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작동 구조와 환경 오염

우리는 자본주의 체계 속에서 살아가는 중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를 의식하지 못합니다. 아니, 많은 사람들은 자본주의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유일무이한 경제 구조라고 생각하고, 그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물 속에 사는 개구리가 하늘이 작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자본주의 체계 속에서 살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유일무이한 경제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회 구조를 의심하지 않고, 무조건 개인들에게 책임을 돌립니다. 사회 구조가 자연 환경을 오염시키고 야생 동물들을 멸종시켜도 사람들은 그저 개인들만 탓하죠. 자신들이 그런 구조에 이바지한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하지 못해요. 사람들이 잘못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 개인이 거대한 사회 구조와 지배 질서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 개인이 사회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면, 그 사람은 반체제적인 성향을 띠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배 질서는 반체체적인 성향을 용납하지 않을 테고,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저지르는지 알지 못하죠.

게다가 여러 경제학 교과서들은 오직 자본주의만 가르칩니다. 그것만이 유일무이한 경제 구조인 것처럼 말합니다. 경제학 교과서들은 다른 대안들을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다양한 경제학자들이 존재했고, 심지어 경제학의 대부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조차 자유 시장을 비판했음에도, 경제학 교과서들은 자본주의가 유일한 경제 구조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오직 자본주의만 배우고, 다른 대안을 전혀 생각하지 못합니다. 뭔가 문제에 부딪혔을 때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만, 사람들은 자본주의라는 울타리를 넘어서지 못합니다.

해답은 밖에 있으나, 다들 울타리 안에서 해답을 찾느라 진을 뺍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뭘까요. 사실 자본주의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하는 사람들 역시 이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를 겁니다. 아주 간단하고 거칠게 요약하죠. 소수 자본가들이 생산 수단을 점유하고, 대부분 임금 노동자들이 그 자본가들을 위해 상품을 생산하고, 자본가들이 그 상품들로 시장에서 경쟁할 때, 자본주의가 성립합니다. 흔한 오해와 달리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와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와 관계가 있다면, 그건 자유 민주주의를 뜻하겠죠. (자본이 있는 사람만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이죠.)

여기에서 문제는 '생산 수단'입니다. 노동자들을 포함한 피지배 계급들이 아니라 소수 자본가들이 토지나 하천, 바다 같은 생산 수단을 소유합니다. 자본가가 아닌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런 생산 수단을 이용할 권리가 없습니다. 설사 석유 회사가 함부로 바다 밑을 채굴해고 환경을 오염시켜도 사람들은 그걸 막지 못합니다. 설사 식량 회사가 열대 밀림을 밀어내고 대규모 단일 농장을 지어도 사람들은 그걸 막지 못합니다. 설사 건설 회사가 핵 발전소를 지어도 사람들은 그걸 막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생산 수단을 점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소수 자본가들이 그 넓은 토지와 하천과 바다를 점유했고 그걸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들은 불매 운동을 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불매 운동을 벌인다고 해도 그건 본질적인 해답이 되지 못합니다. 여전히 소수 자본가들이 생산 수단을 점유했기 때문에 그들은 계속 이윤을 축적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소수 자본가들에게 의존해야 하고, 그래서 불매 운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요. 아울러 자유 시장은 자본가들을 계속 경쟁시키고, 자본가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죠. 그래서 환경이 오염되고 동물들이 멸종합니다. 이렇게 자본주의가 작동하기 때문에.

카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속에서 인간은 자연 환경에서 소외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마르크스가 핵심을 짚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마르크스 이외에 많은 사회주의자들은 비슷하게 생각했죠.) 만약 모든 사람들이 토지와 하천과 바다를 이용하기 위해 동등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면, 환경이 막대하게 오염되지 않을 겁니다. 오염을 완전히 피하지 못하겠으나, 그렇다고 해도 생물 다양성을 엄청나게 파괴하지 않을 겁니다. 어쩌면 어떤 사람들은 국가가 자본주의를 막을 거라고 기대할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정부는 권력 집단입니다. 정부는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 많은 돈을 원하고, 소수 자본가들은 많은 돈을 내줄 수 있죠. 그래서 정부는 자본주의를 유지할 뿐이고, 그걸 깨뜨리지 않습니다. 더불어 자본가들이 착해진다고 해도 자유 시장은 계속 살벌한 경쟁을 부추기기 때문에 자본가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환경을 오염시켜야 합니다. 따라서 생물 다양성을 살리고 싶다면, 우리는 자본주의를 더 이상 유지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동시에 생물 다양성을 살리지 못합니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개인들이 착하게 마음을 먹는다고 해도 구조 자체가 개인들을 악행으로 몰아가기 때문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생물 다양성을 살리자고 말하고 싶다면, 그 사람은 먼저 자본주의를 직시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