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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기후 변화를 바라보는 싸구려 동정 본문

생태/환경 보호

기후 변화를 바라보는 싸구려 동정

OneTiger 2017. 8. 29. 20:00

여러 사람들이 기후 변화가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기후 변화가 위험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기후 변화는 얼마나 많이 위험할까요. 정말 기후 변화는 인류가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한 거대하고 부정적인 변화를 초래할까요. 어떤 학술지는 21세기 말미에 유럽인들이 매년 15만 명 사망할 거라고 진단했습니다. 그 진단이 옳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사회 과학이나 자연 과학이나 양쪽 모두에게 어렵습니다.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 과학자들이 예상하는 많은 것들이 21세기 말미에는 전부 틀린 것으로 판명이 날지 모릅니다. 과학자들의 의견이 언제나 옳지 않아요. 하지만 만약 그런 의견이 맞는다면, 정말 매년 15만 명이 사망한다면, 결코 그 숫자를 우습게 볼 수 없겠죠. 더욱 큰 문제는 그 15만 명 중에 빈민들이 많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재앙이 사회를 덮칠 때, 모든 사람들이 골고루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언제나 빈민들이 더 많은 피해를 받죠. 반면, 중산층은 피해를 덜 받고, 상류층은 피해를 완전히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돈은 권력이죠.



폭염이 세상을 달군다고 해도 상류층들은 별로 개의치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시원한 사무실에서 쾌적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죠. 중산층들 역시 폭염을 무심하게 바라볼 겁니다. 하지만 인력 시장에서 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 사는 사람들, 야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폭염 기사가 죽음의 전조일지 모릅니다. 폭염이 쏟아지든 아니든, 그런 사람들은 야외에서 힘들게 일해야 합니다. 그게 건강을 크게 악화시키거나 심지어 죽음으로 몰아넣을지 모르지만, 가난한 노동자들은 달리 선택권이 없습니다. 위에서 까라면 까야 합니다. 까지 않는다면, 그들은 굶어야 합니다. 이건 군대 논리죠.


사실 이런 군대 논리는 우리 사회를 지배합니다. 중산층은 이런 논리를 따른다고 해도 별로 피해를 입지 않기 때문에 그리 절박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독재적이고 군대적인 논리는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힐 겁니다. 땡볕에서 쉬지 못하고 판촉 행사에 나서는 노동자는 건강을 해치거나 심지어 사망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다들 "폭염 경고가 떨어졌다. 밖에 나가지 말아라." 같은 소리만 떠듭니다. 중요한 건 그런 뻔한 소리가 아닙니다. "폭염 경고가 떨어진다면, 야외 노동자들은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라는 실질적인 대안입니다.



비단 가난한 인간들만 피해를 받을까요. 아니죠. 인간들이 피해를 받는다면, 동물들도 온전할 리 없습니다. 기후 변화는 해수면 상승을 초래합니다. 해수면이 높아진다면, 당연히 해발이 낮은 섬이나 해안 지역은 물에 잠길 겁니다. 그러면 그런 지역에 사는 동물들의 숫자는 줄겠죠. 아니면 그런 동물들은 멸종할지 모릅니다. 동물들은 도망칠 수 있으나, 식물들은 아예 움직이지 못하죠. 식물 멸종이 훨씬 심각한 문제겠군요. 사실 그렇게 멸종한 동물이 존재하고, 과학자들은 황제펭귄이나 북극곰, 순록의 미래를 걱정하죠.


어디 이런 동물들뿐일까요. 기후 변화가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생물 다양성의 감소 때문입니다. 지구는 생명의 요람이고, 덕분에 수많은 생물들이 살아갑니다. 아직 인류가 발견하지 못한 생물들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가 심해진다면, 그런 생물들은 사라질 테고, 우리는 그것들을 연구하고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겠죠. 그런 생물들은 훌륭한 자연 유산이 될 수 있으나, 우리는 그런 유산들을 후손에게 넘겨주지 못하겠죠. 게다가 자연 생태계의 일부가 붕괴할지 모릅니다. 그건 인류에게 또 다른 피해를 끼칠 테고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그저 가벼운 동정만 표현할 뿐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현상을 표면적으로만 살피고, 그래서 가벼운 동정만 남발합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그런 가벼운 동정들을 숱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이 기후 변화의 원인을 파고들면, 결국 자본주의 체계와 만날 겁니다. 자본주의 체계의 기득권들이 계속 이윤을 축적하기 위해 각종 에너지 산업에 주력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그런 대기업들에게 떡고물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기후 변화를 외면하고요.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탐욕 운운하지만, 아무리 아프리카 인구가 늘어나도 기후 변화에는 별 영향을 못 준다고 합니다. 자본주의 인프라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네, 사실 기후 변화는 강대국들의 책임입니다. 강대국에 속하는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벗어나거나 넘어가지 않는다면, 기후 변화는 계속될 겁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겠죠. 다른 나라의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우리나라의 자본주의만 유지할 수 있을까요. 어림도 없을 겁니다. 다른 나라를 비판하고 싶다면, 우리부터 바꿔야 합니다.



우리부터 자본주의 체계를 바꿔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계속 싸구려 동정만 남발할 뿐이겠죠. 저는 그런 싸구려 동정이 상대를 무시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네가 불쌍하구나. 하지만 나는 계속 너를 착취하고 수탈하겠어." 이런 마음가짐과 별로 다르지 않겠죠. 물론 언제나 말하는 것처럼 대부분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약자를 착취하지 않을 겁니다. 사회 구조가 사람들을 그렇게 몰아가요. 그래서 사회 구조를 바꾸자고 말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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