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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비인간 존재로서 복제 공룡과 서구 근대화 본문

SF & 판타지/개조 생명체들

비인간 존재로서 복제 공룡과 서구 근대화

OneTiger 2020. 5. 4. 22:54

[인간, 과학 기술은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를 만드나, 인간에게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는 하인이 아닙니다.]



사변 장르(Speculative Fiction)에서 '비인간 존재'는 가장 커다란 특징입니다. 이른바 주류 문학과 사변 소설 사이에서 '비인간 존재'는 가장 커다란 차이, 기준입니다. 비인간 존재 때문에, 많은 사변 장르 팬들은 신화, 판타지, 공포, SF, 동화를 좋아합니다. 이름처럼, 신화에서 비인간 존재는 신(격)들입니다. 판타지는 신화, 전설, 민담에 기반하고, 거대한 크라켄부터 꼬마 요정까지, 판타지는 여러 비인간 존재들을 보여줍니다. 공포에서 흡혈귀와 늑대 인간과 좀비는 대표적인 비인간 존재입니다. 동화는 지성적인 야생 동물들을 보여줍니다. 동화에서 여우는 그저 야생 동물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외계인, 인공 지능, 돌연변이 같은 비인간 존재들을 이야기합니다. 다른 사변 장르들과 달리, 사이언스 픽션에서 비인간 존재들은 서구 근대화와 결합합니다. 19세기 서구 근대화 이후, 20세기 인류 문명이 과학 기술을 개발하기 때문에, 사이언스 픽션은 외계인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18세기 이전, 인류 문명 역시 외계인들을 상상했으나, 이런 외계인들은 별로 논리적인 설정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20세기 초반 과학자들조차 태양계 행성들, 위성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서구 근대화는 다른 사변 장르들보다 사이언스 픽션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중세 유럽 판타지에서 드워프 광부는 서구 근대화와 결합하지 않습니다. 가끔 중세 유럽 판타지는 스팀펑크를 도입하고, 스팀펑크 속에서 드워프 광부는 증기 기관 굴착기를 털털거리고 운전할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일반적으로 스팀펑크는 판타지보다 사이언스 픽션에 속합니다. 증기 기관이 신화, 전설, 민담보다 서구 근대화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드워프 광부와 증기 기관 굴착기가 보여주는 것처럼, 서구 근대화는 사이언스 픽션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그래서 사이언스 픽션에서 비인간 존재들 역시 서구 근대화와 결합합니다. 서구 근대화 이후, 정보 통신 기술은 인공 지능을 상상합니다.


사이버펑크가 인공 지능을 상상하는 것처럼, 중세 유럽 판타지 역시 인공 지능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만약 마법사가 어떤 물품에 가상의 인격을 집어넣는다면, 이건 인공 지능과 비슷할지 모릅니다. 소설 <드래곤 라자>에서 프림 블레이드처럼, 물품 속의 가상 인격에게는 자아가 있을 테고, 이건 인공 지능과 비슷할 겁니다. 하지만 판타지 인공 지능과 SF 인공 지능은 다릅니다. 정보 통신 기술에서 SF 인공 지능은 비롯하나, 판타지 인공 지능은 신화, 전설, 민담에 기반합니다. 돌연변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진화 이론에서 돌연변이 엑스맨들은 비롯합니다. 진화 이론은 가장 대표적인 서구 근대화 요소입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서구 근대화와 비인간 존재를 합치고, 이런 비인간 존재들은 사이언스 픽션을 대표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사이언스 픽션이 외계인을 반드시 이야기한다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사이언스 픽션에게 외계인은 필수적인 구성 요소가 아닙니다. 소설 <빼앗긴 자들>은 사이언스 픽션이나, 이 소설은 이른바 '외계인'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 소설에서 주연 등장인물들은 인간입니다. 다른 행성 사람에게 아레나스 위성 사람은 외계인이 될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도 아레나스 위성 사람은 통상적인 외계인이 아닙니다. <우주 전쟁>의 혐오스러운 화성인과 아레나스 사람은 다릅니다.


하지만 <빼앗긴 자들>에서 아레나스 위성 사람들은 사회주의자들입니다. 현실에서 가장 지배적인 사회 구조는 자본주의이고, 그래서 현실에서 온갖 수구 꼴통들은 넘칩니다. 수구 꼴통 할배들 사이에서 좌파적인 여자는 자신이 이방인이라고 느낄지 모릅니다. 아니, 득실거리는 수구 꼴통 할배들 사이에서 좌파적인 여자는 자신이 이방인이라고 너무 절절하게, 미치도록 느낄 겁니다. 그리고 이방인과 비인간 존재 사이에는 긴밀한 연결 고리가 있습니다. 외계인은 이방인입니다. 다른 행성에서 외계인이 비롯했기 때문에, 외계인은 이방인이 됩니다. 영어 문화에서 alien은 외계인과 이방인을 함께 가리킵니다.



외계인이 이방인이 되고, 좌파적인 여자가 이방인이기 때문에, 좌파적인 여자는 외계인이 됩니다. 수구 꼴통 할배들 사이에서 좌파적인 여자는 자신이 이방인이라고 너무 사무치게 느껴야 합니다. 사이언스 픽션에서 비인간 존재는 비주류적인 인간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세계화 자본주의가 가장 지배적이고, 그래서 수구 꼴통 할배들은 지랄지랄하고, 좌파적인 여자는 비주류적인 인간상입니다. 만약 SF 소설이 사회주의자들을 묘사한다면, 비주류적인 인간상으로서 사회주의자들은 비인간 존재가 됩니다. 이런 비인간 존재는 지배적인 관념, 고정 관념을 깨뜨리고 인식의 지평선을 넓힙니다.


그래서 <빼앗긴 자들>은 훌륭하고 감동적인 SF 소설입니다. 비록 사이언스 픽션이 인공 지능을 직접 묘사하지 않는다고 해도, 사이언스 픽션이 오직 비주류적인 인간상만 묘사한다고 해도, 사이언스 픽션은 감동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구 근대화 이후, 과학 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했기 때문에, 사이언스 픽션에서 여러 비인간 존재들은 과학 기술들과 결합합니다. 그리고 이런 비인간 존재들은 인격체를 반드시 가리키지 않습니다. 소설 <우주 전쟁>에서 혐오스러운 화성인들보다 보행 병기 삼발이들이 훨씬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것처럼, 사이언스 픽션에서 장비, 탈것, 도구 역시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스팀펑크 판타지에서 드워프 광부가 증기 기관 굴착기를 운전하는 것처럼, 사이언스 픽션에서 기계들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합니다. 클래식 <스타 워즈> 3부작에서 밀레니엄 팔콘이 엄청난 인기를 얻는 것처럼, 사이언스 픽션에서 기계는 또 다른 등장인물, 비인간 존재가 됩니다. 종종 이런 비인간 존재들은 SF 분위기에 크게 일조합니다. 비디오 게임 <프로스트펑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스팀펑크입니다. 무시무시한 폭설은 인류 문명을 무너뜨렸고, 최후의 도시는 압도적인 혹한에 대비해야 합니다. 혹한기에 대비하기 위해 최후의 도시는 온갖 연료들을 모아야 합니다. 하지만 인력은 부족합니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최후의 도시에서 작업 기계들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합니다. 사람들은 먹고 쉬어야 하나, 작업 기계들은 계속 작동합니다. 하지만 작업 기계들, 이른바 오토마톤들은 일반적인 기계 장비가 아닙니다. 현실에서 노동자들은 온갖 기계 장비들을 사용하나, 오토마톤들과 현실 속의 기계 장비들은 다릅니다. <프로스트펑크>는 스팀펑크이고, 드워프 증기 기관 굴착기처럼, 오토마톤들은 스팀펑크 장비입니다. 21세기 초반 게임 플레이어에게 오토마톤은 너무 괴악하고 이상한 기계일지 모릅니다. 투박하고 거대한 오토마톤들은 길다란 다리들로 성큼성큼 걸어다니고 기괴하게 웅웅거립니다.



소설 <우주 전쟁>에서 19세기 서구 사람들이 화성 삼발이를 기괴하게 쳐다보는 것처럼, 21세기 초반 게임 플레이어는 거대한 오토마톤들을 기괴하게 쳐다볼지 모릅니다. <우주 전쟁>에서 화성 삼발이가 기괴하게 웅웅거리는 것처럼, <프로스트펑크>에서 오토마톤들은 기괴하게 웅웅거립니다. 다른 많은 장비들보다 오토마톤들은 <프로스트펑크>가 스팀펑크에 속한다고 강렬하게 주장합니다. 특히, 오토마톤들에게는 다리들이 있고, 그래서 오토마톤들은 역동적입니다. 오토마톤들이 역동적이기 때문에, 중앙 발전소를 비롯해 다른 장비들보다 오토마톤들은 훨씬 기이한 감성을 풍길 수 있습니다.


이건 게임 플레이어가 오토마톤을 반드시 기괴하게 느낀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떤 게임 플레이어들에게 오토마톤은 그저 시시한 보행 깡통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도 분명히 오토마톤은 스팀펑크 분위기를 강렬하게 연출합니다. <프로스트펑크>에서 가장 강렬한 비인간 존재는 오토마톤인지 모릅니다. 오토마톤처럼, 사이언스 픽션에서 기계들은 강렬한 비인간 존재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기계를 만듭니다. 인간은 강렬한 비인간 존재를 만들 수 있습니다. 19세기 서구 문명에서 사람들이 거대 공장 발전기를 놀라운 시선으로 쳐다봤기 때문에, 사이언스 픽션은 이런 감성을 연출합니다.



신(god)은 거대 공장 발전기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거대 공장 발전기를 만들었으나, 인간은 거대 발전기를 놀라운 시선으로 쳐다봅니다. 18세기 이전에, 거대 공장 발전기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기계를 만들 수 있고, 이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킵니다. 허버트 웰즈가 단편 소설 <발전기의 왕>을 쓴 것처럼, 19세기 사람들에게 대규모 기계는 신과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이런 감성은 사이언스 픽션으로 넘어가고, 그래서 사이언스 픽션은 인간이 놀라운 기계를 만든다고 과장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이언스 픽션이 황당무계한 공상이라고 조롱하나, 사이언스 픽션은 공상이 아닙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충격적인 서구 근대화 감성을 과장합니다. 19세기 사람들이 거대 공장 발전기를 놀라운 시선으로 쳐다본 것처럼, 사이언스 픽션은 강렬한 기계들을 제시하고, SF 팬들은 충격적인 서구 근대화 감성을 겪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오직 기계만 만들지 않습니다. 인간은 생명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19세기 서구 문명은 유전 공학을 알지 못했으나, 허버트 웰즈가 소설 <모로 박사의 섬>을 쓴 것처럼, 19세기 사이언티픽 로망스는 생체 개조를 이야기했습니다. 인간이 놀라운 기계를 만들기 때문에, 인간은 생명체를 조작할지 모릅니다. <모로 박사의 섬>처럼, 이런 상상은 바이오펑크로 이어집니다.



소설 <쥬라기 공원>은 바이오펑크입니다. 어떤 SF 팬들은 이 소설이 바이오펑크가 아니라고 비판할지 모르나, 그렇다고 해도 다른 바이오펑크들처럼, <쥬라기 공원>은 유전자 조작 동물들을 이야기합니다. 소설 <미친 아담>이 돼지구리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소설 <와인드업 걸>이 메가돈트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쥬라기 공원>에서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는 유전자 조작 동물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쥬라기 공원>은 바이오펑크에 속합니다. <쥬라기 공원>에서 복제 스테고사우루스 같은 바이오펑크 동물상은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복제 공룡들을 보기 위해 독자들은 <쥬라기 공원>을 읽습니다.


<프로스트펑크>에서 오토마톤이 강렬한 비인간 존재인 것처럼, <쥬라기 공원>에서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는 강렬한 비인간 존재입니다. 사이언스 픽션에서 비단 스팀펑크 보행 기계만 아니라 바이오펑크 복제 공룡 역시 강렬한 비인간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오토마톤과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는 다릅니다. 기계로서 오토마톤은 인간을 따릅니다. 인간에게 오토마톤은 하인입니다. 인간은 기계 오토마톤을 조종합니다. 반면, 생명체(동물)로서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는 인간을 따르지 않습니다. 인간은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를 조종하지 못합니다. 생명체(동물)로서 복제 스테고사우루스에게는 독립적인 의지가 있습니다.



인간은 오토마톤에게 석탄을 채굴하라고 명령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인간은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를 조종하지 못합니다.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를 내쫓기 위해 인간은 돌멩이를 던져야 합니다. 돌멩이는 골판 공룡 머리를 때리고, 스테고사우루스는 툴툴거리며 떠날 겁니다. 인간이 만들었기 때문에, 기계는 나타납니다. 인류 문명 이전에, 기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신생대 이전에, 기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인류 문명이 나타나기 전에, 이미 스테고사우루스는 존재했습니다. 신생대 이전에, 이미 스테고사우루스는 존재했습니다. 아무리 인간이 동물을 조작한다고 해도, 인간보다 동물은 원초적입니다.


훨씬 폭넓은 관점에서 인간보다 자연은 원초적입니다. 자연이 원초적이기 때문에, 자연은 경이롭습니다. 대규모 기계 역시 경이로우나, 웅장한 생물 다양성은 훨씬 경이로울 겁니다. 인간은 대규모 기계를 만들었으나, 인간은 웅장한 자연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건 비유적인 표현이나, 어머니 자연은 생물 다양성을 낳고 키웁니다. 어머니 자연처럼, 웅장한 자연은 신격이 됩니다. 단편 소설 <발전기의 왕>처럼, 대규모 기계 역시 신격이 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기계는 신격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대규모 기계가 신격이 된다고 해도, 이건 부정적인 현상일 겁니다. 인간은 기계를 만들었고, 기계는 후천적입니다.



인간이 자연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원초적인 자연은 신격이 될 수 있으나, 인간이 기계를 만들었기 때문에, 기계는 인간 하인입니다. 만약 기계가 신격이 된다면, 인간은 기계에게 종속될 테고, 이건 부정적인 현상일 겁니다. 루트비히 포이에르바하는 기계 신격 때문에 인간이 소외된다고 비판할 겁니다. <스페이스 헐크 어센션>에서 터미네이터 해병들은 머신 스피릿, 기계신에게 가호를 기원하나, 그렇다고 해도 과열된 볼터들은 철컥거리며 망가질 겁니다. ("My bolter's jammed!") 인간은 기계에게 종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반면, 아무리 인간이 자연에게 종속된다고 해도, 이건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자연 환경 없이, 인간은 먹고 살지 못합니다. 인간이 아기가 되고, 자연이 어머니가 되는 것처럼, 인간은 자연에게 종속되나, 이건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건 생태 영성이 됩니다. 인간은 자연을 조종하지 못합니다. 비록 인간이 오토마톤과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를 만든다고 해도, 오토마톤과 달리,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는 인간에게 종속되지 않고, 인간은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를 조종하지 못합니다. <쥬라기 공원>은 생명이 길을 스스로 찾는다고 이야기합니다. 비단 <쥬라기 공원>만 아니라 많은 사이언스 픽션들은 인간이 자연을 조종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복제 공룡은 하인이 아닙니다.



[인간은 기계를 만들고, 기계는 인간에게 종속됩니다. 오토마톤처럼, 개조 생명체가 인간에게 종속되나요?]



물론 여기에서 바이오펑크는 멈추지 않습니다. 바이오펑크는 훨씬 향상된 개조 생명체들을 보여줍니다. 비디오 게임 <문명: 비욘드 어스>가 록토퍼스를 보여주는 것처럼, 결국 과학 기술은 개조 동물을 조종할 수 있습니다. 록토퍼스는 생체 인공 위성입니다. 일반적으로 인공 위성은 기계이고, <문명: 비욘드 어스>에서도 인공 위성들은 기계들입니다. 록토퍼스는 유일한 생체 인공 위성입니다. 하지만 과학 기술이 기계 인공 위성들을 조종하는 것처럼, 과학 기술은 생체 인공 위성을 조종합니다. 인간이 오토마톤을 조종하는 것처럼, 인간은 록토퍼스를 조종합니다. 인간은 자연을 조종합니다.


아니, 이게 인간이 자연을 조종한다는 뜻인가요? 인간이 오토마톤을 조종하는 것처럼, 인간이 록토퍼스를 조종하기 때문에, <문명: 비욘드 어스>는 인간이 자연을 조종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명: 비욘드 어스>에서 록토퍼스는 조화 친화도 기술이고, 조화 친화도는 인간보다 자연이 원초적이라고 주장합니다. 결국 조화 친화도에서 인간은 자연에게 종속됩니다. 아무리 인간이 개조 생명체를 만들고 조종한다고 해도, 결국 원초적인 어머니 행성에서 인간은 벗어나지 못합니다. 록토퍼스는 인간이 자연을 조종한다고 증명하지 못합니다. 록토퍼스는 텃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은 자연을 가공하고 텃밭을 가꿀 수 있습니다. 텃밭은 인공 생태계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인간은 종자를 개량할 수 있습니다. 오랜 동안, 인간은 종자를 개량했고 텃밭을 가꾸었습니다. 양봉 역시 인공 생태계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인간이 꿀벌들을 친다고 해도, 양봉은 인간이 자연을 조종한다고 증명하지 못합니다. 자연 환경은 훨씬 웅장하고 원초적이고 거시적입니다. 양봉은 그저 자연 환경에 속할 뿐입니다. 록토퍼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인간이 록토퍼스를 조종한다고 해도, 록토퍼스는 그저 자연 환경에 속할 뿐입니다. 바이오펑크는 인간이 자연을 조종한다고 증명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록토퍼스가 반드시 긍정적인가요? 어떤 사람들은 록토퍼스를 싫어할지 모릅니다. 과학 기술이 생명 현상을 파헤치고 생명 현상을 가공하기 때문입니다. 바이오펑크는 인간이 자연을 조종한다고 증명하지 않으나, 어떤 사람들은 록토퍼스를 싫어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만약 록토퍼스가 부정적이라면, 텃밭과 양봉 역시 부정적일 겁니다. 인간이 종자를 개량하고 자연을 가공하기 때문에, 인간은 텃밭을 가꾸고 꿀벌들을 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양봉을 포기하고 굶주려야 하나요? 아니면 오직 록토퍼스만 나쁘고 텃밭과 양봉이 긍정적인가요? 록토퍼스가 서구 근대화 과학 기술이기 때문에?



분명히 양봉과 록토퍼스 사이에서 서구 근대화는 가장 커다란 차이입니다. 서구 근대화 이전에, 록토퍼스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서구 근대화 이후, 마침내 사이언스 픽션은 록토퍼스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 게시글에서 둘째 문단이 설명하는 것처럼, 사이언스 픽션은 서구 근대화와 비인간 존재를 결합합니다. 그래서 록토퍼스를 파악하기 위해 SF 팬들은 서구 근대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서구 제국주의 속에서 서구 근대화를 고려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서구 제국주의가 서구 근대화를 미화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서구 근대화가 열대 밀림을 수탈한다고 해도, 이건 찬란한 진보가 됩니다.


여전히 '백인의 짐', 서구 근대화, 진보, 문명화는 우리 사고 방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서구 산업 자본주의는 기후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으나, 많은 사람들은 서구 산업 자본주의가 경제 발전, 민주주의라고 떠받듭니다. 산업 자본주의가 환경 오염들을 저지르는 동안, 서구 문명이 제3세계들을 수탈했기 때문에, 제3세계들은 환경 오염 피해자들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해자(산업 자본주의)와 피해자(제3세계)를 인류라고 통합하고 인류가 환경 오염들을 저질렀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졸지에 피해자는 환경 오염 범죄자가 됩니다. 서구 제국주의를 미화하기 위해 사람들은 피해자를 범죄자라고 내몹니다.



학교 교과서들부터 과학 학습 만화들까지, 여러 매체들은 서구 제국주의를 미화하고 피해자들을 차별합니다. 심지어 학교 교육에서조차 이런 피해자 차별은 아주 일상적입니다. 서구 제국주의를 미화하기 위해 학교 교육들은 어린 학생들을 세뇌합니다. 자랑스러운 반공 국가 헬조선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헬조선 주류 언론들은 북한이 사격했다고 난리법석을 떱니다. 하지만 주류 언론들은 기후 변화가 홀로세 멸종을 부추길지 모른다고 입도 뻥긋하지 않습니다. 고작 총탄 따위에 난리법석을 떠는 언론 매체들은 홀로세 멸종이라는 지질학적인 재난을 외면합니다. 이게 너무 대단하지 않습니까?


단순무식하게 주판알들을 튕겨보세요. 자동 화기 총탄과 홀로세 멸종 중에서 무엇이 훨씬 심각한 사건인가요? 홀로세 멸종에게 자동 화기 총탄은 감히 상대가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헬조선 주류 언론들은 심각한 사건을 외면하고 아주 국지적인 사건을 가지고 난리법석을 떱니다. 그래서 헬조선은 악랄한 독재 국가입니다. 서구 제국주의는 악랄한 독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록토퍼스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록토퍼스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SF 팬들은 서구 제국주의를 경계해야 합니다.



※ 스크린샷 <Movie Universe Pack Gallery: Stegosaurus v2> 출처: T-Joe,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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