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생태주의
<백경>과 <대호>와 <콩: 해골섬>, 그리고 메이슨 위버 본문
[이런 사건은 거대한 야수, 맹목적인 복수, 신중한 저항, 웅장한 자연, 비극적인 파멸을 만들었습니다.]
이웃집 영희는 옆동네 철수와 뒷동네 말자 할머니와 아랫집 수진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웃집 영희는 사나운 야수를 이야기합니다. 사나운 야수는 사람들을 해칩니다. 어떤 남자는 야수에게 복수하기 원합니다. 어떤 신중한 사람은 그 남자를 말리나, 그 남자는 복수하기 원합니다. 남자는 오직 복수만 바라봅니다. 남자가 무기를 능숙하게 다루기 때문에, 남자가 무장한 부하들을 이끌기 때문에, 남자는 무장한 부하들을 이끌고 야수를 사냥합니다. 남자는 무리하게 사냥 계획을 몰아붙이고, 사냥 계획은 비틀어지고, 야수는 사람들을 계속 해칩니다. 이건 너무 무모한 복수이나, 남자는 멈추지 않습니다.
신중한 사람은 다시 남자를 말리나, 남자는 멈추지 않습니다. 남자는 오직 복수만 바라봅니다. 하지만 야수가 아주 대단하기 때문에, 이런 복수는 파멸을 향할지 모릅니다. 만약 이웃집 영희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옆동네 철수는 이런 이야기가 소설 <백경>과 비슷하다고 간주할 겁니다. <백경>과 사나운 야수 이야기는 아주 비슷합니다. 사나운 야수는 모비 딕입니다. 남자는 에이허브 선장입니다. 남자(에이허브)는 무기(작살)를 능숙하게 다룹니다. 남자는 무장한 부하들(포경선 피쿼드 선원들)을 이끕니다. 이렇게 영희 이야기와 <백경>은 비슷합니다.
옆동네 철수는 이웃집 영희가 <백경>을 이야기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옆동네 철수는 영희 이야기와 <백경>을 짜맞춥니다. 남자(에이허브)는 무장한 부하들(포경선 피쿼드)을 이끌고 야수(모비 딕)를 사냥합니다. 사나운 야수가 모비 딕이고, 남자가 에이허브 선장이라면, 신중한 사람은 스타벅일 겁니다. 신중한 사람(스타벅)은 남자(에이허브)를 말리나, 남자는 오직 복수(모비 딕 사냥)만 바라봅니다. 에이허브는 무리하게 사냥 계획을 몰아붙이고, 스타벅은 다시 에이허브를 말리나, 에이허브는 오직 복수만 바라봅니다. 하지만 모비 딕이 너무 대단하기 때문에, 이런 복수는 파멸(피쿼드 침몰)을 향합니다.
이렇게 옆동네 철수는 영희 이야기와 <백경>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뒷동네 말자 할머니는 다른 것을 생각합니다. 말자 할머니는 이웃집 영희가 영화 <대호>를 이야기했다고 간주합니다. 지리산 호랑이 산군은 아주 사나운 야수입니다. 산군이 사람들을 해치기 때문에, 사냥꾼 구경은 산군을 미워합니다. 구경은 사냥꾼 대장이 되고, 구경은 부하 사냥꾼들과 함께 산군을 처치하기 원합니다. 신중한 칠구는 구경을 말리나, 구경은 오직 복수만 바라봅니다. 복수하기 위해 구경은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죽어나간다고 해도, 구경은 복수하기 원합니다.
하지만 구경은 너무 집요합니다. 신중한 칠구는 구경을 말리나, 구경은 집요하게 산군을 죽이기 원합니다. 산군이 대단한 야수이기 때문에, 이런 복수는 파멸을 향할지 모릅니다. 산군은 일반적인 아무르 호랑이가 아닙니다. 산군은 무장 병사들을 물어뜯을 수 있습니다. 구경이 정말 산군에게 복수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뒷동네 말자 할머니는 영희 이야기와 영화 <대호>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옆동네 철수와 뒷동네 말자 할머니가 <백경>과 <대호>를 머릿속에 떠올렸기 때문에, 이건 <백경>과 <대호>가 비슷하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분명히 <백경>과 <대호> 사이에는 커다란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사나운 야수는 모비 딕과 산군입니다. 남자가 복수를 원한다면, 남자는 에이허브 선장과 구경일 겁니다. 에이허브와 구경 모두 무장한 부하들을 이끌고 사나운 야수를 처치하기 원합니다. 양쪽 모두 맹목적으로 복수하기 원하고, 이건 파멸로 향합니다. 이렇게 <백경>과 <대호>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대호>는 만덕과 산군 사이에 미묘한 관계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대호>에는 만덕이 있고, 만덕은 산군을 향해 복잡한 감정들을 드러냅니다. 반면, <백경>에는 이런 등장인물이 없습니다. 피쿼드 선원들은 모비 딕을 향해 복잡한 감정들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소설 <백경>에서 에이허브 선장은 주연 등장인물입니다. 에이허브 선장은 사건을 적극적으로 이끕니다. 영화 <대호>에서 구경과 에이허브는 비슷하나, 구경은 핵심이 아닙니다. <대호>에서 구경보다 만덕은 훨씬 중요합니다. <백경>에서 모비 딕은 불가해한 바다 괴수이나, <대호>에서 산군은 훨씬 친근합니다. 구경보다 만덕이 중요하고, 산군이 친근하기 때문에, 만덕과 산군은 미묘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백경>에는 이런 관계가 없습니다. 옆동네 철수는 <백경>과 <대호>가 비슷하다고 지적할 수 있으나, 이건 <대호>가 <백경>을 모방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영화 <대호>가 소설 <밀림무정>과 비슷하기 때문에, 옆동네 철수는 <백경>과 <밀림무정>을 비교할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건 <밀림무정>이 <백경>을 모방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나운 야수, 야수 사냥, 대략적인 얼개, 갈등 관계가 비슷하기 때문에, 옆동네 철수는 <백경>과 <밀림무정>과 <대호>를 비교하나, 세 가지 사이에는 여러 차이들이 있습니다. 옆동네 철수가 <백경>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말자 할머니가 <대호>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처럼, 아랫집 수진은 영화 <콩: 해골섬>을 머릿속에 떠올릴지 모릅니다. 아랫집 수진은 영희 이야기와 <콩: 해골섬>이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산군은 모비 딕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모비 딕과 달리, 산군은 어느 정도 인간과 교감합니다.]
영화 <콩: 해골섬>에서 사나운 야수는 킹콩입니다. 킹콩은 사람들(미국 병사들)을 해칩니다. 프레스톤 패커드는 미국 군대 장교입니다. 킹콩이 병사들을 해쳤기 때문에, 프레스톤 패커드는 킹콩에게 복수하기 원합니다. 신중한 메이슨 위버는 프레스톤 패커드에게 반대하나, 프레스톤 패커드는 오직 복수만 바라봅니다. 패커드는 부하들과 함께 킹콩을 공격하나, 킹콩은 '자연의 힘'입니다. 감히 인간은 '자연의 힘'을 이기지 못합니다. 이미 2014년 영화 <고지라>는 감히 인간이 거대 괴수들을 이기지 못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영화 <콩: 해골섬>에서 고지라보다 킹콩은 허약하나, 그렇다고 해도 킹콩 역시 '자연의 힘'입니다.
프레스톤 패커드가 너무 집요하게 킹콩을 공격한다면, 이건 파멸로 이어질지 모릅니다. 메이슨 위버는 프레스톤 패커드와 대립합니다. 사실 영화 초반부에서 메이슨 위버가 프레스톤 패커드를 만났을 때, 이미 두 사람은 대립 구도를 세웠습니다. 영화 시대 배경은 베트남 침략 전쟁입니다. 미국 군대는 철수하는 중이고, 프레스톤 패커드는 자신이 패전 장교라고 느낍니다. 메이슨 위버는 반전 운동가이고, 그래서 프레스톤 패커드는 불만스러운 시선으로 메이슨 위버를 바라봅니다. 프레스톤 패커드는 복수를 노리는 남자이고, 메이슨 위버는 신중한 성향입니다.
이렇게 아랫집 수진은 영희 이야기와 <콩: 해골섬>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백경>과 <대호>와 <콩: 해골섬>에는 여러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사실 프레스톤 패커드를 연기하기 위해 사무엘 잭슨은 에이허브 선장을 참고했습니다. 하지만 사무엘 잭슨이 직접 에이허브 선장을 참고하지 않았다고 해도, 아랫집 수진은 에이허브 선장과 프레스톤 패커드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에이허브 선장과 프레스톤 패커드가 비슷하고, 에이허브와 스타벅이 대립하고 프레스톤 패커드와 메이슨 위버가 대립하기 때문에, 메이슨 위버는 스타벅이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콩: 해골섬>이 거대 괴수 블록버스터이기 때문에, 이 영화가 등장인물들 갈등 관계를 자세히 탐구하지 않는다고 해도, 아랫집 수진은 메이슨 위버가 스타벅과 비슷하다고 비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랫집 수진이 <백경>과 <대호>와 <콩: 해골섬>을 비교한다면, 메이슨 위버는 훨씬 인상적인 등장인물이 될 겁니다. <백경>과 <대호>와 <콩: 해골섬>에서 메이슨 위버가 유일한 주연 여자 등장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백경>에는 거의 대부분 남자들이 있습니다. <대호>에는 거의 대부분 남자들이 있습니다. <백경>과 <대호>는 남자들이 전부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백경>과 <대호>는 여자들을 별로 말하지 않습니다.
반면, <콩: 해골섬>에서 메이슨 위버는 여자입니다. 동시에 메이슨 위버는 호전적인 남자 지도자에게 저항하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자연의 힘'과 유일하게 접촉합니다. <백경>과 <대호>에서 여자들은 그저 병풍에 불과하나, <콩: 해골섬>에서 메이슨 위버는 아주 두드러집니다. 어쩌면 시대 배경은 등장인물 구도에 영향을 미쳤는지 모릅니다. 1970년대 서구 문화는 68 혁명을 겪었습니다. <콩: 해골섬>이 68 혁명을 반영했기 때문에, 메이슨 위버는 인상적인지 모릅니다. 아니면 메이슨 위버는 그저 우연에 불과하거나 구색에 불과한지 모릅니다.
브리 라슨이 메이슨 위버를 연기하는 동안, 브리 라슨이 급진적인 68 혁명을 인식했나요? 브리 라슨이 사회주의, 페미니즘, 환경 보호, 동물 권리를 생각했나요? 아랫집 수진이 브리 라슨 인터뷰들을 읽지 않거나 브리 라슨에게 직접 묻지 않는다면, 아랫집 수진은 알지 못할 겁니다. 아랫집 수진은 "브리 라슨이 급진적인 68 혁명을 인식했기 때문에, 메이슨 위버는 프레스톤 패커드에게 반대했을 거야."라고 단정하지 못합니다. 수진이 단정한다면, 이건 과잉 해석일 겁니다. 수진은 서구 제국주의, 68 혁명, 메이슨 위버, 섬 원주민들, 식민지 독립 운동을 비교할 수 있으나, 수진은 무리한 과잉 해석을 피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랫집 수진이 과잉 해석하지 않는다고 해도, 분명히 <백경>과 <대호>와 <콩: 해골섬>에서 메이슨 위버는 가장 인상적인 차이입니다. 인류의 절반이 여자임에도, <백경>과 <대호>는 여자를 무시합니다. 반면, <콩: 해골섬>은 메이슨 위버를 보여줍니다. <콩: 해골섬>은 여자 등장인물을 깊게 탐구하지 않으나, 적어도 여자 등장인물은 중요한 역할(신중함, 저항, 자연)을 맡습니다. 메이슨 위버와 함께 <백경>과 <대호>와 <콩: 해골섬>에는 또 다른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콩: 해골섬>은 유일하게 사이언스 픽션입니다. 향유 고래 및 아무르 호랑이와 달리, 티타누스 콩은 생태적인 상상력입니다.
아무리 모비 딕과 산군이 대단한 야수라고 해도, 모비 딕과 산군은 현실 경계를 넘지 못합니다. 반면, <콩: 해골섬>은 현실 경계를 넘고 30m짜리 티타누스 콩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콩: 해골섬>이 거대 괴수를 보여주기 때문에, 아랫집 수진은 '자연의 힘'이 웅장하다고 감탄할 수 있습니다. 산군은 별로 웅장하지 않습니다. 모비 딕은 자연의 힘보다 불가해한 장벽 같습니다. 반면, 킹콩은 대자연을 대표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콩: 해골섬>이 너무 괴수 싸움박질에 치중한다고 해도, 아랫집 수진이 <백경>과 <대호>보다 <콩: 해골섬>을 좋아한다면, 아랫집 수진에게는 이런 이유들이 있을 겁니다.
[소설 <백경> 및 영화 <대호>와 달리, 영화 <콩: 해골섬>에는 여자 운동가와 자연의 힘이 있습니다.]
※ 영화 <하트 오브 더 씨>는 <백경>을 언급하나, <백경>과 달리, 이 영화에서 맹목적인 복수는 핵심 주제가 아닙니다. 분명히 영화 속에는 복수(를 시도하는 행위)가 있으나, 이건 영화를 전반적으로 꿰뚫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백경>보다 <대호> 및 <콩: 해골섬>과 비슷합니다. 이 영화는 향유 고래를 정말 웅장하고 신비롭게 묘사합니다. 특히, 소설 <백경>과 달리, <하트 오브 더 씨>에는 (다소 얄팍한) 생태적인 감수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영희와 철수와 말자 할머니와 수진이 <하트 오브 더 씨>를 <콩: 해골섬>과 비교한다면, 이런 비교 역시 흥미로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