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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출동! 파자마 삼총사>와 야생 토템 주술사들 본문

생태/동물들을 향하는 관점

<출동! 파자마 삼총사>와 야생 토템 주술사들

OneTiger 2018. 8. 13. 19:04

애니메이션 <출동! 파자마 삼총사>는 초인 영웅 이야기입니다. 대낮에 코너, 아마야, 그렉은 평범한 아이들이나, 악당들이 사고를 칠 때마다, 코너와 아마야와 그렉은 각자 캣보이와 올빼미아와 도마배미로 변신합니다. 세 초인 영웅들은 어둠을 헤치고, 악당들을 저지하고, 도시의 평화를 지키죠. 저는 이 초인 영웅들에게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특징은 협동심입니다. 초인 영웅들이 아이들이기 때문에 <출동! 파자마 삼총사>는 아이들이 무슨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는지 주목합니다. 아이들은 이기심이나 개인주의에 휘둘릴 수 있고, 캣보이와 올빼미아와 도마배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파자마 삼총사가 힘을 합친다면, 그들은 악당들을 쉽게 저지하고 도시의 평화를 지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개인주의에 휘둘리고 협동을 깹니다. 캣보이가 자신의 빠른 발을 너무 믿거나, 올빼미아가 닌자리노들을 너무 부려먹거나, 도마배미가 너무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결국 초인 영웅들은 이기심이나 개인주의가 나쁘다는 사실을 깨닫고, 연대와 협동과 우정이 중요하다고 외쳐요. 그들은 힘을 합치고, 악당들을 물리치고, 사고를 바로잡죠. 저는 <출동! 파자마 삼총사>를 가로지르는 핵심 단어가 '협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해도 <출동! 파자마 삼총사>를 보는 시청자 아이들은 서로 다른 초인 영웅들을 좋아할지 모릅니다. 어떤 아이는 캣보이를 좋아할 테고, 어떤 아이는 올빼미아를 좋아할 테고, 어떤 아이는 도마배미를 좋아하겠죠. 올빼미아를 좋아하는 아이는 올빼미아가 주역이 되지 않거나 올빼미 글라이더가 나오지 않는 연재 분량을 싫어할지 모릅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관람한 이후 스파이더맨 매니아가 스파이더맨이 별로 안 나온다고 투덜거리는 것처럼, <저스티스 리그>를 관람한 이후 슈퍼맨 매니아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처럼, 어떤 아이들은 캣보이나 올빼미아나 도마배미가 더 많이 나오기 바랄지 모르죠. 아무리 협동과 조화가 중요하다고 해도, 어떤 아이들은 파자마 삼총사 그 자체보다 특정 초인을 더 중시할지 모르죠.


하지만 그런 시청자 아이들 역시 애니메이션의 주제를 받아들일지 모릅니다. 이런 초인 영웅 이야기는 서로 다른 초능력들을 조합할 수 있고, 그래서 연대와 협동과 조화라는 주제를 훨씬 강조할 수 있어요. 파자마 삼총사는 서로 다른 능력들을 조합합니다. 캣보이는 빨리 달릴 수 있고, 청각이 뛰어나고, 높이 뛸 수 있습니다. 올빼미아는 하늘을 날 수 있고, 강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고, 시각이 뛰어납니다. 도마배미는 표면에 강하게 달라붙을 수 있고, 위장술이 뛰어나고, 근력이 아주 강합니다.



이런 초능력들은 동물들의 생태에서 비롯했습니다. 고양이가 민첩하게 뛰어다니기 때문에 캣보이는 빠르게 달리거나 높이 뛸 수 있습니다. 올빼미가 하늘을 날기 때문에 창공에서 올빼미아는 날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코 도마뱀붙이가 벽에 달라붙기 때문에 도마배미는 로미오의 자동 기관차에 철썩 달라붙을 수 있어요. 파자마 삼총사가 선보이는 초능력은 동물들의 능력입니다. 어쩌면 올빼미아 때문에 올빼미아를 동경하는 어떤 아이는 올빼미라는 동물을 좋아할지 모르겠습니다. 올빼미를 볼 때마다, 그 아이는 올빼미아를 떠올리고 올빼미가 신비한 동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죠.


이는 꽤나 주술적인 심리입니다. 고대부터 인류는 야생 동물들의 생태에서 신비로운 기운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래서 주술사들은 토템들을 세웠고, 동물들이 전사들이나 치유사들에게 상서로운 힘을 내려준다고 믿었죠. 야생 동물은 인류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다른 존재였고, 그래서 고대 인류는 다른 무엇보다 야생 동물들에게서 신비로운 힘을 이끌어내느라 애썼습니다. 저는 그런 심리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 생태계는 우리에게 많은 영감들을 선사합니다. <출동! 파자마 삼총사> 역시 그럴 겁니다.



이는 <출동! 파자마 삼총사>가 주술적인 심리를 따라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올빼미아가 올빼미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도, 그건 주술적인 토템주의와 깊은 연관이 없겠죠. 비단 파자마 삼총사만이 아니라 다른 초인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거미처럼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쏘고 벽을 기어오른다고 해도, 그건 주술이나 토템과 아무 연관이 없겠죠. 하지만 고대 토템 주술사들과 <출동! 파자마 삼총사>는 모두 자연 생태계에서 영감을 빌렸습니다. 고대 주술사들과 파자마 삼총사는 모두 동물들의 능력을 모방하고 과장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저는 고대 주술사들과 <출동! 파자마 삼총사>가 비슷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 역시 마찬가지고요.


아니, 영화 <배트맨 비긴스>에서 박쥐들에게 둘러싸인 브루스 웨인은 정말 박쥐 주술사 같지 않나요? 영화 분위기 역시 (상투적인 동양 신비주의를 이용해) 주술적인 신비로움을 강조하고요. 속편 <다크 나이트>에서 그런 주술적인 분위기는 많이 줄어들었죠. 조커의 광기가 배트맨의 주술을 잡아먹었기 때문에. 아무리 <다크 나이트>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해도, 야생의 감성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 비긴스>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배트맨 비긴스>가 <다크 나이트>보다 더 좋더군요.



초인 영웅 세계에는 이런 동물적인 초인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가장 쉽게 모방할 수 있기 때문에 동물적인 초인들은 꾸준히 인기를 누립니다. 올빼미아나 스파이더맨 같은 사례를 볼 때마다, 저는 인류가 여전히 자연 생태계를 (관념적으로) 쉽게 떠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비록 우리는 21세기를 살아가나, 자연 생태계는 여전히 우리에게 풍부한 영감들을 선사합니다. 뭐, 배트맨에 관한 농담들 중 배트맨이 가오리가 되는 농담이 있죠. 비록 그건 그저 소소한 개그에 불과하나, 어떻게 만화 작가가 자연 생태계에서 영감을 빌리는지 보여주는 사례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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