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모로 박사의 섬 (9)
SF 생태주의
[여자 과학자보다 남자 과학자(아버지)는 기이한 개조 생명체를 실험합니다.] 고딕 호러와 사이언스 픽션은 너무 다릅니다. 많은 독자들은 고딕 호러와 사이언스 픽션을 분리할 겁니다. 비록 고딕 호러를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도, 일반적으로 고딕 호러는 퇴폐적인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고딕 호러에게 진보적인 분위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고딕 호러와 진보는 대립하기조차 합니다. 만약 중세 성채에서 흡혈귀가 나타난다면, 만약 중세 성채 흡혈귀가 퇴폐적인 분위기를 풍긴다면, 이 이야기는 고딕 호러일 수 있습니다. 진보적인 분위기는 이 퇴폐적인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중세 성채 흡혈귀와 달리, 사이언스 픽션에게 진보는 핵심 주제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SF, 사이언스 픽션에 속합니다. (어떤 독자들은..
[인간, 과학 기술은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를 만드나, 인간에게 복제 스테고사우루스는 하인이 아닙니다.] 사변 장르(Speculative Fiction)에서 '비인간 존재'는 가장 커다란 특징입니다. 이른바 주류 문학과 사변 소설 사이에서 '비인간 존재'는 가장 커다란 차이, 기준입니다. 비인간 존재 때문에, 많은 사변 장르 팬들은 신화, 판타지, 공포, SF, 동화를 좋아합니다. 이름처럼, 신화에서 비인간 존재는 신(격)들입니다. 판타지는 신화, 전설, 민담에 기반하고, 거대한 크라켄부터 꼬마 요정까지, 판타지는 여러 비인간 존재들을 보여줍니다. 공포에서 흡혈귀와 늑대 인간과 좀비는 대표적인 비인간 존재입니다. 동화는 지성적인 야생 동물들을 보여줍니다. 동화에서 여우는 그저 야생 동물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미치광이 과학자는 아주 인기 소재입니다. 하지만 이런 과학자는 미치광이 과학자와 대립합니다.] 여기는 음침한 실험실입니다. 실험실에는 과학자가 있습니다. 과학자는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기이한 미소를 짓습니다. 전형적인 다른 과학자들처럼, 과학자는 하얀 가운을 입고, 실험 기구들에 둘러싸였고, 한 손에 플라스크를 듭니다. 플라스크에서 어떤 액체는 부글부글 끓고, 이상한 빛은 과학자 얼굴을 물들입니다. 이상한 액체 때문에, 기이한 미소는 훨씬 기이해집니다. 과학자는 액체를 비커에 쏟고, 비커 속에서 여러 액체들은 기묘한 화학 반응을 일으킵니다. 과학자는 낯선 물질을 만들고 비커 속의 물질을 바닥에 붓습니다. 액체는 크게 폭발하고, 미친 것처럼, 과학자는 웃습니다. 이 장면은 전형적인 '미치광이 과학자(매드..
[소설 처럼, 이 장면은 바이오펑크입니다. 하지만 이 장면에는 다른 측면들 역시 있습니다.] 마가렛 앳우드가 쓴 는 바이오펑크입니다. 전작 가 그런 것처럼, 소설 는 여러 개조 동물들을 이야기합니다. 심지어 소설 와 는 인간 역시 바뀌거나 새로운 인간이 나타난다고 이야기합니다. 만약 이웃집 영희가 를 감동적으로 읽었다면, 이웃집 영희는 또 다른 바이오펑크 소설을 읽고 싶어할 겁니다. 그래서 이웃집 영희는 허버트 웰즈가 쓴 을 읽습니다. 하지만 영희는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소설 를 재미있게 읽은 이후, 영희는 자신이 바이오펑크와 개조 동물들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웃집 영희에게 소설 은 별로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은 나쁘지 않았으나, 이건 아주 대단한 감동을 전하지 못했습니다. 나중..
[이런 반인반수 외계인처럼, 사이언스 픽션은 인간과 동물을 연결하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만화 에는 타카니 메구미라는 등장인물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타카니 메구미는 힐러입니다. 에서 온갖 칼잡이들은 열심히 싸우고, 만화 주인공 히무라 켄신 일행 역시 온갖 싸움들에 휘말립니다. 히무라 켄신과 조력자들은 온갖 부상들을 입고,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힐러로서 누군가는 활약해야 합니다. 타카니 메구미는 힐러 역할을 맡고 히무라 켄신과 다른 사람들을 치료합니다. 재미있게도 타카나 메구미는 여자 의사입니다. 은 메이지 유신이 열리는 시대를 이야기하고, 새로운 시대에 여자 의사로서 타카니 메구미는 히무라 켄신을 열심히 치료하죠. 게다가 메구미는 꽤나 성숙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훤칠한 키, 길다랗고 풍성한 머리카락, ..
제목처럼, 허버트 웰즈가 쓴 소설 은 모로 박사의 섬을 보여줍니다. 여기는 무인도이고, 아무도 들락거리지 않습니다. 가끔 화물선들은 여기에 보급품들과 생필품들을 배달하나, 선원들 역시 여기가 무슨 섬인지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여기는 미지의 섬입니다. 아무도 여기를 알지 못하고, 아무도 여기에 상관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장르 소설에서 이런 미지의 섬은 두 가지 결과를 낳습니다. 미지의 섬은 환상적인 유토피아가 되거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공포를 연출합니다. 그래서 여러 유토피아 소설들이나 추리 소설들은 섬을 이야기합니다. 섬은 유토피아를 품을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섬에서 연쇄 살인이 터진다면, 사람들은 함부로 도망치지 못하고, 범인은 계속 희생자들을 늘릴 수 있겠죠. 은 후자입니다. 에는 밀실 살인이..
정승락이 쓴 는 바이오펑크 소설입니다. 이건 그냥 바이오펑크 소설이 아니라 개조 기생충을 인간에게 삽입하는 내용입니다. 네, 당연히 를 장악하는 감성은 혐오입니다. 아무리 과학자들이 개조했다고 해도 기생충은 기생충입니다. 기생충이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간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그게 유쾌하다고 느끼지 못하겠죠. 는 그저 혐오를 조성하는 소설에 불과하지 않으나, 다른 요소들보다 끔찍한 시각적인 측면은 훨씬 강합니다. 소설을 읽은 이후, 오랜 동안 독자들은 기생충들이 꿈틀거리는 모습을 잊지 못할 겁니다. 이건 가 아주 하드 고어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세상에는 이것보다 훨씬 역겨움을 유발하는 소설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인 기준에서 는 절대 유쾌한 소설이 아닐 겁니다. 독자들이 호기심에 이 소설을 펼친다..
생명체를 주물럭거리는 행위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 겁니다. 특히, 그게 동물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훨씬 기분이 좋지 않겠죠. (인간을 비롯한) 동물을 수술하거나 해부하거나 자른 적이 있다면, 피나 내장이나 기생충이나 기타 다른 것들이 긍정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겠으나, 일반적으로 피투성이 내장이나 기생충은 절대 긍정적인 장면이 아니죠. 하지만 바이오펑크 소설들은 그런 부분에 치중하고, 그래서 수많은 바이오펑크 소설들은 징그럽습니다. 아마 그런 징그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바이오펑크를 쓰는 작가들이 있을 겁니다. 기생충이 살을 파먹거나 인간이 절지류 괴물로 변하는 모습은 지워지지 않는 충격을 남길 겁니다. 아무리 예쁘고 따스한 그림들을 봐도, 그..
매드 사이언티스트, 그러니까 미치광이 과학자는 SF 소설 속에서 흔한 소재입니다.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무조건 미친 과학자라고 번역한다면, 그건 오류일 겁니다. 종종 미친 과학자보다 사악한 과학가 더 어울리는 번역 같습니다. 아니면 외골수에 빠진 과학자라고 불러야 할까요. 이 방면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소설 에 등장하는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조인간의 이름이라고 오해하는, 그 이름으로 불리는 인물이죠.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미친 사람이 아닙니다. 적어도 일반적인 기준에서 '미쳤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 겁니다. 그보다 프랑켄슈타인은 너무 한 가지 길에 빠졌고, 그래서 주변을 둘러볼 수 없었죠. 그런 외골수는 결국 프랑켄슈타인을 파멸로 이끌었고요. SF 평론가들은 메리 셸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