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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모스라가 "Screee"라고 우는가, "삐삐짹짹"이라고 우는가 본문

SF & 판타지/어떻게 읽는가

모스라가 "Screee"라고 우는가, "삐삐짹짹"이라고 우는가

OneTiger 2019. 10. 29. 22:08

[외계 기지 '뮨베이스'에서 우주 고양이는 뮤우~거릴 겁니다. 우주 고양이는 야옹거리지 않을 겁니다.]



비디오 게임 <뮨베이스>는 외계 개척, 외계 생존 이야기입니다. 게임 주인공은 우주 비행사입니다. 어떤 외계 행성에서 우주 비행사는 불시착합니다. 우주 비행사는 기지를 건설하고, 주변을 탐사하고, 식량들과 자원들을 채집하고,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살아남아야 합니다. <뮨베이스>는 일반적인 외계 개척, 외계 생존 이야기 같으나,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주인공 우주 비행사는 고양이입니다. 고양이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분위기는 아기자기합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우주 고양이를 조종합니다. 게임 제목 '뮨베이스'는 고양이 울음소리(뮤우~)와 'MoonBase'를 합성한 것 같습니다.


아니, 잠깐. 이건 좀 이상합니다. 고양이가 뮤우~하고 울기 때문에, 외계 행성에서 우주 고양이가 기지를 짓기 때문에, 게임 제목은 '뮨베이스'일 겁니다. 하지만 정말 고양이가 뮤우~하고 우나요? 그건 아닙니다. 고양이는 야옹야옹거립니다. 그래서 흔히 사람들은 고양이를 야옹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과학 학습 만화 <냥이 대장의 별별천문대>에서 고양이 외계인들은 야옹야옹거립니다. <냥이 대장의 별별천문대>에서 고양이 외계인들은 뮤우~거리지 않습니다. KDS-707부터 헌터 X까지, 만화 속의 고양이 외계인들(링크)은 야옹거립니다. 그래서 <뮨베이스>는 <야옹베이스>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뮨베이스>는 <야옹베이스>가 되지 않을 겁니다. <냥이 대장의 별별천문대>에서 고양이 외계인 KDS-707는 뮤우~거리지 않을 겁니다. 이게 그저 의성어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는 웁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들은 언어를 이용해 고양이 울음소리를 정확하게 구현하지 못합니다. 뭐라고 고양이가 울든, 인간 언어는 이것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저 고양이가 뮤우~ 울거나 고양이가 야옹거린다고 합의할 뿐입니다. 언어는 사회적인 기호이고, 고양이 울음소리(뮤우, 야옹) 역시 사회적인 기호입니다. 어떤 관점에서 이건 사회적인 합의보다 지배적인 강요입니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남한 사회는 고양이가 야옹거린다고 결정했고,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웃집 영희는 고양이가 야옹거리기보다 와웅거린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이웃집 영희는 고양이가 와웅거린다고 쓰지 못합니다. '와웅'은 지배적이거나 사회적인 기호가 되지 못합니다. 영희 이외에 다른 사람들은 '와웅'이 고양이 울음소리라고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웃집 영희는 고양이가 야옹거린다고 써야 합니다. 이웃집 영희를 비롯해 다른 많은 사람들 역시 고양이가 야옹거린다고 느끼지 않을지 모릅니다. '야옹'은 고양이 울음소리를 표현하기 위한 완벽한 단어가 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언어에 물질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언어의 물질성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남한 언어 문화가 고양이 울음소리를 야옹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우리는 복종해야 합니다. 이미 고양이 울음소리가 야옹이 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고양이가 야옹거린다고 표현해야 합니다. 하지만 고양이 울음소리와 단어 야옹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남한 언어 문화가 고양이 울음소리와 단어 야옹을 연결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합의나 지배적인 강요가 두 가지를 연결하기 때문에, 남한 사람들은 고양이가 야옹거린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뮤우뮤우거릴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뮤우뮤우거리기 때문에, 비디오 게임 <뮨베이스>에서 게임 제목은 '뮨베이스'입니다. 야옹과 뮤우~가 보여주는 것처럼, 의성어는 소리를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합니다. 이웃집 영희는 고양이가 와웅거린다고 느낍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고양이가 우러와바우어뤄어라야라고 운다고 느낄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고양이가 우러와바우어뤄어라야라고 운다고 해도, 남한 사람들은 야옹이라고 써야 합니다. 우러와바우어뤄어라야와 달리, 야옹은 너무 짧고 시시한 단어이나, 이건 지배적인 강요, 사회적인 기호이고, 남한 사람들은 복종해야 합니다. 그래서 고양이는 야옹거리고 웁니다.



<냥이 대장의 별별천문대>에서 고양이 외계인들은 기이한 말투를 구사합니다. 고양이가 야옹거리기 때문에, 고양이 외계인들 역시 야옹거립니다. "제 마음을 담은 선물입니다냥.", "너의 성의를 거절하지 않겠다냥." 이렇게 만화 속에서 고양이 외계인들은 말합니다. "~한다냥", "~한다옹"처럼, 고양이 외계인들은 문장 뒤에 고양이 의성어를 덧붙입니다. 이건 이른바 고양이 말투입니다. "인류 사회는 장애인 시설들에 재원들을 대대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냐옹! 거리에서 장애인 노동자들은 힘겹게 투쟁하고 시위한다냐옹! 인류 사회는 장애인 노동 규정들을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오옹!"


이렇게 우리는 고양이 의성어를 이용해 고양이 말투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외계인이 고양이라고 강조하기 위해 <냥이 대장의 별별천문대>는 고양이 말투를 구사합니다. 이건 만화적인 재미, 만화적인 과장입니다. 하지만 남한 사람들이 고양이가 야옹거린다고 '복종'하는 것처럼, 고양이 외계인들에게도 언어의 물질성이 있을 테고, 그들 역시 고양이가 특정한 의성어를 이용해 운다고 '복종'하는지 모릅니다. 이웃집 영희가 의성어 야옹을 의심하고, 어떤 사람들이 고양이 울음소리를 우러와바우어뤄어라야라고 느끼는 것처럼, 어떤 고양이 외계인들은 왜 '야옹'이 고양이 울음소리인지 의심할지 모릅니다.



<냥이 대장의 별별천문대>는 어린이 과학 학습 만화입니다. 그래서 이런 물음과 <냥이 대장의 별별천문대>는 어울리지 않는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도 SF 팬들은 사이언스 픽션 속의 의성어들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냥이 대장의 별별천문대>는 어린이 과학 학습 만화이나, 훨씬 진지한 사이언스 픽션들 역시 의성어들을 사용합니다. 만약 사이언스 픽션이 어떤 의성어를 표현한다면, SF 팬들은 이런 의성어가 소리를 제대로 표현하는지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의성어 야옹이 완벽한 고양이 울음소리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처럼, 사이언스 픽션 속의 의성어는 그저 임시적인 표현에 불과한지 모릅니다.


뮤우~가 그저 언어의 물질성에 불과한 것처럼, 의성어는 소리를 100% 구현하지 못합니다. 언어 문화는 소리와 의성어를 억지로 연결합니다. 고양이 울음소리와 야옹은 그저 억지 연결에 불과합니다. 만약 언어 문화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의성어는 얼마든지 달라질 겁니다. 남한 언어 문화가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영어 게임 <뮨베이스>는 우주 고양이가 뮤우~거린다고 표현합니다. 다행히 고양이는 상당히 유명한 가축이고, 고양이 울음소리는 보편적인 의성어입니다. 다양한 언어 문화들에서 고양이 울음소리 의성어들이 다르다고 해도, 고양이가 상당히 유명한 가축이기 때문에, 다양한 고양이 의성어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사변 장르(speculative fiction)는 비일상적인 설정, 비일상적인 의성어를 표현합니다.



[남한 독자는 'Rrreeeeeeee'를 번역하지 못합니다. 언어 표현 문제와 SF 설정 문제는 번역을 가로막습니다.]



남한 사람들은 뮤우가 야옹이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참새가 츈츈(チュンチュン)거린다고 해도, 남한 사람들은 참새가 짹짹거린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소리가 보편적이지 않다면, 언어 문화가 이것을 제대로 번역할 수 있나요? 만약 소리가 비일상적이라면, 언어 문화가 이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나요? 참새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남한 언어 문화는 짹짹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고지라 울음소리는 어떤가요? 기가 지니 TV 인공 지능이 영화 콘텐츠를 설명할 때, 기가 지니는 고지라가 "어흥!" 포효한다고 설명합니다. 이건 농담에 가까우나, 그렇다고 해도 고지라가 "어흥!" 포효하나요?


그건 아닙니다. 고지라는 "어흥!" 포효하지 않습니다. 아이맥스 카운트다운(링크)에서 고지라가 포효할 때, 이건 "Skreeeeeeeeeonk~!!!!"입니다. 거대 괴수 팬들은 고지라가 "Skreeonk!" 포효한다고 설명할 겁니다. 하지만 왜 TV 인공 지능이 고지라가 "어흥!" 포효한다고 말하나요? 이게 다소 농담에 가깝다고 해도, 왜 TV 인공 지능이 고지라가 "Skreeonk!" 포효한다고 설명하지 않나요? 고지라가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실에는 고지라가 없습니다. 고지라는 그저 일본 특수 촬영 영화 속의 거대 괴수에 불과합니다. 영화 <고지라>는 상당히 유명하나, 고지라 그 자체는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영화 속에서 고지라가 포효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고지라 포효를 다양하게 표현할 겁니다. 많은 거대 괴수 팬들은 고지라가 "Skreeonk!" 포효한다고 합의하나, 이런 합의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의성어가 소리를 100%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영화 관객들은 고지라가 다르게 포효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어떤 관객은 고지라가 "구아아우우어엉~" 포효한다고 느낄지 모르고, 어떤 관객은 고지라가 "아우룽어룽웅어웅~" 포효한다고 느낄지 모르고, 어떤 관객은 고지라가 "스구아웅~" 포효한다고 느낄지 모릅니다. 참새 울음소리가 츈츈과 짹짹인 것처럼, 여기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어떤 만화 속에서 영어 의성어는 모스라가 "Screee~" 운다고 표현합니다. 모스라 울음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만화는 의성어를 약간 깔쭉깔쭉한 글씨체로 표현합니다. 하지만 모스라 울음소리와 깔쭉깔쭉한 글씨체가 어울리나요? 모스라가 둥글둥글하고 복슬복슬하기 때문에, 모스라 울음소리가 둥글둥글하고 복슬복슬거리는 글씨체가 되어야 하지 않나요? 어떤 만화 독자들은 모스라가 곤충 괴수이기 때문에 깔쭉깔쭉한 의성어 글씨체와 모스라가 어울린다고 느낄 겁니다. 어떤 만화 독자들은 모스라가 복슬복슬거리기 때문에 복슬복슬거리는 의성어 글씨체와 모스라가 어울린다고 느낄 겁니다.



그래서 무엇이 정답인가요? 두 의성어 글씨체 중에서 무엇이 정답인가요? 여기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모스라 울음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만화가 깔쭉깔쭉한 의성어 글씨체나 복슬복슬거리는 의성어 글씨체를 이용한다고 해도, 여기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만화는 모스라가 "Screee~" 운다고 표현하나, 정말 이렇게 모스라가 우나요? 오히려 모스라가 "삑삑짹짹~" 울지 않나요? 어떤 영화 관객들은 모스라가 "삑삑짹짹~" 운다고 느낄지 모릅니다. 모스라가 기도라를 도발하고 조롱할 때, 이건 "삑삑짹짹~"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삑삑짹짹~"은 모스라 울음소리를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영어 만화 속에서 모스라가 "Screee~" 운다고 해도, 뭐라고 남한 독자가 이것을 번역할 수 있나요? 비디오 게임 <뮨베이스>에서 우주 고양이가 뮤우~하고 운다고 해도, 남한 게임 플레이어는 우주 고양이가 야옹거린다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영어 문화와 남한 언어 문화에서 고양이는 유명한 가축이고, 고양이 울음소리는 지배적이거나 보편적인 의성어입니다. 반면, 모스라 울음소리는 지배적이지 않고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남한 사람들이 국어 사전을 뒤적인다고 해도, 남한 사람들은 모스라 의성어를 찾지 못합니다. 어쩌면 영화 속에서 등장인물들 역시 논란을 벌일지 모릅니다. "뭐라고 우리가 모스라 울음소리를 표현할 수 있지?"



영어 만화 속에서 모스라가 "Screee~" 운다고 해도, 남한 독자가 이것을 "삑삑짹짹~"이라고 번역할 수 있나요? 언어 문화가 참새 울음소리를 츈츈이나 짹짹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의성어가 소리를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삑삑짹짹~"은 정답이 되거나 되지 못할 겁니다. 참새 울음소리와 짹짹이 억지 연결인 것처럼, 모스라 울음소리와 "Screee~"는 훨씬 억지 연결입니다. 적어도 짹짹은 지배적인 강요, 사회적인 합의가 될 수 있으나, 남한 독자는 "Screee~"를 번역하지 못합니다. 영화 속에서 모스라가 기도라를 도발하고 조롱할 때, 어떤 관객들은 이게 "뺘라뺘라박~"이라고 느낄지 모릅니다.


우리가 모스라 울음소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처럼, 사변 장르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비슷한 문제에 부딪힐 겁니다. 만약 SF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이 어떤 비일상적인 소리를 듣는다면, 등장인물이 이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나요? 이런 SF 의성어가 소리를 제대로 표현하나요? 판타지 소설 속에서 졸라 짱 센 투명 드래곤은 "크아아아아" 울부짖습니다. 하지만 소설 시점이 투명 드래곤 포효를 제대로 표현하나요? 츈츈과 짹짹이 다른 것처럼, 판타지 소설 속에서 어떤 등장인물들은 의성어 "크아아아아"에 동의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아니면 의성어 "크아아아아"가 남한 독자를 위한 '번역'인가요?



소설 <우주 전쟁>에서 화성 삼발이는 "Aloo~ Aloo~" 소리지릅니다. 국내 번역 판본은 화성 삼발이가 "알루~ 알루~" 소리지른다고 번역합니다. 이게 객관적인 의성어인가요? 정말 화성 삼발이가 "알루~ 알루~" 소리지르나요? 어쩌면 이건 그저 주관적인 느낌에 불과한지 모릅니다. 이건 느낌적인 느낌인지 모릅니다. <우주 전쟁>은 1인칭 주인공 시점입니다. 소설 화자는 소설 속의 사건을 설명하기 위한 유일한 통로입니다. 소설 화자는 소설 속의 세상을 바라보기 위한 유일한 창문입니다. <우주 전쟁>을 읽기 위해 독자는 소설 화자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만약 1인칭 주인공 시점 소설에서 소설 화자가 어떤 의성어를 표현한다면, 독자가 의성어를 반드시 믿어야 하나요?


소설 화자와 달리, 소설 속에서 다른 등장인물들은 화성 삼발이가 "부아웅~ 부아웅~" 소리지르거나 "와르르릉~ 와르르릉~" 소리지르거나 "우워어엉~ 우워어엉~" 소리지른다고 느끼는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참새가 츈츈거린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들은 참새가 짹짹거린다고 느낍니다. 츈츈과 짹짹처럼, "알루~ 알루~"는 화성 삼발이 소리를 100%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할 겁니다. 어쩌면 "알루~ 알루~"보다 "우워어엉~ 우워어엉~"은 훨씬 정확한 의성어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독자는 이것을 확인하지 못합니다. <우주 전쟁>이 1인칭 시점 소설이기 때문에, 소설 화자가 소설 속의 세상을 비추는 유일한 창문이기 때문에, 현실 속에 화성 삼발이가 없기 때문에, 독자는 확인하지 못합니다.



[소설과 달리, 영화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우우우웅우웅~"이 객관적인 음성인가요?]



그래서 <우주 전쟁>은 화성 삼발이가 "알루~ 알루~" 소리지른다고 표현하는지 모릅니다. 2005년 영화 <우주 전쟁>에서 화성 삼발이는 "우우우우웅우웅~" 소리(링크)지릅니다. 하지만 제가 정확하게 표현했나요? 영화 속의 소리와 "우우우우웅우웅~"이 100% 일치하나요? 아니, 잠깐. 왜 영화 속에서 이렇게 화성 삼발이가 소리지르나요? 소설 <우주 전쟁> 속의 "알루~ 알루~"와 2005년 영화 <우주 전쟁> 속의 화성 삼발이 소리가 일치하나요? 만약 영화 제작자들이 소설 속의 "알루~ 알루~"를 표현하기 원했다면, 영화 속의 음성 효과가 "알루~ 알루~"를 제대로 구현하나요? 어떤 관객들은 이게 "알루~ 알루~"와 비슷하다고 느낄지 모릅니다. 다른 관객들은 고개들을 흔들지 모릅니다.


뮤우와 야옹처럼, 츈츈과 짹짹처럼, 언어는 현실을 100% 반영하지 못합니다. 현실과 언어 사이에는 커다란 간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언스 픽션은 언어를 이용해 설정을 표현해야 합니다. 소설 <우주 전쟁>에게 화성 삼발이는 현실입니다. 적어도 소설 화자에게 화성 삼발이는 현실입니다. 소설 화자는 언어를 이용해 "알루~ 알루~"를 표현합니다. 언어가 현실을 100%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설 속의) 현실과 "알루~ 알루~" 사이에는 커다란 간격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소설 독자는 정말 화성 삼발이가 "알루~ 알루~" 소리지르는지 의심할지 모릅니다. 소설 독자는 "알루~ 알루~"를 이해하지 못할지 모릅니다.



소설 독자와 소설 화자 사이에는 커다란 간격이 있습니다. 이 게시글에서 제가 삼발이 음성 효과를 링크한 것처럼, 영화 같은 종합적인 영상 매체는 다양한 정보들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소설은 오직 글자들만 동원해야 합니다. 언어가 현실을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함에도, SF 소설은 오직 글자들만 동원합니다. 남한 독자가 "Screee~"를 번역하지 못하는 것처럼, SF 설정이 보편적이지 못하고 지배적이지 못함에도, SF 소설은 글자들을 동원하고 설정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래서 독자는 SF 소설을 이해하지 못할지 모릅니다. 츈츈과 짹짹처럼, "Screee~"와 "삑삑짹짹~"처럼, 이게 독자의 잘못이 아니라고 해도, 이것 때문에, 어떤 독자들은 SF 소설들을 싫어할지 모릅니다. 소설 시점이나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 (소설 속의) 현실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언어가 현실을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언어가 비일상적인 요소들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나요? 하지만 이건 단점보다 특징이 될 수 있습니다. SF 소설들은 언어가 당연하지 않다고 증명합니다. SF 소설이 언어를 낯설게 사용하기 때문에, SF 독자들은 언어가 당연하지 않다고 깨달을 수 있습니다. 언어가 당연하지 않은 것처럼, 인류 사회는 당연하지 않습니다. SF 독자들은 인류 사회가 당연하지 않다고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이언스 픽션에는 인류 사회를 전복하기 위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비록 상당수 사이언스 픽션들이 지배적인 관념을 향해 받들어 충성한다고 해도, 사이언스 픽션에게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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