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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어머니 행성을 향하는 경이로운 시선 본문

생태/자연과 문명

어머니 행성을 향하는 경이로운 시선

OneTiger 2019. 11. 3. 20:12



21세기 초반 오늘날, 이른바 '문명인들'은 태양계 행성들을 압니다. 21세기 초반 오늘날, 첨단 과학 기술들은 우리 은하에 비단 태양계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항성계들과 행성들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행성이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습니다. 지구 역시 행성이고, 지구에서 문명인들은 살아갑니다. 만약 지구가 사라진다면, 인류 문명은 사라질 겁니다. 아무리 인류 문명이 첨단 과학 기술들을 자랑한다고 해도, 만약 내일 당장 지구가 사라진다면, 인류 문명은 망할 겁니다. 지구가 기반이 되기 때문에, 인류 문명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인류 문명은 승객이고, 지구는 선박입니다. 선박 없이, 사람들은 바다를 가로지르지 못합니다.


선박과 승객처럼, 행성 없이, 문명은 존재하지 못합니다. 인류 문명이 지구 행성에게 기반하는 것처럼, 문명에게 행성은 필수적인 기반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 은하에 무수한 행성들이 있다고 해도, 모든 행성은 문명을 뒷받침하지 못할 겁니다. 만약 행성이 생명 현상을 품지 못한다면, 이런 행성에서 문명은 번영하지 못할 겁니다. 문명 번영을 위해 행성은 생명의 요람이 되어야 합니다. 지구는 일반적인 행성이 아닙니다. 지구는 생명의 요람입니다. 지구에서 생물 다양성이 진화하기 때문에, 인류는 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에서 자연 생태계가 수많은 생명체들을 먹이기 때문에, 인류 역시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우리 은하에는 무수한 행성들이 있으나, 수많은 행성들은 생명의 요람이 아닐 겁니다. 수많은 행성들은 골디락스 행성이 아닙니다. 이런 불모지 행성들에는 자연 생태계가 없을 테고, 만약 자연 생태계가 없다면, 문명은 나타나지 못할 겁니다. 문명 건설 게임 <유니버심> 데모 판본에서 주연 행성은 어머니입니다. 행성이 생명체들을 낳고 먹이고 키우기 때문입니다. 행성이 어머니이기 때문에, 행성이 생명의 요람이기 때문에, (인류) 문명은 번영할 수 있습니다. 지구 역시 어머니 행성, 생명의 요람입니다. 만약 지구가 어머니 행성이 아니었다면, 인류는 나타나지 못했을 테고, 인류 문명은 번영하지 못했을 겁니다.


태양계에서 지구는 유일한 어머니 행성입니다. 적어도 아직 21세기 초반 과학 기술은 다른 태양계 행성들과 위성들이 생명의 요람인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화성에서 미지의 생명체들은 살아가는 중인지 모릅니다. 유로파 위성 바다에는 미생물 생태계가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21세기 초반 과학 기술은 화성 생명체, 유로파 생태계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비단 태양계 행성들과 위성들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행성들과 위성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1세기 초반 천문학은 우주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에 엄청나게 많은 행성들이 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의 요람은?



아무리 천문학자들이 수많은 행성들과 위성들을 관찰한다고 해도, 천문학자들은 생명의 요람을 확신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천문학자들이 골디락스 행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해도, 그들은 골디락스 행성이 어머니 행성, 생명의 요람이라고 단언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은하에 무수한 행성들과 위성들이 있다고 해도, 생명의 요람은 너무 드물지 모릅니다. 심지어 어떤 과학자들은 지구가 유일한 생명의 요람이라고 주장합니다. 우주에서 지구는 유일한 어머니 행성입니다. 지구 이외에 다른 어머니 행성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생명 현상은 오직 지구만의 고유한 특성입니다. 지구 없이, 생명 현상은 존재하지 못합니다.


만약 내일 당장 지구가 사라진다면, 우주에서 생명 현상은 함께 사라질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주장이 너무 비관적이라고 느낍니다. 우리는 번성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풍요로움을 긍정합니다. 황금빛 작물들이 넘실거리고, 과일 나무가 탐스러운 열매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울창한 삼림이 싱그러운 녹색 빛깔을 자랑하고, 벌통에서 꿀벌들이 반짝이는 꿀들을 저장하고, 현란한 산호초 숲에서 형형색색 물고기들이 돌아다닐 때, 사람들은 이런 장면들을 향해 감탄사들을 보냅니다. 이런 장면들은 번성, 풍요로움을 상징합니다. 이런 번성, 풍요로움 덕분에, 인류 문명은 먹고 살고 번영할 수 있습니다.



번성과 풍요로움 덕분에, 우리는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우리 역시 동물, 생명체입니다. 생명체로서 우리는 생물 다양성이 번성하기 원합니다. 생명체로서 우리는 가혹하고 메마른 불모지보다 풍요로운 번성을 사랑합니다. 만약 지구가 유일한 어머니 행성이고, 다른 모든 행성과 위성이 가혹하고 메마른 불모지라면, 이건 너무 비관적인 소식일 겁니다. 반면, 어떤 과학자들은 우주에 외계 문명이 반드시 존재하거나 외계 생태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우주는 엄청나게 넓고, 우주에는 엄청나게 많은 행성들이 있습니다. 우주에 엄청나게 많은 행성들이 있기 때문에, 어떤 행성에는 문명이 있을 겁니다.


우주에서 문명 발생이 드문 현상이라고 해도, 어떤 행성에는 생물 다양성이 있을 겁니다. 드넓고 드넓은 우주에서 지구는 유일한 어머니 행성이 아닙니다. 우주에는 다른 여러 어머니 행성들이 있을 겁니다. 비록 이런 어머니 행성들에 지적 문명이 없다고 해도, 생명 현상 그 자체는 드물지 않을 겁니다. 이런 주장은 훨씬 긍정적입니다. 이런 주장 때문에, 우리가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 우리는 훨씬 희망적인 시선으로 올려다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확신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과학자들이 또 다른 어머니 행성들이 주장한다고 해도, 이건 그저 추측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확신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과학자들이 또 다른 어머니 행성들을 주장한다고 해도, 그들은 증명하지 못합니다. 아직 21세기 천문학이 또 다른 어머니 행성을 찾은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어머니 행성이 그저 우연에 불과하거나 보편적인 현상인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만약 천문학이 또 다른 어머니 행성을 찾는다면, 우리는 어머니 행성이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그저 우연에 불과한지 모르나, 둘은 필연이거나 보편적인 현상일 겁니다. 하지만 언제 과학 기술이 또 다른 어머니 행성을 찾을 수 있나요? 만약 과학 기술이 어머니 행성을 찾는다고 해도, 과학자들이 어머니 행성으로 직접 찾아갈 수 있나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아무도 어머니 행성을 장담하지 못합니다. 21세기 초반 문명인에게 행성이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머니 행성이라는 단어는 낯섭니다. 아직 지구가 유일한 어머니 행성이기 때문에, 이건 낯선 단어입니다. 외계 행성은 어머니 행성이 반드시 되지 않습니다. 외계 행성과 어머니 행성은 동일어가 아닙니다. 만약 21세기 과학 기술이 어머니 행성을 찾는다면, 이건 인류 문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겁니다. 어쩌면 우리의 사고 방식은 영원히 바뀔지 모릅니다. 만약 우주에서 지구가 유일한 어머니 행성이 아니라면, 이게 보편적인 현상이라면, 우리의 사고 방식은 크게 바뀔지 모릅니다.



이건 일종의 경계선이 될지 모릅니다. 만약 과학 기술이 어머니 행성을 확인한다면, 우리는 지식의 경계선을 건널 겁니다. 우리는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겁니다. 우리가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 우리는 외계 행성보다 어머니 행성을 머릿속에 떠올릴 겁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외계 행성이라는 단어는 시시할지 모릅니다. 수많은 외계 행성들이 가혹하고 메마른 불모지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체로서 우리가 번성과 풍요로움을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가혹하고 메마른 불모지는 시시합니다. 반면, 어머니 행성이라는 단어는 설레고 두근거립니다. 만약 우주에서 우리를 비롯해 지구 생명체들 이외에 또 다른 생명 현상들이 있다면….


이런 사고 방식은 인식의 지평선을 확장합니다. 우리는 인식의 지평선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과학 기술이 어머니 행성을 확인한다면, 인류 문명은 이 날을 영원한 기념일로 지정해야 할지 모릅니다. 이 날은 인류의 사고 방식, 적어도 (이른바) 문명인의 사고 방식을 영원히 바꿀지 모릅니다. 비록 과학자들이 외계 어머니 행성으로 직접 찾아가지 못한다고 해도, 우리는 지구가 그저 우연에 불과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주에는 다른 어머니 행성들이 있고, 우리는 지구에서 벗어나고 우주적으로 사고할 수 있습니다. 이런 느낌, 이런 경이로움, 이런 인식의 확장은 사이언스 픽션 같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에는 이런 감성이 있습니다.



SF 독자들은 경이로움, 센스 오브 원더를 중시합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인식의 지평선을 확장합니다. 사이언스 픽션이 문명, 자연, 우주가 바뀐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19세기 서구 근대화는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바꾸었습니다. 이런 엄청나게 놀라운 변화 때문에, 사이언스 픽션은 변화에 주목합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고정적인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뭔가가 바뀐다고 이야기합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고정적인 것보다 변화를 이야기하기 원합니다. 문명, 자연, 우주 역시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문명, 자연, 우주는 바뀝니다. 사이언스 픽션에서 고정적인 것보다 변화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SF 독자들은 고정 관념을 깰 수 있습니다.


SF 독자들은 고정 관념을 깨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인식의 지평선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건 모든 사이언스 픽션이 변화를 반드시 이야기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많은 사이언스 픽션들은  고정 관념에 충성합니다. 이런 사이언스 픽션들은 고정 관념을 떠받들고 지키기 원합니다. 특히, 자본주의 체계가 너무 지배적이기 때문에, 많은 사이언스 픽션들은 자본주의 체계를 떠받들고 지키기 원합니다. 이런 사이언스 픽션들이 변화와 경이를 추구한다고 해도, 자본주의 체계 안에서 변화와 경이는 나타납니다. 이런 사이언스 픽션들이 진정한 사이언스 픽션인가요? 만약 사이언스 픽션이 고정 관념을 떠받든다면, 이게 '진정한 SF', '진정한 변화와 경이'인가요?



지구는 어머니 행성입니다. 지구가 어머니 행성이기 때문에, 인류 문명은 번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화 자본주의는 기후 변화를 일으킵니다. 기후 변화는 어머니 행성을 망가뜨립니다. 세계화 자본주의는 행성급 환경 범죄자입니다. 만약 기후 변화가 최악의 상황을 초래한다면, 인류 문명은 너무 극심한 난관에 부딪힐지 모릅니다. 1930년대 세계 경제 공황과 2차 세계 대전은 기후 변화, 행성급 환경 범죄에게 감히 까불지 못할지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사이언스 픽션이 자본주의 체계, 지배적인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게 진정한 사이언스 픽션인가요? 자본주의가 어머니 행성을 망침에도, 'SF'가 이것을 떠받들어야 하나요?


그렇다고 해도 사이언스 픽션에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에는 경이로운 변화를 위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SF 독자들은 경이로움을 느끼고 인식의 지평선을 확장합니다. 사람들이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어머니 행성을 머릿속에 떠올릴 때, 사람들은 비슷하게 인식의 지평선을 확장할 겁니다. 이렇게 어머니 행성은 우리의 사고 방식을 크게 바꿀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가 외계 행성을 바라볼 때, 많은 사람들은 다른 무엇보다 생태학에 주목합니다. 이 외계 행성에 생명 현상이 있는가? 외계 행성에 생물 다양성이 있는가? 외계 행성이 생명의 요람, 어머니 행성인가? 사람들이 외계 행성을 바라볼 때, 이것들은 가장 중요한 물음인지 모릅니다.



이건 외계 행성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이 생태학을 중시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외계 행성을 바라볼 때, 이런 시선은 많은 것들을 담을 겁니다. 여러 과학 분야들부터 종교와 신앙까지, 우리 시선이 외계 행성을 향할 때, 여기에는 생태학 이외에 다른 많은 것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 어머니 행성이 가장 중요한 물음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어머니 행성이라는 물음은 아주 커다란 비중을 차지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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