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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만약 이게 생체 잠수함이라면, 이건 생태계 변화, 생물 다양성, 생체 개조와 쉽게 이어질 수 있겠죠.] SF 소설은 흔히 '발상의 문학'이라고 불립니다. 파격적인 발상이 SF 소설의 밑거름이라는 뜻입니다. 사실 유명한 SF 소설들은 다른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발판으로 삼습니다. 뻔하고 뻔한 발상으로도 재미있는 SF 소설을 쓸 수 있으나, 위대한 사이언스 픽션은 혁신적인 설정을 대동하곤 합니다. 심지어 문학적인 완성도가 미흡해도 설정이 파격적이라면 그 소설은 사이언스 픽션의 본질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앤디 위어의 같은 소설은 뭐 엄청난 문학성 때문에 인기를 끌지 않았습니다. 비록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지만, 그 속에 녹아있는 엄중하고 기발한 과학 실험 덕분에 하드 SF 소설의 대..
소설 시리즈는 내용만큼 독특한 삽화로 유명합니다. 이 소설은 생체 병기와 보행 병기를 소재로 삼았고, 소설의 삽화가 키스 톰슨은 독특한 화풍으로 그런 병기들을 묘사했습니다. 육상 드레드노트의 웅장하고 복잡한 구조, 베헤모스의 기괴하고 흉측한 몸뚱이, 고풍스럽거나 딱딱한 문양과 장식 등이 그러합니다. 화보를 만들어도 좋을 듯한 그림들이죠. 아니, 사실 이라는 화보집이 있군요. 그런데 한 가지 좀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 키스 톰슨은 소설의 주연 함선인 레비아탄을 향유 고래처럼 그렸습니다. 직사각형 머리통은 어디로 보나 분명히 향유 고래입니다. 레비아탄이 실제 향유 고래라는 뜻이 아닙니다. 향유 고래와 그만큼 닮았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레비아탄은 굉장히 빠른 함선입니다. 소설 속의 영국군은 각종 생체 함선들을..
SF 작가들은 종종 인류 멸망을 이야기합니다. 네, 말 그대로 인류 전체가 사라집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외계인이 침입하거나, 거대한 운석이 떨어지거나, 치명적인 전염병이 번지거나, 환경이 급속도로 오염되거나, 기타 등등. 당연히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동정적이거나 비관적이어야 할 것 같지만, 의외로 모든 작가들이 인류 멸망을 비관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그냥 덤덤하게 바라보는 작가도 있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작가도 있습니다. 이런 작가들은 인류가 사라지는 대신 좀 더 나은 존재로 진화할 거라고 설정합니다. 그런 존재들은 사실 인류가 아니겠으나, 인류의 다음 세대이고 좀 더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죠. 어쨌든 인류 자체는 없어지기 때문에 인류 멸망이라고 부를 수 있겠죠. 어떤 작가들은 수많..
메리 셸리와 허버트 웰즈, 올라프 스태플든, 로버트 스티븐슨 등 초기 SF 소설가들은 이런저런 작품들에서 개조 생명체를 이야기했습니다. 따라서 19세기 이후 SF 장르가 개조 생명체를 줄기차게 써먹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개조 생명체는 나중에 거대한 생체 병기까지 발전합니다. 영어권 사람들은 이걸 '바이오 웨폰'이라고 부르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생체 병기의 종류는 한 가지가 아닙니다. 이 세상에 작은 미생물부터 두루미나 왜가리를 거쳐 거대한 고래까지 사는 것처럼 생체 병기도 아주 미세한 것부터 거대한 것까지 존재합니다. 만약 어떤 군대가 상대 병사들을 없애기 위해 가상의 바이러스를 만든다면, 이건 생체 병기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현실에서 가장 위험한 생체 병기는 바로 이런 세균전이..