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 (5)
SF 생태주의
[양쪽은 똑같은 내용을 다루나, 두 소설 표지 그림은 서로 다른 느낌을 풍깁니다.] 소설 은 의 재편입니다. 두 판역 모두 차이나 미에빌이 쓴 '첫째 바그-라그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출판사가 각자 다르고, 그래서 제목 역시 다른 듯하군요. 퍼디도라는 발음보다 페르디도라는 발음이 뭔가 더 스팀펑크 판타지에 어울릴 것처럼 들립니다. (개인적인 취향일 뿐입니다.) 두 소설은 표지 그림 역시 다릅니다. 은 조류 인간 가루다가 높은 건물 위에서 뉴크로부존 도시를 둘러보는 장면입니다. 음울하고 추악한 소설 내용을 반영하는 듯하군요. 반면, 은 좀 더 스팀펑크에 가깝습니다. 좀 더 밝고 따스한 느낌이에요. 지저분하고 참혹한 소설 내용과 별로 안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스팀펑크 장르가 (19세기 유럽..
[모스라는 여왕 제노모프 같은 징그러운 절지류 괴물 생산 공장, 절지류 암컷 괴물들과 다르죠.] 소설 은 절지류 괴수를 때려잡는 이야기입니다. 이 풍성한 소설은 여러 이야기들, 특히 도시 경관을 묘사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으나, 근본적으로 절지류 괴수가 등장하는 이야기죠. 그 괴수들은 나방처럼 생겼고, 사실 나방이라고 불립니다. 아주 징그럽고 흉악한 나방들이죠. 작가 차이나 미에빌은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했고, 꿈에서 도저히 보고 싶지 않은 징그러운 벌레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차이나 미에빌이 무조건 절지류를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존재로 취급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은 온갖 유사 인간들을 내보내고, 그 중에 벌레 종족도 있습니다. 이 벌레 종족을 이용해 차이나 미에빌은 절지류를 혐오하는 고정 관념..
소설 은 추레하고 지저분한 디스토피아입니다. 이 소설은 뉴크로부존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배경으로 삼고, 그 도시를 통치하는 군부가 얼마나 부패하고 더럽게 굴러가는지 묘사하죠.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시장은 서슴없이 폭력 조직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 폭력 조직이 도시 안에서 위험한 괴물들을 사육한다고 해도 시장은 딱히 상관하지 않아요. 심지어 시장은 기생 생명체나 외계 존재, 악마와도 협력하곤 합니다. 은 판타지 소설인 만큼, 온갖 희한한 생명체들과 외계 존재들을 선보입니다. 그런 존재들은 인류에게 심각한 해를 미칠 수 있으나, 시장은 도시를 유지하고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그런 존재들마저 끌어당깁니다. 당연히 시장은 노동자들을 짓밟거나 유사 인간들을 무시합니다. 유사 인간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을..
차이나 미에빌이 최근에 쓴 책은 입니다. 이죠. 러시아 10월 혁명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차이나 미에빌이 새로운 책을 쓴다고 들었기 때문에 저는 으레 기괴한 판타지 소설이나 스팀펑크 소설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차이나 미에빌은 상당히 좌파적인 작가이고, 그런 관점에서 러시아 혁명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을 겁니다. 은 그런 역사책인 듯하군요. 이 책을 보는 순간, 저는 존 몰리뉴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존 몰리뉴는 사회주의 철학을 논하는 마르크스주의 전문가입니다. 이 좌파 논객은 을 읽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잘 드러내는 디스토피아라고 칭찬했어요. 아마 차이나 미에빌이 좌파적이기 때문에 존 몰리뉴가 그 스팀펑크 소설을 칭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존 몰리뉴가 좌파 논객임을 감안해도 은 (..
[이런 스팀펑크처럼, 매연은 산업 자본주의가 야기한 환경 오염입니다. 물론 현실은 이것보다 훨씬 심각하죠.] 소설 을 보면, '런던의 매연이 가득한 하늘' 운운하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은 의 후속작이고, 시간 여행자는 19세기 영국 사람입니다. 당연히 시간 여행자는 매연이 가득한 런던 하늘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만화 에는 가끔 영국 풍경이 나오죠. 그리 쾌적한 풍경은 아닙니다. 우악스러운 금속 공장, 뭉클거리는 매연, 추레한 산업 폐기물. 이런 것들이 런던 풍경을 싱장합니다. 노틸러스 잠수함 너머로 보이는 공장 굴뚝의 매연은 19세기 런던의 상징이에요. 소설 에서 작가는 심심할 때마다 쓰레기와 폐기물과 환경 오염을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작가 차이나 미에빌은 워낙 기괴하고 구역질이 나오는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