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생태주의
<와우>에서 회복 드루이드와 은밀한 표범 변신 본문
[아무리 드루이드가 야수로 변신한다고 해도, 드루이드에게 '평온(tranquility)'은 가장 중요한지 모릅니다.]
비디오 롤플레잉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중세 유럽 판타지입니다. 다소 전형적인 중세 유럽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으로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는 여러 클래스들이 있습니다. 원조 중세 유럽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 <던전스 앤 드래곤스>에 여러 클래스들이 있는 것처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확장팩들 이전, 오리지날 판본에는 전사, 사제, 도적, 마법사, 사냥꾼, 흑마법사, 성기사, 주술사 그리고 드루이드가 있었습니다. 모든 클래스에는 개성적인 특성들이 있고, 특성들은 클래스 성격을 크게 바꾸나, 특히, 성기사, 주술사, 드루이드는 하이브리드 클래스입니다.
전사는 방어 특성을 이용해 모험가 일행을 보호하거나 무기 특성을 이용해 악마들을 썰어댈 수 있습니다. 마법사는 냉기 마법을 이용해 불타는 적군들을 얼리거나 화염 마법을 이용해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할 수 있습니다. 도적은 은신과 암살에 치중하거나 지속적인 전투에 치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클래스들보다 성기사, 주술사, 드루이드는 훨씬 독특합니다. 세 클래스들은 힐러, 치유사가 될 수 있습니다. 신성 기사, 복원 주술사, 회복 드루이드는 치유사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주력 치유사는 사제이나, 어떤 관점에서 사제보다 신성 기사, 복원 주술사, 회복 드루이드는 훨씬 뛰어납니다.
문제는 힐러가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사실입니다. 힐러들은 적들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힐러들은 아군들을 치유합니다. 힐러들은 적들을 직접 공격하지 못합니다. 신성 기사, 복원 주술사, 회복 드루이드가 적들을 공격한다고 해도, 이건 간지러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만약 상황이 다급하고 치열하다면, 세 클래스들은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할 겁니다. 아군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는 동안, 신성 기사, 복원 주술사, 회복 드루이드는 신성한 빛과 치유의 물결과 재생 나뭇잎을 바쁘게 날려야 합니다. 아무리 신성 기사가 신성 충격을 찍고 서리늑대 수호병에게 커다란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해도, 다른 클래스 플레이어들은 신성 기사가 공격보다 치유에 주력하기 원할 겁니다.
신성 기사가 공격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클래스들은 얼마든지 피해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반면, 만약 신성 기사가 치유하지 않는다면, 치유량은 줄어들 겁니다. 힐러 없이, 전투는 불리해집니다. 게임 플레이어들이 통곡의 동굴 같은 인스턴트 던전에 들어가든, 동부 내륙지 같은 정예 지역에 들어가든, 알터랙 계곡 같은 전장에 들어가든, 줄구룹 같은 20인 레이드에 참가하든, 게임 플레이는 힐러를 요구합니다. 적어도 5인 파티에는 힐러가 하나 이상 있어야 합니다. 통곡의 동굴과 동부 내륙지와 알터랙 계곡과 줄구룹에는 힐러가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힐러가 보조적이고 치유에 주력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힐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폼나게 싸우기 원합니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멋지게 적을 처리하기 원합니다. 도적 플레이어는 적을 기절시키고, 뒤를 잡고, 치명타를 날리기 원합니다. 마법사 플레이어는 화염구를 날리고 비전 주문을 폭발시키기 원합니다. 성기사 플레이어, 주술사 플레이어, 드루이드 플레이어 역시 폼나는 전투를 원합니다. 징벌 성기사는 양손검을 휘두르고 심판을 때릴 수 있습니다. 정기 주술사는 번개 줄기로 좀비를 지지고 볶을 수 있습니다. 야성 드루이드는 표범으로 변신하고 할퀴고 물어뜯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클래스들은 이것을 별로 환영하지 않습니다.
다른 클래스 플레이어들은 성기사가 징벌 특성보다 신성 특성으로 가기 원합니다. 다른 클래스 플레이어들은 주술사가 정기 특성보다 복원 특성으로 가기 원하고 드루이드가 야성 특성보다 회복 특성으로 가기 원합니다. 하이브리드 클래스들은 공격보다 치유에 주력해야 합니다. 그들이 치유보다 공격을 원한다고 해도, 그들이 힐러보다 딜러, 공격수를 원한다고 해도, 통곡의 동굴과 동부 내륙지와 알터랙 계곡과 줄구룹과 필드 분쟁 상황에서 그들은 신성한 빛과 치유의 물결과 재생 나뭇잎을 날려야 합니다. 심지어 게임 플레이어들은 드루이드가 하늘의 별이 된다고 농담합니다.
많은 드루이드 플레이어들은 야성 딜러(표범 변신)를 꿈꿉니다. 인트로 동영상에서 나이트 엘프 드루이드가 표범으로 멋지게 변신하는 것처럼, 드루이드 플레이어들은 표범 변신을 원합니다. 하지만 다른 클래스 플레이어들은 드루이드가 표범으로 변신하기보다 재생 나뭇잎들을 날리기 원합니다. 드루이드 플레이어들은 할퀴기와 갈퀴 발톱과 흉포한 이빨과 도려내기 아이콘보다 녹색 나뭇잎 재생 아이콘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만약 도적처럼 드루이드가 표범으로 변신하고 전투에 주력한다면, 다른 클래스 플레이어들은 이것을 반기지 않을 겁니다. 반면, 만약 드루이드가 재생 나뭇잎들을 열심히 날린다면, 다른 클래스 플레이어들은 이것을 크게 환영할 겁니다.
드루이드 플레이어들은 표범 변신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들은 맹렬한 격노 아이콘보다 자연의 신속함 아이콘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많은 드루이드 플레이어들은 이것을 한탄합니다. 드루이드가 치유에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드루이드 플레이어들은 한탄을 멈추지 못합니다. 그래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 플레이어들, 이른바 와우저들은 드루이드가 하늘의 별이 된다고 농담합니다. 어쩌면 <던전스 앤 드래곤스>가 원조 롤플레잉 게임이기 때문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드루이드는 치유사가 되는지 모릅니다. <던전스 앤 드래곤스>에서 성직자와 드루이드는 대표적인 디바인 캐스터, 신성 주문 시전자입니다. 동시에 성직자는 대표적인 치유사입니다.
대표적인 디바인 캐스터 성직자가 대표적인 치유사이기 때문에, 드루이드 역시 대표적인 치유사가 되어야 합니다. 드루이드보다 성직자에게는 훨씬 뛰어난 치유 주문들과 치유 능력들이 있으나, 드루이드 역시 뛰어난 치유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코어 클래스들 중에서 성직자와 함께 드루이드는 대표적인 치유사입니다. 만약 전사, 드루이드, 도적, 마법사가 던전에 들어간다면, 전사와 도적과 마법사는 드루이드가 화염 기둥을 내리꽂기보다 심각한 상처를 치유하기 원할 겁니다. 이건 언제나 드루이드가 치유사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만약 던전 마스터와 게임 플레이어들이 상의한다면, 드루이드는 다른 역할들을 얼마든지 맡을 수 있습니다.
여러 <던전스 앤 드래곤스> 창작물들 역시 드루이드가 오직 치유사 역할만 맡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던전스 앤 드래곤스>에서 전사, 성직자, 도적, 마법사는 기본적인 파티 조합입니다. 만약 드루이드가 이런 조합에 참가한다면, 성직자와 드루이드가 똑같이 디바인 캐스터이기 때문에, 드루이드는 성직자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만약 드루이드가 성직자를 대신한다면, 드루이드는 치유사가 되어야 할 겁니다. 성직자가 걸어다니는 구급 상자가 되는 것처럼, 드루이드 역시 걸어다니는 구급 상자가 되어야 할 겁니다. 그래서 <던전스 앤 드래곤스>에서 드루이드는 대표적인 치유사가 됩니다. 어쩌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이런 영향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던전스 앤 드래곤스>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드루이드는 모두 치유사가 됩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리지날 판본에서 드루이드는 야성 특성보다 회복 특성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드루이드 플레이어들은 별이 됩니다. 하지만 드루이드가 야성 특성으로 가지 않는다고 해도, 드루이드가 회복 특성에 치중한다고 해도, 야성 드루이드와 회복 드루이드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야성 드루이드처럼, 회복 드루이드는 야수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장에서 야수 변신은 상당히 유용합니다. 표범이 은신하기 때문에, 드루이드는 '은신 치유사'가 됩니다.
오리지날 판본 클래스들 중에서 도적과 함께 드루이드는 오직 둘 뿐인 은신 클래스입니다. 도적과 함께 드루이드는 중요한 거점을 기습할 수 있습니다. 도적 특공대와 함께 드루이드는 깃발을 따거나, 중요 인사를 처치하거나, 상대 진영을 정찰하거나, 시선을 돌릴 수 있습니다. 만약 도적들과 드루이드가 몰래 중요한 길목들을 통과하고 배후를 습격한다면, 상대 진영은 시선을 돌릴 겁니다. 상대 진영 주의가 흐트러졌을 때, 아군 진영은 중요한 길목으로 진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도적과 달리, 드루이드에게 인간형 추적 능력이 있기 때문에, 드루이드는 전장 상황을 훨씬 폭넓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광활한 야생 속에서 드루이드는 가장 뛰어난 생존자가 됩니다. 이게 진정한 야성(feral)이 아닐까요.]
만약 아라시 분지에서 도적과 드루이드가 깃발 거점을 지킨다면, 양쪽 모두 은신 클래스이기 때문에, 상대 진영은 깃발 거점이 비었다고 착각할지 모릅니다. 만약 이런 착각이 전술적인 착각으로 이어진다면, 아군 진영은 승리를 위한 기회를 잡을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회복 드루이드는 그저 단순한 치유사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뛰어난 은신 능력, 추적 능력 덕분에, 회복 드루이드는 '치유하는 삼림 레인저'에 가깝습니다. 삼림 레인저가 야생 은신과 추척 달인이 되는 것처럼, 회복 드루이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스턴트 던전에서 표범 은신은 그저 장식에 불과하나, 전장은 다릅니다.
치타 변신 역시 상당히 유용합니다. 재생과 회복처럼, 드루이드에게는 짧은 시전 치유 주문, 즉시 시전 치유 주문이 있습니다. 동시에 재생과 회복은 지속 치유 주문입니다. 드루이드는 여러 아군들에게 재생과 회복을 '걸어놓을' 수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치타 변신과 잘 어울립니다. 드루이드는 아군에게 치유 주문을 걸어놓고, 치타로 변신하고 주변을 뛰어다니고, 다시 아군에게 치유 주문을 걸어놓고, 또 다시 치타로 변신하고 주변을 뛰어다닐 수 있습니다. 상대 진영이 드루이드를 막기 원한다고 해도, 드루이드가 계속 뛰어다니고 도망치기 때문에, 상대 진영은 드루이드를 쉽게 막지 못합니다.
심지어 확장팩 <불타는 성전>에서 하늘을 나는 동안 드루이드는 아군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만약 드루이드가 이른바 신속힐과 회복 주문과 폭풍 까마귀 변신을 병행한다면, 높다란 창공에서 드루이드는 죽어가는 아군을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습니다. 야수 변신 덕분에, 치유사로서 드루이드는 뛰어난 기동력을 발휘합니다. 이런 능력 덕분에, 전쟁 노래 협곡에서 드루이드는 유용한 기수가 됩니다. 드루이드가 회복 특성에 주력했다고 해도, 드루이드가 뛰어난 기동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많은 게임 플레이어들은 드루이드가 깃발을 운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회복 드루이드에게 야수 변신은 유용합니다.
어떤 와우저들은 이런 논리가 그저 이론에 불과하다고 주장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그저 이론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전장에서 회복 드루이드는 정말 야수 변신을 이용해 '야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회복 드루이드는 야수 변신을 이용해 전장을 승리로 이끌고, 아군들에게 호평들을 얻고, 알터랙 계곡에서 평판 확고를 찍을 수 있습니다. 이런 회복 드루이드들은 정말 존재합니다. 적어도 오리지날 판본 <와우>에는 이런 드루이드들이 정말 존재했습니다. 회복 드루이드가 야수 변신을 이용해 은밀하게 침투하고, 상대 도적을 찾아내고, 종횡무진 날뛰고, 치유할 때, 와우저들은 감탄과 찬사를 보냅니다.
드루이드가 딜러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드루이드는 야수로 변신하고 삼림 레인저 같은 분위기를 풍길 수 있습니다. 만약 게임 플레이어가 이런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게임 플레이어는 회복 드루이드를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드루이드에게 탱커, 딜러, 힐러보다 삼림 레인저 같은 분위기는 훨씬 중요할 겁니다. 드루이드는 자연의 여신을 숭배합니다. 드루이드는 자연 신성 주문들을 외우고, 덩굴을 조종하고, 야수로 변신합니다. 드루이드에게 정말 중요한 측면들은 딜러 역할보다 이런 것들입니다. <던전스 앤 드래곤스>가 드루이드를 소개할 때, <던전스 앤 드래곤스>는 드루이드가 자연 성직자라고 말합니다.
드루이드에게 딜러 역할보다 자연 성직자는 훨씬 고유한 측면입니다. 만약 게임 플레이어가 이런 측면(자연 성직자와 삼림 레인저 분위기)을 원한다면, 아무리 드루이드가 회복 특성을 추구한다고 해도, 게임 플레이어는 드루이드를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게임 플레이어들은 이런 설정보다 폼나는 전투를 원합니다. 그들은 폼나는 딜러 역할이 되기 원합니다. 전통적인 영웅 신화에서 영웅은 치유사가 아닙니다. 영웅은 적군과 괴물과 유령을 때려잡아야 합니다. 헤라클레스는 아주 전형적인 신화 영웅입니다. 헤라클레스는 열 두 과업들을 거칩니다. 그래서 헤라클레스가 치유사인가요?
아니, 헤라클레스는 히드라를 비롯해 적들을 신나게 때려잡습니다. 영웅 신화는 치유, 복원, 회복보다 싸움박질을 중시합니다. 영웅 신화에서 영웅이 뭔가를 때려잡기 때문에, 많은 중세 유럽 판타지들 역시 치유, 복원, 회복보다 싸움박질을 중시합니다. 게임 플레이어들 역시 치유, 복원, 회복보다 싸움박질을 중시합니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힐러보다 딜러를 원합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비롯해 많은 중세 판타지 게임들은 치유와 복원과 회복을 외치지 않습니다. 많은 중세 판타지 게임들은 박진감이 넘치는 전투와 파괴를 외칩니다. 결국 중세 판타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치유와 복원보다 전투와 파괴입니다.
비단 영웅 신화만 아니라 현실 속의 사회 구조 역시 치유와 복원보다 전투와 파괴를 외칩니다. 현실 속에서 가장 지배적인 사회 구조는 세계화 자본주의입니다. 세계화 자본주의는 이윤을 극대화하기 원합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게 이윤은 유일무이한 작동 원리입니다. 자본주의는 다른 무엇보다 이윤을 축적하기 원합니다. 이윤을 축적하기 위해 세계화 자본주의는 자원들을 무분별하게 채취하고, 산업 폐기물들을 함부로 버리고, 자연 환경을 시장 경제에 집어넣어야 합니다. 자본주의는 자연 환경을 상품화해야 합니다. 세계화 자본주의 속에서 자연 환경은 그저 상품에 불과합니다.
남한 사회는 전형적인 자본주의 시장 경제입니다. 남한 사회는 세계화 자본주의에 들러붙고 떡고물을 비열하게 처먹습니다. 남한은 떡고물이나 처먹는 비열하기 짝이 없는 사회입니다. 남한 사람들은 일본 제국주의를 욕하나, 어떻게 비열하기 짝이 없는 남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일본 제국주의를 욕할 수 있나요? 남한 사회에게는 일본 제국주의를 욕하기 위한 명분이 없습니다. 세계화 자본주의가 기후 변화를 일으키고 행성급 환경 범죄를 저지른다고 해도, 남한 사회는 세계화 자본주의에 들러붙습니다. 그래서 남한 사회에서 기후 변화를 비롯해 심각한 환경 오염들은 화제가 되지 못합니다.
세계화 자본주의는 행성급 환경 범죄를 저지릅니다. 심지어 행성급 환경 범죄는 3차 세계 대전을 일으킬지 모릅니다. 만약 최악의 상황이 닥치고 세계 지리가 바뀐다면, 이건 심각한 갈등들을 일으킬 테고, 심각한 갈등들은 3차 세계 대전이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윤을 얻기 위해 세계화 자본주의는 이런 상황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본주의 강대국들은 삐뚤어진 애국심을 부르짖습니다. 남한 사회 역시 여기에 편승하고 삐뚤어진 애국심을 부르짖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남한 사회에서 많은 이주 노동자들은 고통과 아픔을 겪는 중일 겁니다. 고상한 남한 사회가 이런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나요?
아니, 고상한 남한 사회는 고통을 겪는 이주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한은 자본주의를 떠받듭니다. 남한 사회는 일본 제국주의를 욕하나, 남한 사회 역시 세계화 자본주의에 들러붙고 인종 차별을 저지릅니다. 세계화 자본주의는 전투와 파괴를 반드시 외쳐야 합니다. 열대 밀림 파괴, 산업 폐기물 무단 배출, 생물 다양성 감소 없이, 세계화 자본주의는 이윤을 축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세계화 자본주의는 치유와 복원을 외치지 못합니다. 오히려 저항 세력들이 치유와 복원을 외칠 때, 자본주의 체계는 저항 세력들을 탄압하고, 짓밟고, 모욕하고, 왜곡하고, 은폐합니다. 아무리 에코 페미니즘이 치유와 복원을 외친다고 해도, 에코 페미니즘은 인기를 끌지 못합니다.
에코 페미니즘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처럼, 회복 드루이드는 인기를 끌지 못합니다. 지배적인 체계가 전투와 파괴를 외치기 때문에, 폭력적인 체계 속에서 치유와 복원은 인기를 끌지 못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에코 페미니즘과 회복 드루이드는 비슷합니다. 양쪽 모두 자연 환경을 보호하기 원하고, 양쪽 모두 치유와 복원을 외칩니다. 에코 페미니스트들은 재생 나뭇잎을 날리지 못하고, 발바닥(야생의 징표) 버프를 돌리지 못하고, 자연의 신속함을 찍지 못하고, 심해에서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바다 표범이 되지 못하나, 에코 페미니스트들 역시 치유와 복원을 외칩니다. 만약 에코 페미니스트들이 야생 보호 구역을 설정하고 희귀 야생 동물들이 번성한다면, 이건 '복원(restoration)'이 될 겁니다.
[다른 특성들보다 자연 신성 시전자로서 드루이드에게 회복(restoration)은 가장 잘 어울리는 특성일 겁니다.]
사라진 생명 현상들이 다시 나타나고 늘어날 때, 사람들은 이게 '복원'이라고 느낄 겁니다. 이건 비유가 아닙니다. 우리가 레이첼 카슨과 반다나 시바를 참조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는 자연 환경 보호가 치유와 복원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 환경이 풍요로워지고 건강해질 때, 사람들은 잘 먹고 잘 살 수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풍요롭고 건강한 자연 환경은 뛰어난 치유 방법입니다. 만약 기후 변화가 행성급 생태 재앙이 된다면, 전세계에서 모든 의사가 총출동한다고 해도, 의사들이 수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까요? 극심한 행성급 생태 재앙 속에서 의사들이 환자들을 제대로 치유할 수 있나요?
이건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헛소리입니다. 세계화 자본주의가 식민지들을 수탈하고 자연 환경을 파괴함에도, 구호 광고들이 제3세계 환자들을 도울 수 있나요? 이건 망상입니다. 구호 광고들은 그저 웃기지도 않은 망상에 불과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환경 보호는 가장 원초적이고 가장 중요하고 가장 거시적인 치유 방법입니다. 그래서 회복 드루이드는 진정한 드루이드인지 모릅니다. 달빛 야수가 별빛 화살을 날리고, 표범 변신이 흉포한 이빨들로 물어뜯는다고 해도, 이런 장면들은 진정한 드루이드가 아닌지 모릅니다. 진정한 드루이드는 회복(restoration)인지 모릅니다.
이런 해석들이 그저 엉터리에 불과하다고 해도, 분명히 많은 중세 유럽 판타지들은 복원보다 파괴를 중시합니다. 그래서 게임 플레이어들은 힐러보다 딜러를 원합니다. 아무리 게임 플레이어들이 힐러보다 딜러를 원한다고 해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드루이드는 회복 특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아무리 회복 드루이드가 삼림 레인저 분위기를 풍긴다고 해도, 결국 회복 드루이드는 재생 나뭇잎을 날려야 합니다. 회복 드루이드는 물어뜯지 않고 할퀴지 않습니다. 회복 드루이드가 표범으로 변신하고 도적들과 함께 거점을 기습한다고 해도, 결국 회복 드루이드는 재생 나뭇잎을 날려야 합니다.
그래서 드루이드 플레이어들은 한탄을 멈추지 못합니다. 그래서 드루이드는 저 하늘의 별이 됩니다. 하지만 드루이드 플레이어들이 시각을 좀 더 바꾼다면, 드루이드는 저 하늘의 별보다 은밀하고 날렵한, 치유하는 삼림 레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도적들이 다급한 상황에 빠지고 죽어갈 때, 문자 그대로 비호(飛虎)처럼 드루이드는 도적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야생 속의 치유사로서 회복 드루이드, 정말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 그림 <Secret Place> 출처: Foxjot, http://fav.me/ddi1ry3
※ Vanilla Stranglethorn Vale - Music & Ambience 출처: Meis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