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탐험대 옥토넛>과 해저 비경 탐험

[시청자들은 옥토넛 탐험 대원들과 함께 해양 생물 다양성으로 뛰어들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바다 탐험대 옥토넛>은 일종의 과학 학습 애니메이션입니다. 제목처럼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은 옥토넛이라는 바다 탐험대입니다. 평소에 옥토넛 대원들은 해저 연구 기지에 머무는 동시에 다양한 현장 연구들을 병행합니다. 어떤 대원은 말미잘을 촬영하고, 어떤 대원은 상어를 살피고, 어떤 대원은 다친 장어를 치료합니다. 바다 동물들이 위험에 빠졌을 때, 옥토넛 대원들은 힘을 합치고 바다 동물들을 구합니다. 야생 동물들을 연구하거나 촬영하거나 구조하기 위해 옥토넛은 다양한 장소들을 돌아다니고, 그래서 <바다 탐험대 옥토넛>은 비경 탐험물이 됩니다.

옥토넛은 아마존 강물, 깊고 깊은 해구, 미로 같은 해저 동굴, 화려한 산호초 해역, 복잡한 켈프 숲, 혹독한 극지, 질척거리는 갯벌을 돌아다니고, 다양한 야생 동물들을 만나요. 이런 과학 학습 애니메이션이 언제나 그런 것처럼 <바다 탐험대 옥토넛> 역시 첨단 장비들을 선보입니다. 이동 해저 기지는 그 자체로서 사이언스 픽션이고, <옥토넛>은 (거대한 문어 같은) 해저 기지 이외에 다양한 잠수정들과 탐사 장비들을 보여줍니다. 이런 장비들은 흥미를 유발하는 동시에 캐릭터 상품으로 이어질 수 있겠죠.

<바다 탐험대 옥토넛>이 사이언스 픽션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옥토넛>은 해저 기지나 여러 잠수정들을 보여주나, 사이언스 픽션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장비들은 그저 모험과 탐사를 보조하는 수단에 불과하죠. 사실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옥토넛>을 비롯해 숱한 과학 학습 만화들은 사이언스 픽션으로 흘러갑니다. 예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과학 학습 만화가 딱딱하게 지식들을 나열한다면, 아이들은 금방 흥미를 잃을 겁니다. 과학 학습 만화는 아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하고, 짜릿한 모험은 좋은 자극이 되겠죠.

그래서 과학 학습 만화는 그저 지식들을 나열하지 않고, 직접 지식 속으로 뛰어듭니다. 과학 학습 만화에서 수많은 탐사대들은 공룡 시대와 머나먼 우주와 낯선 해저와 울창한 숲 속을 돌아다니고, 그러는 동안 어린이 독자들은 지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룡 시대와 머나먼 우주와 낯선 해저와 울창한 숲 속을 돌아다니기 위해 탐사대들은 각종 첨단 장비들을 동원해야 합니다. 당연히 이런 과학 학습 만화는 비경 탐험이자 사이언스 픽션이 됩니다. 과학 학습 만화가 진짜 사이언스 픽션이 아니라고 해도, 저는 이런 분위기나 흐름이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과학 학습 만화가 어떻게 첨단 탐사 장비를 디자인하는지 궁금하고요.

다른 과학 학습 만화들처럼 <바다 탐험대 옥토넛>은 비경 탐험(해양 연구)과 첨단 탐사 장비를 합쳤습니다. 옥토넛 대원들이 해저 기지를 떠나고, 각종 잠수정들을 타고, 어둡고 이질적인 바다를 돌아다니는 과정은 정말 사이언스 픽션 같습니다. 특히, 심해 탐사 에피소드들은 왜 바다가 또 다른 우주가 되는지 증명하는 것 같아요. 비록 아이들이 보는 가족 애니메이션에 불과하나, <옥토넛>은 나름대로 심해가 또 다른 우주라고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아이들이 <바다 탐험대 옥토넛>을 좋아한다면, 그런 아이들에게 진짜 SF 소설들을 권할 수 있지 않을까요.

비경 탐험을 다루는 SF 성장 소설들이 많을 테고, 아이들은 그런 소설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옥토넛>은 아이들을 SF 소설로 이끌 수 있겠고, 아이들은 우주를 배우고 우주에서 인간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을 수 있겠죠. 그런 아이들이 자란다면, 점차 하드 SF 소설에 흥미를 보일지 모르고, SF 독자가 될 수 있겠죠. SF 독자들에게 <옥토넛>은 괜찮은 입문 과정(?)이 될지 모릅니다. 적어도 로봇이나 괴수가 신나게 때리고 부수는 애니메이션들보다 훨씬 낫겠죠. <옥토넛>은 그런 때리고 부수는 것들과 거리가 멀어요.

<바다 탐험대 옥토넛>이 드러내는 단점들(?) 중 하나는 그림체가 너무 귀엽다는 사실입니다. 솔직히 해양 생물들은 꽤나 이질적입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해양 생물들이 외계인 같다고 말합니다. 그것들이 정말 이상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옥토넛>은 그런 생물들조차 귀엽게 묘사하고, 그래서 애니메이션 속 생물과 진짜 생물은 커다란 괴리를 보입니다. <옥토넛>을 본 이후, 아이들이 귀여운 해양 생물을 찾는다면, 아이들은 크게 실망할지 모릅니다. 가끔 저는 <옥토넛>이 해양 생물들을 너무 미화(?)한다고 생각해요.

거꾸로 생각한다면, 이런 애니메이션을 통해 아이들은 이질적인 해양 생물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겠죠. 이질적인 생물 다양성과 문명을 벗어나는 적막하고 광대한 자연. <옥토넛>은 이런 것들을 깊게 묘사하지 않으나, 아이들은 이런 것들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아이들은 문명 세계를 둘러싼 자연 생태계를 바라볼 수 있겠고, 동시에 인간 세계를 떠날 수 있겠죠. 일상적인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고 보다 넓은 세계를 사고하는 것. <옥토넛>이 그런 사고 방식을 심는다고 말한다면, 그건 비약일 겁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런 과학 학습 만화를 통해 그런 사고 방식으로 향할 수 있을 겁니다.

※ 옥토넛 탐사대에는 콰지라는 해적이 있습니다. 해양 모험물로서 <옥토넛>은 해적을 빼놓지 않아요. 숱한 해양 모험물들은 해적을 낭만적으로 미화하나, 해적은 그저 거친 폭력 집단에 불과하고 절대 낭만적이지 않았죠. 하지만 해적이 짜릿한 모험을 펼칠 수 있기 때문에 창작가들은 그런 점에 주목했고 열심히 해적을 미화했습니다. <바다 탐험대 옥토넛> 역시 그런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군요. 언제나 사람들이 이런 폭력 조직을 미화하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