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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모투누이 섬의 환경 아포칼립스 (?) 본문

생태/환경 보호

모투누이 섬의 환경 아포칼립스 (?)

OneTiger 2017. 3. 20. 20:00

애니메이션 <모아나>는 여타 디즈니 장편들처럼 주인공의 동경을 이야기합니다. 주인공은 외부 세계를 동경하고, 끝내 그 세계로 진출합니다. <인어 공주>의 아리엘이 지상으로 나가거나 <미녀와 야수>의 벨이 작은 마을을 벗어나거나 <알라딘>의 자스민이 왕궁에서 도망친 것처럼요. 모아나 역시 섬을 벗어났고 바다를 항해했고 부족을 구할 수 있었죠. 하지만 모아나의 행보는 아리엘이나 벨, 자스민과 많이 다릅니다. 이들은 개인적인 동기로 외부 세계를 그리워했습니다.


하지만 모아나는 (개인적인 동기와 함께) 사회적인 동기로 움직였습니다. 개인의 모험심만 아니라 부족의 정체성과 섬의 환경 오염을 해결하려고 했죠.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모아나의 장애는 그저 개인적인 장애가 아니라 부족의 위기와도 맞닿았습니다. 사실 모투누이 부족은 환경 오염(검은 물질과 바다 괴수) 때문에 바다에 나가지 못했고, 이게 모아나 개인의 모험심까지 제약했죠. 그래서 모아나는 원래 바다를 동경했으나 무엇보다 자연의 신 테 피티를 구하기 위해 바다로 나갑니다.



따라서 이 애니메이션의 주제를 환경 오염으로 이해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우이가 노래에서 말했듯 마우이가 테 피티의 심장을 훔친 이유는 인간들에게 더 많은 이득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면 인간들이 자신을 영웅으로 떠받들 거라고 여겼죠. 문제는 자연의 정수(심장)를 훔쳤기 때문에 오염이 더욱 늘어났고 끝내 인간들마저 피해를 입었다는 점입니다. 이건 흔한 환경 담론과 비슷한 이야기 구조입니다. 인간들이 너무 무분별하게 자연 환경을 이용했기 때문에, 오염의 피해는 인간들에게 미쳤습니다.


뭐, 이건 많이 들어본 이야기 구조입니다. <모아나>는 이런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아나>가 환경 오염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환경 담론을 풀어나가도 그건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 같군요. 더군다나 모아나 본인이 자연(바다)과 교감하는 인물이니까요. 다른 디즈니 주인공과 비교한다면, 포카혼타스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자연 정령에 가까운 할머니가 주인공을 돕는다는 점도 비슷하고요.



좀 더 과감하게 해석한다면, 모투누이 섬은 환경 오염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시달렸을지 모릅니다. 모아나가 마우이를 찾아가지 않았다면, 검은 물이 흘러들고 열매는 썩고 꽃은 시들고 물고기도 사라지고 괴수들이 난동을 부렸겠죠. 자연의 신에게서 심장을 빼앗았기 때문에. 흠, 이거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해도 그리 과대 해석이 아닐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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