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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스팀펑크'라는 장르 이름을 들을 때, 흔히 사람들은 과장된 19세기 과학 기술을 떠올릴 겁니다. 웅장하고 호화로운 비행선, 튼튼하고 철벽 같은 모니터 함선, 바닷속에서 크라켄과 싸우는 구닥다리 잠수함, 자동인형들, 개조 생명체들, 거대 공장들과 굴뚝들이 뿜는 시커먼 매연. 이런 것들은 스팀펑크를 장식하는 전형적인 소재들입니다. 이런 소재들이 19세기 산업 도시를 치장할 때, 사람들은 그런 장면을 스팀펑크라고 간주할 겁니다. 종종 스팀펑크는 20세기로 넘어가거나 아예 미래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소설 와 은 20세기 배경이고, 은 아예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하지만 19세기 스팀펑크들과 같은 20세기 스팀펑크, 같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스팀펑크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유럽 중심적인 분위기입니다..
[칙칙폭폭 철컹철컹 증기 기관 상상력은 멋집니다. 이런 상상력이 공중 전함을 보여줄까요?] 소설 은 표지 그림에 위풍당당한 증기 자동차를 그렸습니다. 판본마다 표지 그림들은 서로 다르나, 여러 판본들은 증기 자동차를 내세웁니다. 한국어 판본 역시 증기 자동차를 보여줍니다. 표지 그림처럼 은 어떤 남자가 증기 트럭을 몰고 가는 장면을 이야기합니다. 작가 키스 로버츠는 굳건하고 튼튼한 증기 트럭을 자세하게 묘사합니다. 마치 작가가 증기 트럭에게 무한한 애정을 뿜는 것 같습니다. 사실 스팀펑크를 읽는 독자는 이런 묘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SF 독자들이 스팀펑크를 읽는 첫째 이유는 복고적인 첨단 기술을 원하기 때문일 겁니다. 스팀펑크 소설들은 증기 기관을 이용해 상상력을 밀어붙이고, 이런 상상력은..
[이런 소프트 생체 로봇이 투박하고 묵직한 증기 기관 스팀펑크와 어울릴 수 있을까요.] 키스 로버츠가 쓴 은 증기 자동차를 표지 그림으로 삼았습니다. 우리나라 번역판은 굳건한 증기 자동차가 굴뚝에서 연기를 뭉클뭉클 뿜는 그림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번역판 이외에 다른 판본들 역시 증기 자동차를 빼먹지 않아요. 각자 차이는 있으나, 다들 증기 자동차가 전진하는 장면을 보여주죠. 은 카톨릭이 영국을 지배하는 대체 역사이고, 어떤 판본들은 종교 전쟁을 보여줍니다. 사실 소설 속에서 진정한 봉사를 위해 성직자들이 고군분투하는 장면들이 나오고요. 그렇다고 해도 증기 자동차가 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겠죠. 비단 만 아니라 수많은 스팀펑크들은 묵직하고 강력하고 튼튼한 증기 장비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