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SF & 판타지/크고 작은 괴수들 (108)
SF 생태주의
[게임 의 컨셉 아트. 대왕 오징어는 크라켄을 낳을 수 있는 원본이죠.] 허먼 멜빌의 에는 거대한 흰 오징어가 나옵니다. 거대한 오징어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으나, 이 부분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주인공 선원은 거대한 오징어를 보고, 바다의 수많은 비밀 중에서 하나가 드러났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일등 항해사 스타벅은 거대한 오징어를 바다의 악마라고 부르고, 거대한 오징어보다 차라리 모비 딕이 낫다고 이야기합니다. 거대 오징어의 출현 분량은 상당히 짧지만, 그래도 이 놈은 모비 딕과 비견되었죠. 한편으로 빅토르 위고의 에는 커다란 문어가 나옵니다. 이 문어는 거대한 오징어만큼 크지 않습니다. 원래 문어보다 오징어가 훨씬 거대하죠.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 가장 거대한 두족류는 심해의 대왕오징어입니다...
[게임 의 에테르 드레이크. 왜 이렇게 드래곤이 엄청난 인기를 누릴까요.] 드래곤은 검마 판타지의 인기 괴수입니다. 검마 판타지 작가들은 드래곤을 사랑하고 드래곤을 여기저기에 집어넣습니다. 여기저기에 드래곤들이 있죠. 전통적으로 드래곤은 무시무시한 악마였습니다. 하지만 몇몇 작가들은 드래곤을 영웅으로 만들었고, 그래서 드래곤은 악마가 되거나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에 등장하는 글라우룽은 무조건 악마지만, 의 드래곤은 악당 오우거를 물리치는 영웅입니다. 게다가 이 드래곤(을 빙자한 인간)은 주인공입니다. 이렇듯 드래곤은 영웅과 악당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립니다. 덕분에 SF 작품들은 검마 판타지에게서 슬쩍 드래곤을 빌려왔습니다. 드래곤의 명성이 너무 대단하기 때문에 SF 작가들은 이 괴수를 그냥 놔둘 수 ..
[현실에 고지라 같은 거대 괴수는 없으나, 이미 이런 생명체들은 충분히 경이롭습니다.] 거대 괴수는 사이언스 픽션의 주된 소재입니다. 공룡은 19세기부터 SF 소설들의 주요 소재였고, 고래나 대왕 오징어 역시 문학 작품 속에서 사람들에게 거대 생명체의 경이를 느끼게 했습니다. 20세기 이후 온갖 창작가들이 다양한 거대 괴수들을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 발생적인 괴수도 있고, 유전 공학적인 괴수도 있고, 돌연변이 괴수도 있고, 외계인의 생체 병기도 있고, 어쨌든 거대 괴수들은 심해와 지저와 외계와 방사능 지대에서 곧잘 나타났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의 이웃 검마 판타지에서 드래곤이나 크라켄이 이런 역할을 맡았죠. 사이언스 픽션은 이웃집에서 드래곤과 크라켄을 빌렸고 아주 잘 써먹었습니다. 소설만 아니라 영화..
공자는 "포악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독재나 부패 정치가 육식동물보다 훨씬 많은 고통을 양산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육식동물의 공포에서 매력을 느끼나 봅니다. 육식동물의 공포를 이야기하는 창작물들은 넘쳐나고, 대부분 이런 창작물들은 큰 인기를 끌지 못하지만 꾸준한 사랑을 받습니다. 그 가운데 종종 명작이 탄생할 수 있고요. 가 너무 인상적인 까닭에 '육식동물이 사람을 잡아먹는 이야기'는 너무 뻔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창작물들도 종종 번득이는 영감이나 발상을 선보이곤 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소재가 아니라 주제나 사변, 사건 전개가 아닌가 싶어요. 아무리 뻔한 소재라고 해도 창작가가 치열하게 고민하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겠죠. 때때로 이런 창작물은 사..
[이런 데이노니쿠스처럼, 사이언스 픽션은 중세 판타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겁니다.] 사이언스 픽션이 검마 판타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저는 가끔 그런 경우를 봤습니다. 가령, 마이클 크라이튼은 을 쓸 때, 벨로시랩터를 주연으로 등장시켰습니다. 이 소설에서 벨로시랩터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칩니다. 아니, 사실 티-렉스보다 벨로시랩터가 더욱 무섭게 나오는 듯합니다. 은 영화로도 나왔고, 이 영화는 선풍적인 공룡 열기를 일으켰습니다. 덕분에 벨로시랩터는 티-렉스와 함께 육식공룡 세계의 인기 스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알로사우루스처럼 전통적인 육식공룡 스타는 벨로시랩터에게 확실히 밀려난 듯합니다. 아마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육식공룡이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사람들은 알로사우루스보다 벨..
드래곤은 검마 판타지의 대표적인 괴수입니다. 처럼 드래곤이 아예 판타지를 상징할 수 있죠. 하지만 SF 창작물들도 이런 드래곤을 그냥 놔두지 않았습니다. 드래곤이 워낙 인기 많은 괴수이기 때문에 SF 창작물조차 영입(?)하려고 애를 썼죠. 잭 밴스의 는 제목만큼이나 이런 시도가 엿보이는 소설입니다. 앤 매카프리가 쓴 역시 기사들이 외계 행성(!)에서 외계 돌연변이(!) 드래곤을 타고 다니죠. 중세 유럽 분위기를 외계 행성으로 옮겼다고 할까요. 혹은 처럼 대체 역사 쪽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이쪽은 나폴레용 전쟁이 배경이기 때문에 소총수들을 잔뜩 태운 용들이 군함들 사이로 비행하고 싸웁니다. 드래곤의 매력은 그 자체로 강대한 괴수의 대표 주자라는 겁니다. 게다가 불을 뿜고, 하늘을 날고, 매우 튼튼하고,..
영화 의 개봉일이 대략 한 달 남았습니다. 이 영화는 킹콩과 스컬 크롤러를 비롯한 각종 괴수들 때문에 화제지만, 해골섬 괴수들만이 전부는 아니죠. 의 TV 예고편을 보면, 어떤 인물이 폭격 실험을 언급합니다. 그 실험은 사실 실험이 아니라 바로 고지라를 처치하기 위한 공격 행위였습니다. 2014년 가렛 에드워즈의 에서도 이 사건을 언급하죠. 와 은 서로 똑같은 설정을 공유합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들은 똑같은 세계를 기반으로 하고, 고지라와 킹콩은 똑같은 세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영화 배급사 레전더리 픽쳐스는 이 크게 흥행할 경우, 두 괴수의 쌈박질까지 계획하나 봅니다. 킹콩과 고지라의 싸움은 나름대로 흥미롭지만, 과연 킹콩이 고지라에게 상대가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과거 토호 영화에서도 킹콩이 모종의 과정..
일본 사람들은 흔히 고지라를 '괴수왕'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영어권 사람들은 이걸 '킹 오브 몬스터'로 부릅니다. 그러니까 괴수가 영어권에서는 몬스터입니다. 하지만 괴수와 몬스터는 서로 대등한 단어가 아닙니다. 몬스터의 범주가 훨씬 넓죠. 괴수는 단어 그대로 동물적인 존재를 가리킵니다. 고지라, 가메라, 킹콩, 스컬 크롤러 등은 야수입니다. 고지라는 초자연적인 존재지만, 그 근원과 겉모습은 해양 야생 동물입니다. 말 그대로 동물(獸)입니다. 하지만 몬스터는 저런 기괴한 야수들만 아니라 흡혈귀, 미라, 악마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비단 동물이 아니라도 몬스터가 될 수 있죠. 해머 영화사의 흡혈귀나 미라 영화도 몬스터 필름이 될 수 있죠. 따라서 몬스터는 괴수를 포괄하는 용어입니다. 괴수가 몬스터의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