업 혁명 이후, 이른바 자동 기계와 기계 공학은 나타났습니다. 자동 기계와 기계 공학이 나타나기 때문에, SF 작가들은 미래 로봇들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만약 19세기 산업 혁명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자동 기계와 기계 공학은 나타나지 않았을 테고, SF 작가들은 미래 로봇들을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SF 작가들이 미래 로봇들을 상상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 로봇>과 <터미네이터>와 <토치라이트>는 나타나지 않았을 겁니다. 로봇 설정에게 근대 산업 혁명은 생산 조건입니다. 산업 혁명은 19세기 서구 근대화에 속합니다. 그래서 스팀펑크는 자동 인형(오토마톤)을 묘사합니다.
산업 혁명이 19세기 서구 근대화에 속하고, 스팀펑크가 19세기 서구 근대화를 과장하기 때문에, 스팀펑크는 자동 인형을 묘사합니다. 19세기 서구 근대화 이후, 과학이 크게 발달했기 때문에, SF 작가들은 우주 항해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스페이스 오페라는 비롯합니다. 만약 19세기 서구 근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과학은 크게 발달하지 않았을 테고, SF 작가들은 우주 항해를 상상하지 않았을 겁니다. 여기에서 스페이스 오페라는 비롯하지 않았을 겁니다. 산업 혁명, 19세기 서구 근대화, 자동 기계, 기계 공학, 안드로이드, 사이언스 픽션, 우주 항해, 스페이스 오페라는 이어집니다.
산업 혁명부터 스페이스 오페라까지, 이 흐름은 타당합니다. 반면, 중세 판타지는 이 흐름에 끼어들지 못합니다. 문자 그대로 중세 판타지(링크)는 중세 사회에게 기반합니다. 아름다운 공주와 웅장한 성채와 명예로운 기사와 목가적인 마을처럼, 중세 판타지는 중세 사회에게 기반합니다. 중세 사회와 근대 사회는 다릅니다. 근대 사회에서 산업 혁명은 비롯했으나, 아직 중세 사회에서 산업 혁명은 비롯하지 않았습니다. 중세 사회에서 산업 혁명이 비롯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세 사회와 기계 공학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중세 사회와 기계 공학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로봇은 어색한 설정입니다.
19세기 서구 근대화에서 로봇이 비롯하기 때문에, 중세 판타지와 안드로이드는 어울리지 않으나, 스페이스 오페라와 안드로이드는 어울립니다. 중세 판타지와 안드로이드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근대 사회 이후, 안드로이드가 나타나는 것처럼, 로봇은 후천적입니다. 로봇은 태생적이기보다 아주 후천적입니다. 21세기 초반 사회에서 우리가 살아가기 때문에, 스페이스 오페라를 비롯해 사이언스 픽션이 여러 로봇들을 상상하기 때문에, 우리 문화에서 로봇은 아주 친숙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로봇이 아주 친숙하다고 해도, 로봇은 '늦게' 나타났습니다. 로봇은 일찍보다 '늦게'와 어울립니다.
일찍이라는 단어보다 '로봇'이라는 단어와 '늦게'라는 단어는 어울립니다. 중세 판타지와 스페이스 오페라는 '로봇'과 '늦게'가 어울린다고 보여줍니다. 그래서 로봇과 자연은 대조적입니다. 아무리 중세 판타지에서 드루이드가 덩굴을 조종하고 호랑이로 변신한다고 해도, 이건 어색하지 않습니다. 만약 드루이드가 호랑이로 변신하고 안드로이드를 물어뜯는다면, 이건 어색할지 모르나, 호랑이 변신 그 자체는 어색하지 않습니다. 중세 판타지에서 드루이드가 자연의 여신을 숭배하기 때문에, 드루이드는 자연 신성 능력을 얻고 호랑이로 변신합니다. 중세 판타지에서 자연의 여신은 전형입니다.
왜 자연의 여신이 전형인가요? 자연 속에서 인간은 살아갑니다. 자연 없이, 인간은 살아가지 못합니다. 인간이 생명체이기 때문에, 인간은 영양분을 필연적으로 섭취합니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먹고 삽니다. 인간에게 먹거리는 필수적입니다. 하늘에서 먹거리는 뚝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건 문학적인 표현이나, 자연 환경이 생물 다양성을 낳기 때문에, 인간은 열매를 먹고, 버섯을 먹고, 곡물을 먹고, 생선을 먹을 수 있습니다. 자연이 먹거리를 선사하기 때문에, 인간은 먹고 삽니다. 인간이 자연에게 필연적으로 기반하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인간은 풍요로운 자연, 어머니 자연을 숭배했습니다.
중세 사회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인류 문화는 어머니 자연을 숭배했습니다. 어머니 자연이 아주 유구한 문화 현상이기 때문에, 중세 판타지는 이 유구한 문화를 적용합니다. 그래서 드루이드는 자연 신성 능력을 얻고 호랑이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자연이 아주 유구한 문화 현상인 것처럼, 생물 다양성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합니다. 생물 다양성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기 때문에, 생명체는 원초적입니다. 인류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생물 다양성은 나타났습니다. 생물 다양성에서 인류는 진화했습니다. 인류보다 생명체들이 일찍 나타난 것처럼, 생명체는 '일찍'이라는 단어에 가깝습니다.
자연이 생물 다양성을 낳는 것처럼, 생물 다양성에서 인류가 비롯했기 때문에, 인간은 자연이 원초적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원초적인 자연에게는 영성이 있습니다. 자연이 원초적이기 때문에, 늦게라는 단어보다 일찍이라는 단어와 생명체는 어울립니다. 로봇이 늦게와 어울리고, 자연이 일찍과 어울리기 때문에, 로봇(늦게)과 자연(일찍)은 대조적입니다. 생물 다양성에서 인류가 진화한 것처럼, 인류는 자연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아기보다 어머니가 일찍 나타나는 것처럼, 인류보다 자연이 일찍 나타났기 때문에, 자연은 인류에게 속하지 않습니다. 반면, 인간은 기계 공학, 로봇을 만듭니다.
인간이 자동 로봇을 만들기 때문에, 로봇은 인간에게 속합니다. 로봇은 인간 하인입니다. 인간 없이, 로봇은 스스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건 문학적인 표현이나, 자연(自然)이 스스로(自)라는 단어를 포함하는 것처럼, 자연은 스스로 나타납니다. 자연과 달리, 로봇은 스스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인간이 만든 이후, 마침내 로봇은 나타납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로봇은 인간을 밀어내고 독립할 수 있습니다. <터미네이터>에서 (스카이넷) 로봇은 인간 하인이 아닙니다. 여기에서 더 이상 (스카이넷) 로봇은 인간에게 속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이 만들기 때문에, 로봇은 나타납니다.
아무리 인간에게서 로봇이 독립한다고 해도, 만약 인간이 만들지 않는다면, 로봇은 나타나지 못할 겁니다. 인간이 로봇을 만들기 때문에, 인간에게서 로봇은 독립하기 원합니다. 반면, 인간에게서 자연은 독립하지 않습니다. 자연이 인간에게 속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첨단 과학이 발달한다고 해도, 여전히 인간은 자연에게 기반합니다. 21세기 초반 오늘날은 첨단 과학 시대입니다. 그래서 자연에서 인간이 완전히 벗어날 수 있나요? 그건 아닙니다. 세계화 자본주의는 기후 변화를 비롯해 여러 환경 오염들을 저지릅니다. 세계화 자본주의는 너무 악랄한 행성급 환경 오염 범죄자입니다.
이제까지 인류 역사에서 어떤 사회가 '행성급' 환경 오염을 저질렀나요? 대답은 세계화 자본주의입니다. 오직 세계화 자본주의만 '행성급' 환경 오염을 저질렀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공산주의가 악랄하다고 비난하나, 심지어 최악의 공산주의조차 '행성급' 환경 오염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자유 민주주의가 자본주의를 정당화하고, 세계화 자본주의가 행성급 환경 오염 범죄자이기 때문에, 자유 민주주의는 행성급 오염 공범입니다. 자유 민주주의가 행성급 공범이고, 심지어 최악의 공산주의조차 행성급 환경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최선의 자유 민주주의보다 최악의 공산주의는 낫습니다.
최선의 자유 민주주의보다 최악의 공산주의가 나은 것처럼, 기후 변화를 비롯해 행성급 오염들은 심각한 재앙입니다. 만약 기후 변화가 훨씬 심각해진다면, 엄청나게 많고 많은 사람들은 고통에 빠질 겁니다. 아무리 21세기 초반 오늘날이 첨단 과학 시대라고 해도, 첨단 과학 기술들이 기후 변화를 뚝딱 해결할 수 있나요? 글쎄요, 대답은 너무 회의적입니다. 어떤 과학자들과 경영자들은 외계 행성 테라포밍이 대안이라고 주장합니다. 아, 그래요? 외계 행성 테라포밍이 기후 변화 대안인가요? 이야~, 이 과학자들과 경영자들은 천재입니다. 첨단 과학이 외계 행성을 뚝딱 테라포밍하나요?
이건 불가능합니다. 첨단 과학은 외계 행성을 뚝딱 테라포밍하지 못합니다. 생태계 테라포밍은 오랜 시간,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을 요구할지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외계 행성 테라포밍은 거의 불가능할지 모릅니다. 저는 미래 인류가 외계 행성들을 테라포밍하기 원합니다. 생물 다양성이 아주 경이롭기 때문에, 저는 비단 지구만 아니라 다른 행성들 역시 생물 다양성들을 품기 원합니다. 만약 오직 지구만 생명의 요람이라면, 만약 오직 지구만 생체 우주선이라면, 이건 너무 외로울 겁니다. 이건 비단 무한한 공간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너무 외로운 감성입니다. 저는 테라포밍이 성공하기 원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바람과 상관없이, 외계 행성 테라포밍은 오랜 시간을 요구하거나,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을 요구하거나, 거의 불가능할지 모릅니다. 유일한 생체 우주선, 지구는 소중합니다. 우리는 외계 행성을 바라보기보다 지구 생물권을 관리해야 합니다. 생태계 테라포밍이 쉽지 않은 것처럼, 인간이 지구 생물권을 아껴야 하는 것처럼,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자연에서 인류는 벗어나지 못합니다. 언젠가 미래 과학 기술은 자연을 밀어낼지 모르고, 자연 외부에서 미래 인류는 살아갈지 모릅니다. 만약 자동 기계들이 자연을 대신한다면, 인류에게는 자연이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
자연 환경보다 자동 기계들과 함께 미래 인류는 살아갈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미래 사회입니다. 아직 미래는 오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미래 자동 기계들이 자연 환경을 밀어낸다고 장담하지 못합니다. 어떤 보수 우파들은 자동 기계들이 자연 환경을 밀어낸다고 낙관하는지 모르나, 아무도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건 낙관보다 망상입니다. (보수 우파들에게 망상은 주된 특성입니다.) 자연에서 인간이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 이후, 인간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연은 인간 하인이 아닙니다. 자연 이후, 인간이 나타나고, 인간 이후, 로봇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연과 로봇은 대조적입니다.
꽃송이는 원초적인 자연으로 이어집니다. 꽃들이 수분을 담당하기 때문에, 식물들은 번성합니다. 식물들이 번성하기 때문에, 자연 생태계는 순환합니다. 꽃송이는 생태계 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생태계는 자연에 속합니다. 자연은 원초적입니다. <스프링 폴스>는 퍼즐 게임입니다. 이 퍼즐 게임에서 주된 소재는 꽃송이입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지형을 조절하고, 물을 흘리고, 꽃송이를 키웁니다. <스프링 폴스>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비단 퍼즐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원초적인 번성을 키웁니다. 게임 플레이어가 원초적인 번성을 키우기 때문에, <스프링 폴스>는 다른 퍼즐 게임들과 다릅니다.
만약 게임 플레이어가 다른 퍼즐 게임들보다 <스프링 폴스>가 특별하다고 느낀다면, 원초적인 번성은 이유가 되는지 모릅니다. <스프링 폴스>가 특별한 퍼즐 게임이 되는 것처럼, 자연은 원초적이나, 로봇은 원초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로봇은 늦게라는 단어와 어울립니다. 원초와 늦게는 대조적입니다. 자연(원초)과 로봇(늦게)이 대조적이기 때문에, 영화 <고지라 대 콩> 역시 이 구도에게 기반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최종 보스는 메카고지라입니다. 메카고지라 덕분에, 다른 몬스터버스 영화들보다 <고지라 대 콩>은 특별합니다. 2014년 <고지라>에서 최종 보스는 암컷 무토입니다.
<콩: 해골섬>에서 최종 보스는 알파 스컬크롤러(빅 원)입니다. <고지라: 괴수왕>에서 최종 보스는 기도라(몬스터 제로)입니다. 암컷 무토, 알파 스컬크롤러, 기도라는 동물, 생명체입니다. 비록 기도라가 외계 존재라고 해도, 기도라 역시 생명체입니다. 암컷 무토, 알파 스컬크롤러, 기도라와 달리, 메카고지라는 로봇입니다. 아무리 메카고지라와 고지라가 비슷하다고 해도, 메카고지라는 로봇입니다. 로봇은 늦게라는 단어와 어울립니다. 메카고지라와 달리, 고지라는 자연의 힘입니다. 2014년 <고지라>부터, 몬스터버스 설정에서 고지라는 자연의 힘을 맡았습니다. 자연 환경은 원초적입니다.
자연 환경이 원초적이고, 고지라가 자연의 힘이기 때문에, 고지라는 원초적입니다. 자연(원초)과 로봇(늦게)이 대조적인 것처럼, 메카고지라와 고지라는 대조적입니다. 다른 몬스터버스 영화들보다 <고지라 대 콩>은 대립 구도를 강조할 수 있습니다. 자연이 원초적이고, 로봇이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로봇보다 자연은 유구합니다. 로봇보다 자연이 유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로봇보다 자연이 위대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감성과 달리, <고지라 대 콩>에서 메카고지라는 고지라를 일방적으로 두들겨팹니다. 아무리 로봇보다 자연이 위대하다고 해도, 고지라는 일방적으로 처맞습니다.
2014년 <고지라>에서 암컷 무토가 고지라를 내려칠 때, <고지라 대 콩>에서 메카고지라가 충전 죽빵을 날리고 고지라를 두들겨팰 때, 두 장면은 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암컷 무토와 달리, 메카고지라는 '늦게' 나타났습니다. 이미 까마득한 태고에서 무토들은 살아갔으나, 과학 기술들이 발달한 이후, 메카고지라는 '늦게' 나타났습니다. 메카고지라는 늦깎이입니다. 하지만 이 늦깎이는 감히 원초적인 자연을 두들겨팹니다. 늦깎이 메카고지라는 원초적인 고지라를 아주 신나게 두들겨팹니다. 원초적인 자연은 늦깎이에게 일방적으로 처맞습니다. 원초적인 자연은 불쌍하게 처맞습니다.
로봇이 늦게 나타나고, 자연이 원초적이기 때문에, 로봇보다 자연은 위대하나, 자연은 로봇에게 일방적으로 탈탈 털립니다. 이건 역설적입니다. 고지라가 방사 열선을 뿜고, 메카고지라가 양자 절규(프로톤 스크림)를 지를 때, 이 장면은 자연과 로봇을 강렬하게 대비하나, 양자 절규는 방사 열선을 압도합니다. 그래서 <고지라 대 콩>에서 고지라와 메카고지라의 전투는 독특합니다. 만약 영화 관객들이 이 전투가 아주 독특하다고 느낀다면, 늦깎이 로봇과 원초적인 자연이 역설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 전투는 독특한지 모릅니다.
※ 만약 모스라와 메카고지라가 싸웠다면, 모스라는 훨씬 일방적으로 털렸을 겁니다. 2019년 <괴수왕>에서 고지라는 기도라 인력 광선을 버틸 수 있으나, 모스라는 버티지 못합니다. 고지라보다 모스라 내구력이 훨씬 약하기 때문에, 만약 양자 절규가 모스라를 직격했다면, 고지라와 달리, 모스라는 크게 추락했을 겁니다. (비단 양자 절규만 아니라 미사일들 역시 문제입니다.) 모스라가 비행 괴수이기 때문에, 모스라는 우위를 어느 정도 차지할 수 있으나, 만약 모스라가 추락한다면, 더 이상 모스라는 우위를 차지하지 못할 테고, 메카고지라는 추락한 모스라를 쉽게 두들겨팰 겁니다.
※ 게임 <스프링 폴스> 스크린샷 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