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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행성 재난에 기반하는 풍요로운 세상 본문

생태/인류세라는 착각

행성 재난에 기반하는 풍요로운 세상

OneTiger 2018. 5. 15. 20:16

[누군가는 이런 디스토피아 미래가 풍요롭다고 말할지 모르죠. 이게 정말 풍요일까요.]



환경 오염은 사이언스 픽션과 아주 잘 어울리는 소재입니다. 아주 오랜 동안 핵 폐기물이나 기후 변화나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악영향을 미칠 겁니다. 핵 폐기물들을 논의하는 사람들은 마치 이게 사이언스 픽션 같다고 말합니다.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을 표시하기 위해 2016년에 프랑스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관은 공모전을 연 적이 있습니다. 핵 폐기물은 1만 년 이상 악영향을 미칠지 모릅니다. 하지만 1만 년 이후, 어떻게 인류 문명이 바뀔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1만 년 이후, 인류 문명은 완전히 달라질지 모릅니다. <타임 머신>처럼 엘로이들이 나타날지 모릅니다. 엘로이들은 핵 폐기물이 뭔지 모르겠죠. 만약 핵 폐기물이 지상에 노출된다면, 엘로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거기에 다가갈지 모릅니다. 따라서 현대 인류는 핵 폐기물이 위험하다는 경고 표시를 남겨야 합니다. 누구나 그걸 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기호, 언어, 상징은 달라집니다. 1만 년 이후, 누구나 보편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경고 표시를 우리가 고안할 수 있을까요? 그게 가능할까요? 아마 움베르토 에코 같은 기호학자조차 그런 표시를 쉽게 고안하지 못할 겁니다.



이런 논의는 정말 사이언스 픽션 같습니다. <리보위츠를 위한 찬송> 같은 소설은 이런 상황을 경고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비단 핵 발전소만 문제가 아닙니다. 앨런 와이즈먼이 쓴 <인간 없는 세상>은 얼마나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오래 버티는지 묘사합니다. 자연은 온갖 건물들을 쉽게 뒤덮을 수 있으나,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만만하지 않은 문제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그렇게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면, 그것들이 미래 세대에게 무슨 악영향을 끼칠지 아무도 알지 못할 겁니다. 기후 변화는 어떨까요. 수많은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위험하다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가 어떻게 인류 문명에에 악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어쩌면 2050년 이후 인류 문명은 살인적인 가뭄에 시달릴지 모릅니다. 어쩌면 300년이나 400년 이후, 인류 문명은 어마어마한 물난리를 겪을지 모릅니다. 불지옥은 금방 찾아올지 모르고, 물지옥은 나중에 찾아올지 모릅니다. 자원 고갈 역시 심각한 문제입니다. 석유 같은 자원이 고갈된다면, 무슨 사고가 터질까요? 이런 미래를 논의하는 행위는 사이언스 픽션 같습니다. 덕분에 오래 전부터 SF 작가들은 환경 오염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미 20세기 초반에 SF 작가들은 무리한 경제 발전이 환경 오염을 부를 거라고 주장했어요.



이런 논의들을 들을 때마다, 저는 풍요로운 자본주의 세상을 둘러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본주의 세상이 풍요롭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논리가 꽤나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생산량이 늘어난다면, 그게 무조건 풍요로울까요? 풍요가 뭐죠? 절대적인 생산량이 풍요일까요? 생산량이 많다면, 아무리 비극적인 사건들이 펑펑 터져도, 그게 풍요로운 세상이 될까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고통을 받아도, 절대적인 생산량이 많다면, 그 세상이 풍요로운 세상이 될까요? 아니, 절대 그렇지 않을 겁니다. 풍요는 긍정적인 단어입니다. 풍요는 모두 잘 먹고 잘 사는 모습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자본주의 세상은 절대 풍요와 어울리지 못합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엄청나게 자연 환경을 파괴했기 때문입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자본주의 세상이 풍요롭다고 인정하나, 동시에 그들은 얼마나 자본주의가 폭력적인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엄청난 생산력이 자본주의가 짊어진 역사적인 숙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자본주의는 엄청난 생산력을 늘려야 하고, 모두가 먹고 살 수 있을 때, 사람들은 사회주의 세상을 건설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공산주의자들은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동시에 찬양합니다.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분명히 자본주의와 엄청난 생산력을 찬양했습니다. 누군가는 이 세상에서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자본주의를 가장 많이 칭찬한 사람이라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동시에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인류가 후손에게 '개선된 지구'를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 '개선된 지구'를 까먹지 말아야 할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일부러 까먹는 척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자본주의 세상이 절대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핵 폐기물, 플라스틱 쓰레기, 기후 변화는 미래 세대에게 어마어마한 악영향을 미칠지 모릅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는 그런 어마어마한 악영향에 기반할지 모릅니다. 누가 미래를 예측하죠? 누가 미래를 장담합니까? 누가 미래에 다녀왔죠? 누가 미래를 둘러봤습니까? 누가 시간 여행 장치를 만들거나 타임슬립 능력을 개발했나요? 어떻게 미래 세대가 안전할 거라고 장담할 수 있죠? 핵 폐기물, 플라스틱 쓰레기, 기후 변화는 미래 세대에게 막대한 계산서를 청구할지 모릅니다. 오늘날 우리가 풍요롭게 살수록, 미래 세대는 고통에 시달릴지 모릅니다. 이게 풍요로운 세상인가요?



우리에게는 풍요로운 세상을 주절거릴 자격이 없을지 모릅니다. 아직 아무도 미래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핵 폐기물과 플라스틱 쓰레기들과 기후 변화와 다른 환경 오염들이 사라졌을 때, 마침내 인류는 제대로 청구서를 계산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전까지 우리는 풍요로운 세상을 주절거리지 못합니다. 게다가 미래 후손들이 안락하게 살아간다고 해도, 지금까지 환경 오염들은 엄청난 고통들과 죽음들을 양산했습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조차 인류 역사가 고통스러운 청구서들로서 점철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아요. 오히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그걸 열심히 강조하죠. 고통스러운 청구서들은 풍요와 절대 어울리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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