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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게임 예고편의 한 장면. 드워프 증기 함선은 과도기적인 분위기를 풍길 수 있죠.] 조지 오웰은 어느 글에서 홍차가 먼저인가 우유가 먼저인가 논의했습니다. 밀크티를 만들 때 어떤 사람들은 홍차에 우유를 붓습니다. 한편으로 어떤 사람들은 우유에 홍차를 붓습니다. 무엇이 먼저 찻잔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밀크티는 맛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뭐, 각자 취향이 다르겠죠. 전문가들은 우유에 홍차를 부으라고 조언하나, 모두 그런 조언을 따를 필요는 없겠죠.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저는 스팀펑크를 떠올리곤 합니다. 홍자와 우유를 붓는 문제처럼 스팀펑크는 사이언스 픽션과 판타지가 겹치는 지점에 서있기 때문입니다. 사이언스 픽션과 판타지가 교집합을 이룬다면, 스팀펑크는 그 교집합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전에 말한 것처럼..
좌파와 우파의 차이는 뭘까요. 저는 대답이 아주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밑바닥 계급을 살피고 밑바닥 계급을 살리기 위해 구조를 바꾼다면, 그 사람은 좌파입니다. 사회주의든 무정부주의든 페미니즘이든 직접 민주주의든 전환 마을이든 뭐든 간에 좌파는 우선 밑바닥 계급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리고 밑바닥 계급은 힘이 약하고 수탈을 당하는 생명들을 가리킵니다. 부족민들, 빈민들, 여자들, 야생 동물들. 현대 문명은 성장하기 위해 이런 밑바닥 계급을 수탈했고, 지금도 엄청나게 수탈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우파는 절대 이걸 인정하지 않습니다. 아니면 인정하더라도 슬쩍 회피합니다. 우파는 이런 사항을 절대 논의의 중점에 두지 않습니다. 환경 오염이 화두에 오르면, 우파는 논점을 경제 성장으로 돌리려고 애씁니다. ..
※ 2014년 영화 의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어니스트 시튼. 1895년 "The Persuit". 얼마나 자주 우리는 야생 동물들을 바라보고 생각할까요.]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수많은 타인들을 만납니다. 우리는 실제 사람들을 만날 뿐만 아니라 각종 소설들이나 드라마들, 영화들, 게임들 속에서 가상의 인간들과 만나죠. 하지만 인간들을 만나는 만큼 야생 동물들을 만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겁니다. 실제 야생 동물들을 꾸준히는 만나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생태학자나 삼림 순찰대, 동물원 사육사, 서커스 조련사 정도? 게다가 동물원이나 서커스의 야생 동물들은 감옥에 갇힌 것과 다름이 없죠. 그런 동물들을 '야생' 동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더군다나 사람들은 야생 동물에 별로 관심이 없을 겁니다. ..
'인간은 이기적이다.' 우리는 이런 말을 아주 쉽게 듣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인간이 이기적이라고 단정합니다. 전문적인 학자부터 평범한 옆집 아저씨까지, 수많은 사람들은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믿음을 너무 쉽게 유지합니다. 문제는 이런 믿음이 엉뚱한 결론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이기적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좋은 세상을 이룩하지 못합니다. 인간은 다른 약자를 착취하고 수탈하고 차별하고 학살합니다. 그건 자연스러운 행위입니다. 아주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입니다. 왜? 인간은 선천적으로 이기적이기 때문입니다. 이기적이기 때문에 인간은 이기적으로 행동하곤 하고, 그런 착취와 수탈과 차별과 학살은 자연스러운 행위입니다. 자연스러운 것은 옳은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것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자연스러운 것이..
[이런 과학 학습 만화는 비경 탐험이라는 장르 형식을 빌리곤 합니다.] 탐사대가 비경을 떠도는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아이부터 어른까지, 많은 인기를 끄는 사이언스 픽션입니다. 같은 아동 소설부터 같은 머리가 아픈 하드 SF 소설까지, SF 소설 속에서 다양한 탐사대들은 다양한 비경들을 누빕니다. 우주선을 타고 광활한 공간과 외계 행성을 누비는 동안 탐사대들은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고 인식의 지평선을 확대시키죠. 조금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자면, 종종 학습 만화를 볼 때마다 저는 학습 만화들이 비경 탐험과 많이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때때로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학습 만화들은 비경 탐험이나 우주 탐험이라는 형식을 빌리곤 합니다. 백과 사전과 달리 이런 학습 만화들은 내용을 단순히 병렬하지 않습니다. ..
[사이언스 픽션과 판타지 양쪽에서 적막하고 혹독한 극지 탐험은 유용한 소재가 됩니다.] 소설 과 는 모두 극지방 탐사 이야기입니다. (서구의 백인 남자) 탐사대가 극지방을 탐사하는 이야기죠. 은 남극을 둘러보고, 는 북극 항로를 개척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여정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에서 탐사대는 어떤 기이한 화석들을 발견합니다. 그들은 진귀한 생명체들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으나, 모든 비극은 거기에서 비롯했습니다. 탐사대는 명성을 누릴 거라고 생각했으나, 그들은 명성 대신 참혹한 광기를 누려야 했어요. 에서 탐사대는 북극 항로를 파악하기 원했습니다. 그래서 이리부스와 테러가 출발했으나, 이내 두 탐사선은 얼음에 갇힙니다. 탐사대는 어떻게든 얼음들을 돌파하려고 했으나, 거대하고 압도적인 자연은 탐사대를 쉽게..
는 고딕 호러풍 소설입니다. 정식 번역 제목은 '몬스트러몰로지스트'입니다. 아이고, 발음하기 힘들군요. '괴물학자'라는 편한 번역을 놔두고 왜 이런 어려운 발음을 그대로 차용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목답게 괴물학자가 나오고, 각종 괴물들을 연구하는 내용입니다. 책 뒷표지에 러브크래프트 운운하는 홍보 문구가 있으나, 책의 주제나 분위기는 러브크래프트와 거리가 멉니다. 뭔가 괴악한 존재가 튀어나온다고 해도 무조건 러브크래프트를 갖다 붙일 수 없겠죠. 소설의 분위기는 러브크래프트보다 아서 코난 도일과 에드거 앨런 포를 연상하게 합니다. 19세기 서구. 과학이 한창 발달하고, 미신과 강령술이 유행하고, 산업이 부흥하고, 빈민들이 뒷골목을 떠돌고, 뭔가 요란하고 화려하고 지성적이지만, 한편으로 을씨년스럽고 추악하고..
자유 시장을 지지하는 페미니즘의 문제점. 이렇게 제목을 달았으나, 사실 자유 시장을 지지하는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 아닐 겁니다. 그런 사람들은 페미니즘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을 겁니다. 자유 시장은 본질적으로 폭력적입니다. 폭력은 자유 시장 속에서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당연히 자유 시장은 여자들에게도 폭력적입니다. 현실에서 여자는 남자보다 사회적 약자이고, 따라서 자유 시장은 남자보다 여자를 훨씬 더 많이 착취합니다. 하지만 어떤 (자칭) 페미니스트들은 자유 시장을 지지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페미니즘이 그저 단순히 정체성 철학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여자들이 해방과 독립만 외친다면, 그게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여자들이 해방과 독립을 외친다면, 자유..
[이런 생태계 게임들은 교육 소프트웨어에 가깝습니다. 이런 게임들이 좀 더 깊이를 추구한다면?] 나 은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들은 외계 행성의 자연 생태계를 이야기합니다. 플레이어는 각종 식물들이나 동물들, 미생물들을 관찰하고, 이런 생물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자연 생태계는 체계적으로 순환하고, 다양한 생물들은 서로만 아니라 자연 환경과도 상호 작용합니다. 플레이어는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고 생물 다양성을 늘릴 수 있도록 자연 생태계를 관리해야 합니다. 비록 플레이 방식은 단순하나, 저런 게임들은 나름대로 커다란 장점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연 생태계가 어떻게 순환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생산자와 소비자와 포식자와 분해자를 배치하고, 그것들이 어떻게..
소설 은 추레하고 지저분한 디스토피아입니다. 이 소설은 뉴크로부존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배경으로 삼고, 그 도시를 통치하는 군부가 얼마나 부패하고 더럽게 굴러가는지 묘사하죠.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시장은 서슴없이 폭력 조직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 폭력 조직이 도시 안에서 위험한 괴물들을 사육한다고 해도 시장은 딱히 상관하지 않아요. 심지어 시장은 기생 생명체나 외계 존재, 악마와도 협력하곤 합니다. 은 판타지 소설인 만큼, 온갖 희한한 생명체들과 외계 존재들을 선보입니다. 그런 존재들은 인류에게 심각한 해를 미칠 수 있으나, 시장은 도시를 유지하고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그런 존재들마저 끌어당깁니다. 당연히 시장은 노동자들을 짓밟거나 유사 인간들을 무시합니다. 유사 인간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