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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언폴른 나무 우주선과 버드나무 할머니 본문

감상, 분류, 규정/자연과 문명

언폴른 나무 우주선과 버드나무 할머니

OneTiger 2020. 8. 24. 19:55



여러 문학들은 나무를 예찬합니다. 어떤 문학은 나무가 꿋꿋하다고 말합니다. 어떤 문학은 나무가 웅장하다고 감탄합니다. 어떤 문학은 나무가 풍요롭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문학에서 나무는 자애로롭고, 어떤 문학에서 나무는 인자하고, 어떤 문학에서 나무는 현명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셸 실버스타인의 <아낌 없이 주는 나무>일 겁니다.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이 동화에서 나무는 모든 것을 줍니다. 나무는 놀이터가 되고, 그늘이 되고, 열매가 되고, 자재가 되고, 의자가 됩니다. 무엇보다 나무는 소년을 절대 떠나지 않습니다. 이 동화는 어떻게 문학이 나무를 예찬하는지 보여줍니다.

 

비단 <아낌 없이 주는 나무>만 아니라 다른 여러 이야기들 역시 나무가 긍정적이라고 묘사합니다.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에서 주인공 소녀는 버드나무 할머니 정령과 소통합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버드나무 할머니는 조력자 역할입니다. 포카혼타스가 도움을 요청할 때, 버드나무 할머니는 현명한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프로도 배긴스에게 회색의 간달프가 있고,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벤 케노비가 있는 것처럼, 버드나무 할머니는 현명한 마법사와 비슷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나무가 살아가기 때문에, 나무는 현자가 되는지 모릅니다. 게다가 버드나무 할머니 정령은 자연 친화적입니다.



포카혼타스와 존 스미스가 만난 이후, 포카혼타스는 자연 환경이 정령들을 품는다고 이야기합니다. 포카혼타스는 존 스미스에게 여러 야생 동물들을 보여주고, 존 스미스는 웅장한 자연(바람의 빛깔)에게 감탄합니다. 포카혼타스가 자연 친화적이고, 포카혼타스에게 버드나무 할머니가 훌륭한 조력자이기 때문에, 버드나무 할머니 역시 자연 친화적일 겁니다. 아니, 어쩌면 포카혼타스가 현명한 나무 정령과 친숙하기 때문에, 포카혼타스는 야생 동물들에게 훨씬 친숙한지 모릅니다. 비디오 게임 <디아블로 2>에서 드루이드는 자연 친화적입니다. 이 게임에서 드루이드는 '자연(야생)의 힘'을 휘두릅니다.

 

드루이드가 자연(야생)의 힘을 휘두르기 때문에, 드루이드는 야수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드루이드는 세 정령들을 소환하고, 세 정령들 중에서 하나는 현명한 참나무입니다. 자연 친화적인 포카혼타스가 야생 동물들에게 친숙하고 버드나무 할머니 정령과 소통하는 것처럼, 드루이드는 자연의 힘을 휘두르고, 야수로 변신하고, 현명한 참나무를 소환합니다. 포카혼타스와 드루이드에게는 교집합(자연의 힘, 야생 동물들, 현명한 나무 정령)이 있습니다. 이건 포카혼타스와 드루이드가 똑같다는 뜻이 아닙니다. 스코스글렌 드루이드와 달리, 지옥에서 영혼석을 깨기 위해 포카혼타스는 자연의 힘을 휘두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드루이드와 포카혼타스에게는 근본적인 교집합이 있습니다. 이 교집합은 나무가 자연 친화적이라고 보여줍니다. 사람들이 '자연'을 머릿속에 떠올릴 때, 많은 사람들은 나무를 머릿속에 떠올릴 겁니다. 울창한 나무들은 '자연'을 대표할 수 있습니다. 삭막한 사막과 깊고 어두운 바닷속과 딱딱한 바위 지대와 험준한 산맥보다 울창한 삼림은 '자연'을 대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 친화적인 '우드' 엘프들은 나무 거인들과 친숙할 겁니다. 중세 유럽 판타지에서 우드 엘프들과 나무 거인들은 전형(典型)입니다. 혼란스러운 언데드들을 물리치기 위해 우드 엘프들과 나무 거인들은 연합합니다.

 

왜 나무가 '자연'을 대표하나요? 왜 다른 무엇보다 나무가 '자연'을 대표할 수 있나요? 어쩌면 나무가 생산자이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자연 환경에서 식물은 영양분 생산자입니다. 식물이 영양분을 생산하기 때문에, 1차 소비자는 식물을 먹고, 2차 소비자는 1차 소비자를 먹고, 분해자는 죽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처리합니다.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는 먹이 그물망, 생태계 순환을 구성합니다. 여기에서 인류는 예외가 아닙니다. 먹이 그물망, 생태계 순환 속에서 인류 문명은 먹고 삽니다. 문명과 자연은 별개가 아닙니다. 자연 없이, 문명은 먹고 살지 못합니다. 인류 문명은 먹이 그물망에게 필연적으로 기반합니다.



먹고 살기 위해 인류 문명이 먹이 그물망에게 필연적으로 기반하는 것처럼, 영양분 생산자로서 식물은 자연 생태계를 뒷받침합니다. 그래서 식물은 '자연'을 대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울창한 나무들, 삼림은 '자연'을 대표하는지 모릅니다. 이건 '자연', 삼림에게 오직 긍정적인 측면만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싱그럽고 풍요로운 나무들은 긍정적인 자연을 연출할 수 있으나, 어떤 측면에서 삼림은 부정적입니다. 삼림과 도시는 대립합니다. 삼림과 도시는 공존하지 못합니다. 도시가 존재하기 위해 삼림은 줄어들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삼림을 없앨 때, 도시는 나타납니다. 삼림이 늘어날 때, 도시는 줄어듭니다.

 

소설 <미사고의 숲>이 보여주는 것처럼, 게임 <워해머>에서 나무 거인들이 인류 제국을 습격하는 것처럼, 문명에게 삼림은 위협입니다. 삼림은 많은 야생 동물들을 품습니다. 삼림은 어둡고, 낯설고, 두렵습니다. 인류 문명은 자연에게 필연적으로 기반하나, 자연에게는 오직 긍정적인 측면만 있지 않습니다. 비디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가 보여주는 것처럼, 인류 문명이 무너진 이후, 삼림은 도시를 뒤덮습니다. 삼림과 문명이 대립하기 때문에, 문명이 무너진 이후, 삼림은 도시를 지배합니다. 삼림은 야생 공간이고, 울창한 나무들이 삼림을 조성하기 때문에, 나무에게는 오직 긍정적인 측면만 있지 않습니다.



이건 언제나 삼림과 도시가 적대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비록 삼림과 도시가 공존하지 못한다고 해도, 이건 문명이 모든 삼림을 밀어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만약 문명이 모든 삼림을 밀어낸다면, 생태계 균형은 깨질 테고, 문명은 존재하지 못할 겁니다. 아니면 흔한 디스토피아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문명은 비참한 밑바닥으로 몰락할 겁니다. 아무리 삼림과 도시가 적대적이라고 해도, 문명은 자연에게 기반해야 하고, 문명은 생태계 균형을 깨뜨려서는 안 됩니다. 도시는 그저 부분적인 삼림을 밀어낼 수 있을 뿐입니다. 게다가 솔라펑크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삼림 도시는 공존을 위한 대안이 될지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연과 문명이 대립한다고 생각하나, 이건 너무 얄팍한 착각입니다. 아무리 삼림과 도시가 대립한다고 해도, 이건 부분적인 현상이고, 총체적인 관점에서 문명은 자연에게 기반합니다. 자연에서 문명이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어쩌면 문명은 '인간 자연'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문명과 자연이 별개라고 간주합니다.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자연 환경을 상품화하고 문명과 자연을 분리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상품화하기 위해 자본주의는 지배적인 관념을 퍼뜨리고,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에코 페미니즘은 자본주의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그림(링크)에서 드루이드는 '가이아 갑옷'을 입었습니다. 배경이 기이한 나무인 것처럼, 드루이드 갑옷은 나무 분위기를 풍깁니다. 중세 유럽 판타지에서 드루이드에게는 여러 속성들(링크)이 있고, 여러 속성들 중에서 나무는 대표적인 속성이 될 수 있습니다. 비디오 게임 <네버윈터 나이츠>에서 여러 클래스들에게는 상징 문양들이 있습니다. 전사 상징 문양은 검과 방패입니다. 전열에서 전사가 악마들과 직접 싸우기 때문에, 검과 방패는 전사를 상징합니다. 마법사 상징 문양은 불꽃과 책입니다. 마법사가 책을 읽고, 주문을 외우고, 불꽃을 날리기 때문에, 불꽃과 책은 마법사를 상징합니다.

드루이드 상징 문양은 나무입니다. 드루이드가 자연 친화적이고, 영양분 생산자로서 나무가 자연 생태계를 뒷받침하기 때문에, 나무는 드루이드 상징 문양이 될 수 있습니다. 자연 친화적인 포카혼타스가 버드나무 할머니와 소통하는 것처럼, <네버윈터 나이츠>에서 드루이드 상징 문양이 나무가 되는 것처럼, 위 그림에서 드루이드 '가이아' 갑옷은 다른 무엇보다 나무 갑옷일 겁니다. (가이아가 여신이고, 그림 속의 드루이드가 여자이기 때문에, 양쪽은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중세 유럽 판타지에서 자연 친화적인 진영들은 나무 거인들을 포함할 겁니다. 드루이드 상징 문양과 나무 거인은 서로 이어집니다.



생산자 식물이 생태계를 뒷받침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무가 '자연'을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이건 편견(링크)인지 모르나, 이 사고 방식은 우드 엘프들과 나무 거인들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모릅니다. 이 해석이 옳은가요? 아니면 이 해석이 그저 주관적인 추측에 불과한가요? 비록 이 해석이 옳지 않다고 해도, 분명히 울창한 나무들은 '자연'을 대표할 수 있고, 나무 정령은 자연 친화적이고, 중세 유럽 판타지에서 우드 엘프들과 나무 거인들은 짝궁입니다. 지옥 악마들을 물리치기 위해 양쪽은 연합합니다. 우드 엘프들이 악마들에게 화살들을 퍼붓는 동안, 나무 거인들은 몸빵, 방패 역할을 담당합니다.

비디오 게임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III>에서 자연 친화적인 램파트 진영에게는 덴드로이드 유닛이 있습니다. <디아블로 2>에서 드루이드가 현명한 참나무를 소환하는 것처럼,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III>에서 드루이드와 덴드로이드는 자연 친화적인 램파트 소속입니다. 5레벨 유닛들 중에서 덴드로이드 공격력은 최악입니다. 하지만 체력과 생산력이 높기 때문에, 덴드로이드는 상당히 끈질깁니다. 끈질긴 덴드로이드는 훌륭한 몸빵, 방패입니다. 덴드로이드 특수 능력은 결박이고, 나무 뿌리들이 적군 유닛을 휘감기 때문에, 적군 유닛은 램파트 우드 엘프에게 함부로 다가가지 못합니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III>에서 덴드로이드가 우드 엘프 몸빵을 담당하는 것처럼, <배틀 포 웨스노스>에서 나무 거인 우즈들은 우드 엘프들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배틀 포 웨스노스>에서 우즈가 우드 엘프들을 보호하는 것처럼, <워해머: 카오스베인>에서 드라이어드는 우드 엘프 정찰병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히마매 III>와 <배틀 포 웨스노스>와 <워해머: 카오스베인>을 비롯해 여러 중세 유럽 판타지들에서 나무 거인들은 자연 친화적인 진영을 대표합니다. 중세 유럽 판타지들에서 나무 거인들이 자연 친화적인 진영을 대표하는 것처럼, 스페이스 오페라 역시 마찬가지인지 모릅니다.

 

비디오 게임 <엔들리스 스페이스 2>에서 언폴른은 나무 거인들입니다. 고향별 코야실은 울창한 삼림 행성이고, 언폴른 궁극 과제는 삼림 행성 테라포밍입니다. 언폴른 성향은 평화/생태입니다. 이것들은 언폴른이 자연 친화적이라고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히마매 III>와 <배틀 포 웨스노스>와 <워해머: 카오스베인>에서 덴드로이드와 우즈와 드라이어드가 자연 친화적이기 때문에, 이 판타지 설정은 <엔들리스 스페이스 2>에게 영향을 미쳤고, <엔들리스 스페이스 2>에서 언폴른은 삼림 행성 테라포밍, 평화/생태를 추구하는지 모릅니다. 이 관점에서 덴드로이드와 우즈와 드라이어드와 언폴른은 비슷합니다.



정말 이 해석이 옳은가요? 언폴른을 설정하기 위해 <엔들리스 스페이스 2> 제작자들이 덴드로이드와 우즈와 드라이어드를 참고했나요? 비록 게임 제작자들이 덴드로이드와 우즈와 드라이어드를 참고하지 않았다고 해도, 게임 제작자들이 다른 중세 유럽 판타지들을 참고했나요? 중세 유럽 판타지에서 나무 거인들이 전형이기 때문에, 이 판타지 전형이 <엔들리스 스페이스 2>에게 영향을 미쳤고, 그래서 게임 제작자들이 언폴른을 설정했나요? 어쩌면 이 해석은 옳은지 모릅니다. 아니면 이 해석은 틀린지 모릅니다. 게임 제작자들은 중세 유럽 판타지의 나무 거인들을 절대 참고하지 않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게임 제작자들이 중세 유럽 판타지를 참고했다고 해도, 이건 너무 이상합니다. <배틀 포 웨스노스>와 달리, <엔들리스 스페이스 2>는 중세 유럽 판타지가 아닙니다.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엔들리스 스페이스 2>는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만약 게임 제작자들이 중세 유럽 판타지를 참고했다면, 이건 중세 유럽 판타지가 스페이스 오페라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뜻입니다. 문자 그대로 중세 유럽 판타지는 판타지입니다. 반면, 스페이스 오페라는 사이언스 픽션입니다. 어떻게 판타지가 사이언스 픽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나요? 왜 사이언스 픽션이 판타지를 수용하나요? 이게 잘못이 아닌가요?



<워해머: 카오스베인>이 악마들을 보여주는 것처럼, <디아블로 2>가 천사들을 묘사하는 것처럼, (중세 유럽) 판타지는 신화에게 기반합니다. 이미 고대 인류는 천사와 악마를 상상했습니다. 고대 인류가 천사와 악마를 상상했고 신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신화는 판타지에게 영향을 미쳤고, 판타지는 천사와 악마를 이야기합니다. 아무리 판타지가 31세기 미래 도시를 이야기한다고 해도, 만약 미래 도시에서 천사와 악마가 활개친다면, 미래 도시는 SF 설정이 되고, 천사와 악마는 판타지 설정이 될 겁니다. 고대 신화는 (31세기) 천사와 악마에게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신화는 판타지 생산 조건입니다.

 

판타지와 달리, 사이언스 픽션은 신화보다 과학에게 기반합니다. <엔들리스 스페이스 2>에서 언폴른은 우주선을 생산합니다. 언폴른이 나무 거인들이기 때문에, 우주선 역시 나무 우주선입니다. 종종 언폴른 우주선은 우주선보다 기이한 외계 나무 같습니다. 다른 진영 우주선들은 전형적인 기계 우주선이나, 언폴른 우주선은 기이한 외계 나무 사이보그에 가깝습니다. 언폴른 우주선이 나무 우주선이기 때문에, 어쩌면 언폴른 우주선은 생체 우주선인지 모릅니다. 다른 진영 우주선들과 달리, 언폴른 우주선은 생체 우주선인지 모릅니다. 고대 인류가 생체 우주선을 이야기했나요? 신화가 생체 우주선을 보여주나요?



그건 아닙니다. 고대 인류는 생체 우주선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신화들은 생체 우주선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고대 인류는 우주선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천문학과 기계 공학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은 우주선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19세기 서구 근대화 이후, 천문학과 기계 공학이 발달했기 때문에, 20세기 SF 작가들은 온갖 우주선들을 상상했습니다. 서구 근대화는 오직 천문학과 기계 공학에게만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19세기 서구에서 진화 이론은 가장 두드러진 과학이었고, 20세기 이후, 과학 기술은 유전 공학을 연구합니다. 유전 공학 때문에, 바이오펑크는 나타났습니다.

 

19세기 서구 근대화 이후, 20세기 SF 작가들이 온갖 우주선들을 상상했고, 바이오펑크가 나타났기 때문에, 이것들은 생체 우주선에게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서구 근대화가 과학 혁명을 일으켰고, 천문학과 기계 공학과 유전 공학이 생체 우주선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생체 우주선은 과학 혁명/서구 근대화에게 기반합니다. 언폴른 나무 우주선 역시 과학 혁명/서구 근대화에게 기반합니다. 판타지는 신화에게 기반하나, 사이언스 픽션은 과학 혁명에게 기반합니다. 계몽주의가 신의 능력보다 인간 이성을 긍정한 것처럼, 19세기 서구에서 종교 재판과 진화 이론이 대립한 것처럼, 신화와 과학은 대립합니다.





판타지가 신화에게 기반하고, 사이언스 픽션이 과학 혁명에게 기반하고, 신화와 과학이 대립하기 때문에, 판타지와 사이언스 픽션은 대립합니다. 판타지와 사이언스 픽션이 대립하기 때문에, 중세 유럽 판타지는 스페이스 오페라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만약 중세 유럽 판타지가 스페이스 오페라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어떻게 덴드로이드와 우즈와 드라이어드와 언폴론이 비슷할 수 있나요? 정말 중세 유럽 판타지 전형이 <엔들리스 스페이스 2> 언폴른에게 영향을 미쳤나요? 아니면 덴드로이드와 언폴른이 아무 관계를 맺지 않나요? 신화와 과학이 대립하기 때문에, 덴드로이드와 언폴른이 대립하나요?

 

언폴른 나무 우주선이 SF 판본 덴드로이드가 될 수 있나요? SF/판타지 팬들이 덴드로이드와 언폴른 나무 우주선을 분리해야 하나요, 아니면 비슷한 범주에 집어넣어야 하나요? 이 물음들은 다소 헛갈립니다. 비단 덴드로이드와 언폴른 우주선만 아니라 다른 SF/판타지 설정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SF/판타지 팬들이 SF와 판타지를 명확하게 나눌 수 있나요? 어디부터 어디까지, 과학과 마법이 갈라지나요? 여기에 대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모든 사이언스 픽션이 <쿼런틴> 같은 하드 SF 소설이라면, 대답하기는 쉬울지 모르나, SF 장르에서 하드 SF 소설들보다 사이언스 판타지들은 훨씬 커다란 비중을 차지합니다.



심지어 서점들은 SF&F 책장들을 마련하고 SF 소설들과 판타지 소설들을 함께 진열합니다. SF&F 책장들이 SF 소설들과 판타지 소설들을 함께 진열하는 것처럼, 사이언스 픽션과 판타지는 짝궁입니다. 우드 엘프들과 나무 거인들이 짝궁인 것처럼, 사이언스 픽션과 판타지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하드 SF 소설들처럼, 어떤 사이언스 픽션들은 판타지와 다르나, SF 장르에서 하드 SF 소설들보다 사이언스 판타지들이 훨씬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많은 사이언스 픽션들은 판타지와 비슷합니다. 만약 신화와 과학이 대립한다면, 왜 많은 사이언스 픽션들이 판타지와 짝궁이 되나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어쩌면 과학이 신화를 완전히 밀어내지 못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19세기 서구가 근대화를 거치는 동안, 신화와 과학은 대립했고, 과학은 신화를 밀어냈습니다. 21세기 초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비웃는 것처럼, 과학은 신화를 밀어냈습니다. 하지만 신화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는지 모릅니다. 사실 신화는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맙소사! 수구 보수들아,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 이 문구가 신(하늘)이 존재한다고 뜻하나요? 그건 아닙니다. 아무리 누군가가 이 문구를 외친다고 해도, 이 사람은 신을 믿지 않을 겁니다. 이 사람은 신을 믿지 않으나, 이 사람은 하늘을 외칩니다. 신화가 관습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이아 이론'은 생태학 용어입니다. 가이아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게 기반합니다. 과학 용어는 신화에게 기반합니다. 신화가 관습이 되었기 때문에, 이미 신화가 우리 문화에게 깊은 뿌리를 내렸기 때문에, 우리 사고 방식이 신화와 결합했기 때문에, 아무리 서구 근대화가 과학 혁명을 일으켰다고 해도, 여전히 어머니 자연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합니다. 서구 근대화는 과학 혁명을 떠받드나, 과학 혁명은 꼬꼬마입니다. 19세기는 그저 200년 이전에 불과합니다. 21세기 초반과 19세기가 별로 멀지 않기 때문에, 과학 혁명은 꼬꼬마입니다. 반면, 아득한 몇 천 년 전에, 이미 고대 인류는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몇 천 년 동안, 인류 문화는 신화 시대를 거쳤습니다. 신화 시대는 몇 천 년에 이릅니다. 만약 신화 시대가 원시 종교를 포괄한다면, 신화 시대는 몇 만 년이나 몇 십 만 년에 이를지 모릅니다. 신화 시대가 몇 천 년, 몇 만 년, 몇 십 만 년에 이를지 모르기 때문에, 과학 혁명보다 신화 시대는 훨씬 장대합니다. 과학 혁명보다 신화 시대가 훨씬 장대하기 때문에, 아무리 과학 혁명이 파격적이라고 해도, 과학은 신화를 완전히 밀어내지 못했는지 모릅니다. 여전히 신화 시대에서 우리는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는 포카혼타스에게 감동하고, 드루이드를 플레이하고, 가이아를 언급하는지 모릅니다.



여전히 우리가 포카혼타스에게 감동하고, 드루이드를 플레이하고, 어머니 자연을 언급하는 것처럼, 신화(판타지)가 사이언스 픽션에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신화 시대에서 사이언스 픽션이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스페이스 오페라는 나무 우주선을 묘사하는지 모릅니다. 과학 혁명이 꼬꼬마인 것처럼, 신화 시대에게 사이언스 픽션은 꼬꼬마입니다. 만약 메리 셸리와 <프랑켄슈타인>이 SF 시발점이 된다면, SF 역사는 그저 202년에 불과합니다. SF 역사는 그저 200년 내외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마가렛 캐번디시와 <불타는 세계>가 SF 시발점이 된다고 해도, SF 역사는 500년을 넘어가지 못합니다.

 

신화 시대는 몇 천 년이나 몇 만 년이나 몇 십 만 년에 이를지 모르나, 아무리 마가렛 캐번디시와 <불타는 세계>가 SF 시발점이 된다고 해도, SF 역사는 500년을 넘어가지 못합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꼬꼬마입니다. 신화 시대가 장대하고, 사이언스 픽션이 꼬꼬마이기 때문에, 신화 시대에서 사이언스 픽션은 벗어나지 못합니다. 사이언스 픽션은 그저 과학 혁명을 신화에게 덧붙일 뿐입니다. 이건 서구 근대화에게 아무 가치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분명히 고대 그리스 신화는 기계 공학과 유전 공학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서구 근대화는 20세기 인류 문명을 엄청나게, 너무 너무 엄청나게 바꿨습니다.



서구 근대화가 20세기 인류 문명을 엄청나게 바꾼 것처럼, 서구 근대화에게는 엄청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서구 근대화가 신화를 완전히 밀어냈나요? 아니, 이미 신화가 인류 문화에게 깊은 뿌리를 내렸기 때문에, 신화 시대에서 우리 사고 방식은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는지 모릅니다. 신화 시대와 인류 문화가 깊게 얽혔기 때문에, 신화 시대에서 사이언스 픽션은 벗어나지 못했고, 그래서 언폴른 나무 우주선은 SF 판본 덴드로이드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사이언스 픽션과 판타지는 짝궁이고, 서점들은 SF&F 책장들을 마련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종교를 비웃으나, 이건 너무 얄팍한 사고 방식입니다.

포카혼타스와 버드나무 할머니부터 가이아 이론까지, 드루이드와 현명한 참나무 정령부터 언폴른 나무 우주선까지, 이 사례들은 여전히 인류 문화가 신화에게 기반한다고 보여줍니다. 심지어 이건 그저 문화 현상에 불과하지 않은지 모릅니다. 문화 현상으로서 언폴른 나무 우주선은 과학 논리에게 영향을 직접 미치지 않으나, 신화 시대가 장대하기 때문에, 신화 시대에서 인간 사고 방식은 벗어나지 못했고, 과학은 진짜 과학보다 또 다른 종교인지 모릅니다. 기후 회의론자들은 기후 변화가 그저 엉터리 사기에 불과하다고 '과학적으로' 비난합니다. 하지만 이게 사실인가요? 정말 기후 변화가 존재하지 않나요?





한때 미국 백인들은 흑인들이 열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많은 백인들은 흑인들이 열등하다고 믿습니다.) 그들은 이게 진화 생물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흑인들이 열등하다고 주장하기 위해 백인들은 진화 생물학을 제시했습니다. 진화 생물학이 인종 차별로 이어진 것처럼, 기후 회의론자가 과학을 내세우는 것처럼, 과학은 과학이 아닌지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은 여자가 태생적으로 조신하다고 믿습니다. 가부장 편견은 진화 심리학이라는 포장지를 덮어씁니다. 많은 사람들은 성 차별이 가부장 편견보다 과학이라고 믿습니다. 과학이 환경 오염과 인종 차별과 성 차별을 두둔하는 것처럼, 과학은 과학이 아닙니다.

 

과학이 환경 오염과 인종 차별과 성 차별을 두둔하는 것처럼, 과학은 또 다른 신화, 또 다른 종교가 됩니다. 신화를 유지하기 위해 지배적인 관념은 그저 과학, 이성, 논리 같은 것들을 들먹일 뿐입니다. 신은 죽었으나, 과학은 또 다른 신이 됩니다. 그래서 아무리 우리가 과학을 주장한다고 해도, 이 과학은 신화에게 기반하는지 모릅니다. 과학이 신화에게 기반하기 때문에, 아무리 우리가 과학을 주장한다고 해도, 우리는 오직 우리가 보기 원하는 것만 보고, 오직 우리가 듣기 원하는 것만 듣고, 오직 우리가 믿기 원하는 것만 믿는지 모릅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양쪽은 자신이 과학이라고 주장합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자신이 과학이라고 주장하고, 동시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상대가 종교라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신화에서 과학이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과학보다 신화인지 모릅니다. 만약 양쪽이 신화라면, 무엇이 훨씬 타당한가요? 만약 양쪽 모두 과학이 아니라면, 누가 옳은가요? 여기에서 이성과 논리는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양쪽 모두 신화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성과 논리보다 신념입니다. 자본주의 신념이 무엇인가요? 대답은 이윤 축적입니다. 사회주의 신념이 무엇인가요? 대답은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자본주의 신념은 이윤 축적이고, 사회주의 신념은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기후 변화를 바라볼 때, 자본주의는 시장 경제가 기후 변화를 해결한다고 주장하고, 사회주의는 제3세계 민중들과 기후 변화를 연결합니다. 심지어 수구 꼴통 할배들조차 사회주의가 가난 사상이라고 인정합니다. 심지어 정치적인 올바름이 계급 착취를 외면하고, 탐욕스러운 인류를 부르짖고, 서구 제국주의에게 충성충성~하는 동안, 사회주의는 가난을 외칩니다. 그래서 만약 우리가 약자들을 편들기 원한다면,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신화에게 기반해야 합니다.

 

 

※ 게임 <워해머: 토탈 워> 스크린샷 출처: lionheartx10,

https://www.youtube.com/watch?v=aLA3jJud_a8

 

※ 게임 <엔들리스 스페이스 2> 스크린샷 출처: SABINA💙,

https://steamcommunity.com/sharedfiles/filedetails/?id=139249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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