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SF & 판타지/크고 작은 괴수들 (109)
SF 생태주의
영화 에서 그리버스 장군을 조사하기 위해 오비완 케노비는 우타파우 행성으로 날아갑니다. 오비완 케노비는 그리버스 장군과 광검 대결을 벌이고 그리버스를 열세로 밀어넣죠. 이 부분에서 광검 대결 연출은 다소 가볍고 장난스럽습니다. 에서 주연 악당임에도 그리버스 장군은 별로 무게 중심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영화 속에서 그리버스 장군은 2D 애니메이션 가 보여준 묵직함과 위협을 날려버리고 가벼운 악당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그리버스 장군은 주연 악당보다 소악당 같습니다. 장군이라는 칭호는 어울리지 않죠. 그리버스 장군이 망토를 벗었을 때, 뼈다귀 같은 신체는 위엄을 빼았습니다. 어떤 관객들은 이런 뼈다귀 같은 신체를 좋아할지 모르나, 이런 신체는 상대를 압도하는 위엄과 거리가 멀어요. 어쩌면 조지 루카스는 그리버..
영화 는 '국제 우주 정거장 속의 외계 생명체'를 이야기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는 국제 우주 정거장과 외계 생명체일 겁니다. 하지만 두 가지 중에서 무엇이 훨씬 중요할까요? 구태여 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관객들은 무엇이 훨씬 중요하다고 선택해야 할까요? 대답은 국제 우주 정거장일 겁니다. 국제 우주 정거장이 현실이기 때문이죠. 인류가 지구 궤도 밖으로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사람들이 지구 외부를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에, 는 외계 생명체를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지구 외부로 시선을 돌리지 못했다면, 는 외계 생명체를 상상하지 못했겠죠. 외계 생명체는 그런 시각에서 비롯했습니다. 국제 우주 정거장은 그런 시각을 뒷받침합니다. 국제 우주 정거장을 바라보는 ..
[아무르 호랑이 산군은 문자 그대로 포스가 가득한 영물입니다. 이런 영물이 괴수가 될 수 있을까요?] 영화 는 일제 식민지 조선과 조선 포수들과 아무르 호랑이를 이야기합니다. 조선에서 일본 제국 군대는 온갖 야생 동물들을 사냥합니다. 이른바 '지리산 산군' 역시 사냥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문제는 산군이 아주 영특하고 민첩하고 강력한 호랑이라는 사실입니다. 산군을 잡기 위해 일본 군대는 조선 포수들을 고용하나, 조선 포수들 역시 산군을 제대로 추적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일본 군대는 여러 병사들과 몰이꾼들을 지리산에 보냈으나, 그들을 물어뜯은 이후 산군은 유유히 사라집니다. 산군 사냥 작전을 지휘하는 포수 대장은 왕년에 이름을 날린 늙은 포수 만덕을 찾아갑니다. 만덕이 추적을 맡는다면, 조선 포수들은..
"게임을 영화화하기 위해서는 큰 설정 변화들이 필요해졌다. 사람이 괴물로 변한다는 설정보다는 무고한 동물들이 거대 괴수로 변신한다는 설정이 그렇다. '인간이 야욕을 위해 자연을 이용한 대가를 톡톡히 치른다'라는 의미를 더욱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3년 전, 에서 유전자 복합으로 태어난 '인도미누스 렉스'를 떠올리게 한다. 심지어, 인간을 습격하는 '랄프'의 모습은 에서 나온 기습 장면과 유사하다. 도마뱀에서 플로리다에 사는 악어로 설정이 바뀐 '리지'가 시카고에서 시민들을 공격하는 장면은 의 익룡 습격을 보는 것 같다." 영화 비평 사이트 키노라이츠에서 를 비평할 때, 양기자라는 리뷰어는 위와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양기자 리뷰어는 전반적으로 를 혹평합니다. 이 영화가 오직 때려부수는 행위에만 몰..
[국내에서 거대 괴수 영화들은 제대로 개봉한 적이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토대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 국내에서 거대 괴수 팬들은 가 정식 개봉한다고 기대한 적이 있습니다. 토호는 가 마지막 고지라 영화라고 발표했어요. 솔직히 거대 괴수 팬들은 그걸 믿지 않았을 겁니다. 거대 괴수 팬들은 토호가 또 다시 꼼수를 부린다고 여겼고 언젠가 고지라 영화가 다시 나올 거라고 짐작했죠. 그런 짐작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2014년 가 개봉한 이후, 연이어 와 이 개봉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에서 고지라는 (아주 간접적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은 2019년 개봉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런 영화들을 바라보는 동안, 거대 괴수 팬들은 자신들이 틀리지 않았다고 고개들을 끄덕일지 모릅니다. 뭐, 이 실패하거나 다른 고..
[거대 괴수는 돌아다니고, 건물들은 무너지고, 잔재들은 몰려오고, 인간은 그저 도망칠 뿐입니다.] 게임 은 2014년 의 공식 게임들 중에서 하나입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미군 병사가 되고 고지라와 무토 부부가 싸우는 도시로 하강해야 합니다. 하강한 이후, 게임 플레이어는 무너진 도시를 돌아다니고 다른 시민들을 구출해야 합니다. 당연히 도시는 안전하지 않고, 사방에는 숱한 위험들이 있습니다. 도로가 깨졌기 때문에, 건물들이 무너지기 때문에, 차량들이 날아다니기 때문에, 잔재들이 낙하하기 때문에, 먼지 구름과 돌덩이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어는 숱한 난관들을 지나가야 합니다. 전반적으로 은 미로를 헤쳐나가는 1인칭 시점 게임입니다. 겉모습은 1인칭 사격 게임 같으나, 사격은 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
[해골섬 생태계를 위해 킹콩은 수많은 살육들을 저지릅니다. 이런 살육들이 정말 '폭력'에 속할까요.] 영화 에는 여러 갈등 관계들이 있습니다. 은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괴수들을 보여주고, 그들은 서로 갈등 관계들을 형성합니다. 하지만 가장 커다란 세 갈등 관계들은 킹콩-스컬크롤러 알파, 킹콩-패커드, 패커드-위버일 겁니다. 킹콩과 스컬크롤러는 천적 관계입니다. 스컬크롤러는 킹콩 일족을 없애야 하고, 킹콩 일족은 스컬크롤러들을 없애야 하죠. 패커드는 킹콩을 죽이기 바랍니다. 패커드에게 킹콩은 불구대천의 원수이고, 인간 중심주의를 위협하는 야생이고, 부하들을 학살한 적입니다. 게다가 패커드가 패전을 겪었기 때문에 패커드는 분풀이를 원하죠. 킹콩 같은 거대 괴수는 좋은 분풀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패커드..
흔히 사람들은 소설이나 영화, 비디오 게임이 이야기를 담는다고 말합니다. 소설과 영화, 게임에서 이야기는 핵심적인 재미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소설과 영화와 비디오 게임이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들은 서로 다릅니다. 소설 , 영화 , 비디오 게임 는 멸망한 인류 문명을 이야기합니다. 멸망한 인류 문명 속에서 어른 남자는 아이와 함께 머나먼 방랑을 떠납니다. 이런 관점에서 와 과 는 서로 비슷하죠. 사람들은 에서 남자와 소년을 이야기하고 에서 테오와 카를 이야기하고, 에서 조엘과 엘리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남자와 테오와 조엘과 소년과 카와 엘리를 서로 비교하거나 대조할 수 있죠. 사실 이런 비평들은 아주 흔합니다. 하지만 이런 비평들은 오직 내용만을 이야기할 뿐입니다. 여기에는 형식이 없죠..
[이런 겉모습은 유치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거대 괴수가 정말 아무것도 상징하지 못할까요?] "거대 괴수? 그건 너무 유치해. 거대 괴수가 진지한 논의가 될 수 있을까? 거대 애벌레가 도시를 짓밟는 장면은 너무 우스꽝스러워. 누가 이런 장면으로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겠어? 거대 괴수는 유치하고 비현실적인 소재야." 아니, 거대 괴수는 진지한 논의가 될 수 있습니다. 멀리 갈 필요가 없이, 여기 는 거대 괴수가 진지한 담론이라고 논증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거대 괴수가 유치하다고 비웃습니다. 거대 괴수는 유치합니다. 몇 십 미터짜리 야생 동물이 도시를 짓밟고 현대 병기들을 씹어먹고 엄청난 생명력을 자랑한다면, 다들 그게 비현실적이라고 비웃을 겁니다. 다들 거대 괴수가 우스꽝스럽고 유치하다고 생각하겠죠...
[소미인들은 많은 것들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 제3세계. 식민지 원주민. 여자라는 약자.] 영화 에서 소미인은 꽤나 까다로운 설정일 겁니다. 에는 모스라가 나옵니다. 모스라와 소미인들은 서로 떨어지지 못하는 관계입니다. 일본 원작 시리즈에서 소미인들은 모스라와 교감할 수 있고 모스라를 부를 수 있죠. 소미인은 인간들과 모스라를 이어주는 존재입니다. 그 덕분에 시리즈와 시리즈는 소미인들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심지어 설정이 아주 극단적으로 바뀐 애니메이션 시리즈조차 소미인들을 빼놓지 않았죠. 문제는 소미인들이 SF 설정이 아니라 판타지 설정에 가깝다는 사실입니다. 시리즈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소미인들을 SF 설정에 집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그럴 수 있을까요? 글쎄요,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