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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와 생태주의가 맺은 관계 본문

사회주의/사회 공학

사회주의와 생태주의가 맺은 관계

OneTiger 2018. 6. 26. 19:14

[이런 생태 유토피아는 사회주의 사상에서 멀지 않습니다. 사실 양쪽 모두 서로 비슷하죠.]



소설 <에코토피아 비긴스>는 어떤 생태주의 정당을 그립니다. 이 생태주의 정당은 가상의 녹색당 같습니다. 생존자 정당이라고 불리는 이 정당은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몇몇 강령을 발표합니다. 그것들 중 하나는 종업원 지주 회사입니다. 이건 일종의 협동 조합이죠. <에코토피아 비긴스>는 종업원 지주 회사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에는 여러 협동 조합들이 있고, 독자는 그런 협동 조합을 소설에 투영할 수 있을 겁니다. 종업원 지주 회사에서 사람들은 함부로 쫓겨나지 않고, 민주적으로 대표를 뽑을 수 있을 겁니다.


직원들은 더 많이 발언할 수 있고, 경영자들과 수월하게 협상할 수 있을 겁니다. 직원들이 뭔가를 제안할 때, 경영자들은 그걸 함부로 거부하지 못하겠죠. 당연히 노동 조합 운동 역시 활발해질 테고, 노동 조합은 비정규직이나 성 차별이나 인종 차별을 몰아낼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종업원 지주 회사는 '일터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민주 시민이라고 자처하나, 기업은 절대 민주적인 집단이 아닙니다. 기업은 수직적인 계급 구조를 강조하고, 직원들에게는 발언 권리가 없어요.



이는 아주 이상한 현상입니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직원들은 대표를 뽑지 못합니다. 자본가가 뭐라고 지시한다면, 직원들은 그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경영진이 직원을 내쫓거나 비정규직을 뽑거나 여자들을 성 폭행해도, 직원들은 쉽게 저항하지 못합니다. 먹고 살기 위해 직원들은 경영진에게 매달려야 합니다. 회사 대표가 자신의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준다고 해도, 직원들은 그걸 제대로 막지 못합니다. 일반적인 기업은 절대 민주적인 집단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봉건적인 집단입니다. 회사 대표는 왕족이나 귀족이고, 회사를 자신의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소작농들입니다. 직원들은 왕족이나 귀족을 몰아내지 못하고, 자신들이 노동한 결과를 남에게 헌납해야 합니다. 임금 노동자들은 소작농보다 훨씬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대표를 뽑지 못한다면, 인간은 노예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임금 노동자는 임금 노예가 됩니다. 21세기 신자유주의 시대에 얼마나 많은 임금 노예들이 존재합니까. 종업원 지주 회사는 이런 임금 노예를 막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직원들이 직접 대표를 뽑고, 함부로 쫓겨나지 않고, 노동 조합을 자유롭게 결성할 수 있다면, 임금 노예들은 많이 희미해질 겁니다.



이런 협동 조합은 대표적인 사회주의 정책입니다. 만약 어떤 나라의 기업들이 모두 협동 조합이 된다면, 그 나라는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협동 조합은 궁극적인 사회주의 목표가 아닙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람들은 생산 수단을 사회적으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입니다. 어떤 나라에서 특정한 집단이 생산 수단을 독차지한다면, 그 나라가 부유하고 잘 굴러간다고 해도, 그 나라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닐 겁니다. 잘 굴러가거나 잘 굴러가지 않거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람들은 생산 수단을 공유해야 합니다.


그런 공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국가 지도자들이 좋은 소리를 떠들고 좋은 정책들을 펼쳐도, 그 국가는 사회주의 국가가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소비에트 연방이나 유럽 사회 민주주의에게 장점들이 있다고 해도, 저는 소비에트 연방이나 유럽 사회 민주주의가 진짜 사회주의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협동 조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기업이 협동 조합이 된다면, 직원들은 일터 민주주의를 더 많이 구현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일터 민주주의가 구현된다고 해도, 그건 진짜 사회주의가 아니겠죠.



하지만 진짜 사회주의가 아니라고 해도, 협동 조합들은 사회주의적인 장점들을 자랑할 수 있어요. 여러 사회주의자들, 심지어 공산주의자들조차 협동 조합에 여러 장점들이 있다고 인정합니다. 협동 조합들은 우리가 사회주의로 나가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에코토피아 비긴스>는 생태주의 소설이고, 생존자 정당 역시 녹색당 같은 생태주의 정당입니다. 왜 생태주의 정당이 사회주의 같은 종업원 지주 회사를 응원할까요? 생태주의는 수많은 구성원들이 평등하고 조화롭게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수직적인 계급이 존재한다면, 사람들이 권력을 분산하지 않는다면, 구성원들은 조화롭게 살아가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생태주의 역시 공유를 중시합니다. 사람들이 권력이나 생산 수단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기득권들은 약자들을 짓밟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공유는 사회주의 사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생태주의 역시 사회주의의 분파라고 생각합니다. 생태주의는 독자적인 사상이 아니라 사회주의 사상에 속할 수 있습니다. 윌리엄 모리스가 증명하는 것처럼 생태주의는 사회주의에게서 수많은 사상들을 빌렸고, 궁극적으로 비슷한 목표를 추구하죠.



아마 여기에 반대하는 철학자들이 많을 겁니다. 사회주의와 생태주의가 무슨 관계를 맺었는지 각자 다르게 생각하겠죠. 생태주의가 사회주의의 한 분파라는 주장은 수많은 반박들에 부딪힐 테고, 누군가는 이게 아주 뜬끔없는 망상이라고 말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제 주장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분명히 사회주의와 생태주의는 비슷하게 보입니다. 머레이 북친 같은 사람은 사회주의자이고 동시에 생태주의자처럼 보이죠. 그래서 사회주의와 생태주의는 서로 도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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