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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비인간 존재(다른 존재)를 만나는 즐거움. 이런 이유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SF 소설을 읽는다고 말합니다. 사실 SF 세상에는 숱한 비인간 존재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과 다르고, 그런 차이를 확인할 때, 독자는 인식의 지평선이 넓어진다고 느낄 겁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차이들이 있고, 그런 차이를 인식할 때,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훨씬 제대로 알 수 있겠죠. 하지만 SF 소설이 아니라 판타지 소설 역시 숱한 비인간 존재들을 보여줍니다. 중세 판타지에 나오는 흔한 엘프나 드워프부터 도시 판타지에 나오는 흡혈귀나 늑대인간, 그리고 판타지 작가가 상상하는 온갖 기이한 존재들까지…. 판타지 소설 역시 얼마든지 비인간 존재들을 늘어놓을 수 있죠. 가령, 소설 는 그런 비인간 존재들을 열심히 고민합니다. 후..
"우리는 기계로 만들어진 괴물의 몸집이 온통 공장 전체를 가득 채우는 광경을 본다. 처음에는 거대한 수족의 움직임이 느리고 정교하기 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하나, 결국 세지 못할 수많은 기관들의 빠르고 열광적인 회전 때문에 우리는 이 괴물을 더 이상 부인하지 못한다." 이 문구는 SF 소설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언뜻 이 문구는 SF 소설처럼 보이나, 사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쓴 에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카를 마르크스가 기계를 저렇게 묘사하는 이유는 공장 기계가 인간 노동자들을 몰아내기 때문입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공장 기계들과 떨어지지 못하는 관계라고 생각했어요. 비록 인간 노동은 가치를 만드나, 혁신과 비용 때문에 자본가들은 계속 기계들을 도입하고 기계들은 인간 노동자들을 내쫓죠. 그래서 노동자들은 ..
[유감스럽게도 19세기 비경 탐험 소설들에는 이런 여자 탐사 대원들이 없었습니다.] SF 평론가들은 메리 셸리가 사이언티픽 로망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평가합니다. 은 그런 결과물이고요. 메리 셸리가 사이언스 픽션을 쓴다는 자각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테크노 스릴러 작가처럼 메리 셸리는 인조인간 이야기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이언스 픽션이라는 장르를 쓴다는 자각이 없었을 겁니다. 나중에 쥘 베른이나 허버트 웰즈나 에드워드 벨라미 등은 자신들이 장르 작가임을 자각했으나, 메리 셸리는 그저 으스스한 소설을 썼을 뿐이죠. 그렇다고 해도 메리 셸리가 사이언티픽 로망스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장본인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메리 셸리는 여자죠. 흔히 사..
매드 사이언티스트, 그러니까 미치광이 과학자는 SF 소설 속에서 흔한 소재입니다.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무조건 미친 과학자라고 번역한다면, 그건 오류일 겁니다. 종종 미친 과학자보다 사악한 과학가 더 어울리는 번역 같습니다. 아니면 외골수에 빠진 과학자라고 불러야 할까요. 이 방면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소설 에 등장하는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조인간의 이름이라고 오해하는, 그 이름으로 불리는 인물이죠.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미친 사람이 아닙니다. 적어도 일반적인 기준에서 '미쳤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 겁니다. 그보다 프랑켄슈타인은 너무 한 가지 길에 빠졌고, 그래서 주변을 둘러볼 수 없었죠. 그런 외골수는 결국 프랑켄슈타인을 파멸로 이끌었고요. SF 평론가들은 메리 셸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