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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사냥꾼은 야생으로 향합니다. 스토커는 지상으로 향합니다.] 울창한 삼림에서 사냥꾼은 망원경을 꺼내고 사슴을 관찰합니다. 사냥꾼은 시끄럽지 않습니다. 이 인물은 은밀합니다. 만약 사냥꾼이 시끄럽다면, 야생 동물은 도망갈 겁니다. 사냥꾼은 망원경을 집어넣고 조준경이 달린 소총을 듭니다. 조준경으로, 이 인물은 사슴을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깁니다. 흐음, 이 장면과 저격수는 비슷할 수 있습니다. 울창한 삼림에서 관측병(spotter)은 망원경을 꺼내고 적군 병사들을 관찰합니다. 이 인물은 시끄럽지 않습니다. 관측병은 은밀합니다. 만약 관측병이 시끄럽다면, 적군 병사들은 경계할 겁니다. 이 인물은 어디에 적군이 있는지 저격수에게 설명합니다. 저격수는 조준경이 달린 소총으로 무장했습니다. 조준경으로, 저격수는 적..
[킴 스탠리 로빈슨의 '강연',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 아마노 코즈에의 '만화'는 다른 형식들에 기반합니다.] 다른 많은 생명체들처럼, 우리 인간에게는 몸이 있습니다. 우리는 특정한 형태를 유지해야 하고, 이것을 위해 우리는 화학적인 질서를 특정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이것을 위해 우리는 영양분을 소모해야 합니다. 영양분을 소모하기 위해 우리는 먹어야 합니다. 우리는 육체적인 존재입니다. 모든 인간은 육체적인 존재입니다. 극지 이누이트 할머니부터 아마존 열대 밀림 소녀까지, 예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포스트 모더니즘과 해체 이론이 상대성과 차이를 떠든다고 해도, 여기에는 상대성과 차이가 없습니다. 예외 없이, 인간은 육체적인 존재입니다. 우리에게는 특정한 형태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뭔가를..
고장원님이 쓰신 은 SF 안내 서적입니다. 제목처럼, 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집중적으로 논의합니다. 이 책은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무엇이고, 어떻게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흘렀고,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무슨 종류들이 있는지 설명합니다. 이 책이 상당히 많은 소설들을 다양하게 분류하고 차근차근 안내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알고 싶다면, 은 좋은 참고가 될 겁니다. 19세기 종말 문학부터 오늘날의 환경 아포칼립스까지, 수많은 소설들은 인류 문명이 무너진다고 경고합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들은 이런 내용들을 '소설이라는 형식'에 담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은 소설입니다. 아무리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들이 인류 문명이 망하고 자연 환경이 오염된다고 이야기한다고 해도, 소설이라는 형식 없이, ..
소설에는 화자, 이야기를 전달하는 주체가 있습니다. 이건 소설이 드러내는 가장 커다란 특징들 중에서 하나입니다. 소설에는 화자가 있고, 화자는 서사를 전개합니다. 소설을 읽기 위해 독자는 화자와 만나야 합니다. 사실 화자 없이 독자는 소설을 읽지 못합니다. 화자가 서사를 전개할 때, 독자는 그걸 읽을 수 있습니다. 독자가 화자를 피하기 원한다고 해도, 그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니, 그건 완전히 불가능할 겁니다. 언제나 화자의 시각에서 독자는 소설을 읽어야 할 겁니다. 소설 작가는 여러 시점들을 제시합니다. 1인칭 시점, 3인칭 시점, 전지적인 시점. 하지만 작가가 무슨 시점을 선택하든, 결국 화자의 시각에서 독자는 소설을 읽어야 합니다. 어슐라 르 귄이 쓴 소설 에서 독자는 쉐벡의 관점을 따라가야 합니..
[장엄하게 지구를 '탈출'하는 예고편. 하지만 이게 정말 장엄한 장면일까요?] 심해에서 잠수함이 하드레인을 버틸 수 있는가. 소설 에서 두 우주 승무원은 이렇게 묻습니다. 하드레인은 달의 파편들이 지구의 지표면으로 쏟아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에서 정체 모를 원인은 달을 뽀갰고, 달은 계속 뽀개지기 시작합니다. 달의 파편들은 무수히 늘어났고, 그것들은 지구의 지표면을 덮칠지 몰라요. 소설 속에서 과학자들은 그걸 하드레인이라고 부릅니다. 하드레인은 무시무시한 대재난이 될 테고, 인류 문명을 비롯해 지표면 생태계와 지형을 무자비하게 파괴할 겁니다.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인류는 방주 우주선을 만듭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방주 우주선에 탈 수 있겠어요. 방주 우주선에 타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그들이 살아남을 ..
[인류 문명이 멸망했을 때, 동물 동료로서 탐지견은 훨씬 활약할 수 있겠죠.] "우리가 데리고 가야 해요, 아빠. 개는 먹을 걸 찾아낼 수도 있잖아요." 소설 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 소설에서 어떤 남자와 소년은 무너진 세상을 떠돕니다. 작가는 왜 세상이 무너졌는지 전혀 언급하지 않으나, 인류 문명은 처참하게 멸망한 듯 보이고, 남자와 소년은 지옥을 떠돕니다. 어느 날 그들은 어디에서 개가 짖는 소리를 듣고, 소년은 개를 데리고 가기 원합니다. 아마 누군가가 개를 죽이거나 잡아먹을 거라고 걱정했기 때문이겠죠. 소년은 개를 데리고 가자고 조르고, 개가 먹을 걸 찾을 수 있다고 핑계를 댑니다. 어쩌면 소년은 정말 개가 먹을 걸 찾을 수 있다고 믿었는지 모르죠. 사람들은 여러 특수견들을 이용하고, 전장에서 ..
[기이하고 울창한 자연과 적막한 폐허와 위험한 동물들. SF 창작가들은 계속 이런 설정을 사랑하겠죠.] 소설 은 아르카디와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형제가 썼습니다. 장르를 규정하기가 좀 애매하군요. 아마 우주적 공포로 부르면 좋을까요. 하지만 일반적인 우주적 공포와 달리 이 소설에서 공포나 광기보다 비극이나 암울함이 두드러집니다. 하워드 러브크래프트 같은 작가는 비슷한 소재를 이용해 공포와 광기를 강조하겠으나, 처럼 스트루가츠키 형제는 (종종 유머나 개그를 곁들이지만) 공포보다 무력함이나 비극성을 드러냅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어느 날, 외계인들이 지구에 방문합니다. 그들은 금방 떠나고, 그들이 머물렀던 자리는 '존'이라고 불립니다. 이 구역 안에서 굉장히 기이한 현상들이 벌어집니다. 만약 누군가가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