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밤의 숲 속에서 (3)
SF 생태주의
[사이언스 픽션과 중세 유럽 판타지는 모두 삼림 도시를 말할 수 있으나, 양쪽은 서로 다릅니다.] SF 장르와 판타지 장르에서 '삼림 도시'는 서로 다른 측면을 드러냅니다. SF 장르와 판타지 장르에게 삼림 도시는 상상의 영역입니다. 현대 인류 문명에서 삼림 도시는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류 문명에서 삼림 도시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SF 장르와 판타지 장르가 그리는 삼림 도시는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삼림 도시는 자연 친화적인 문명을 나타낼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장치입니다. 흔히 우리는 도시가 자연과 대비된다고 여깁니다. 도시는 자연이 침범하지 못하는 구역입니다. 도시가 나타날 때, 도시는 자연을 훼손합니다. 자연은 쉽게 도시로 들어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온갖 포스트 아포칼립스들은 멸망 이..
제이 레이크가 쓴 소설 는 무정부주의 집단이 세운 생태 도시를 보여줍니다. 캐스케디오폴리스라고 불리는 이 생태 도시는 도시치고 뭔가 좀 어색합니다. 흔히 우리는 인공적인 건물들이 가득한 주거지를 도시라고 부릅니다. 도시는 높은 산맥이나 울창한 삼림이나 험한 바위 지대를 포함하지 않아요. 그런 것들은 도시 밖으로 밀려나죠. 도시는 자연 경관을 크게 바꾸고, 산맥과 숲과 바위 지대 대신 마천루들을 집어넣습니다. 반면, 캐스케디오폴리스는 산맥 안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캐스케디오폴리스 시민들은 나무들을 베지 않고, 바위들을 밀어내지 않고, 산을 부수지 않아요. 그들은 그저 곳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자원들을 채취할 뿐입니다. 설사 그들이 나무를 베거나 바위를 부순다고 해도, 그들은 자연 경관을 크게 바꾸지 않아..
지리학자 데이빗 하비는 현대 산업 문명이 어떻게 도시를 재편하는지 이야기하곤 합니다. 데이빗 하비는 상당히 좌파적인 학자이고 그래서 도시라는 공간을 빈부 격차와 환경 오염이라는 시각으로 관찰하죠. 하비에 따르면, 도시는 부자와 빈민의 터전을 가르고, 다양한 생산물을 빨아들이고, 엄청난 폐기물을 쏟아놓는 공간입니다. (당연히 그 배후에는 자본주의 체계가 존재합니다.) 도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현대 문명의 빈곤 문제와 환경 문제를 절대 제대로 관찰하지 못하죠. 그래서 삼림 도시처럼 도시의 해악을 줄이려는 시도들이 많고요. 그렇다면 이런 빈부 격차나 환경 오염과 함께 미래의 도시는 어떻게 변할까요. 사실 수많은 SF 소설들이 미래 도시라는 공간적/문화적/사회적 요소에 주목합니다. 그걸 집중적으로 살피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