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SF & 판타지/또 다른 시간 속으로 (45)
SF 생태주의
옥타비아 버틀러가 쓴 을 읽은 이후, 어떤 독자들은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와, 이건 정말 무시무시한 소설이야. 하지만 이건 SF 소설이 아니라 노예 제도를 고발하는 소설이지." 사실 은 타임 슬립 이야기입니다. 소설 주인공 흑인 여자는 1970년대에서 과거 미국 남부 농장으로 돌아가고 흑인 노예가 됩니다. 여타 타임 슬립 이야기들이 그런 것처럼, 에는 타임 슬립을 설명하는 상세한 설정이 없습니다. 소설 주인공은 저도 모르게 과거로 돌아가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고 다시 과거로 돌아갑니다. 과거로 돌아갈 때마다 소설 주인공은 흑인 노예가 됩니다. 소설 주인공은 이를 두려워하나, 자신의 능력을 막지 못합니다. 같은 로맨스 소설에서 타임 슬립 능력은 꽤나 설레고 두근거리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사랑이 영원으로 승천하지 못하기 때문에 두 연인은 세계를 고정시키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이별'은 꽤나 통속적인 소재입니다. 수많은 소설들, 만화들, 영화들은 이별을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서로 떨어져야 하는 슬픔을 그립니다. 이별에는 여러 종류들이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가족과 떨어져야 하고, 누군가는 친구와 떨어져야 하고, 누군가는 스승과 떨어져야 하고, 누군가는 애완동물과 떨어져야 하고…. 하지만 누군가가 연인과 헤어질 때, 그건 가장 커다란 비극이 될 것 같습니다. 연인들이 헤어지는 이야기는 가장 비극적인 이별이 됩니다.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나 스승과 헤어지는 이야기보다 연인과 헤어지는 이야기를 보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로맨스 소설이나 만화나 영화에 나올 때, 등장인물들은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
소설 는 대체 역사 장르입니다. 하지만 는 일반적인 대체 역사 소설과 다릅니다. 이건 대체 역사보다 윤회를 다루는 소설에 가깝습니다. 소설 속에서 주연 등장인물들은 꾸준히 윤회하고, 서로 다른 시대들을 거칩니다. 다양한 시대들 속에서 주연 등장인물들은 비슷한 성향으로 윤회합니다. 누군가는 급진적인 운동가이고, 누군가는 냉철한 분석가이고, 누군가는 온화한 중재자입니다. 그렇게 역사는 굴러가고, 계속 바뀝니다. 그러는 동안 억압적이고 끔찍한 학살들과 전쟁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시대가 흐른다고 해도 전쟁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마 어떤 독자는 결국 인류 문명이 약육강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정말 가 그런 반복적인 굴레, 변하지 않는 세상을 이야기하기 원할까요? 하지만 이 소설을 쓴 ..
다양한 시간 여행 소설들에서 소설 주인공들은 여러 시간대를 건넙니다. 어떤 주인공은 그저 단순히 특정한 시간대에 머무나, 어떤 주인공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자유롭게 건너가죠. 심지어 시간 여행자들은 고대와 중세와 근대와 머나먼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들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시간 여행자들은 전혀 다른 관념들에 휩싸입니다. 고대 성직자들은 하늘이 왕을 점지했다고 이야기했고, 그건 고대에서 윤리적으로 정당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왕권신수설은 더 이상 윤리적이지 않은 논리가 되었습니다. 아마 고대의 시간 여행자가 미래로 건너뛴다면, 사람들이 왕을 떠받들지 않는 모습을 보고 놀랄지 모릅니다. 어쩌면 고대의 시간 여행자는 사람들이 왕 대신 대기업들을 떠받드는 모습을 보고,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
[이런 영어권 표지는 멋집니다. 하지만 이런 표지를 만들기는 어려울지 모르겠습니다.] 행복한 책읽기의 은 로버트 소여의 시간 여행 소설이자 공룡 소설입니다. 과학자 두 명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고, 이들은 공룡 시대를 탐험합니다. 하지만 평범하게 보이는 탐험은 이내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하고, 소설은 과거부터 머나먼 미래까지 아득하게 꿰뚫어 봅니다. 소설 제목은 이지만, 솔직히 공룡은 이 소설에서 그리 주요한 소재가 아닌 듯합니다. 에서 공룡이 주요한 소재가 아닌 것처럼. 의 영어 제목은 '한 시대의 끝'이고, 사실 예전에 오멜라스의 이라는 번역본이 이미 나온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라는 제목이 보다 훨씬 잘 어울린다고 봅니다. 왜 출판사가 저런 제목을 골랐는지 모르겠군요. 공룡 애호가들에게 어필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