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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1970년대의 환경 오염 소설들 본문

SF & 판타지/디스토피아, 아포칼립스

1970년대의 환경 오염 소설들

OneTiger 2017. 3. 13. 20:20

<대재앙 이후의 세계와 생존자들>은 SF 개론서입니다. 제목처럼 특히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책은 대재앙의 원인에 따라 다양한 SF 작품들을 분류하는데, 1970년대에는 생태학적 재앙 소설들이 많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른바 '근미래의 생태학적 위기'입니다. 그 이전에도 생태학적 재앙 소설이 없지 않았으나, 1970년대 시점부터 이런 소설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사례로써 시어도어 토마스와 케이트 윌헬름의 <구름의 해>, 윌리엄 왓킨스와 진 스나이더의 <생태죽음>, 존 브러너의 <양들은 올려다본다> 등을 꼽습니다.


각각 1970년, 1972년에 나온 소설들입니다. 저자는 이런 소설들이 등장한 이유를 국가와 기업 등의 환경 오염으로 꼽는군요. 환경 파괴와 공해, 인구 폭증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했고, SF 작가들도 거기에 동참했다는 뜻이겠죠. 사실 1970년대는 폴 에를리히의 <인구 폭탄>이나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시기였습니다. 이런 책들도 SF 소설에 영향을 줬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울러 동물 권리 운동가들도 1970년대를 중요한 시점으로 잡습니다. 이런 환경 운동의 영향력이 동물 권리 운동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할란 밀러가 <윤리와 동물>에서 그렇게 주장했죠. 사실 환경 운동과 동물 권리 운동은 엄연히 다른 부류입니다. 두 운동 집단은 종종 가축 살처분 반대 시위 등에서 연합하지만, 자연 환경을 보호하자는 것과 동물들을 차별하지 말자는 것은 다른 주장이니까요.


그럼에도 두 주장은 서로 통하는 구석이 있고, 그래서 할란 밀러는 환경 운동이 강해졌기 때문에 동물 권리 운동도 힘을 얻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연 환경 보존과 동물 권리는 녹색당의 주요 과제인데, 녹색당도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어요. 벨기에의 녹색당이나 영국의 생태당이 그렇죠. 사회학이 자연 환경을 연구해야 한다는 환경 사회학에서도 1970년대의 제임스 오코너를 중요한 이론가로 바라봅니다. 이렇게 본다면, 1970년대의 각종 환경 보호론이 SF 소설에 스며들었다고 할 수 있겠죠.



안타깝게도 환경을 보존하자는 SF 소설가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절박합니다. 핵발전소, 이상 기후, 생물 다양성 감소, 동물 권리 등은 여전히 현대 사회의 치명적인 문제들입니다. 몇 십 년이 훌쩍 지났지만, 이런 문제들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죠. 따라서 전통적인 환경 운동에 의존하기보다 훨씬 급진적이고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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