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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생체 비행선 내부의 동물원과 생태계 본문

SF & 판타지/개조 생명체들

생체 비행선 내부의 동물원과 생태계

OneTiger 2019. 7. 10. 20:01

[생체 비행선 내부에 이런 개조 동물들이 모인다면, 생체 비행선 내부에서 생태계가 순환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동물원'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흔히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나요?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동물들을 구비한 장소'를 생각할 겁니다. 동물원에서 사람들은 여러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동물원은 여러 동물들을 모아놓은 장소입니다. 만약 어떤 특정한 장소가 다양한 동물들을 모은다면, 사람들은 이걸 동물원이라고 부를 겁니다. 오늘날 대도시에서 동물원들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관건은 규모와 생물종과 다양성일 겁니다. 특정한 장소가 얼마나 커야 하나요? 특정한 장소가 얼마나 많은 동물들을 모아야 하나요?


만약 지름 200~300m 공간이 몇몇 대형 포유류를 모은다면, 이게 동물원이 될 수 있나요? 똑같은 장소가 훨씬 많은 작은 새들을 모은다면, 이게 동물원이 될 수 있나요? 농장에는 여러 가축들이 있습니다. 농장에 개들, 고양이들, 말들, 오리들, 닭들, 염소들이 있다면, 농장이 동물원이 될 수 있나요? 동물원과 달리, 농장은 동물들을 전시하지 않습니다. 전시하기 위해 농장은 동물들을 모으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농장에 놀러간다면, 사람들은 여러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대관령 양떼 목장은 양떼를 보여줍니다. 어떤 관점에서 이런 양떼 목장은 동물원과 비슷합니다. 양떼 목장은 동물들을 전시합니다.



어떤 특정한 장소가 동물들을 모은다면, 이 장소는 동물원과 비슷할지 모릅니다. 비록 규모와 생물종과 다양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장소가 전형적인 동물원이 되지 못한다고 해도, 이 장소는 동물원과 비슷한 특징을 공유할지 모릅니다. 노아의 방주는 동물원이 아닙니다. 노아의 방주는 동물들을 전시하지 않습니다. 사실 노아의 방주는 대피소에 가깝습니다. 재난이 끝날 때까지, 방주는 동물들을 보호합니다. 재난이 끝난다면, 방주는 동물들을 풀어놓고 다시 자연 생태계를 복원할 겁니다. 방주는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장소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방주 속에 수많은 동물들이 있다면, 우리는 이게 동물원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방주가 동물원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는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이 지하 대피소를 보여주고, 지하 대피소에 동물들이 가득하다면? 이건 동물원이 아닙니다. 재난이 닥쳤기 때문에, 재난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동물들을 대피소에 몰아넣었습니다. 하지만 대피소가 다양한 동물들을 모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대피소가 어느 정도 동물원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재난을 피하기 위해 인류 문명이 지하 대피소보다 거대 우주선을 건조한다면? 우주선 사람들이 거대 우주선에 각종 동물들을 집어넣는다면?



어떤 사이언스 픽션들은 세대 우주선이나 다른 우주 거주지들이 내부 생태계를 유지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만약 이런 내부 생태계에 각종 동물들이 있다면? 이게 동물원이 되나요? 아니, 이건 동물원보다 정말 생태계일 겁니다. 적어도 이건 인공 생태계가 되거나 사파리가 될 겁니다. 아니면 이건 국립 공원과 비슷할지 모릅니다. 동물원에는 먹이 그물망이 없습니다. 농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농장에 동물들이 많다고 해도, 농장에는 먹이 그물망이 없습니다. 방주에도 먹이 그물망이 없을 겁니다. 지하 대피소에도 먹이 그물망이 없을 겁니다.


지하 대피소에서 사람들이 다양한 동물들을 관리한다고 해도, 동물들은 서로 잡아먹거나 부딪히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주 거주지 내부 생태계에는 먹이 그물망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는 비단 물리적인 공간들만 아니라 창작물들을 상정할 수 있습니다. 만약 창작물들이 여러 동물들을 보여준다면, 우리가 동물원을 즐기는 것처럼, 우리는 이런 창작물들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비디오 게임 <쉘터 2>는 동물원에 가깝습니다. <압주> 역시 동물들을 전시합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느긋하게 사방을 돌아다니고, 동물들을 둘러보고, 주변 환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압주>에는 먹이 그물망이 있으나, 먹이 그물망은 사소한 요소입니다.



<어스텅> 같은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들과 달리, <압주>에서 게임 플레이어는 먹이 그물망을 조절하지 않습니다. <어스텅>에서 영양분 순환은 중요한 규칙이나, <압주>에서 아노말로카리스가 다른 동물을 덥썩 삼킨다고 해도, 게임 플레이어는 그저 구경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어스텅>과 <압주>는 똑같이 여러 동물들을 보여줍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여러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고, <어스텅>과 <압주>에서 이건 핵심적인 미덕입니다. 이렇게 여러 개념들은 동물원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농장, 방주, 지하 대피소, 우주 거주지, 심지어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과 야생 탐사 게임….


이것들은 특정한 공간에 동물들을 모으고 사람들에게 여러 동물들을 보여줍니다. 특히, <어스텅>과 <압주> 같은 게임들은 기술적인 동물원입니다. 사실 동물원은 비좁은 장소에 동물들을 가둡니다. 그래서 동물들은 여러 스트레스들에 시달립니다. 심지어 동물들은 다치거나 병에 걸립니다. 그래서 동물들은 여러 스트레스들에 시달립니다. 심지어 동물들은 다치거나 병에 걸립니다. 그래서 동물원은 사라져야 할 겁니다. 우리가 야생 동물들을 관찰하고 싶다면, 우리에게는 다른 많은 방법들이 있습니다. 자연 다큐멘터리 영화,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 증강 현실 기술은 훌륭한 야생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야생 동물들을 보고 싶다면, 우리는 동물원 대신 이런 기술적인 자연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동물원 호랑이는 암살자가 아닙니다. 동물원 호랑이는 수풀에 잠복하지 못합니다. 이런 호랑이가 정말 호랑이인가요? 호랑이는 그저 단일한 생물종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밀림이라는 자연 생태계가 있기 때문에, 호랑이는 호랑이입니다. 아무리 우리가 동물원을 들락거린다고 해도, 우리는 절대 밀림 속의 호랑이를 구경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쉘터 3>는 실감나게 밀림 속의 암살자 호랑이를 보여줄 겁니다. 감옥 같은 동물원보다 자연 다큐멘터리 영화,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 증강 현실 기술은 훨씬 낫습니다. 감옥 같은 동물원이 사라진다고 해도, 우리는 다양한 방법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생태계 관찰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동물원들은 사라지고, 대신 사람들은 증강 현실 동물원들을 즐길지 모릅니다. <쉘터 2>와 <압주>는 초기적인 증강 현실 동물원이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생태학과 정보 통신 기술이 만난다면, 이건 새로운 동물원이 될 겁니다. (그래서 생태계 게임들은 초기적인 SF 동물원일지 모릅니다.) 이렇게 동물원은 다른 것들과 특징(다양한 동물들 전시)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소설 <레비아탄>에 등장하는 생체 비행선이 동물원이 될 수 있나요? 스콧 웨스터펠드가 쓴 <레비아탄>에는 거대한 부유 고래 비행선이 있습니다.



이 부유 동물은 진짜 고래가 아닙니다. 이 동물은 고래 같은 거대한 개조 생명체입니다. 부유 고래는 엄청난 가스를 뿜을 수 있고, 그래서 부유 고래는 높은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부유 고래에게 선체를 매달고 생체 비행선을 만듭니다. 소설 <레비아탄>은 비단 부유 고래만 아니라 다양한 생명체들을 보여줍니다. 생체 비행선 안에는 다양한 개조 동물들이 있습니다. 함교부터 지하 갑판까지, 부지런한 소식통으로서 전갈 도마뱀(Message Lizard)들은 구석구석 기어다닙니다. 가스 탐지견들은 가스가 누출되었는지 검사합니다. 헉슬리는 살아있는 부유 해파리입니다.


헉슬리는 일종의 기구입니다. 사람들은 헉슬리를 타고 정찰하거나 비행선에 탑승합니다. 속사 맹금(Strafing Hawk)들과 화살 박쥐(Fléchette Bat)들은 생체 비행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수단입니다. 레비아탄이 적군 비행선이나 함선과 조우했을 때, 승무원들은 속사 맹금들과 화살 박쥐들을 날립니다. 날짐승들은 날카로운 섬유들과 화살들을 이용해 적군 비행선이나 함선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체 비행선이 다양한 동물들을 구비하기 때문에, 언뜻 생체 비행선은 동물원 같습니다. 그 자체로서 거대한 부유 고래는 신기합니다. 동시에 생체 비행선이 여러 동물들을 품었기 때문에, 레비아탄은 신기합니다.



거대한 부유 고래가 등장하지 않았다고 해도, <레비아탄>은 꽤나 흥미로운 바이오펑크 소설이었을 겁니다. 체펠린 비행선이 전갈 도마뱀들, 헉슬리 해파리들, 가스 탐지견들, 속사 맹금들, 화살 박쥐들을 태운다면, 체펠린 비행선 역시 기이한 동물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개조 동물들은 그저 신기할 뿐입니다. 개조 동물들은 별로 가능성이 없는 설정일 겁니다. 우리가 구태여 부유 고래나 화살 박쥐나 해파리 기구를 만들어야 하나요? 이미 비행선과 비행 무인기와 풍선 장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군사용보다 탐사용이나 교역용 비행선을 만든다고 해도, 미래 인류는 생체 비행선을 만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개조 맹금과 개조 박쥐가 비행 무인기를 대신할 이유 역시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탐사용 개조 동물은 유용할지 모릅니다. 해양 생태계를 조사하기 위해 동물학자들은 동물 카메라를 이용합니다. 만약 동물학자들이 장수 거북에게 작은 카메라를 매달 수 있다면, 카메라는 어디로 장수 거북이 돌아다니는지 촬영할 수 있을 겁니다. 나중에 동물학자들이 그 카메라를 회수한다면, 동물학자들은 해양 생태계를 조사하기 위한 자료를 얻을 겁니다. 만약 동물학자들이 개조 거북이나 개조 바다표범을 조종할 수 있다면, 그들은 훨씬 수월하게 해양 생태계를 조사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환경 운동가들은 여기에 반대할지 모릅니다. 만약 개조 거북이 통제에서 벗어난다면, 개조 거북은 자연 생태계를 교란할지 모릅니다. 개조 거북보다 잠수 무인기는 훨씬 안전할 겁니다. 그래서 전갈 도마뱀들, 헉슬리 해파리들, 속사 맹금들, 화살 박쥐들 모두 별로 가능성이 없는 설정일지 모릅니다. 마약 탐지견과 폭발물 탐지견, 인명 구조견이 여전히 널리 쓰이기 때문에, 개조 탐지견은 정말 가능성이 있는 설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조 탐지견 이외에 다른 개조 동물들은 그저 SF 설정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미래 사람들은 개조 박쥐 대신 비행 무인기를 이용할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생체 비행선과 다양한 동물들은 신기한 볼거리입니다.


생체 비행선이 다양한 동물들을 태웠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생체 비행선을 인공 생태계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정말 생체 비행선이 '생태계'가 될 수 있나요? 아무리 부유 고래 비행선이 도마뱀들과 해파리들과 맹금들과 박쥐들과 탐지견들과 인간들을 태웠다고 해도, 우리가 이것을 생태계라고 부를 수 있나요? 그건 아닐 겁니다. 지하 대피소가 생태계가 아닌 것처럼, 생체 비행선 내부는 생태계가 아닐 겁니다. 생태계는 생명체들과 주변 환경이 서로 영양분을 주고 받는 순환 체계를 가리킵니다. 생체 비행선에서 여러 동물들(과 인간들)은 그저 함께 모였을 뿐입니다.



[이런 게임이 영양분 순환을 묘사하는 것처럼, 생체 비행선 내부 생태계에도 순환이 있을지 모릅니다.]



여러 동물들(과 인간들)은 서로 영양분을 주고 받지 않고 순환 체계를 구성하지 않습니다. 세대 우주선 내부 생태계는 정말 생태계가 될 수 있으나, 동물원에는 영양분을 주고 받는 순환 체계가 없습니다. 동물원은 그저 여러 동물들을 모을 뿐입니다. 생체 비행선은 이런 동물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생태계가 될 수 있는 요소가 완전히 없지 않습니다. 생체 비행선은 어마어마한 꿀벌 군집을 품었습니다. 고래 내장에서 꿀벌 군집은 꿀을 채집합니다. 고래 내장에서 박테리아들은 꿀을 소화합니다. 이런 순환 체계 덕분에 부유 고래는 영양분을 얻고 가스를 생성합니다.


개조 꿀벌 군집과 꿀 영양분 순환은 생체 비행선을 작동시키기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화살 박쥐들이 없다고 해도, 생체 비행선은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화살 박쥐들은 영양분 순환에 참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조 꿀벌들이 영양분을 공급하지 않는다면, 생체 비행선은 뜨지 못할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생체 비행선은 인공 생태계가 될 수 있습니다. 게임 <어스텅>에서 영양분 순환이 중요한 규칙인 것처럼, 개조 꿀벌들 때문에, 생체 비행선 내장에서 영양분 순환은 중요한 규칙입니다. 하지만 <레비아탄>은 밀리터리 SF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인공 생태계보다 비행선들과 보행 전차들, 철갑함들이 싸우는 장면에 훨씬 치중하는 것 같습니다.



※ 어떤 사람들은 "야생 보호 구역이 줄어들기 때문에, 동물원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건 어처구니가 없는 헛소리입니다. 이런 헛소리는 지배적인 관념에 충성하고 상황을 거꾸로 해석합니다. 야생 보호 구역들은 늘어나야 하고, 동물원들은 사라져야 합니다. 동물원들이 사라져야 한다면, 애완 동물 사업, 낚시 사업, 사냥 사업, 야생 동물 거래 사업 같은 것들 역시 사라져야 할 겁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 경제 속에서 우리가 이런 것들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나요? 이건 불가능합니다. 왜 야생 보호 구역들이 줄어드나요? 왜 생물종 자원들이 줄어드나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잉여 자본을 해소하기 위해 자본주의가 계속 자연 환경을 수탈하고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정말 야생 보호 구역들과 생물종들을 늘리고 싶다면, 동물원들과 함께 자본주의는 사라져야 할 겁니다. 야생 보호 구역이 아니라 동물원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과학자들이 주장한다면, 이건 그저 지배 계급에게 충성하기 위한 망상에 불과할 겁니다. 과학자들이 이 따위 한심하고 멍청한 헛소리를 지껄여서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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